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 되어 삼귀의를 하고 난 뒤에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할까?
참회란 지난 과거의 잘못과 죄업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깨달음으로써 죄의 업장을 소멸하고, 번뇌를 소멸하여 마음을 청정히 하기 위한 기초 수행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수행을 하라고 하면 온갖 번뇌와 잡념, 망상 때문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 수많은 망상과 번뇌가 일어나는 이유는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고 온갖 혼란스러운 것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도 지난 과거에 저지른 죄업이 많은 사람일수록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나 같이 악업을 많이 지은 사람도 수행해서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생기고, 때로는 악몽을 꾸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죄의식과 번뇌망상에 시달린다. 이 죄의식과 죄업을 참회하여 맑히지 않고 앉아서 수행을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헛된 것이어서 시간만 낭비하기 쉽다.
그래서 수행을 하는 사람은 먼저 참회기도, 참회수행을 닦아야 한다. 많은 스님께서 절에 처음 나온 신도님들께 참회기도를 권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죄의 과보에 담긴 의미
보통 사람들은 인과응보의 목적을 단죄 혹은 죄 지은 사람을 벌할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죄 지은 사람은 벌을 받고, 선을 행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인과응보라는 균형의 법칙이다. 이를 자작자수(自作自受) 혹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의 원리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면 우주법계는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깨닫게 해 주고 싶기 때문에 그가 깨달을 때까지 그에 합당한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동체대비의 사랑이며, 부모님의 자식 사랑의 매와도 흡사한 방식이다.
즉 죄업을 지었을지라도 벌을 받기 전에 먼저 그 죄업에 대해 참회하고 깨닫게 된다면 그 죄의 과보를 기계적으로 받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불교에서의 인과응보는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무조건 받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깨달았느냐에 따라, 더 크게 혹은 더 작게 받게도 되고, 다른 방식으로 받음으로써, 받지 않는 효과를 얻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부처님의 소금물의 비유도 이 원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릇에 소금(죄업)이 가득 담겨 있으면 어떻게든 그 소금물을 다 자신이 먹어야 한다. 그러나 그릇을 크게 키우게 되면 소금물을 계속 마시더라도 크게 짜지 않게 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릇을 키운다는 것이 바로 참회와 용서, 보시와 수행을 통해 복덕과 지혜를 증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그 어떤 죄업을 지었더라도 진정한 참회를 통해 업장소멸, 죄업의 소멸이 가능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자작자수로써 죄업은 받아야 하겠지만 참회를 통해 다르게 익어가게 함으로써 죄업이 소멸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참회로 죄가 소멸되는 원리
그렇다면 참회를 하면 과거의 죄업이 사라지는 것일까? 천수경에는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위진참회’
라고 함으로써 죄라는 것은 본래 자성이 없어 마음따라 일어난 것일 뿐이라고 한다. 죄의식이라는 마음이 멸하면 죄 또한 소멸한다. 죄와 죄의식이라는 마음 모두 공한 것임을 바로 깨닫는 것이야말로 참된 참회임을 설하고 있다.
구체적인 참회기도 방법
참회기도의 방법은 정해진 수행법이 있지 않은 것은 참된 참회란 어떤 방편을 통해서든 ‘죄무자성종심기’ 라는 죄의 실체 없음을 깨닫고, 과거에 지은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앞으로는 더 이상 짓지 않겠다는 분명한 자기 다짐을 하는 의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 생각 돌이켜 진심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그 한 마음으로 곧바로 참회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참회기도, 참회수행의 방법은 가장 대표적으로는 절 참회가 있다.
108배든, 300배든, 1000배든, 절 수행을 하면서 한 번씩 절을 할 때마다 ‘참회합니다’라고 외치면서 절을 할 수도 있고, 절 한 번 올릴 때마다 108참회문을 하나씩 읽으면서 참회하는 방법도 있다. 구체적인 죄업이 떠오르는 것은 절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참회를 하고,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과거에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업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라는 마음으로 참회를 해도 좋다.
