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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요리, 넓게 잡으면 독일 문화권인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북부까지 포함된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권에 속하나 바이에른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지역적 자부심으로 독일과 스스로를 구별한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이 간소하더라도 아침 식사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2] 바쁜 사람이라면 간소한 후식이나 따뜻한 수프를 곁들인 브런치를 먹기도 한다. 전통적으로는 점심을 정찬으로 푸짐하게 먹고 저녁은 아벤트브로트(Abendbrot)라고 해서 아침과 비슷하게 간단한 고기와 빵을 곁들여 항상 간소하게 먹었다.[3][4] 이와 관련된 독일 속담이 있다. 아침은 시민처럼, 점심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Frühstücken wie ein Brüger, Mittagessen wie ein König, Abendessen wie ein Bettler). 다이어트의 격언으로도 활용되는 말인데, 아침과 점심 부분이 바뀐다. 현대화에 따라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점심도 간단하게 때우고 퇴근/방과 후 가족들이 집에 모두 모여 저녁 식사를 푸짐하게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동서독으로 분단된 기간 동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음식이 발달한 경향이 있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서독이 이탈리아나 터키, 미국 같은 외래 음식을 받아들이는 동안 동독은 독일 전통을 좀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지, 동독은 신선한 채소도 육류도 제대로 유통이 되지를 않아서 가공품 등으로 대체된 경우가 많았고 지금도 DDR향수를 테마로 장사하는 식당에 가면 생고기가 아닌 햄으로 만든 슈니첼 같이 당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동독에도 어딜가나 이탈리아나 터키 음식을 도처에서 먹을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음식의 경우에는 통일 전에도 동독에 어느 정도 퍼져 있었다. 같은 공산권인 베트남과 교류가 잦아 베트남에서 이민자가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EU 혹은 독일 제도하의 원산지 명칭 보호(PDO), 지리적 표시 보호(PGI), 전통 특산품 보증(TSG) 등에 해당하는 식재료와 식료품들은 지리적 표시제/유럽연합/독일 항목 참조.
1.1. 빵[편집]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감자와 빵(Brot)을 주식으로 한다. 여기서의 '빵'은 한국에서 흔히 생각하는 설탕과 지방(버터 또는 쇼트닝)이 듬뿍 들어간 그런 부드러운 빵이 아니다. 둥그스름한 브뢰트헨(Brötchen, 사진[5])이 대표적인데, 바게트처럼 밀가루와 소금, 이스트만으로 굽기 때문에 껍데기가 딱딱하고 식감이 쫄깃쫄깃하며, 맹맹하다. 이걸 반으로 갈라 버터를 잘 펴 바른 뒤 얇게 썬 햄이나 소시지, 치즈등을 올려서 커피를 곁들여 먹는 게 가장 흔한 독일식 아침 식사다. 유스호스텔에서 머물게 된다면 매일 먹을 수 있지만, 빵의 특성상 부풀려 있기에 속이 반쯤 비어 있다. 적어도 서너 개나 많으면 다섯 개는 먹어야 한다.
국물요리
그나마 좀 온화한 기후인 남서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독일에서는 바로 쓰기 쉬운 신선한 식재료를 구경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일단 작물을 수확하고 난 뒤에는 말리든가 소금이나 식초 등에 절이든가 해서 숨을 죽여 보관하여 먹곤 했다.[6] 그래서인지 보존음식이 많이 발달했고, 스튜나 수프에 넣어 푹 삶거나 고아서 먹는 방식이 발달했다. 때문인지 국물이 있으면 음식양 불리기 위한 수작이라고 천박하게 생각하는 바로 옆동네와 달리 국물요리에 대해서는 대접이 나은 편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만 생각하고 독일에 가면 국물요리가 많아 뭔가 이상하게 정겨운 느낌이 들 수도 있다.[7] 아인토프(Eintopf)라는 탕 종류가 아예 하나의 장르로 발달했다. 특히 밑의 슈바벤 요리 항목으로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한국인 기준으로도 꽤 맛이 좋은 국물요리들이 많이 존재하는 편. 예컨대 그뤼네보넨아인토프(Grüne-Bohnen-Eintopf)는 쇠고기뭇국 친척같으면서도 다른 미묘한 맛이다. 독일 전역을 통틀어서 가장 일상적으로 먹는 가정식 수프는 감자를 주재료로 쓴 카르토펠주페(Kartoffelsuppe)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같은 서부 지역에서는 완두콩이 들어간 에업센주페(Erbsensuppe)도 널리 퍼져있다. 그외에도 다양한 수프가 있다.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간편하게 해먹을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에서 통조림이나 인스턴트로도 판매하는 등, 독일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민음식이다.
