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단어부터 규정짓고 들어가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를 가르켜 북패륜과 남패륜으로 부르고, 이 둘을 합쳐 쌍패라고 부른다. 왜 이런 말이 생겨났는지를 생각해보지 않고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로인해 문제가 생겨난다.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상징성이라는 것은 비단 단어만이 아니라 사물이나 인물, 혹은 어떠한 사건등도 그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속담과 비슷한 경우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십자가를 짊어 지었다라는 의미는, 간혹 지하철과 같은 곳에서 정말로 1.5미터는 족히 넘는 길이를 가지고 있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전도하는 종교인을 말하는 것보다는 어떠한 큰 짐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총대를 매었다라고 말할 때 정말로 총대를 매어서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패륜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도리를 저버렸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국의 문화에서 도리를 저버리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죄악중 하나인 패륜을 상징적으로 가져다 쓴 것이다. 단순히 욕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 상징성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이다. 이를 단순히 욕설이니, 혹은 어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느니하며 견제에 들어가는 것은 왜 패륜이라는 말을 쓰는지를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이고 기본적으로 상대와 대화를 하고자하는 생각도 없음을 말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속된 말로 '물타기'하는 것이다. 상징적인 문구를 단순히 욕설로 치부하면서 이를 두고 벌이는 논쟁으로 논점을 흐리려고하는 저의가 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전에 김밥집을 예로 들어 상황을 풀었던 분이 계셨다. 장난 반, 고민 반으로 답글을 남겼었는데, 다시 이야기해보자면, 김밥집만이 아니라 그 어떠한 일반적인 상업주체는 비교를 할 수가 없다. 굳이 비교를 하자고 한다면 현재 독과점, 혹은 독점시장을 만들어버리고 있는 이마트와 비교 할 수 있다. 축구가 어떤 산업인가를 떠나서 우선 프로 축구의 연고지정책이 가지는 특징이 왜 이마트와 비교될 수 있는지를 먼저 말해보자.
결어부터 말하자면 독과점 시장이라는 것이다. 프로 축구단으로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연고지가 필요하고, 조건에 맞는 경기장이 갖추어져 있어야한다. 동시에 대한민국 법률 상 프로 축구단은 자신들의 소유로 경기장을 가질 수 없게 되어있다. 이는 축구단 뿐만이 아니라 다른 운동단체도 마찬가지이다. 포항의 스틸야드같이 편법적으로 소유하는 방법이 있을 뿐, 구단이 직접적으로 소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연고지는 구단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프로연맹에서 승인을 받아야하고, 동시에 해당 연고지 지자체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 프로 야구의 연고지 규정에서 볼 수 있듯이 독점적, 배타적 연고지 권리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프로 스포츠 시장을 놓고 볼 때 지독하리만치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게 해 놓았고, 이에 대한 법률적 감시나 제제는 전무하다 할 수 있다.
프로 구단이 홈 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기장 시설이 많다고도 할 수 없고, 만들고자해도 지자체에 헌납해야하는 현실에서 결국 지역내에 몇 없는, 경우에 따라 달랑 하나 있는 시설을 빌려 사용해야한다. 연고지에 대한 배타적 권리등으로 인해 사실상 축구팀이 있게 되면 다른 프로구단은 해당지역에 발을 디딜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즉, 모든 자원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와 주변의 모든 소비자원을 독점, 종소 소매상들이 문을 닫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와 주변의 상권을 잠식한 이후, 더 장사가 잘 되는 곳으로 옮긴다며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주변 십수 Km내가 순식간에 적지않은 시간동안 소매상권 공동화가 일어날 수 있다. 독과점 시장을 주의해야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경제 시간이 배울 테고, 배웠던 것일테니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다.
연고이전을 단행한 두 구단이 패륜이라는 상징적 단어까지 들어가며 비난 받는 이유는 바로 위의 이유이다. 그동안 연고지를 사용하면서 다른 프로구단의 입성을 사실상 막아버렸던, 자원을 모두 끌어다 쓰고 유일한 서비스 판매상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 유지하다가 일순간에 자리를 옮겨 버린 것이다.
가장 단순하게 일반화 시켜 경제활동의 주체를 꼽자면 가장 크게 소비자와 공급자로 구분할 수 있고, 이는 서로 별개도 대치되는 것도 아닌, 상호작용을 통해 결속되어 있는 객체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소비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 있던 공급자라면 더욱 그에 대한 책임이 큰 것이다. 이마트가 어느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 했다면, 단순히 이마트는 속된 말로 '노났다'만 할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상업활동에 대한 시장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이다. 북패와 남패는 각기 안양과 부천에서 그렇나 프로 축구 서비스 시장에서의 책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 책임을 지지 않았고, 혹은 책임 이양에 대한 그 어떠한 것도 마련하지 않고 야반도주하였다. 남패의 경우 그야말로 '야반도주' 그 자체였다.
