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은 교사 회의 시간이 있다.
어제(240805)는 회의가 간단하고 또 시간이 남아서 작심하고 이번 파리 올림픽 양궁 이야기를 해버렸다.
교사지만 자기들 생활 밖의 문제를 잘 모르고 또 우리가 아는 외부에 대한 일반 상식이 모자라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인도가 12년 만에 양궁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서 지금 그들이 올림픽 경기를 하러 파리에 가 있다.
그런데 올림픽은 출전은 누구나 하고 싶다고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자격이 되어야만 한다고...
그 자격이 세계랭킹이고 또 그간 세계 대회에서 낸 성적이고... 또 예선전이 있다고...
인도가 2년 전에 한 양궁 감독을 모셨는데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한국 양궁 대표팀 코치로서 금메달 두 개, 은메달 하나,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감독으로써 금메달을 두 개나 딴 사람이라고...
그의 가치를 알아본 인도가 2022년에 그를 2024 파리 올림픽 양궁팀 남녀 선수 총감독으로 임명하자 1년 만에 작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5개를 딴 감독이라고...
항시 전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한국을 이기고 그 대회에서 양궁에서 걸린 10개 메달 중에 한국을(금 4개) 제치고 5개의 금메달을 따낸 인물이라고...
아시아 1위는 세계 1위이고 한국을 이겼다면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그의 지도로 드디어 인도가 12년 만에 남자, 여자, 혼성팀 총 6명이 올림픽 참가권을 따내고 또 메달 진입권으로 들어왔고 또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는데 진작 파리 올림픽에서는 인도의 모든 양궁 시합이 그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다고...
그로 인해 인도 양궁팀 실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가자 인도는 그 감독이 없어도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현장에 가서는 개회식도 하기 전에 그 감독을 내쳐 버렸다고...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을 출입할 수 있도록 인도 양궁팀 관계자 몫으로 배당된 AD 카드는 5장, 감독에게 AD 카드를 가장 먼저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인도 양궁 협회는 감독인 그에게는 그 카드를 안 주고 바로 귀국 지시를 하고 팽 시켰는데 언론들은 나머지 한 장을 인도 양궁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인도팀의 물리치료사 한 명에게 주었다고 한다.
선수들이 모든 훈련이 다 끝나고 만반의 준비가 되었어도 당일 경기장에서는 바람만 아니라 기후, 소음, 온도 차이와 낯 설은 장소의 불안감이 있어 심리상태나 경기력이 상시 변하는데 그것을 옆에서 잡아주고 최고의 성적을 내도록 지도하는 이가 감독인데 감독은 AD 카드도 주지 않고 이미 쫓아버린 상태, 협회의 황당한 그 조치로 2년간 고생하며 선수들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린 감독은 메달을 따야 될 선수들 옆에 갈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인도 양궁팀은 바람이 불고 처음 서는 그 자리에서 감독 없이 경기를 치뤘고, 또 지난 실력 믿고 메달 몇 개를 바라보며 기세 만만하던 인도가 결국 동메달 하나도 못 땄다.
백 감독을 팽 시킨 다음 날 인도 양궁협회 고위 관계자(Sanjeeva)는 감독 이야기는 않고 인도 양궁팀이 이 올림픽을 위해 그동안 과학적, 정신적으로 무장을 잘했기 때문에 이번에 최소한 3개의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이제 쥐구멍에도 들어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인도가 공을 들여 인도 감독으로 모신 이는 백웅기 감독, 한국인...
그 감독 때문에 인도가 12년 만에 양궁팀이 올림픽 참가권을 얻은 것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메달 가시권에 들었었는데 인도 스스로 그 기회를 차버렸다
힘이 있는 사람에 의해... 나라보다 개인의 욕심 때문에... 잘못된 판단으로... “
그 AD 카드 한 장 배분 일로 임원 쪽에서 양궁 선수들의 의견도 물었다는데 그때 모든 선수들도 감독을 제외시키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하는데 올림픽 후 떠나는 외국 감독은 더 이상 안 볼 사람, 그러나 자기들은 계속 대표팀에서 남아야 할 선수들, 선수들은 팀 관리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원의 뜻과 생존 문제가 걸린 선수들이 빗어낸 결과물이다.
