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촌장 이계진입니다.
"9 9 8 8 1 2 4(구구팔팔......), 건배!!!"
이런 '건배 구호'를 처음 듣던 날......
오늘은 술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임에서 들었던 '건배사'와 '건배 구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요즈음 '건배사'와 '건배 구호'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예전에는 가장 흔한 것으로 '건배!', '축배!'하면 끝이었는데요.
요즈음은 건배 제의자가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하고는 "이 모든 것을 위하여!!!"하면 참석자들이 "위하여!!!"하기도 하고, 멋드러지게 선창자가 "지화자!!!"하면 "좋~~다!!!"로 합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번 어떤 모임에 갔을 때는 아주 희한한 건배 구호를 들었습니다.
선창자 : 자자, 따라하세요. 힘차게 9 9 8 8 1 2 4, 건배!!!
참석자 : 9 9 8 8 1 2 4!!!
박수가 짝짝짝 나왔고 이어서 허허 껄껄 박장대소에 왁자지껄 웅성웅성이었습니다.
사실은 건배 제의를 하러 나온 사람이 마이크 앞에서 한숨을 쉬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던 것입니다.
"듣자하니 부모들이 몇살까지 살았으면 좋겠느냐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말입니다......"
평균을 내 봤더니 65살이 나왔다는 겁니다.
물론 어떤 젊은이들은 부모님이 100세 장수하시기를 바란 경우도 있겠지만 평균을 내니 그렇게 나왔다는 겁니다.
특히 여기 모이신 분들의 자녀는 부모님 만수무강을 바랐을 것이라며 위로까지 했습니다.
"자 그러니 우리 잘 먹고 운동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부부해로해서 100세는 못살아도 99살까지 병없이 팔팔하게 살다가 어느날 하루이틀 앓다가 자식들한테 할 말이나 하고 떼꾹 죽어버리는 복을 누립시다...... 그런 뜻에서 '9 9 8 8 1 2 4'를 외칩시다!"
그날 이후 또 다른 모임에서 들었던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딸만 둘을 둔 엄마는 비행기 안에서 죽고, 딸만 하나 둔 엄마는 싱크대 앞에서 죽고, 아들만 둘을 둔 엄마는 길바닥에서 죽고, 아들만 하나 둔 엄마는 양로원에서 죽는다"
웃었지만 웃고나니 씁쓸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골프장에서 골프를 하며 팀별로 밀려 나가는데...... 앞서가는 팀이 홀컵 부근에 몰려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도대체 진전이 없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캐디에게 돈 따먹기 내기를 하긴 하는 모양인데 대체 얼마짜리 내기길래 저렇게 신중한지 슬쩍 알아봐 달라고 했답니다.
잠시후에 그린홀까지 다녀온 캐디가 하는 말......
"한 형제들끼리 치는 내기 골프인데요...... 지는 사람이 부모 모시기 내기를 하고 있대요......"
"9 9 8 8 1 2 4!!!"
오늘은 유자효 시인의 시집 '금지된 장난' 중에서 '서울의 부처'라는 징한 시를 감상하고 싶습니다.
서울의 부처
10층 아파트 집에서 불이 나자 아버지는 여섯 살난 딸을 품에 안고 뛰어내려 딸은 살리고 아버지는 숨졌다.
일본에 유학간 한국 청년이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전철에 치어 함께 숨졌다.
2001년 서울과 도쿄에 부처님이 살고 계셨던 것을 우리는 그들의 입적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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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 클라리넷 소나타 1번 Op.120-1, 2악장
(Brahms : Clarinet Sonata No.1 2mvt.)
클라리넷 : 레오폴트 블라흐 (Leopold Wlach)
피아노 : 외르크 데무스 (Jorg Demus)
1953 WESTMINSTER |
첫댓글 이계진 대변인님 화이팅!
멋째이 ~ 십니다 ^^
이계진 의원 일전 라디오프로에서 들었는데... 제대로 던데요... 한나라 생각보다 인재가 많습니다. 빠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