다른 문화 서비스 산업과 프로 스포츠 산업의 차이가 무엇일까? 같은 서비스 산업이면서도 다른 특징을 갖는 것은 장르적 특징이 아니라 실체적 특징이다.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등은 수많은 중소공연장, 경우에 따라 대형 공연장에서 상시로 선보여 지고 있다. 영화도 수많은 영화관에서 상시로 상영되고 있다. 특정 극단이 해체를 했다거나, 영화관이 문을 닫았다거나해서 시장이나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 축구는 해당 연고지역에 단 하나씩만이 존재했고, 제한되고 한정된 자원을 독점해왔다. 쌍패가 연고이전을 할 당시, 단순히 극단이나 영화관이 하나씩 문을 닫거나 이전을 한 것에 비할것이 아니라 해당지역의 모든 공연장 혹은 모든 영화관이 동시에 문을 닫아버린 경우가 되는 것이다.
장사는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지 공급자가 행하는 형태가 아니다. 장사라는 것 안에는 공급자가 해야할 일과 소비자가 해야 할 일, 공급자가 가지는 책임과 소비자가 가지는 책임, 공급자와 소비자가 같이 가지는 책임등이 공존한다. 이를 단순히 '돈을 번다'라는 측면만으로 공급자의 장사를 한정짓고 말하는 것은 길거리에 좌판을 열어 물건을 사고파는 행태까지밖에 시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언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 많은 문화 서비스 산업들 중에서, 프로 스포츠 산업이 '연고지'라는 것을 중요시하는지, 그리고 프로 스포츠 산업 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연고지라는 것이 가지는 특징을 고루 살펴 본다면 연고지 이전을 옹호하는 생각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공공의 적이었던가? 영화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다. 법이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라고. 지켜야 할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정하고자 했다면 법전의 두께는 지금의 수십배는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어퓨 굿맨이라는 영화에서 검사는 증인으로 출석한 병사에게 규정집에서 코드 레드를 찾아보라하였다. 병사는 규정집에는 코드 레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하였고, 검사는 이를 근거로 코드 레드 명령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어필하려 했었다. 이에 톰 크루즈는 병사에게 그 규정집을 다시 주며 식당의 위치를 찾아보라 하였다. 병사는 식당의 위치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하였고, 톰 크루즈는 그럼 식당에는 어떻게 가는가라 질문을 하였다. 병사는 때되면, 다른 병사들 따라가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 그냥 알 수 있다라는 답변을 하게 된다. 그 규정집에는 식사예절이 적혀져 있을까? 병사간의 대화에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사용해야 할 어투등이 실려있을까?
이동국 선수의 데뷔 경기... 첫 슈팅이 매우 아쉽게도 골대를 맞추는 통에 머리가 백지상태가 되어 여기까지밖에 적지 못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아~ 이동국 선수 레플 사야지~~~
첫댓글 패륜짓을 했고 암튼 이해는 하는데 (나름부천에 구경다니던사람..)왠지 패륜이란말이 너무 거슬려서 그냥 안듣고살았으면좋겠어요....ㅠ_ㅠ 다른 욕이있다면 좋으련만....
글에도 씌여 있지만, '욕설'로서 쓰이는 패륜이 아니랍니다.
정말 공감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전 앞으로도 계속해서 패륜이란 단어를 어디서든 사용할 것입니다. 이것이 그들의 이름이기때문입니다
서울살게된지 어언 4년째..응원하는 축구팀이 없습니다..ㅠ ㅠ 서울 유나이티드..몇년이나 있으면 프로다운 팀이 되려나..ㅎㅎ
좋은 글이네요 .. 패륜은 언제까지나 패륜 ... 다른이름없이 오직 패륜으로 불려야한다는 .. 빨리 없어져야 할 팀
나도부천살때 부천경기봤는데 관중캐안습.... 응?여기서이말이왜..
지금 제주보단 낳은 시절이었죠 . "무료관중이니까 어서 오세요 ^^" 이러고 앉아있음
예전에 고등학생때 두어번 부천 가보았는데, 그때는 사람 많았는데... 관중이 적다는 것은 관중이 관심을 갖지 않는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봐야합니다. :)
유공시절 인기 좋았었는데 말이죠.......흠...
원래는 부산이 서울로 가려다 GS한테 뺏꼇죠.,
;; 누가 대체 연고지이전을 옹호한단말이지..... 흠..
우리 까페에서 연고이전을 옹호하는 사람은 없었던걸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