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8. 26. 월요일 밤.
오랜만에 카페에 들렀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허언이었나?
처서(處暑) 지난 지 닷새건만 아직도 치솟은 수은주의
하락 기세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
아무려면 올해 같은 여름이 또 있었을까?
정말 지친다.
어쨌거나, 이 무더위에 어떻게들 지내시는지.
친구님들 안부부터 묻는다.
이 나이에 졸업식이라니······
지난 21일에 졸업식이 있었다.
그날 이후로 며칠째, 항로를 잃어버린 돛단배처럼
멍~한 상태로 세상을 표류하는 중이다.
완전 멘붕 상태로 지낸다.
엄청 허전하고······
졸업이라는 요식 행위가 모든 것의 끝은 아닌 데 말이다.
그 와중에도,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위안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망팔의 노경(老境)에 이른 늙은이가
선례(先例)도 없는 과분한 축하를(위 사진)
받는 것 같아 좀은 부끄럽고
민망키도 하다.
그래도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다.
우리가 잘 아는 ‘논어’의 첫머리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로 시작된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의미의 말씀이지만 그건 젊은이들을 위한 말씀이고,
이 나이에 가당키나 한 말씀이던가?
당장 “이제 뭘 배우나?”
싶을 뿐이다.
흘러간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나름대로 뜻한 바 있어 공부를 시작한 건 2017년이었다.
그 후로 7년의 세월이 하루아침처럼 흘러갔다.
그동안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힘든 중에도 보람과 자부심까지
느꼈던 시간이었다.
훗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멍~하고 있을 수는 없다.
목표 없는 노년의 생활이란 ‘시간 죽이기’일 뿐이다.
마음을 다잡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볼 요량이다.
그 결과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 끝 -
축하해 주신 친구님들 감사합니다.
막바지 여름, 모두 건강하게 지내세요.
안녕!!!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열심히 했으니 보람은 있을 것입니다.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당분간 푹 쉬고 건강 잘 챙기시길^^
그래서 뭐 할낀데.
많이 궁금하네.
인제 만날 때마다 같이 공부하자 소리하기 없기.(돌아서면 잊어 먹고,직장 재직시 분기마다 치러는 시험공부에 씰미가 난 사람보고...)
수고하였소. 졸업하고 담날부터 바로 시작해야지! 머리가 멍하다고? 졸업 축하주를 넘 많이 드신 게로군. ㅎ
늦었네요.
대학원 졸업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공부는 그냥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죠.
기왕 시작했으니 박사 과정에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보시지요.
이전 연구들의 섭렵을 넘어 그 어깨 위에서 멀리 한 번 나만의 세상을 열어보십시오.
늘 건안 하시길 빕니다.
7년동안 자주 못보면서 혼자 고생했소, 이제부터
행차도 좀 하고 그리
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