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이름은 제시카, 둘째는 야시카.
10대 후반에 결혼한 그녀의 4학년과 5살 된 딸들이다.
어린 신부가 되어 스물도 되기 전에 엄마가 되어 자녀를 키우는데 미숙함이 보이지 않는다.
부족함이 없고 노련하다.
친정엄마랑 같이 살면서 아이들을 키워서 그런지...
그 가정의 두 딸은 언제 보아도 웃음으로 다가온다.
작은딸은 작년까지만 해도 나만 보면 안아달라고 달려왔었는데 요즘은 내가 자꾸 놀리니 좀 거리가 멀어졌다.
내가 둘째를 놀리느라고 일부러 아이들 이름을 바꿔서 부른다.
애가 인형 같고 귀엽기는 하지만 영악하지도 않고 순진무구 그 자체다.
고집도 없고 울지도 않고 너무 순진하디.
그래거 자기 성격이나 색깔이라도 좀 가지라고 일부러 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큰애는 내 장난을 금방 눈치채고 내 장난에 동조하는데 작은 애는 내가 장난을 치는 것도 모르는 것 같다.
자기를 제시카라고 부를 때마다 억양 하나도 올리지 않고 자기 이름만 말할 뿐이다.
그 애를 부를 때 자기 이름 대신 언니 이름을 불러도 뾰로퉁하거나 반발하거나 피하지도 않고 살며시 웃으며 ’야시카‘ 라고만 한다.
열 번을 불러도 열 번을 그렇게만 반응한다.
이게 온 교인들이 아는 장난이고 모두 재미있어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도 장난스런 얼굴로 내가 그 아이 이름을 불렀다.
이번에는 ’야시카‘ 라고... 자기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그런데 그 아이는 내 소리를 듣자마자 ’제시카‘라고 반응한다.
스스로 언니 이름을 부른 것이다.
내가 부른 자기 이름 야시카가 틀렸고 자기가 제시카란 의미다.
순간적으로 애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내가 항시 그 아이 이름을 바꿔 부르다 보니 이번에도 그런 줄 알고 듣자마자 언니 이름을 말한 것 같다.
옆에 있는 얘 엄마는 그 소리를 듣고는 배를 움켜잡고 웃고 주변에 모인 모두가 깔깔거린다.
애 엄마가 ’네가 제시카냐‘고 물으니 아이는 고개까지 끄떡인다.
그럼 언니가 야시카냐고 묻는데도 고개를 끄떡인다.
주변에 모인 교인들은 폭소를 한다.
그렇게 답한 자기도 머쓱한지 나중에는 같이 웃는다.
한 3주 후에 또 같은 해프닝이 일어났다.
2주 동안 놀리다가 그날 그 아이 이름을 바로 불렀는데 또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야시카 하고 부르니 ’제시카‘ 라고 답하는...
내가 기억이 안 좋아서 두 이름이 매번 헷갈린다고 하며 놀리는데도 그 아이는 그걸 믿는 모양이다.
그리고 매번 언니 이름을 부르니 내가 부르는 반대 이름을 말하다가 그런 해프닝이 일어났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가 웃고 엄마는 또 배꼽을 잡는다.
그리고 주변의 교인들은 다시 깔깔거린다.
웃음이 있는 실로암의 주일 점심때 장면이다.
(사진 왼쪽이 야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