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선, 취미(목련꽃그늘아래화실) 26-1, 그림을 대하는 마음
김경선 아주머니 댁에는 아주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이 몇 점 걸려 있다.
반복되는 도형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을 입고 이어지는 그림이다.
그림이 걸려 있으니 아주머니 댁이 한결 근사해 보인다.
김경선 아주머니 댁에서 아주머니 그림을 보며 목련꽃그늘아래화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주머니는 때때로 댁에서도 시간이 날 때 그림을 그리고, 매주 화실에서 박혜리 원장님께 그림을 배웠다.
아주머니의 오래된 취미니, 직원도 그걸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김경선 아주머니도 역시 그렇다고 하셨다.
박혜리 원장님과 미리 약속하고 목련꽃그늘아래화실을 찾았다.
도심 속 작은 농원 같기도 한 곳에 화실이 자리하고 있다.
“경선 씨, 오늘은 새로운 선생님이랑 왔네요.”
“예. 선생님 왔어예.”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김경선 아주머니 지원하는 신은혜 사회복지사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아유, 이상화 선생님에 비하면 젊은 선생님이 왔네.
오늘은 처음이니까 차 마시면서 이야기 나눌까요?”
박혜리 원장님은 월평빌라에 관해 잘 알고 있는 분이셨다.
김수진 씨도 목련꽃그늘아래화실을 다니고 있고, 이전에 렘브란트미술학원을 운영하셨는데
그때도 월평빌라에 사는 입주자 몇 분이 학원에 다녀간 적이 있다고 하셨다.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학원을 정리하고, 개인 화실에서 몇몇 수강생만 수업하고 있다고 하셨다.
“김경선 씨한테 바라는 건 하나예요. 나는 경선 씨가 그림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물론 그러면 좋긴 하겠지만, 앞서 지원한 선생님도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보다는 경선 씨가 미술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면 좋겠어요. 그림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여기 풍경이 또 아름답죠? 경선 씨가 여기 와서 그림 그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또 날 좋을 때는 바람도 쐬고 꽃도 보고요.
그런 게 다 경선 씨가 미술을 사랑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사람에게는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경선 씨가 그 마음을 잃지 않으면 좋겠어요.”
직원이 묻고 의논하고 싶었던 것들을 박혜리 원장님이 먼저 모두 말씀해 주셨다.
화실을 다니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나,
김경선 아주머니 화실 수업을 직원이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도우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경선 씨를 잘 지켜봐 주면 좋겠어요.
선이 좀 삐뚤어져도 괜찮으니까 그냥 김경선 씨가 자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옆에서 잘 지켜봐 주세요.
동그라미도 계속 그리다 보면 나름의 선이 있고, 어쩌다 잘 그린 동그라미 하나에서 꽃을 그리게 될 수도 있는 거고요.”
“네, 원장님. 김경선 아주머니께서 종종 댁에서도 그림을 그리시더라구요.
혹시 그 그림을 화실에 가져오면, 이어서 그릴 수도 있나요?”
“네, 그럼요. 그것도 좋죠.”
박혜리 원장님은 여러 명이 함께 수강하는 화실 수업 특성상,
김경선 아주머니 오실 때 직원이 동행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수업 중에 직원의 역할은 최소화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김경선 아주머니가 그림을 잘 그리게 돕는 것이 직원의 역할이 아니라,
아주머니가 화실을 편히 오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직원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직원이 잘 이해한 것이 맞는지 박혜리 원장님께 여쭤보니, 정확히 이해했다고 하셨다.
“네, 원장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 원장님도 전시회를 하시나요?”
“네. 올여름에 전시회를 할 예정이에요.”
“여기 작품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전시회도 하시는지 궁금했어요.
혹시 전시회 하시면 김경선 아주머니도 가도 될까요?”
“네, 그럼요. 전시회 하면 화실 회원들한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려요. 경선 씨도 와도 되죠.”
“예, 가예.”
서각을 하는 배종호 아저씨와 미술학원 다니는 양해민 군이 종종 전시회를 다녀왔다는 기록을 보았다.
김경선 아주머니도 댁에 액자를 만들어 걸어둘 정도로 그림을 좋아하시니,
박혜리 원장님이 전시회를 한다면 가봐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마침 올해 전시회를 준비하신다니 여쭤보길 잘했다.
다행히 김경선 아주머니도 좋아하셨다.
김경선 아주머니 댁에서 아주머니 그림을 보며,
목련꽃그늘아래화실에서 박혜리 원장님과 이야기 나누며 그림을 대하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다.
김경선 아주머니는 그림을 사랑하고,
박혜리 원장님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림 그리는 공간이 어떤 곳인가에도 마음을 쏟으시는 듯했다.
그림을 사랑하고 계절을 즐기며, 화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그리고 두 분의 마음과 뜻을 존중하며 그에 닿게 도와야겠다.
2026년 1월 14일 수요일, 신은혜
박혜리 원장님,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찾아뵙고 인사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박혜리 원장님 말씀 한마디 한마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원장님께서 김경선 아주머니를 대하시는 마음과 가르치는 방법에 감명하며 공감합니다.
전임자의 기록을 충실히 읽고, 전임자의 지원과 아주머니 삶을 존중하며 지원하겠다는 신은혜 선생님의 뜻도 깊이 공감합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월평
첫댓글 "경선 씨가 미술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면 좋겠어요. 그림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원장님 말 속에서 김경선 아주머니를 대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경선 아주머니, 오랫도록 즐겁게 화실 다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