아니 고위급에서 이미 결정이 나 있지만 선수들을 들러리 해서 내린 그 결정 과정은 혹 나중에 돌아올 원망이나 책임에 대한 면피성 조치로 보인다.
인도의 올림픽 첫 참가는 1900년 파리 올림픽이었는데 올림픽 금메달은 1928년부터 1932, 1936, 1948, 1952, 1956, 1964, 1980년까지 8개, 모두 남자 하키에서이고 영국의 통치 시절 서러움 속에 배운 운동인데 마치 하키 종주국 같은 성적이다.
그리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사격 금메달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투창으로 딴 금메달이 전부로 인도 하계올림픽 104년 역사에 모두 10개의 금메달이다.
(은은 9개, 동은 19개가 전부다)
2008년 인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하나 땄을 때는 온 나라가 경사라고 난리 났었다.
1980년 모스코바 올림픽 후 28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라 온 나라가 들떴었다.
당시 신문과 거의 모든 매스미디어가 인도가 마치 올림픽 금메달을 10개나 딴 듯이 몇일 동안 그의 기사를 내보냈다.
또 그때 중앙 정부가, 그의 주(州) 수상이, 또 큰 기업들이 그에게 엄청난 축하금과 상금을 주려고 줄 섰던 일이 있었다.
이 많은 인구를 가진 인도가 그렇게나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따는 것이 이상했는데 이번 올림픽 개회 직전에 양궁 감독 경질 건을 보니 국가의 이름으로 나가는 경기에, 또 나라의 자랑과 영광이 기대되는 운동 경기에도 밀실 야합이 있었고 또 우리끼리가 있어 보인다.
혹시 메달을 따면 2년간 수고한 감독 이름을 빼고 선수와 높으신 분들 이름만 드러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경우가 이번 한 번뿐 이었을까?
현재 세계인구가 81억, 그중에 인도는 14.4억, 세계인구 거의 18%가 인도인이다.
1900년부터 하계올림픽에 참가하고 1차 세계 대전 전의 불안했던 1904, 1908, 그리고 1차 대전이 일어나 취소되었던 1912년, 그리고 2차 세계 대전전 불안했던 1940, 전쟁으로 취소된 1944년은 모두 영국 통치 시대라 주권이 없는 상태라 영국이나 당시 유럽의 상황에 따라 올림픽 참석이 가능했던 때다.
그리고 독립(1947)후 지금까지 합쳐 모두 26회나 참석했는데 104년의 인도 올림픽 역사에서 그 많은 인구를 가지고도 겨우 10개의 금메달만 딴 것도 놀랍지만 절박한 메달을 앞두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그렇게 날려 버리다니...
그 일 때문에 인도는 세계의 망신을 당했도 인도 언론은 이 내용을 다루지 못한다, 누워서 침 뱉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에서 전혀 나오지 않은 소식이고 모든 교사들도 처음 듣는 소식이라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렇게 노메달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틈에 잠시 한국 자랑도 해 버렸다.
인도 인구의 거의 1/30인 한국이, 인도가 마지막 순간에 한국 감독을 잘라서 그런지 양궁 전종목이 다 금메달이라고... 금 5개 모두를 가져왔다고... 또 벌써 금메달 9개(240805 오전 기준)를 땄는데 최소한 10개는 딸거라고...
이는 인도가 104년간 딴 10개 금메달 숫자다 라며...
(인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아직 동메달 3개다.)
그 이야기를 하니 교사들은 모두 진지하게 듣는다.
자기들이 사는 세상 밖,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고 평소에 별 관심사가 없는 영역이지만 인도 올림픽 메달 이야기라 관심이 가는 모양이다.
황당한 얼굴인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해버렸다.
”한 나라의 기쁨과 영광을 막을 권한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더군다나 14억 5천만이 가진 그 염원과 기대를...
나라를 망치는 사람은 그런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그랬더니 서러운지 한 교사가 눈물을 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