일기
보슬비 오는거리(2)
원초적 장돌뱅이 기질 때문이지, 저자 거리 굴러다니는 게 행복이다.
어제는 수유역 쌍문 번동 종일 걷다가 다시 종암동 까지 버스 타고 가
폐허가 된 집들이 즐비한 곳을 들여다보았다. 참 하릴도 없어 보인다.
버려진 집들이 아직도 그전에 살던 주인 가족들 체취가 살아 숨쉬어
침울한 여운을 준다.
이런 때.
우연히 지인이나 만나 막걸리병 거꾸로 흔들어 열고는, 빨리! 더 빨리
마시고 싶다. 하지만 억지로 홀로 걷는다.
작가 모모는 길동무 방 같은 곳을 함께 걸어 다니며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소재도 얻는다 했다.
난 그런 곳에 가면 오늘은 어떤 멤버가 오려나? 다만 몇 시간만이라도
몸 좋고 풍류 좋은 여인들이나, 혹은 인정 있고 생각이 잘 정돈된 산우들
만나고 싶었다.
히히닥 거리며 놀고 즐기는 데만 포커스가 모여져 있다. 별난 잡(雜) 이고
저자 거리 유전자 태생이 분명하리라.
또 내가 서울이라는 “야성의 숲”을 혼자 배회 할 수 있다는 건 행복이라
했지만, 알고보면 끝 간데 없는 허무이자, 철저한 고독도 된다.
그런 오만가지 공상으로 오래 간만에 이미 지쳐 골아 떨어졌다.
온몸을 구렁이형으로 좌우상하로 비틀며 겨우 일어난 아침,
내 방, 큰 유리 창문으로 보이는 거리는 보슬비 내려 희뿌였다.
,
고백컨대 난 수양버들이다. 시시때때로는 욕망 이글이글거려 고물
고물한 나에게 당장 천하일색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를 풀어놓아도
이런 흐리멍텅한 보슬비 내린 날은 사랑도 낭만도 깡그리 뭉개져있다.
어쩐지 대학로 연극 패턴의 대단원이나 되어, 은은한 리듬을 타며
퇴장을 하고 싶어진다.
"친구들이여 박수를 치게! 이제야 내가 겪은 희극이 막을 내리게 되었어"
,<베토벤>
그리고 말이야, 사는 동안 상처를 받았고, 또 그걸로 내게 괴로움 주었던
사람들 보며 쌈빡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입에다 대고 연신 키스도 보내고
싶다.
오늘은 종일 변덕 심하고 속을 모르는 잘난 여인네 마음이 되었다.
스파다이너 차이나 타운 거리에서
첫댓글 이런날엔~~
성재희의 보슬비 오는거리 ~~
중2때 젤 좋아 하는 노래였지요 ~
지금도요,,
친구랑 센티멘탈 해져 ,,,ㅎ
거서리님도 비가 추적추적 오니 마음이 심란하신가 보네요 ~~ㅎ
.
.
보슬비 오는거리에 ~~추억이 젖어들어 ~~
상처난 내 사랑은 ~~눈물 뿐인데 ~~
아~~타버린 연기처럼 자취없이 떠나버린 ~~
그사람 마음은 돌아올 기약없네 ~~
그때 열심히 같이 배웠던 친구가 그립습니다 ~~
어느하늘아래서 잘 살고 있을까 ..??
저는 이 노래 참으로 좋아합니다.
비 중 에서도 봄철에 내리는 보슬비가 여름 소낙비와 달리
꽃과 나무에 다소곳이 내려앉지요,
남을 다치게 하지 않는 자애로운 마음이 깃던 듯이 말입니다.
가끔은 이 노래 들으며 종착지도 모르게 창가에 앉아 멍청해
지기도 합니다만---
봄비오는오후 벛잎들이 간간히 손흔들며 에스라인으로 떨어져내리는 모습에 혼자 웃음지으며
나는 행복하진않지만 불행하지도 않다고 흐려진 하늘의 고백처럼 마음에최면을 걸어본 날이기도합니다
거서리님"글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일랑님도 감성이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봄비가 일랑일랑 거리며 불러요!