1.3. 탄산수[편집]
탄산수(Sprudelwasser)를 식사에 곁들여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한 눈에 봐도 분명한 모습의 외국인이 식당에서 물을 주문하면 종업원이 영어로 "With gas or without gas?[8]" 라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그냥 물 먹을 건지 아니면 탄산수 먹을 건지 택하라는 말이다. 탄산수는 페리에 같은 여느 탄산수와 마찬가지로 무색무취에 약간 짜거나 씁쓸한 맛이 느껴지는데, 레몬이나 라임향을 가미한 제품도 있다. 다만 간혹 가다가 탄산이 든 제품을 잘못 골라서 마셔보거나 뚜껑을 따는 순간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친절하게 한국어나 영어로 나와 있지는 않으므로, 탄산수가 싫으면 독일어 문구 중 보통 하단에 나와 있는 Ohne Kohlensäure(탄산 없음) 또는 Still(조용함. 탄산 없다는 은유적 표현)[9]로 표기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10] 탄산수, 일반 생수와는 별도로 2000년도 이후로는 이산화탄소가 약하게 들어간 김빠진 중간정도의 탄산수도 있다. 유럽의 식수가 일반적으로 석회의 비율이 높고 센물이라 탄산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유럽지역에서 독일의 수도는 깨끗한 편에 속하고 지역마다 석회 함유량의 편차가 많다. 독일은 프랑스나 남유럽과 달리 그래도 석회가 물에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있는지 꽤 흔하게 수돗물(Leitungswasser: 라이퉁스바써)을 그냥 마신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면 일반 물은 돈주고 사마셔야 하니 공짜로 물마시려고 간간히 라이퉁스바써를 줄 수 있는지 묻는 독일인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정수기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으며 간혹 있어도 온수와 냉수의 방향이 우리나라와 반대로 되어있다. 참고로 탄산이 없는 물을 시킬 땐 미네랄바써(Mineralwasser)를 주문하라고 알려주는 한국어 블로그나 언어학습서에 써있는데, 간혹 특히 온천지역 식당에서 호불호가 심한 미네랄바써를 주기도 한다. 이 경우 정말로 미네랄 함유량이 높은 물로서 우리가 아는 생수가 아닌 미묘 복잡한 맛이 나기 때문에 물맛이 이상하다고 여기기 쉽다. 이럴땐 메뉴판 음료칸에 물의 종류가 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좋고, 그냥 바써 오네 조이레(Wasser ohne Säure : 탄산 없는 물)를 주문하자. 독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수 브랜드로는 Volvic, Vittel, Vio, Gerolsteiner, Adelholzener가 있다. 특히 Volvic의 경우 칼슘함유량이 업계에서도 많이 낮은 편이라 한국의 생수랑 가장 근접한 물맛을 낸다.
1.4. 시리얼[편집]
뮤즐리가 매우 보편화되어있는 나라인 만큼 수많은 시리얼 제조사가 있는 시리얼 생산국이다. 대표적으로 브뤼겐(brugen)사가 있으며 한국에도 이 기업이 홈플과 가맹을 맺어 입점하고 있다. 캘로그나 포스트와 같이 기본 시리얼과 비탈리스(Vitalis)와 같은 뮤즐리 식품도 판다.
뿐만 아니라 건과일과 견과류가 많이 들어간 시리얼 종류가 많아 이 제조사 시리얼만 찾는 사람들도 있는 정도.
게다가 가격도 세일을 할 때 3천원대로 낮아진다.
* 뮤즐리:유럽 통곡물 시리얼의 일종으로 건과일과 견과류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일반 시리얼에 비해 섬유질이 높은 편이며 우유에 불려먹으면 과일이 들어간 오트밀 느낌이 나고, 설탕이나 꿀이 들어간 종류는 바삭바삭하다.
