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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knife&no=48504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knife&no=48505
(무기를 미리 등록해서 얻어두면 전시에 압수당한다, 차라리 그때 가서 구하는게 낫지 않겠느냐, 당신은 전쟁통에 어떻게 무기를 구했냐는 의견에 대해)
흠, 당신 말이 맞다. 전쟁이 시작되면 모든 집은 전쟁터에서 흘러나온 무기를 입수하게 되며, 경찰 역시 불법 무기 단속을 한다. 내가 아는 바로, 많은 사람들이 무기를 어딘가 숨겨놓는 것 같다.
나 또한 무기 등록을 하고 있으며, 우리 동네의 공권력 또한 "일시적 압류" 따위를 한다. 이 말은, 비정상적인 상황(폭동 등)에 정부는 모든 합법적 무기를 압류한다는 뜻이다. 고로 나는 항상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의 행동을 할 것을 염두에 둔다.
알다시피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휴대를 위해 합법적 무기를 갖고 다니지만(나는 45구경 글록과 38구경 타우루스를 소유했다) 어떤 사람은 그런 합법적 무기와 더불어 SHTF과 "일시적 압류"에 대비한 불법적 무기 또한 숨겨두고 있다.
SHTF 상황에서 당신이 거래할 물자를 갖고만 있다면 무기를 입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중요한 점으로, SHTF의 첫 날은 혼돈과 난리가 가장 극심한 날이며, 이때 당신은 총을 입수할 시간조차 없을 것이다. 그런 혼란 속에서 비무장으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내가 겪었던 상황에서 아는 어떤 남자가 무전기에 쓸 배터리가 필요했고, 그 남자는 여분의 소총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것을 맞바꿨었다.
흔한 부상은 당연히 총상에 의한 것이고, 전문가와 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를 찾아야 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면 그가 살 확률은 잘해야 30% 정도일까.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죽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상처의 감염에 의해 죽었다. 나는 3~4회 정도 처방할 항생제가 있었는데, 가족을 위해서 아껴두었다.
정말 사소한 것이 사람을 죽인다. 설사 조차도 의료와 물 섭취가 없으면 며칠 내로 죽는다. 특히 작은 아이들이 심하다. 피부 진균 감염, 그리고 식중독으로도 많이 죽었다. 우리는 손 쓸 방법이 별로 없었다. 기본적으로 상처는 동네에서 구할 수 있는 허브만을 처방할 수 있었으며, 상처를 입으면 라키아(독주)로 상처를 소독하고 어디서든지 항생제를 구하려 애쓰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응급 상황에서 상처를 치료하는데는 능숙하지만, 진행이 오래 걸리면 예후가 나빠진다.
내가 배운 교훈은, 위생 철저, 많은 약품, 특히 항생제. 당신은 많이 배워두는게 좋다. 온라인에서든, 훈련이든, EMT라든지, 응급처치 등등.
SHTF에서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정맥 찾는 법, 언제 약물을 사용해야하는 지 등등.
파상풍 치료제, 총상 처치, 독사 혈청, 아드레날린 킷(알러지 관련, 서로 다른 종류로 구할 것), 진드기 처리(진드기 관련 질병으로 죽을 수도 있다)
간단한 산소 실린더와 BVM 마스크 같은 응급환자용 소생 키트를 갖는 것도 좋다. 그런 물품 사용법은 별로 어렵지 않다.
물론 당신이 적절한 훈련이나 자격증이 없다면 일상 속에서 이 물건을 사용하는게 불법일 수 있다.
하지만 SHTF 상황에서는 아무도 자격증 안따진다. 그냥 배워두고 당신의 구급약품 속에 넣어둬라.
항상 가난했기에, 나는 내가 가진 자원으로 돕고, 대신에 음식이나 뭔가를 받아왔다. 당시 나는 준비되지 않았지만, 이제 나는 필요로 하는 것을 잘 갖추고 있다.
(미국이 MRE를 공수해줬다는 것에 대한 질문. 미국이 식량 외에 다른 것도 줬는지? 어떻게 취급했는가? 사람들이 그냥 떨어진 보급품에 막 달라붙었는가, 아니면 모아서 나눠썼는가?)
