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청년 백수 주원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넘었으나 취업은 무소식이다.
지극히 평범하기만 한 청년에게 즐기는 취미는 아르바이트 출퇴근 중 쌍안경으로 사람들 훔쳐보기...
그런데 어느 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한 여자가 어떤 남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것을 쌍안경을 통해 목격한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주원은 괴로워하다가,
우연히 마트에서 그 남자를 목격하여 쫒는중, 절도범으로 찍혀 교도소로 수감되게 된다.
사회에서 특별하지 못하였지만, 교도소에서는 특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교도소에서 삶의 의욕을 느끼고 열심히 살아가는 중 뜻하지 않게 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의 말
작가 라기도 말하기도 뭐합니다.
30대 직장인이고 인터넷 소설이 재미있어 써보게 되었습니다.
올데갈데 없는 백수가 좌절하고 사회로부터 방치 당할 때,
역설적으로 오히려 교도소는 그 백수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희망 없이 살다가 교도소에서 오히려 삶의 의욕을 느끼고 살아가려 하는 백수 이야기입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백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국 드라마와 다른 한국 교도소의 이야기...
그리고 사건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본다 라는 생각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교도소 185일째
철수 형님이 출감을 하고 조용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철수형님은 우리 병수형님과 광수형님 그리고 나 사이에서 항상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병수형님과 광수형님은 아무래도 나의 삼촌뻘이지만 철수 형님은 실제 형님, 아우 같은 연배이기 때문에 좀 더 친숙한 것이 있었다. 그 사이에 철수 형님이 빠지게 되어서 난 어느 때보다도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되었다.
같이 있을 때는 우리가 정말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정말 실제로 철수형님이 나가게 되자 감방 안은 우울 그 자체였다. 무기징역을 살아야만 하는 병수 형님은 말을 더 아껴서 하였고 광수형님은 내가 운동시간에 병수 형님과 운동할 동안 다른 이들과 어울리곤 하였다.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식단, 절제된 생활, 취할 수 없는 담배와 술 덕택에 나의 몸은 오히려 밖에 있을 때 보다 더 건강해 지는 것을 느꼈다. 예전부터 걷기를 좋아하여 다리 근육은 충분했으나, 상반신은 형편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옆구리의 살과 통통했던 내 볼도 조금씩 살이 빠져가고 있는 듯 했다. 반면 햇빛을 보는 시간이 적어서 그런지 얼굴은 조금씩 창백해져 갔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교도소장이 직접 찾아와서 상담실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누군가 날 괴롭히지 않는지 이것저것 교도소 생활에 대해 물었다. 난 그 때 마다 준걸파의 보스에게 위협을 느낀다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소장이라는 사람이 과연 우리 일반 재소자들 편인지 알 수 없어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준걸파의 보스보다는 월드컵 문신을 새긴 건달에게 위협을 느끼곤 했다.
지난 날에는 난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보고 나오는 중 화장실 문에 갑작스레 내 얼굴이 가격당했다. 순식간에 번쩍하는 섬광이 눈에 띄나 싶더니 나는 화장실 바닥에 뻗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 건달이 화장실 문을 막고 서 있는 것이었다.
흡사 건달이 날 바라보는 눈은 어린아이가 개구리를 잡고 노는 듯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난 내가 어렸을 때 개구리를 가지고 놀았던 것이 떠올랐다. 나는 그때 개구리를 잡아서 가지고 놀다 싫증이 나서 풀숲에다 던졌지만 나뭇가지에 개구리가 맞아 죽은 것이 떠올랐다.
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난 그가 다가오면 필사의 저항을 하겠다는 각오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는 화장실 문을 막은 채로 날 바라보다가 조용히 화장실을 떠났다. 내 코에서는 이미 붉은 선혈이 나오고 있었다.
“아서라. 주원아. 네가 분노하면 너만 더 힘들어질 뿐이야.”
코피가 흐르는 코를 막고 감방안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며 병수형님이 말을 했다.
“주원아. 넌 조금만 참으면 나갈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참거라. 넌 나 같이 되면 안된다.”
“아니, 주원이 너 얼굴이 왜? 또 그놈이야?” 광수형님은 놀라 말을 했다.