2. 식재료[편집]2.1. 육류[편집]
육류는 돼지고기(Schweinefleisch)를 많이 즐겨 먹는데, 소시지나 생고기를 구워서 가운데를 반으로 가른 빵에 끼운 걸 길거리 음식으로 많이 판다. 쇠고기(Rindfleisch), 닭고기(Hühnerfleisch) 등도 흔히 소비된다. 쇠고기의 경우 식초와 향신료를 섞은 액체에 며칠 재워뒀다가 요리하는 자우어브라텐(Sauerbraten) 같은 조리법이 유명하고, 닭고기는 통닭구이로 먹거나 백숙처럼 삶은 뒤 살만 발라내 다시 요리를 하는 식으로 많이들 먹는다. 다른 알프스 이북 유럽 요리가 그렇듯, 고기는 일단 삶거나 굽는다. 그 외 오리(Ente)나 거위(Gans) 통구이가 한국의 전 시리즈처럼 크리스마스 등의 명절상에 오르기도 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만큼은 아니지만 토끼(Kaninchen)에 대한 수요 역시 남서부와 중부에선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11]
2.2. 탄수화물[편집]
전통적으로는 빵을 제외하면 독일식 국수요리인 슈페츨레(Spätzle)를 주로 곁들여 먹는다. 다른 나라의 흔한 국수들과는 달리 흐르는 반죽을 체에 바쳐 끓는 물에 떨어트리게 해서 만드는 국수로, 한국의 올챙이국수와 만드는 법과 생김새가 흡사하다. 그러나 슈페츨레를 정말 제대로 요리하는 곳에서는 일단 삶은 물에서 건져낸 후 겉표면이 바삭해질 때 까지 버터를 두른 팬에 볶아주기 때문에 기름에 튀긴 떡 같은 것에서 맛볼 수 있는 구수한 맛도 나기도 한다.
크뇌델(Knödel) 또는 클로쓰(Kloß) 또한 즐겨 먹는데, 전통방식인 젬멜크뇌델(Semmelknödel)은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빵(Semmel)부스러기에 밀가루, 계란, 다진양파 등을 공모양으로 뭉쳐서 끊는 물에 한번 삶은 덤플링의 일종이다. 변종으로는 감자전분으로 뭉쳐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카토르펠크뇌델(Kartoffelknödel), 이스트가 들어가 푹신푹신한 식감의 헤페크뇌델(Hefeknödel) 또는 보헤미아식 크뇌델(Böhmische Knödel)이 있다.
슈페츨레나 크뇌델은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만드는 방법도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다보니,[12][13] 현대 독일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저렴한 탄수화물은 감자이다. 다른 모든 나라들이 그러하듯 통째로 삶거나 감자튀김으로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으나, 브랏카르토펠(Bratkartoffeln)이라고, 감자를 편으로 썰어서 베이컨, 양파와 구워서 먹기도 하고, 영미권에서 매시드 포테이토라 부르는 카르토펠퓌레(Kartoffelpüree)도 즐겨 먹는다.[14]
'샐러드'도 탄수화물로 먹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감자샐러드(Kartoffelsalat)나 누들샐러드(Nuddelsalat)처럼 채소가 아니라 탄수화물류가 주가 되는 샐러드들이다. 독일식 감자샐러드의 경우 주로 소세지나 생선에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고, 누들샐러드는 이탈리아 파스타를 사용하며, 야외 바베큐파티때 주로 식탁에 오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외국 문물의 유입으로 쌀(Reis)을 먹기도 하나 한국의 자포니카품종보다는 인디카를 주로 먹는 편이다. 그래도 점점 쌀 소비량이 많이 늘어나서 과거처럼 아시아류 음식에만 먹던게 아니라 큰 경계 없이 곁들여 먹는 편이다. 독일에서 한국식 쌀밥을 먹고 싶을 때는 독일마트에 가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밀히라이스(Milchreis)를 구입해서 밥하면 된다. 밀히라이스는 쌀과 우유로 만드는 독일의 디저트 요리로, 여기에는 자포니카 품종의 쌀이 들어가기 때문에 해당 쌀을 밀히라이스라고 부르고 있다. 초밥용 쌀(Sushireis)도 파는데 밀히라이스보다 비싸게 판다.