좋은 질문이다. 미국은 MRE 말고도 몇가지를 더 주곤 했다. MRE는 개별적으로 떨어졌는데, 내 생각에 MRE가 든 큰 상자(한 300~500개 정도?)가 낙하산에 달려서 떨어지다가 일정 고도에서 상자가 열리면서 MRE가 비처럼 흩어져서 떨어지는 것 같다. 다른 종류로는 큰 팔레트 상자가 통채로 떨어지곤 했는데, 그 안에는 밀가루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가끔 쿠키나 비스켓이 작은 금속제 상자에 든 것이 들어있는 팔레트가 있던 것도 기억한다. 식량 외에 든 것은 집어본 적이 없다. 의류나 다른 뭔가가 담긴 것이 떨어졌다는 소문도 들어봤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 항상 헛소문이 횡횡했으니까.
이런 보급은 일정 스케쥴에 따라 오는 일은 없었다. 언제 올지, 어디에 올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먼저 온 사람이 먼저 가지고, 꼼꼼하게 뒤지면 더 얻고, 잘 무장하면 더더욱 얻는다.
(현지 화폐가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살 수 있었냐는 질문)
아니, 전혀. 가끔 외국 화폐로 뭔가를 살 수 있지만(달라나 독일 마르크) 그게 가능한 드문 경우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저평가됐다. 예를 들어 콩 1캔은 30~40 달러나 했다(일반 가치는 0.5달러 정도). 내 생각에 누군가 외부와 연계된 사람이 있어서, 암시장 등지를 통해서 엄청 돈 벌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우조차 매우 드물다. 거래는 대부분 물물교환 형태였다.
현지 화폐는 매우 빠르게 침몰했고, 몇주나 몇달 정도면 끝장이다.
이 상황은 내 개인적인 경험일 따름이고, 4년간의 전쟁 중 어느 한 마을에서, 외부와 모든 것이 1년간 단절된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무엇이 일어날 지도 몰랐다.
내 경험 상, 당신이 마을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면, 벽을 잘 갖추고 문에 화려한 방탄판을 대거나 창문을 막는 등의 행동은 하지 마라. 벽은 무너트리고, 창문은 깨트리고, 낡은 옷을 입고 부서진 LCD TV라든지 그런 쓰레기를 마당에 내놓고, 죽은 개나 고양이 같은 것을 마당에다 늘어트려 놓아 악취를 풍겨라.
집을 강도맞은 것처럼, 빈 것처럼, 전혀 관심가질게 없는 것처럼 위장해라. (우리들 대부분은 이미 벗겨진 집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특히 죽은 악취가 풍기는 곳에는 더더욱.)
물론 이런 모든 것을 행하기 전에 좋은 지하실을 장만해서 숨겨진 입구에 환기구도 장비하고 무기를 안에 장비한 다음 야간에만 생존을 위해 출입하는게 좋다.
그냥 내 제안일 뿐이므로, 너무 이것에만 의존하지 말 것.
당신이 가진 특정 기술을 친구나 가족에게 대주면서 거기서 함께 기거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앞서 독사 혈청을 이야기했는데, 뱀의 독은 너무 빨리 퍼지기 때문에 빨아낸다든지 하는건 어려울거라 생각한다. 뱀독에 효과적인 주사나 약물이 좋을 것 같고, 우리 동네에는 두 종류의 독성 뱀이 있는데, 그런 뱀에 대해 잘 알아두고 주변 환경을 파악해서 알맞은 약과 투여량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아이나 유아에 대해서,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아이를 돌보았는지, 아이들을 위한 물건을 거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
대부분의 물건과 같았다. 당신이 거래에 제시할 물건이 있다면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기억으론 유아용 유동식이나 분유 따위는 매우 비싸게 거래됐다.
연료는 구하기 힘들었다.
