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고금소총)第2集
47. 喜聽裙聲 -듣기 기쁜 것은 치마 소리이다.-
鄭松江, 柳西崖, 嘗送客于郊外, 時李白沙, 沈一松, 李月沙, 三人亦參座. 酒半相論聲之品,
송강 정철과, 서애 유성룡이, 일찍이 교외에서 객을 보내는데, 그때에 백사 이항복,
일송 심희수, 월사 이정구, 삼인도 역시 그 자리에 참여하였다. 술이 반쯤 취하자,
소리의 품수를 서로 논하는데,
松江曰; “淸宵朗月, 樓頭過聲, 爲好.” 一松曰; “滿山紅樹, 風前猿嘯聲, 絶好.” 西崖曰;
“曉窓睡餘, 小槽酒滴聲, 尤好.” (樓-다락 루, 봉우리 루, 猿-원숭이 원, 嘯-휘파람 소,
絶-으뜸 절, 뛰어날 절, 槽-통 조, 滴-떨어질 적) [朗月];밝고 맑은 달, [絶好];
더할 나위 없이 좋음,
송강이 말하기를, “고요한 밤, 밝은 달에, 누각 꼭대기를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좋다.”하니,
일송이 말하기를, “붉은 나무가 온 산에 가득한데, 바람결에 들리는 원숭이의 휘파람 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하니, 서애가 말하기를, “창은 밝은데 자다가 깬 나머지에,
조그만 통에 술 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가장 좋다.”하니,
月沙曰; “山間草堂, 才子詠詩聲, 亦佳.” 白沙笑曰; “諸子所稱之聲, 俱善, 然令人喜聽,
莫若良宵洞房, 佳人解裙聲也.” 一座大嗟. (良-깊을 량, 嗟-찬탄할 차) [洞房]; 잠자는 방,
월사가 가로대, “산간 초가집에서, 재주 있는 젊은 남자의 시 읊는 소리가, 역시 아름답다.
”한즉, 백사가 웃으며 말하기를, “여러 그대들의 일컫는 바의 소리가, 모두 좋으나,
사람들로 하여금 듣기 기쁘게 하는 것은, 깊은 밤 침방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치마를 푸는 소리와 같은 것은 없다.”하거늘, 한 자리의 모두가 크게 찬탄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