2.3. 수산물[편집]
바다는 북해와 발트 해가 있는데, 둘 다 북쪽에만 있어서 해산물 요리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으며,[15][16] 주로 생선 요리를 중심으로 함부르크 같은 해안 도시에서 강세를 보인다.[17]
그래도 내륙 지방에서는 강이나 하천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있어 송어를 많이 먹으며, 잉어나 농어도 자주 식탁에 오를 수도 있다. 이외에 청어, 연어도 독일인들이 즐겨 먹는 생선인데, 라인 강과 엘베 강 등지에서 연어를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산업 혁명 이후 공업 발달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하천의 수질이 영 좋지 않게 변하는 바람에 연어뿐 아니라 강에서 물고기 구경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하지만 2차 대전 후 강력한 환경 정화 정책과 더불어 100년 전에 비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된 편이다. 2000년대 들어 독일 내륙 하천에서 어종의 분포가 많이 늘었다는 환경학자들의 보고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연어는 노르웨이산
지리적인 이유로 독일인 대부분이 생선을 요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젊은층에서는 한국의 고등어구이 마냥 생선이 통째로 접시 위에 올라가는 것을 거의 본적이 없을 정도로 독일인들에게는 별로 사랑받지 못하는 식재료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금요일마다 해산물을 먹는 일종의 전통이[18]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 생선을 정기적으로 먹고 있다. 더군다나 윤리적인 이유로 육식기피 문화가 퍼지고 Pescatarian이 많이 늘면서 육식이 생선으로 대체되고 있기도 하고, 초밥 문화가 빠르게 대중화되기도 하여 생선 소비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독일에서는 다른 북해, 발트해 인접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청어를 식초물에 절여두었다가 빵과 함께 먹거나, 비트나 오이 피클을 곁들여먹는다.[19] 연어나 고등어는 훈제해서 먹는다. 그 외 전통 요리에서는 대체로 육고기를 요리할 때보다 진한 소스에 다양한 재료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나 크림소스에 푹 담근 청어 통조림은 독일 마트에서 항상 구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참치 통조림도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독일 마트에 따라 다르지만 고등어 통조림도 팔기도 하는데, 고등어김치찜, 고등어조림 등이 그리운 한국인들에겐 필수 상품이다. 생선만 들은 것, 기름에 재운 것, 토마토 소스에 재운 것 등 종류가 여러가지이니 잘 보고 구매하여야 한다. 현대 독일의 생선 요리들은 대부분 살코기만 반죽에 뭍혀서 튀기거나, 살코기만 콩피하거나 종이/봉지에 싸서 오븐에 쪄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일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생선들도 대부분 이런 살코기만 발라서 냉동한 것들이다.
다른 해산물인 새우나 홍합, 오징어 등도 수퍼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들이다.
2.4. 채소[편집]
채소류는 주로 당근(Möhre)이나 시금치(Spinat)를 비롯해 양배추(Weißkohl), 적양배추(Rotkohl), 케일(Grünkohl), 방울다다기양배추(Rosenkohl), 루타바가(Speiserübe), 리크(Lauch), 풋강낭콩(Grüne Bohnen), 콜라비(Kohlrabi)를 많이 먹는다. 예전에는 채소를 수확하면 대개 소금,식초에 절여 숨을 죽여 저장했다가 먹었다고 한다.[20] 지금도 양배추로 담근 자우어크라우트는 한국의 김치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먹는다. 양파(Zwiebel)를 굽거나 절여서 육류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 아스파라거스도 즐겨 먹는데, 특별히 흰 아스파라거스인 슈파겔(Spargel)이 선호된다. [21] 버섯류도 많이 먹는 편으로, 양송이버섯과 꾀꼬리버섯이 주로 소비되며,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 표고버섯도 독일 마트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콩(Bohne)의 경우는 감자처럼 채소 쪽으로 분류되지만, 완두(Erbse)처럼 사실상 주식으로 취급된다. 사실 한국처럼 다양한 콩 종류를 먹지도 않는다.
