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소개
“먹을까? 너무 작은가?”
사자와 아기의 두근두근 첫 만남
여기 사자가 한 마리 있다. 텅텅 빈 풀밭 위에 그것도 혼자. 마치 먹잇감 앞에서 숨을 죽이듯 가만히 앉아있던 사자가 스윽 고개를 돌린다. 시선이 닿는 곳에 앉아있는 귀여운 아기. 동물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용맹스런 사자와 아기라니.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 과연 괜찮을까?
잠시 아기가 있는 쪽으로 발을 살짝 내밀었던 사자는 반가운 마음에 쭉 뻗는 아기의 손짓 하나에도 으왕! 놀라서 삐쭉 털을 세운다. 다시 체면을 차리려 우렁차게 울어 보지만 아기는 그런 사자의 맘도 모르고 방긋 웃으며 사자를 흉내 낼 뿐이다. 그렇게 사자의 위협 아닌 위협이 귀여운 장난으로 몇 번 되돌아오더니 급기야는 둘이서 서로의 공간을 넘나들며 쿵쿵, 콩콩콩콩, 발맞춰 걷기 시작한다. 아기와 사슴, 그리고 사막여우와 함께 어울리는 사자에게 첫 장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누군가가 와서 장난을 걸어주길 기다렸던 장난꾸러기처럼 보일 뿐이다. 마치 아기의 천진함이 가닿은 것 같은 사자의 변화에 미소가 지어진다.
앞발을 쭈욱, 그리고 으왕!
보들보들 풀밭 위의 즐거운 한 때
작가는 사자와 아기가 마음껏 뛰어 놀 공간으로 보들보들한 풀밭을 택했다. 책의 첫 장면부터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색연필로 한 올 한 올 심은 풀들이 펼쳐져 있다. 풀밭 배경은 두 존재가 서로를 알아가면서 파릇파릇 생기를 띄다가 사냥꾼이 나타나는 장면에서는 함께 긴장한 듯 바짝 서있는 억센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풀밭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가득 찬 풀밭 위에 사자, 그리고 아기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몸으로 따라하며 책을 읽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책속의 아기의 행동은 누군가의 몸짓과 소리를 자연스레 따라하려는 유아기의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그림을 보며 쭉쭉 팔을 뻗고, 사자를 따라 걷기도 하고, 으르르르르르르렁! 힘차게 소리도 따라해 보자.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책 놀이가 이어지는 그림책이다.
사랑스러운 밀고 당기기
웃음이 터지는 즐거운 그림책
두 존재의 밀고 당기기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이유는 어설프지만 씩씩한 몸짓으로 사자를 따라하는 아기와, 내심 누군가를 기다린 듯 아기와 어울리는 사자의 소통이 경쾌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다 놀고 돌아선 후의 작은 반전까지도 반갑고 유쾌한 미소를 짓게 한다. 까르르 터지는 웃음소리와, 순수한 환대는 언제나 반가운 법. 이젠 독자들도 풀밭에 성큼 들어와 사자와 아기에게 손을 뻗어 인사하면 좋겠다. ‘또 놀자!’하고 말이다.
첫댓글 파릇파릇 사자도 작가도 새도 ...모두모두 새싹들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