또한 절을 하면서 천수경에 나오는 십악참회를 하나 하나 외울 수도 있다. 절을 한 번 할 때마다 ‘살생으로 지은 죄업 금일참회 하옵니다’를 반복하면서 지난 과거생에 알게 모르게 지은 살생의 죄업을 참회하는 것이다. 혹은 구체적으로 과거에 짐승이나 작은 생명 등을 헤친 기억이 떠오른다면 그 떠오르는 죄업에 대고 ‘살생중죄 금일참회’라는 참회문을 독송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절을 하며 참회문을 독송하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죄의식이 올라오지 않고, 그 참회의 항목에 대해 더 이상 거리끼는 마음이 올라오지 않고 고요해지게 된다면, 그 다음의 항목인 ‘투도중죄 금일참회’로 넘어가는 식으로 참회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몸으로 짓는 세 가지(살생, 투도, 사음), 입으로 짓는 네 가지(망어, 악구, 양설, 기어), 뜻으로 지은 세 가지(탐애, 진에, 치암)의 죄업을 참회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염불 혹은 다라니 진언을 통한 참회로써, 불보살님의 명호를 외우거나, 참회진언(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을 외우거나, 대비주(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하면서 참회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도 좋은 참회기도가 된다. 염불이나 다라니, 진언을 외우면서 마음속으로 참회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염불이나 진언 독송, 혹은 절 수행 등을 참회기도에 접목시켜서 참회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저 단순하고 정직하게 ‘참회합니다 용서합니다’, ‘수용합니다 용서합니다’ 혹은 ‘잘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하세요. 진심으로 참회합니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염불하듯 반복하는 것도 구체적이고 좋은 참회기도가 될 수 있다.
하루에 100번이든, 300번 혹은 1,000번이든 기간이나 횟수 등을 정해 놓고 꾸준히 ‘참회합니다 용서합니다’라고 반복해서 염불하듯 참회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지은 죄업에 대해 참회문을 적어 읽으면서 참회하거나, 구체적으로 죄업을 설명하면서 부처님 전에 다시는 죄업을 짓지 않겠다는 다짐을 바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처님께서도 자신이 지은 잘못과 과오, 죄에 대해 ‘참회합니다’ ‘재앙을 입지 않게 하소서’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직접적으로 고해으로써 참회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계신다.
나와 남에 대한 용서와 참회
보다 넓게 생각했을 때 참회는 용서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의 죄업을 참회하고 용서해 주는 것 뿐 아니라,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도 용서해 주는 의미를 내포한다.
먼저 나 자신의 과거 모든 잘못을 스스로 용서해 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참회가 된다. 자신을 용서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두려움과 죄의식에서 놓여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자신을 용서하고 참회하는 것은 곧 마음을 청정하게 하고 과거의 모든 죄의식과 티끌들을 비워내며 텅 빈 충만이라는 공과 하나되는 최고의 수행이 된다.
다음으로는 타인이 내게 행한 악행과 그로인해 내 마음 속에 미움과 증오, 원한이 남아 있다면, 바로 나를 괴롭힌 그 상대방을 용서해 줌으로써 내 마음 속에 응어리 져 있는 미움과 증오, 원한의 마음이 비워지고 내려놓아 지는 것이다. 사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것과 같다. 미워하는 그 마음은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에 내 마음이 먼저 오염되기 때문이다. 홧병에 시달리던 사람이 용서함과 동시에 병이 낫기도 하지 않는가.
참회기도는 짧게 끝내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본래 우리 마음은 청정하기 때문에 죄의식이 있을지언정 실체적인 죄는 없다. 물론 죄를 지으면 그에 따른 과보를 받는다. 그러나 그 또한 기계적으로 A라는 죄에는 a라는 과보를 천편일률적으로 보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용서를 했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이 얼마나 수행과 복덕이 구족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죄의 과보는 다르게 익어갈 수 있다. 업보라는 말에서 보(報)는 ‘다르게 익어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앞에서 ‘소금물의 비유’를 설명했듯이 이처럼 악업 또한 다르게 받을 수 있다. 다르게 좋은 방향으로 받으려면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용서하며, 보시와 수행을 통해 복덕과 지혜를 증장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죄의 본성이 본래 없으나, 우리가 망상으로 마음속에서 죄의식과 죄책감을 느낌으로써, ‘내가 이만한 죄를 지었으니 이에 합당한 과보를 받아야 해’라고 스스로 처벌과 징벌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그 마음에 의해 죄의 과보를 받는 것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참회기도를 몇 년 씩이고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 아무 이유가 없다.
짧게는 7일이나, 3.7일(21일), 아무리 길어도 100일 기도 한 번 정도를 끝으로 ‘이미 용서가 되었으며, 참회는 이루어졌다’라고 굳게 믿고, 완전히 자기 자신을 용서해 줌으로써 참회기도를 끝내야 하고 완전히 청정해진 마음으로 과거의 모든 망상과 번뇌, 죄업과 원망, 원한 등을 다 놓아버린 채 그 텅 빈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참회에 대한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이제야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
참회에 대한 글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참회기도, 참회수행의 방법은 가장 대표적으로는 절 참회가 있다."는 말씀을 새기며...
참회대한지식감사 합니다~
기도생활의도움이될것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