2.5. 과일[편집]
과일도 예전에는 북유럽이 그렇듯이 일단 수확하고 나면 거의 잼(Konfitüre)이나 소스, 여타 설탕절임 류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당연히 옛날엔 냉장고란게 없었으니까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아서 그나마 사과(Apfel)나 서양배(Birne), 포도(Weinbeere. 통용어 Traube), 체리(Kirsche), 토마토(Tomate) 같은 과실류 혹은 과채류나 딸기(Erdbeere), 산딸기(Himbeere), 블루베리(Heidelbeere) 등의 베리 종류가 좀 많이 생산되는 정도였다. 물론 2차 대전 이후에는 수입 물량과 종류도 늘고 해서 예전처럼 과일전이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외려 한국보다 다양한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2.6. 향신료[편집]
고로 향신료 종류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긴 하지만 독일 전통 요리에서 캐러웨이(Kümmel)는 감초라고 할 만큼 독일스러운 맛을 결정짓는 향신료로 고루고루 쓰인다.
독일에서 겨자(Senf) 소스는 의외로 다양한 종류를 찾아볼 수 있고, (어디까지나 유럽인 기준이지만) 꽤 화끈한 맛의 제품도 있다. 보통 위의 학세나 소시지류와 콤보로 많이 나오는 편이며, 겨자 소스를 소시지에 발라 먹는 것이 가장 흔하다. 미텔샤프(Mittelscharf)[22]가 가장 무난한데, 영국식과 프랑스식의 중간쯤 된다. 남쪽 지방에서는 다소 단맛을 띠는 겨자[23] 소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홀스래디쉬(Meerrettich)로 만든 자네메레티히(Sahnemeerettich)라는 크림을 훈제 연어나 연어구이 등 생선 요리에 곁들어 먹거나 아예 채썬 홀스래디쉬를 슈바인스학세 같은 무거운 육류 요리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
겨자와 홀스래디쉬를 제외하면 전통적인 독일 요리에는 맵거나 톡 쏘는 맛을 내는 향신료가 잘 쓰이지 않는다. 파슬리(Petersilie), 백리향(Thymiane), 리크(Lauch), 딜(Dill) 따위가 옛부터 많이 쓰여왔고, 현재는 후추(Pfeffer)나 캐러웨이, 파프리카가루, 골파(Schnittlauch)를 가장 많이 쓴다. 독일 젊은층은 매운맛도 즐기기 때문에 카레나, 고추의 사용이 늘어가고 있다. 성탄절이 가까워 오면 달콤한 케이크와 음료를 곁들여 먹는데, 크리스마스 케이크나 과자에는 유독 아니스(Anis)나 계피(Zimt), 육두구(Nelken) 같은 이국적인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다. 과거에 향신료가 아직 비싸고 귀해서 특별한 명절에만 맛을 볼 수 있던 것이 전통으로 굳어진 것. 크리스마스 시즌 단골 메뉴인 와인에 각종 향신료와 설탕을 넣고 끓여 뜨뜻하게 마시는 글뤼바인(Glühwein)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향신료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어지간한 슈퍼마켓에도 십여가지가 넘는 향신료를 구비해두고 있다.
마늘(Knoblauch)은 예전에는 너무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특별한 용도나 기념일 빼면 별로 먹지 않았지만, 터키 요리나 이탈리아 요리가 독일에서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2차대전 이후로는 그럭저럭 익숙해진 듯하다. 하지만 호불호가 심해 요즘도 마늘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정말 싫어한다. 다만 생마늘은 여전히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24] 전통식으로 산마늘(Bärlauch: 배어라우흐: (직역하면) 곰파)을 넣는 경우도 있다. 배어라우흐는 명이나물로, 남독일 숲속에 가면 이곳 저곳에서 마구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봄-초여름 제철에만 마트에 대량으로 풀리는데, 이거 많이 사다 명이나물 장아찌하면 두고두고 잘 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인도 요리 등이 보급되면서 이런저런 다채로운 향신료나 야채의 수입 혹은 재배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3. 문제점[편집]
독일 음식은 한국인 입맛에 대체로 짠 편이며, 세계적으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한국 요리에 비해서도 요리의 종류가 적고 평가가 낮다.[25] 그러나 실제로 나트륨의 함량은 오히려 한국음식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는 한국 요리가 고춧가루나 마늘 류의 조미료로 인해 짠맛이 숨겨지거나 국물요리가 많아서 별로 짜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소금 섭취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육류 요리의 경우 기름기도 많은 편이라, 건강에 안 좋다고 디스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독일인들도 점차 식생활을 저염, 저지방, 저열량으로 조금씩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침 식사도 버터 듬뿍 바른 빵 같은 것이 아니라 말린 곡물로 만든 시리얼의 일종인 뮤즐리(Müsli)[26]를 우유에 말아먹는 것으로 때우는 이들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육류 대신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육류를 먹되 지방이 적은 종류나 부위를 찾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27]
물론 이것도 주로 정신노동을 하는 도시 거주자들에 한한 변화라고 볼 수 있고, 여전히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농업이나 광업 같은 직종에서는 대체로 전통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근데 기계화와 시장변화로 3차산업이 다수고 1차산업 종사자들이 적어지면서 독일 전통 방식으로 먹는 사람들의 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독일 대학 학식에서도 밥과 파스타는 감자와 더불어 항상 기본 탄수화물로 배치된다. 도시에서도 건강한 식생활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과자나 탄산음료를 거의 중독 수준으로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들도 있어서 종종 사회 문제로 언론에서 다루어지기도 한다.
