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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천금(一刻千金)
극히 짧은 시간도 천금에 해당할 만큼 큰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즐거운 때나 중요한 때가 금방 지나감을 아쉬워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一 : 한 일(一/0)
刻 : 새길 각(刂/6)
千 : 일천 천(十/1)
金 : 쇠 금(金/0)
(동의어)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시간이 귀하다고 서양 격언은 바로 돈이라고 했지만, 더 짧은 시간(一刻)인데도 천금과 같다(千金)고 강조한 것이 이 성어다.
1각은 15분 동안을 가리키는 단위고, 천금의 숫자는 물론 많거나 귀중한 것을 나타낸다. 이렇게 값나가는 시간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빨리 지난다고 광음사서수(光陰似逝水)라고 표현한다. 더 빠르게는 문틈으로 보이는 망아지가 스치듯이 세월이 지난다는 백구과극(白駒過隙)이 있다.
시간이 귀중하니 아껴야 한다는 이름난 구절은 많다. 일각이 천금이라고 표현한 이 말은 송(宋)나라의 명문장가 소식(蘇軾)의 시 춘야(春夜)에서 비롯됐다.
호가 동파(東坡)인 소식(蘇軾)은 시서화에 모두 뛰어났고, 아버지 소순(蘇洵), 동생 소철(蘇轍)과 더불어 삼소(三蘇)라 불리며 모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들어간다.
송(宋)나라 때의 명문장가 소동파(蘇東坡)의 춘야행(春夜行)에서 온 말이다.
春宵一刻値千金(춘소일각치천금)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歌管樓臺聲寂寂(가관누대성적적)
鞦韆園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봄날, 달밤의 한때는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꽃에는 맑은 향기가 있고, 달은 흐려져
노래하고 피리불던 누대도 소리가 없어 적적하니
그네만 걸려 있는 안뜰에는 밤만 깊어 간다
이 시는 봄밤의 애상적인 정서를 관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에서 봄밤의 한 시각 가치가 천금이라고 한 것은, 맑은 향기를 내뿜는 꽃과 달빛이 어우러지는 시간이 너무도 아름다운데 비해 짧다고 한 것으로, 봄 경치에 대한 극찬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정경 속에서 울리는 노래와 음악 소리는 안마당의 고요한 봄날 밤과 대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대조적 표현이 봄밤의 애상적 정서를 더욱 애틋하게 느끼게 한다.
이 시에서의 일각천금(一刻千金)은 유유자적하며 즐기는 한가롭고 느긋한 시간을 의미한다. 즉 봄밤의 이 분위기 자체는 천금을 주어도 못 살만큼 아름답고 값어치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후대로 오면서, 특히 서양의 시 관념이 현대인들에게 주입되기 시작하면서 ‘시간을 아끼라’ 또는 ‘시간을 아껴 노력하라’, ‘시간은 돈이다’라는 개념으로 변하였다. 현대의 시(時)테크 개념이 더해진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 시테크 개념에 더 적절한 것은 오히려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問)이다.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소년은 금방 늙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주자는 여기서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시간을 아껴 유용하게 쓸 것을 호소하고 있다. 시간의 활용과 그 짧음에 대한 회한이 절절이 드러나 있다. 현대의 시테크 개념에 더해진 일각천금(一刻千金)이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의 동의어가 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곳에 수많은 보화가 감추어져 있다. 그것을 캐기 위하여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현장에 감추어져 있는 그 보화를 캐는데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 그것이 천국을 가져다주는 데도 말이다. 오호 애재라.
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은 잡시(雜詩)에서 더 절박하게 강조한다.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아니하고,
하루의 새벽은 두 번 다시 오기 어렵다.
때가 이르면 마땅히 힘쓸 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리.
이처럼 귀한 시간을 흥청망청 보내지는 않았을까. 시간의 낭비에 의해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인생이 더 짧아진다는 교훈도 있듯이 어떻게 보내야 알차고 보람될지 곰곰 생각할 일이다.
어느 젊은 사형수가 있었다. 사형을 집행하던 날, 형장에 도착한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28년을 살아온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최후의 5분은 비록 짧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그 사형수는 고민 끝에 결정을 했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하는데 2분, 오늘까지 살게 해 준 하나님께 감사하고, 곁에 있는 다른 사형수들에게 한 마디씩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2분, 나머지 1분은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금 최후의 순간까지 서있게 해준 땅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흐르는 눈물을 삼키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잠깐 생각하며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 버렸다.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돌이켜 보려는 순간 ‘아~! 이제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나가 버린 28년이란 세월을 금쪽처럼 아껴 쓰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되었다. ‘아~! 다시 한 번 인생을 더 살 수만 있다면…’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기적적으로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와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구사일생으로 풀려 난 그는 그 후,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그 5분간의 시간을 생각하며 평생 시간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살았으며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영원한 만남 등 수많은 불후의 명작을 발표하여 톨스토이에 비견되는 세계적 문호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사형수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이다.
우리에게도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졌던 지금 이 순간의 여기처럼 지금 이 순간의 여기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가장 소중한 곳이다. 지금 여기에서 이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생각해 보아도 된다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 그런 소리는 마귀가 주는 유혹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결코 내일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마 6:34)고 주님은 말씀하시고 있다. 이 말씀은 그 날 그 날, 즉 지금 이 순간 여기가 중요한 것이지 내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다.
