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瓦也 정유순
환경(環境 environment)과 생태(生態 ecology)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개념(槪念)적으로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환경(環境)은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나 이는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이 사는 조건을 우선 시 하고 있는 반면에,
<남산 백범광장>
생태(生態)는 ‘생물이 자연계에 살고 있는 실제의 상태, 또는 생활하고 있는 것의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간도 자연계의 하나의 일부분으로서 다른 생물들과 어울려 생활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을 중심으로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그러나 어차피 환경이나 생태는 자연계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때 생태의 개념이 환경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봉산오봉>
지금까지의 환경문제는 공기의 질, 물의 질, 토양의 질 그리고 폐기물처리 문제 등 이미 오염된 후에 인간의 ‘삶의 질’향상에 맞추어 사후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적인 점에 중점을 두어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여 오염된 공기 물 토양 폐기물 악취 등을 처리하여 자연으로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는 인간만 독자적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생태계(生態系)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
생태계의 구조는 생산자와 소비자로 이루어지는 먹이사슬형태의 피라미드 구조로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생산자는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 시키는 녹색식물(綠色植物) 등이 포함 된다. 소비자는 동물로 녹색식물을 먹는 제1차 소비자, 제1차 소비자를 먹이로 하는 제2차 소비자, 같은 순서로 제3차, 제4차 소비자…로 이어지고 생태피라미드 구조의 맨 꼭대기에는 포식자가 차지하고 있다.
<환경과 생태 - 장영철 화백>
그리고 이러한 생물들이 죽으면 이를 무기물로 분해하여 생산자가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循環)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생태피라미드의 일부분이 무너지면 균형이 깨어지고 생태계에는 커다란 교란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천 반룡송>
한 예로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 있는 ‘다약’이라는 마을에서는 모기가 극성을 부려 ‘말라리아’라는 전염병이 창궐(猖獗)하였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이의 매개체인 모기를 퇴치하고자 D.D.T라는 농약을 사용하여 모기의 개체수도 줄이고 말라리아의 발병율도 낮추는데 성공을 하였다고 한다.
<까치>
그러나 야자수와 같은 나뭇잎과 풀로 이엉이 된 지붕 속에 사는 바퀴벌레가 D.D.T로부터 오염이 되고, 이를 먹이로 하는 도마뱀이, 도마뱀을 먹이로 하는 고양이 까지 오염이 되어, 고양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반면에 고양이의 먹이가 되는 ‘쥐’는 개체수가 아주 빠르게 늘어나 농작물의 피해는 물론, 말라리아보다 더 고약한 흑사병(일명 페스트)이 번져 피해가 더 커졌다고 한다.
<안양중앙공원>
결국 쥐를 퇴치하기 위하여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 아래 영국의 공군기로 고양이를 낙하산으로 투하하였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불태운다”말이 있는데, 이는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잃는다.’ 것과 같은 이치이다.
<추자도 나바론절벽>
우리는 흔히 환경의 건강상태를 이야기할 때에는 자연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 즉 ‘자정능력(自淨能力)’이 얼마나 뛰어나느냐에 따라 높낮이를 측정할 수 있다. 즉 이 자정능력을 초과할 경우 오염(汚染)으로 인한 공해(公害)가 발생한다. 우리 몸이 외부 침입세력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을 때 평소 기능이 약한 부분부터 감기증상으로 몸이 아파지는 경우와 같다.
<연잎과 물방울>
즉 평소에 코가 약하면 코감기가, 목이 약하면 목감기가 걸리는 경우와 같다. 그러므로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음식의 섭취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여 몸의 방어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처럼, 자연의 파괴로부터 오는 우리생활의 각종 위협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생태계의 피라미드 구조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다양한 생물의 종(種)들이 어울려 살아 갈 수 있도록 인간들이 큰 배려를 해야 한다.
<벼 이삭>
<정유순의 환경에세이 '우리가 버린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https://blog.naver.com/waya555/222862902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