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별곡 68] 유튜브로 되새기는 그날의 감흥感興
그날(8월 5일 명창 배일동의 판소리 거리공연)의 사회자*는 동영상 편집까지 잘하는 모양이다. 동영상 편집뿐이 아니고 제작 즉시 유튜브에 올렸다는 것이 아닌가. 월요일 오전 유튜브에 하나씩 차례로 올린 3개의 영상(오수개판소리 6분53초, 쑥대머리 9분42초, 사철가 4분43초)을 감상하며, 그날의 감흥感興을 맘껏 되새길 수 있었다. 나같은 천상 기계치, 아마추어로서는 진정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오수개판소리 https://youtu.be/NoUnKAqXXyQ
의견비 앞에서 쑥대머리 https://youtu.be/vg_y_NoH28s
배일동명창 사철가 오수 만세 https://youtu.be/Ud9I7gGV_Hs
그날의 감흥이 새록새록 되새겨져 슬금슬금 웃음까지 비어져 나왔다.
거듭 얘기하지만, 1천년 이상 된 의견비 앞에서 ‘폭포목청’으로 불리는 '대체불가 소리꾼'의 버스킹은 기념비적이자 역사적인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소리꾼이 풀어낸 ‘오수개판가’ 사설만 들어봐도 그렇다. 오수를 ‘이판사판’이 아닌, 세계적인 '개판의 고장'으로 만드는 노력은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 아닐까. 정말로 의견비 나이가 ‘1천년 이상’으로 확인된다면, 세계적인 반려동물 성지가 안되란 법은 없을 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도 불가능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우리의 이러한 노력 하나하나가 쌓여 일반 국민들이, 세계시민들이 ‘오수개’의 가치를 보다 더 알게 되리라. ‘관계인구’의 확산은 그래서 중요하다.
‘개보다 못한 사람이거나 개같은 사람이 개보다 조금 더 나은 인간들보다 훨 많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그 옛날 주인을 살리고 자신이 죽어 ‘살신성인殺身成仁’한 오수개의 실화를 듣고, 사람의 아들인 인간이라면 ‘뭔가’ 교훈을 얻으라는 것이다. 사철가의 내용도 그렇다. 국곡투식國穀偸食하는 놈들과 형제화목兄弟和睦 못하는 놈들을 차례로 잡아다 먼저 보내버리자는 것이 아닌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대체불가’소리꾼의 “의견 만세” “오수 만세” 삼창의 피날레도 멋졌다. 아무리 바쁘셔도 유튜브 세 편의 영상을 들어보시라. 막바지 삼복더위가 조금쯤 가실 수도 있으리.
*사회자의 호는 계농薊儂(엉겅퀴 계, 나 농. ‘나는 엉겅퀴이다’라는 뜻인 듯, 호조차 절묘하다. 나는 이런 이상한 호를 듣거나 본 적이 없다. 영어로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thistle), 이름은 심재석沈載錫(1957-). 20대초부터 각종 약초 재배를 하다, 20여년 전 토종 엉겅퀴의 최초 재배에 성공했다. 지난해 순전히 엉겅퀴 액상제품으로만 매출이 8억에 이르렀다는 ‘부자농부’이다. 유뷰트에서 ‘부자농부 심재석’을 클릭해 보시라.
내가 만난 그는 ‘애향심의 화신, 그 자체’였다. 어릴 적에 오수 의견비를 보고 그 신비함에 전율戰慄했다고 한다. 30여년 전부터 일제강점기때 멸종된 ‘오수개’의 생물학적인 복원에 나서, 마침내 1차 복원에 성공했으니 ‘꿈은 이루어진다Dream comes true’는 말이 어찌 빈 말일까. 개인사업을 성공시키는 가운데, 그는 한번도 오수개를 잊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주위의 오해도 많고 반대도 많았지만, 그에게 그런 것은 ‘장애’도 아니었던 것같다.
오직 뚝심 하나로, 고향 오수를 일단 ‘대한민국 반려동물의 성지’로 어느 정도(70%?) 구축해 놓았다고 할까? 이런 성취가 어찌 그만의 고군분투孤軍奮鬪만으로 이뤄졌을까? 그보다 더 고향을 사랑하는 선배들이 닦아놓은 초석(오수의견문화제는 올해 38회를 기록했다)이 바탕이 되었을 터. 이제 목표가 바뀌었다고 한다. ‘오수를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캐치플레이즈가 바뀐 것이다. 부디 건승하시길.
* 전북 임실군 심재석 부자농부
https://youtu.be/GIzC3MRfK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