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Y자를 큼지막하게 적어 보았다.
그리고 그림을 살짝 추가하면서 무엇을 닮았는지 물었다.
"깔때기요"
그림 실력이 별로인 쉽도 쉽게 그려낼 수 있었다.
"선생님이 왜 이 그림을 그렸을까요?"
이렇게 시작한 깔때기와 빨대 이야기를 잠시 들려주고자 한다.
생활속에도 많이 사용되고 과학실험실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 깔때기다.
이 깔때기를 사용하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배울점을 찾아보자.
첫째는 수용이다. 깔때기는 Y자를 닮았다. 긍정의 메시지인 Yes를 품고 있는 글자라는 것이다.
하늘을 향해서 팔을 넓게 벌리고 세상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아래쪽은 막혀있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 이 통로는 가늘고 길게 되어 있어서 어떤 모양의 그릇이든 맞지 않는 것이 없다. 소중한 참기름을 입구가 좁은 병에 담을 때 우리는 깔때기를 이용하여 쉽게 부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깔때기의 자세로 사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에 대하여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지혜의 병에 채울 수 있다. 책읽기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며, 누구를 만나더라도 어떤 이해되지 않는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Yes의 마음으로 배움을 얻는것이다.
둘째는 걸러냄이다. 필요에 따라서 가느다른 철망이나 거름종이를 얹고 혼합물을 부으면 필요없는 것을 걸러낼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 것들이 좋지 않은 것들과 섞여 있다. 좋지 않은 것을 가까이하지 않기 위하여 무조건 멀리하고 배척한다면 좋은 것도 함께 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좋은 것을 얻기위해 나쁜 것까지 수용하다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 때 깔때기의 자세를 가진 사람은 좋은 거름장치를 통하여 좋은 것은 수용하고 나쁜 것은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어떤 거름종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는 분리다. 깔때기에 핀치클램프를 부착한 고무관을 연결하면 원하는 그릇에 원하는 양만큼 채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물과 기름같이 섞이지 않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있다. 이러한 것을 한데 섞어두면 쓸모가 없지만, 자기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분리하여 정리하고 저장해 둔 사람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정보를 사용하며 미래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빨대의 경우를 살펴보자.
빨대 세 개를 기울여 놓은 것이 바로 No의 N자다.
일단은 No로 부정을 한 후에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에만 보호막을 뚫고 들어가서 입속으로 끌고 들어오게 된다.
어떤 일을 연구하거나 파고드는 경우는 빨대의 자세가 필요하지만, 수업을 듣고 생활을 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문제가 많은 자세이다.
이번에는 빨대의 모습을 통해서 경계해야할 모습을 찾아보자.
첫째, 선택적 수용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만 선택적 받아들이는 것이 빨대의 자세이다. 비타민을 얻기 위해 비타민약을 먹을 수도 있지만 야채를 많이 섭취할 수도 있다. 생활에 필요한 당분을 얻기 위해 포도당만을 주입받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음식을 섭취한다. 이는 선택적 수용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포괄적 수용은 기대하지 않은 영역에서 의외의 이익을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을 듣거나 누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더라도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빨대의 자세를 버리고, 모든 것을 수용한 후 분리저장하는 깔때기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이기심이다. 빨대를 통해 얻어지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입으로 들어간다. 깔때기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모습을 연상시킨다면 빨때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모아서 앞으로 내민 불퉁한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짜증과 불평을 일삼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나오면 그것만 쪽 빨아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바로 빨대의 자세를 가진 사람이다. 수업에서 배울 것이 없었다고 불평하기에 앞서 나는 과연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잘 하는 사람에게서는 잘 하는 것을, 못하는 사람에게서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교훈을, 보통의 사람에게는 공감의 능력을 기우면서 함께 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거부다. 빨대의 자세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대하여 호기심이 약하다. 뭔가 특별한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일단 거부의 자세를 취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이익에 맞는 것을 발견하면 상대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의 필요만을 채우고 나머지는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매우 큰 위험을 안고 있다. 세상에 대하여 호기심과 흥미를 잃은 채 필요한 것을 얻으려고만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면 빨리 빨대의 자세에서 깔때기의 자세로 전환하도록 결단해야 할 것이다.
깔때기는 영어로 'Funnel'이라고 한다.
이 말을 자세히 관찰한 필자는 여기에서 두 개의 단어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Fun]+[Tunnel] 이다.
그렇구나. 깔때기의 자세는 바로 즐거움이라는 터널을 통해서 오는 것이구나.
이러한 놀라운 발견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장황하게 깔때기와 빨대의 이야기를 끌어왔다.
즐겁게 사는 것이 바로 깔때기의 자세로 세상을 배워가는 것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오늘도 즐겁게 웃으며 하루를 맞이함이 어떻겠는가?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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