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인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귀한 시간에 일본인 약올리려는 의도는 아니니 오해없기를 바랍니다. 일본의 언론과 방송 그리고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의 말을 통해 지금 일본인들의 심정을 요약할까 합니다. 일본인들은 요즘 자연재해로 인해 매우 불안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얼마전 난카이 해곡을 중심을 대지진 경보까지 발령되자 일본인들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150년만에 최대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한 것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상당수 일본인들은 지인들이 살고 있는 해외에 몇달 다녀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날 경우 후지산에도 영향을 미쳐 폭발할 가능성까지 제시되자 일본은 정말 침몰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심정일 것입니다.
일본은 예로부터 지진과 화산폭발이 잦았습니다. 일본은 불의 고리라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있습니다. 지진과 화산폭발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예로부터 일본에 가장 가깝에 있는 한반도를 노린 것입니다. 한반도를 지나 중국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해 놓아야 대지진과 화산의 강력한 폭발 등 일본이 강한 위기에 처할 때 자국의 국민들을 이주시킬 수 있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그런 강박감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게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지진과 화산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것입니다. 부산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일본 시모노세키의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처럼 매우 가까운 곳인데 한국에는 지진과 화산폭발이 거의 없다는 것에 일본인들은 부러움과 함께 시기심이 발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 일본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 또 생겼습니다. 바로 태풍입니다. 올해 발생한 태풍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5호 마리아로부터 10호 태풍 산산까지 9호 태풍 종다리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5호 마리아와 6호 손띤, 7호 암필,8호 우쿵, 10호 산산까지 일본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10호 태풍 산산은 규슈로 향하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일본 전역을 휩쓸고 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슈퍼태풍인 산산은 일본에 상상 이상의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전역은 지금 초비상상황입니다.
일본인들은 왜 태풍마저도 일본에만 피해를 주고 한국에는 아예 가지를 않는 것인가에 좌절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9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로 향했지만 도달하기도 전에 열대성저기압으로 바뀌어 피해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데 실망감과 허탈함이 함께 한다는 소식입니다. 안그래도 경제력에서도 일본을 맹추격하고 일본을 따라잡을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초조함을 갖는 일본인이 늘고 있다는 말이 많습니다. 요즘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일본을 좋아해서가 아니고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일본에 가면 한국보다 물가도 싸고 경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점이라는 것을 안 뒤 분통이 터진다는 일본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느니 한국인들에게 비싼 가격을 매긴다느니 음식을 일부러 맛없게 만들어준다느니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야구에서만은 한국을 우월하게 능가한다는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심하게 구기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바로 일본고교 야구선수권대회 즉 일본 고시엔대회에서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울려퍼진 한국어 교가는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그냥 밟아버린 사건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어떻하다가 학생수도 몇명 안되는 한국계 고교에게 그 많은 일본고교들이 무참히 패배하는가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 차원을 넘어 좌절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일본에 사는 교포들의 말입니다. 일본 극우세력은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학교를 대회에 출전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학교로 인정하지 않았야한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일본인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연재해는 그들이 타고난 숙명이고 한때 그들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일본만은 따라잡고 그들을 능가하겠다는 의지로 70여년 살아온 것을 안다면 그런 소리 못할 것입니다. 36년 식민지속에 온갖 비참함을 겪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누르고 동북아시아의 대표 나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를 이제 일본인들은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역사속에는 온갖 부침이 다 존재합니다. 한때 최강국이 약소국으로 추락한 경우도 수없이 많습니다. 자연 재해로 붕괴되고 몰락한 경우도 여럿 있습니다. 일본이 지금 그런 환경과 분위기속으로 빠져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일본인을 자극할 의도가 없으며 있는 그대로의 일본인들의 심정을 전할 뿐입니다.
2024년 8월 2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