4. 외국의 영향[편집]
세계화 추세에 따라 점점 더 다양한 세계 각국의 요리가 독일에 소개되고 있다. 일단 이탈리아 요리는 이미 자국음식화 되어 도처에서 독일음식보다 더 쉽게 먹을 수 있다. 특히 많은 젊은층에게 독일음식은 나이든 사람이나 즐겨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고 외려 일상에서는 이탈리아 음식을 더 즐겨 해먹는다. 심지어 자우어크라우트나 슈바인스학세도 아예 안 먹는 독일 젊은이도 많다. 독일 길거리에서 이탈리아 식당은 독일 식당보다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의 아시아 요리도 널리 퍼져있다. 온 유럽에 퍼졌다고도 볼 수 있는 일본의 초밥, 라멘은 말할 것도 없고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 주요 대도시들에는 이미 한식당까지 꽤 들어서있다. 특히 한식당이 50개가 넘는 베를린에서는 한식은 꽤 힙한 음식으로 취급된다.
4.1. 패스트푸드[편집]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을 점령한 점령국인 미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의 영향으로 이들의 요리가 독일에 퍼져나갔다. 미국의 자금원조를 막대하게 받은 서독에서 미국식 패스트푸드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동독에서는 반대로 보르시와 피에로기를 비롯한 러시아 요리나 폴란드, 체코 등 인접 공산 국가의 요리들이 적극적으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동독에서도 서독의 패스트푸드 열풍에 대한 열폭이었는지는 몰라도, 동독식으로 어레인지한 햄버거인 그릴레타(Grilletta)나 핫도그인 케트부어스트(Ketwurst), 피자인 크루스타(Krusta) 같은 음식들을 1980년대 초반부터 동베를린을 중심으로 보급하기도 했다.
독일인들의 미국 요리, 특히 패스트푸드에 대한 생각은 다소 이중적으로 여겨지는데, 아미샤이세(Ami-Scheiße, 의역하면 '미국놈 똥덩어리' 정도)니 정크푸드니 어쩌고 하면서 까기는 하지만 막상 주면 잘 먹는다. 고풍스러운 건물에 쌩뚱맞게 버거킹이니 맥도날드니 하는 점포가 들어서 있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 요즘은 맥도날드 같은 미국 패스트푸드는 독일에서 전혀 특별하지 않게 여겨지고 일상의 부분이 되었다. 다만 독일은 미국기업에 대한 관세를 매우 높게 매기기 때문에, 이들 외국계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려면 꽤 돈을 들여야 한다. 대표메뉴격인 빅맥세트나 와퍼세트가 한국 돈으로 1만원에 가깝다. 이 돈이면 터키 가게에 가서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를 세트메뉴로 살 수 있을 정도. 잘사는 남독일은 물론 비싸겠지만 베를린 기준으로는 터키 전기구이 통닭 반마리를 3.5유로에 판다.
이에 대해서는 나름의 사정이 있는데, 독일인은 사람을 만나려고 외식한다는 관념이 깊어서, 특별한 일이 있어야 외식한다. 그래서 맛없는 요리는 많이 나오지만 정말 맛있는 요리를 먹으려면 돈이 숭숭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해서 요리 솜씨가 없는 유학생들은 음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왜 패스트푸드점과 케밥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겠는가? 제대로 된 외식을 하면 그야말로 내 은행 계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생활비가 창렬한 선진국의 대도시에서는 외식 한번 하려면 그야말로 큰맘 먹어야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패스트푸드나 케밥 같은 저렴한 가격의 음식이나 중국 요리 등이 인기를 얻고있는 것이다. 좀 오래 지냈다 싶은 한국 유학생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국식품 파는 가게와 인터넷에서 각종 요리비법을 찾는다.