아니~어제는 왜 길동무방에서 희희낙락 하시지않고
짚시처럼 쓸쓸한 거리를 홀로 무작정 걸으셨나요?
그쪽 동네에 무슨 사연이라도 있으신가요? ㅎ
저도 전에 예전 내가 살던 마포를 골목 골목 뒤지고 다니면서
50년 전의 내 체취를 맡으러 헤집고 다닌적이 있긴 합니다만...
오늘 같은 날은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 보다는 김치전에
장수 막걸리 한잔이 최고지요~~
우리집 오늘 저녁 메뉴에도 그게 등장했지만... ^*^
다 민생고 해결을 위해 목하 투쟁중입니다.
거서리님 오늘도 혼자서 외롭게 거닐지말고 삼바 음악에 몸을 흔들며
누구든 만나 먹물 스며들때까지 방향을 잃지말고 포천 막걸리 흔들면서 거꾸로 세워
한잔하며 장대같이 쏟아지는 바깥을 바라보며 한잔의 커피래도 어느 여인과 덕담을 나누어 보시지요,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도 하는것같고 너그러움이 얼굴에배인 친구같은 아주머니를 찾는것도같고
못다한 미련을 버리지못해 비슷한 또래을 찾아보는것도같고
봄에는 보슬비요 여름에는 소낙비요 가을에는 굿은비라 했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도 철에따라 느낌이틀리는데
속세인들의 변심이야 호박죽 끓튼 하곘지요,ㅎㅎㅎ 저도 허전 할 때면 입담좋은 선술집 아주마이와 가끔씩 술을들지요.재미있게 읽고갑니다
그 아주무이 한테 갈때 함께 데리고 가이소!
한 동안 글 올리지 않으셔서
추락의 후유증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걱정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빗소리와 섞인 목소리 올려 주시니 시원하네요.
허무, 고독, 사랑, 낭만 ..
때론 변덕스러운 감정이 사람이라는 증거기도 하구요.
비를 맞던 햇살 바람을 맞던 창밖을 내다 보는 것 보다
밖으로 나오셔야 좋은 것 맞습니다.
추락하고 힘이 더 생겼습니다.
곧 솔숲님 보고파 나서 봐야 겠지요,
봄날같이 않는 으스스 춥기도 하고 을씨년스러운날엔
축축하고 변덕스러운 잡 기분 퇴치로 막걸리 한잔 걸치고 따끈한 침대에서 한숨 푹~
자고 나면 뽀송 뽀송한 기분으로 전환 되니...기분 전환 묘책!!
네 독한 술도 한잔 쭉 들이키고 말입니다.
운길산에서 뵈었지요.그때 한번 참석하고는 이내 못갔네요.길동무에 열심히 참석하시나요 거서리님
저는 뉘신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얼굴을 보면 몰라도 말입니다.
길동무 방에서 보시면 운길산에서
선녀 왔습니다 하고 보고 한번 해 보이소!
보슬비 오는 거리를 좋아하지요.
특히 요즘같이 꽃비가 오는 날에는...
속을 모르는 잘난 여인네는 거서리님 속도 모르실 겁니다.
속을 모르겠다는 것은, 아는 것 만큼의 속정과 이해 이지요.
그럴 땐, 고기까지만 아는 게 무난한 것이어요. 거서리님.
네 명언 입니다 깊이 알면 다친다는 말씀! 고맙습니다.
저는 보슬비든 이슬비든 장대비든 비 내리는 날 밖에 잘 안 나갑니다. 산성비를 맞아 머리가 빠질까 봐 그렇습니다. 머리 숱이 얼마 안 됩니다.
태양광선을 봐야 머리칼이 날 듯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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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길동무 방 한번 참여하이소,
오후 2시 시작하여 저녁에 끝나니 말입니다.
저야 물론 많은 분들이 환영해 줄 것 같습니다.
남들 보다 솔직하긴 합니다만 실속이 없다고
해야 하겠지요? 늘 보람 있는 나날 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