“주원아 참아야 한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공포심을 보여줘. 그래야 네가 조용하게 살 수 있다.”
“형님은 항상 절 운동시키는 이유가 맞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아닌가요? 그런 놈에게 당하고 살지 말라는…”
Tv를 보고 있던 병수 형님은 나를 바라보고 한참 후,
“잘못 이해하고 있었구나. 난 적어도 네가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야. 너에게 싸움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지. 네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최소한의 방어 정도는 했으면 하는 바램이지.”
“병수 형님, 여기 지긋지긋 합니다.”
병수형님과 광수형님은 나를 보며 그걸 이제 알았냐는 듯이 혀를 끌끌 차기 시작했다.
“조금만 참아. 원래 감방 동료가 나가면 허탈하고 한 구석이 빈 것 같고 다들 그런 거 느껴. 철수라는 녀석도 금방 잊혀질 거야.”
난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학교를 거치면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해서 아쉬워 본 적이 없었다. 그건 아무래도 나보다 좋은 가정과 원만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들이고 난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임이 분명하다.
반면에 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수진이라는 애를 알게 되었고 나와 같은 가정환경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다소 위안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 교도소에 수감되어보니 모두 나와 같은 부류들이었다. 상담교사가 되면서 그들의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난 동질감을 느끼곤 하였다.
“주원아, 항상 그렇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언젠가는 떠나게 될 사람이야. 너도 그렇고, 여긴 정말 있어서는 안될 곳이니깐...너무 아쉬워 하지 마라. 나도 너 나가는 거 보면 너처럼 그렇게 아쉬워 하지 않을 거니까…”
광수 형님이 내 어깨를 잡고 말을 했다.
그 말을 한 후 감방 문 너머로 교도관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우리 감방 앞에 멈추었다.
“드르륵!”
녹색 감방 철문에 조그만 문이 열리면서 두 눈이 우리 감방 안을 확인하고 있었다. 잘 시간이 가까워 지고 있었는데 교도관이 방 안을 살피는 것을 보고 우리 셋을 교도관의 눈과 마주쳤다.
“드르륵, 철컹”
교도관이 방안을 확인하고 나서 철문을 열었다.
“1208번 입실!”
교도관이 소리쳤다. 그러나 감방 안으로 1208번은 들어오지 않았다.
“1208번 입실!”
교도관이 다시 명령했다.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에 세 번째에는 욕설이라도 할 기세였다.
난 그 순간 새로운 수감자가 우리 방에 배정을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고, 철수형님이 없기 때문에 내가 처음에 왔을 때처럼 군기를 누가 잡아야 할지, 어떻게 잡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난 그 역할을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08….”
“거 참 시끄럽네, 들어갑니다. 들어가요.”
문 밖에 있는 수감자가 교도관의 입을 틀어막았다., 수감자는 고개를 돌려 교도관을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이후 1208번 수감자가 우리 감방 안으로 들어왔다. 난 천천히 일어나 감방 안으로 오는 그를 바라보기 위해 일어섰다. 그리고 병수 형님이 나에게 했던 멘트를 생각해 보았다.
가슴팍에는 1208번이 붙어 있었고 그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모포와 이것 저것 본인의 싸구려 세면용품을 들고 있었다.
난 그에게 우리 감방 안의 규칙을 말해 주기 위해 눈을 마주쳤을 때 그 순간 몸이 땅 위로 솓아 나온 고드름처럼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창백한 얼굴, 꼬는 마치 수술한 것 처럼 오똑 하였는데, 눈과 입은 그에 비해 작아 보였다.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콧수염과 턱수염이 약간 있었으나, 그건 필시 멋으로 기른 것임이 분명했다.
1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난 뚜렷하게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파트에서 그 여자의 목을 졸라 죽인 녀석이었다. 항상 붉은 던힐을 사던 녀석!
그리고 내가 이 교도소에 오게 된 재수없는 이유 중 하나!
그가 내 눈을 마주쳤을 때 교도소의 모든 불들이 꺼졌다.
교도관의 “소등” 외침과 함께…
첫댓글 제목이 좀 특이해서 들어와 봤어염 근데 글씨체가 좀 보기 힘드네요 바꿔주시면 그래도 조금 편할듯 싶습니다.
집중이 안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