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의 기울기를 어떻게 알았을까 여름 숲의 새들 무리지어 날며 떠날 채비를 한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광막한 언덕에 노래를 더하고 잊혀진 나무와 꽃들을 기쁘게 하더니 풀잎 끝에 차가운 이슬 맺히고 그늘마다
서늘한 깊이를 더하는 처서 아침, 훌훌 털고 숲을 빠져나간다. 다 있어도 노래가 없으면 삭막한 세상 잔치에 짧게 때로는
길게 따뜻한 풍경이 되게 했던 새떼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집 한 채 갖지 않은 두견이 울음 한 번 울어 주지
않고 휙! 허공을 긋고 멀리 사라진다. 떠나는 것은 새들인데 나만 슬피 회한을 갖는다. 저만치서 가을이 걸어온다.
첫댓글 사랑은 허다한 죄만덮는것이 아니고 살인도 막을수있답니다.
저만치서 가을이 걸어오고 그다음은 겨울이 걸어오고 그다음은 봄 그다음 여름 ㅋㅋㅋㅋ 웃음이 나네 장난기때문에
두견새는 집을짓지 못하니까 훌훌 떠날수 있는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