반대로 해산물 패스트푸드점인 노르트제(Nordsee, 북해)같이 역발상으로 창업한 독일 토종 프랜차이즈도 있다.
4.2. 케밥[편집]
전후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받아들인 튀르키예 노동자들을 통해 들어온 튀르키예 요리도 독일 요리에 상당한 변화를 주었는데, 특히 베를린으로 이민한 튀르키예인들이 시도한 고기 샌드위치, 되너케밥(Döner Kebab. 약칭 되너)은 독일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 터키계 독일인들도 베를린 케밥이 최고라며 추천할 정도. 하지만 한국 김밥천국이나 치킨집 우스울 정도로 여기저기 너무 난립해서 수준미달의 케밥집도 많다.
독일에서 튀르키예 음식점은 도시의 길모퉁이에서 시골 구석까지 독일 전역에 퍼져 있어서, 한국의 중국집에 견줄 정도로 광범위하게 현지화된 사례에 속한다. 만약 자신이 사는 곳 주변에 케밥집이 없다면 정말 변두리 지역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튀르키예계 독일인들이기 때문에, 독일어를 모르는 튀르키예 사람들의 중요한 생활 터전이자 고향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마을회관' 이 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클럽에서 밤을 보내고 집을 가며 사먹는 스낵, 저렴하고 배부른 영양식 등 여러 이미지가 존재한다. 어린 학생들 중에는 점심 식사 대용으로 때우는 경우도 많다, 가격대비 맛이나 양은 단연 으뜸인 셈. 단, 독일의 되너 케밥은 튀르키예의 되네르 케밥과 여러모로 다르다. 튀르키예에서는 주로 에크멕(튀르키예 빵)에 향신료를 잔뜩 쓴 고기와 야채를 넣어주지만, 독일의 되너케밥은 햄버거 빵처럼 생긴 둥그스름한 빵 또는 1/4로 자른 피데를 반으로 갈라 파니니처럼 살짝 익힌 다음에 채썬 적배추절임(Rotkohl), 양배추와 양상추, 양파, 오이, 토마토를 넣는것이 기본이며, 대부분의 주인장들은 이 모든 야채를 다 넣을 것인지, 특정 야채를 뺄 것인지를 물어본다. 고기는 소고기나 닭고기를 넣어준다. 소스는 주로 허브소스(Kräutersoße), 마늘소스(Knoblauchsoße) 매운소스(scharfe Soße)를 고를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 혹은 매장이 아랍인이 운영하는 곳일 경우 구운감자(Bratkartoffeln)나 구운 가지, 구운 파프리카, 부순 감자칩, 칠리가루 등을 첨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되너와는 깔끔하게 먹기가 상당히 어려운 편인데, 일단 한입에 먹기 힘들정도로 큰 경우가 많다.[28] 본인의 입이 매우 크지 않다면 납작하고 얇은 빵에 상기의 재료를 넣고 돌돌 말아주는 뒤름되너(Dürumdöner)[29]를 권한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50센트 비싸지만 고기의 비율이 높은편이며 호일로 잘 포장해주는 지라 길에서 걸어가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실제로 길가면서 먹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외에 되너케밥의 재료를 종이상자에 빵만 빼고 그대로 담아서 테이크아웃하는 되너박스(Dönerbox), 혹은 큰 접시에다가 마찬가지로 빵과 함께 담아주는 DIY식 케밥인 되너텔러(Dönerteller)도 있으나 둘 다 되너케밥에 비해 먹기도 불편하고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이다. 독일인들은 이상하게도 되너박스를 좋아하는데, 뒤름되너(Dürumdöner)는 호일 아래로 소스가 줄줄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어서 옷이나 손에 묻을 수도 있는 데 반해 되너박스(Dönerbox)는 코팅된 종이 박스를 사용하기에 기름이나 소스가 흘러내리지 않고 감자튀김같은 음식도 함께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