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에 지방에 다녀오면서 저녁에 도로변의 한 식당에 들렀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 몇 명이 계속 우리를 주시한다.
카운터에서 쳐다보고 지나다니는 직원이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이미 한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고 갔는데 잠시 후에 또 다른 직원이 와서 주문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은 식당이고 이미 주문을 받아갔고 그걸 모를 수가 없는데 이상하다.
메뉴판을 들고 처음 온 남자 직원은 그냥 주문을 받고 갔는데 나중에 온 여직원은 주문용 탭을 들고 왔다.
시골인데 촌스러움은 없고 직원들도 잘 훈련되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주문받은 사람에게 다시 탭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며 현대 장비를 보여주는 게
마치 여기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시골 식당 수준이 아니라고 시위하는 것 같다.
저녁은 Chicken corn soup과 치킨 브리야니로 단 두 개만 시켰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
또 식당은 단층 건물인데 실내가 70평도 넘을 것 같은데 천장도 높고 천장과 벽이 모두 대나무다.
기본 골조는 보이지 않은데 바닥만 빼고 모두 대나무고 또 대나무로 된 벽이 아주 앏다.
보기는 좋은데 A/C 가 있어도 제 역할도 못 할 것 같고 대나무 틈 사이로 저녁에 모기가 들어오면 어떠나 싶은 노파심도 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한 직원이 와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어디서 왔냐고...
우리가 사는 Bangalore 에는 동북 인도 쪽에서 온 우리와 비슷한 외형의 사람이 많이 있는데
우리가 그 사람들 하고는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 사람들 대부분은 일하러 또는 공부하러 오기에 20-30대로 젊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 식당에 어떻게 왔냐는 소리로 들린다.
다시 찾아가래도 찾아갈 수 없는 그 식당은 고속도로 휴게소도 아니고 또 시내로 통과하던 중에 있는 식당도 아니고
그냥 도로변에 위치한 그 식당은 버스로도 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Mysore 에서 Bangalore 로 오는 길에 들른 식당인데 두 도시간의 거리는 140여Km,
30년 전까지 왕복 2차선이던 도로, 한 20년 전에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해도 늘어나는 차량을 감당할 수 없는지
3년 전에 거의 100Km 거리를 새로운 도로를 만들어 연결했는데 준고속도로형 도로다.
그 약 100Km 구간에는 도중에 신호등 하나 없고 사거리 하나 없는 왕복 6차선 자동차 전용 도로이고
양쪽에 톨 게이트가 있지만 주행 중에 가끔 옆에 있는 써비스 도로로 나가 도로변의 식당에 가든지
또는 다른 마을로도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또 그 도로는 중간에 작은 도시나 기존 시골 면 단위의 번화가조차 지나가지 않으니 고속버스도, 시외버스도,
심지어 일반 버스도 다니지 않은 길이고 자가용이나 오토바이로만 접근할 수 있는 도로이다.
또 동북 인도에서 온 사람이면 대부분 차량이 없어 그 식당에 갈 방법은 없는데 그게 궁금했던 모양이다.
질문하는 그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을 잘 모른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 것은 아는데 그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 친구가 시골 출신이라서 그런가?
이 나라는 초등학교에 몇 년간 ‘General knowledge’라는 과목을 배운다.
일반 상식이라는 과목인데 일반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여러 가지 상식을 배우는 시간이다.
교과서 내용만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일반 상식이 모자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 친구는 영어는 잘하는데 그 시간에 졸았을까?
인도 밖을 잘 모르고 기초 상식은 좀 모자란 듯 보인다.
그 식당을 오픈한 지는 겨우 10일 전, 많은 준비를 하고 예쁘게 꾸며서 온갖 손님을 맞을 준비는 됐는데
진작 그 식당을 움직이고 손님을 다시 오게 하는 만드는 직원은 대화는 되는데 소통이 잘 안된다.
한국이라는 나라 이름은 아는데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어떤 나라인지도 모른다?
21C에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그것도 세계 경제대국 6위인 인도가...
그게 그의 잘못이나 실수가 아닌데도 섭섭하기도 하고 약간 실망스런 느낌이다.
인도에 사는 그를 다시 인도스럽다고 해야 할까나...
어찌할꼬? 이 직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