유아나 아동의 어려움은 위생 관련 질병에 훨씬 취약하다는 점이다. 깨끗한 물이 충분히 없다면 약한 애부터 먼저 아프기 시작하고, 의약품과 치료법을 모른다면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은 유아 물품의 물물교환도 하지만, 그것을 찾고, 거래하고, 집으로 가져오는 것은 항상 사투였다.
고로 더 많이 비축할수록 문제는 적어진다.
(암시장에서 물물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는 질문. 거래용 물품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 특정한 방법으로 숨기거나 했는지?)
다시 강조하지만 아무런 정답은 없고, 앞서 말했듯 저시인성이 답이며, 우리는 모든 것을 숨겼다. 좋은 신발 한켤레가 있다면 나는 지저분하게 만들어서 숨겼다. 아무도 깔끔해보이지 않고, 아무도 깔끔해보이는 것을 원치 않았으며, 아무것도 조직적이지 않았으므로, 거래는 거리에서 수소문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내가 MRE를 원한다면,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려서, 소총, 권총, 나이프, 검은 색 재킷과 신발과 충분히 많은 량의 탄약을 챙겨서, 하지만 달리는데 몸을 무겁게 만들지 않을 정도로만 해서, 내 형도 같은 형태로 하고, 우리 거리에서 첫번째 바리케이드(자동차 폐허)로 간다. 거기에는 우리 동네의 두 남자가 항상 있을법한 문제를 감시하고 있는데, 나는 그들에게 근처에 MRE 거래할만한 것이 있다는 소식 들어봤냐고 물어본다. 가끔은 있다고 하고, 가끔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하면, 나는 거래에 나선다. 다른 동네에 가서, 그 동네에서 감시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혹은 그들 동네 사람 중 MRE를 가진 사람과 거래한다.
어떤 사람들은 거래하기에 "믿을만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동네의 어떤 지역은 더 위험하고, 어디는 그렇지 않다. 정해진 것은 없다.
종종 거래의 환율이 짧은 시간 내 급격히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MRE를 이번 주에 두번 떨어트렸다면 식량은 더 싸지는 식이다.
모든 것이 항상 위험이 있었다. 어떤 거래자가 다른 거래자를 죽이려 들지, 거래를 할지는 알 수 없다. 처음 몇분간 두 사람(거래자)는 30~40미터 너머의 바위 뒤에 숨어서 대화를 하다가, 상호에 대한 믿음을 가진 후에야 거래에 나선다.
우리는 거래에 쓸 것은 몇가지 정도만을 갖고 나갔다. 많이 가진다는 것은 많은 위험을 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기를 숨기는 법이 없었다. 우리는 목표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무장하고 가난해보이는 두 사람이어야 했다. 만약 다수로 이루어진 집단을 본다면, 우리는 숨었다.
(치아나 구강 건강 문제에 대해)
물론 다른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앞서 말했듯이 석기 시대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고, 치과 의사가 없다는 것은 큰 어려움을 뜻한다.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사는 어느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플라이어로 이빨을 뽑아주었고, 입을 라키아(독주)로 헹구고, 근처에서 구한 허브로 처방한 다음, 물론 이후 즉시 항생제를 섭취해야 했다. 이에 대한 댓가는 담배 몇개 정도였다. 참고로 그는 수의사였다.
감염이 흔했음을 알아두라.
(우발적 화재가 흔했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기억하는 한, 우발적 화재는 드물었으나 의도적 화재는 흔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목재 가옥을 짓지 않으며, 거의 항상 벽돌집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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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무너진 건물 등등의 사진을 보여주자, 한 사람은 떠돌이 집시들이 근방에 머무르면서 빈 집을 싹 털고, 집의 목재 같은 자재마저 벗겨간 것을 봤는데 그와 같다고 평함)
끊임없는 포격 때문에 그렇게 됐다. 그리고 밤 동안 사람들은 불 피우고 거처를 만드는데 쓸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긁어갔다.