또한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마 13:44)라고 주님은 말씀하시고 있다. 이 말씀은 내가 일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여기의 밭에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보화를 우리가 찾으면 그것이 우리에게 천국을 가져다 준다는 말씀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날들 하루하루를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져보았던 마지막 순간의 5분처럼 소중하게 보내어야 한다. 오늘도 금쪽 같이 좋은 날이다. 나날이 좋은 날 우리에게 주어진 똑 같은 시간을 아껴서 살아가면 밭에 감추인 보화를 우리가 캐게 되고 그것이 우리에게 천국을 가져다 줄 것이다.
▶ 一(일)은 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一(일)은 하나, 일, 첫째, 첫번째, 오로지, 온, 전, 모든, 하나의, 한결같은, 다른, 또 하나의, 잠시, 한번, 좀, 약간, 만일, 혹시, 어느, 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특별히 정한 어떤 일부가 아니라 전체에 두루 해당되는 것을 일반(一般), 한번 또는 우선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일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이나 온갖 것을 일체(一切), 여럿이 한꺼번에 함을 일제(一齊),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 뜨린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번 들어 둘을 얻음을 일거양득(一擧兩得),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는 일벌백계(一罰百戒) 등에 쓰인다.
▶ 刻(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亥(해; 분명하게 하다)로 이루어졌다. '칼로 새기다'의 뜻으로 칼인 刂(도)가 의미요소이다. 각골(刻骨)은 마음속 깊이 새겨 잊지 않음을 뜻한다. 인장 새기는 일을 뜻하는 전각(篆刻)은 전서(篆書)로 인장을 새긴 데서 비롯됐다. 위의 각박(刻薄)처럼 가혹하다는 뜻도 있다. 시간 단위로서의 刻(각)은 하루의 100분의 1에서 지금의 15분이 되었다. 刻(각)은 연장으로 나무나 돌 같은 데에 글이나 그림 따위를 새기는 일 조각의 뜻으로 새기다, 벗기다, 깎다, 깎아내다, 조각하다, 시일을 정하다, 다하다, 있는 힘을 다 들이다, 각박하다, 모질다, 몰인정하다, 꾸짖다, 잘못을 지적하여 말하다, 괴롭게 하다, 해치다, 해롭게 하다, 심하다, 엄하다, 급하다, 시간, 때, 시각, 새김, 새겨 놓은 솜씨, 그릇의 각명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새길 간(刊)이 있다. 용례로는 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함을 각박(刻薄), 도장을 새김 또는 새겨 만든 도장을 각인(刻印), 조각한 판목으로 인쇄한 책을 각본(刻本), 몹시 애씀이나 대단히 힘들임을 각고(刻苦), 고마움 또는 원한이 마음속 깊이 새겨짐을 각골(刻骨), 날짜를 정함을 각일(刻日), 나무를 오리어 새기거나 깎음을 각목(刻木), 시각이 급한 이때를 각하(刻下), 도자기에 꽃무늬를 새김을 각화(刻花), 글씨나 형상을 나무나 돌 따위에 파는 데 쓰는 칼을 각도(刻刀), 글자를 새김을 각자(刻字),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각곡유목(刻鵠類鶩),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한다는 각골난망(刻骨難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각주구검(刻舟求劍), 촛불이 한 치 타는 동안에 시를 지음이라는 각촉위시(刻燭爲詩) 등에 쓰인다.
▶ 千(천)은 형성문자로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 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千(천)은 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로 백의 열곱 절로 일천, 밭두둑, 밭두렁, 초목이 무성한 모양, 아름다운 모양, 그네, 반드시, 기필코, 여러 번, 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엽전 천 냥 또는 많은 돈의 비유로 천금(千金),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이나 영구한 세월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이르는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金(금)은 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의 생략형과 흙(土) 속에 광물(두 개의 점)을 담고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쇠나 금을 뜻한다. 金(금)은 처음에 주로 銅(동)을 가리켰으나 나중에 금속의 총칭이 되고 또 특히 황금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또한 한자의 부수가 되어 광물, 금속, 날붙이 따위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용례로는 돈의 융통을 금융(金融), 금전의 액수를 금액(金額), 금붙이나 쇠붙이를 금속(金屬),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금리(金利), 쇠붙이로 만든 돈을 금전(金錢), 돈과 물품을 (金品), 돈이나 재물을 넣어 두는 창고를 금고(金庫), 생활의 본보기로 할 만한 귀중한 내용을 지닌 짧은 어귀를 금언(金言), 금을 파내는 광산을 금광(金鑛), 벼가 누렇게 익은 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금파(金波),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물을 채운 못이란 뜻의 금성탕지(金城湯池),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다는 금란지의(金蘭之誼), 금 가지에 옥 잎사귀란 뜻의 금지옥엽(金枝玉葉), 금이나 돌과 같이 굳은 사귐을 이르는 금석지계(金石之契),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금석지교(金石之交), 전쟁의 고난을 금혁지난(金革之難), 친목의 뜻으로 친한 친구끼리 모은 계를 금란계(金蘭契), 금과 돌같은 굳은 언약이라는 금석뇌약(金石牢約), 쇠와 돌같이 굳게 맹세하여 맺은 약속을 금석맹약(金石盟約), 금옥과 같은 법률이라는 뜻의 금과옥조(金科玉條),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금란지교(金蘭之交)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