나 역시 항상 버려진 건물에서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벗겨내는 일을 했는데, 그 목재는 너무 빨리 타버려서 굉장히 고된 일거리였다 (아마도 politure(역주: 목재 재질의 뭔가를 말하는듯?)라서였던듯)
(이웃이 만들었다는 그 등불용 기름의 특성을 묻는 질문)
노란색이었고, 가끔 갈색이며, 나로서는 그가 어떻게 기름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몇가지를 섞은게 아닌가 싶은데, 그는 비법을 철저하게 숨겼다. 그 등불은 병 안에 기름을 담고 병 뚜껑(아마 알루미늄)으로 10cm 길이의 신발끈을 통과시켜 꽂아둔 원시적인 것으로, 신발끈은 병뚜껑 위로 2~3cm 올라오고, 나머지는 전부 기름에 잠겨있다.
냄새가 끔찍했고, 검은 연기도 많이 났지만, 어쨌든 불빛이 난다.
물론 요리할 때도 이 기름을 쓸 수 있지만, 항상 쓰기에는 너무 값진 것이었다.
(등불에 사용했다는 기름에 대해, 질문자가 자신의 추측을 말함.
그 색깔이라면 내 추측과 맞아떨어진다. 만약 소나무에서 나온 기름이라면, 테레빈유라고 생각한다. 테레빈유를 디젤과 섞은 것은 테레빈유의 냄새를 감추기 위한 것인듯 하다. 그러면 무슨 기름을 쓰는지 알 수 없게 될테니까. 그리고 양이 부족하다면 혼합해서 불릴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소나무가 필요하다. (테레빈유를 뽑을 수 있는 나무는 여러가지 있지만 소나무가 가장 흔하다.) 작은 손가락 절반 굵기의 구멍을 나무껍질로부터 1~2센티미터 정도 뚫는다. 거기에 세로로 비스듬히 깎은 파이프를 박는다. 파이프 아래에 바께스로 수액을 담는다. 수액을 증류기에 증류한다. 약 100~160도로 증류한다. 그렇게 증류한 액이 테레빈유다.
일년 내내 얻을 수 있지만 보통 늦겨울에서 이른 봄에 가장 많은 수액을 얻을 수 있다.
테레빈은 살균제로도 쓸 수 있다. 왁스에 섞어주면 광택제로도 쓸 수 있다.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감사한다. 나는 그걸 아주 여러번 쓰고도 그 정체를 몰랐는데.
(가족 중 여자들은 총을 사용할 줄 아는지, 남자만 총을 다루었는지?
안전을 위해 야간 경비 등 여러가지 일을 해왔다고 당신이 언급했다. 그렇다면 당신네 가족은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낮 동안 뭔가 즐길 거리를 하지는 않았는가?)
대부분 남자가 총을 사용하지만, 그건 대가족인 우리 가족의 경우이다. 다른 집과 다른 상황에서라면 얘기가 좀 다를 수 있다. 정해진 규칙은 없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식량이 충분하다면 우리는 평상시 낮에 집에서 하는 그런 일들을 하려 애썼다. 다만 그 시기엔 밤과 낮이 서로 바뀐 점이 다르다.
(당신이 책 쓰면 사겠다는 말에)
솔직히 난 글을 써본 경험도 없는데, 지난 이틀 정도 전부터 몇몇 사람들이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오더라. 모르겠다, 나로서는 굉장히 힘든 일일 것 같고, 쓰더라도 실명, 실제 도시, 심지어는 실제 세상을 언급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아마 가상 국가에 가상 도시에 가상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되, 사건만 진짜를 담는 식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누군가 야시경과 총에 대해 질문해왔다.)
무기는 상당히 단순한 편이었는데, 7.62mm와 7.65mm 빨간 깃발 권총(러시아제 권총의 복제품), AK-47(세르비아 버전, 당시는 괜찮은 총이었음)에 PAP 라이플(세르비아의 반자동 라이플, 고정식 총검에 나팔-또는 총류탄 옵션 선택 가능한 좋은 총(역주: SKS 말하는듯)) 그리고 무수한 사제총과 무기들. 예를 들면 수류탄 투척기가 있는데, 우리는 그걸 "취한 남자"라고 불렀는데 손으로 던지는 수류탄을 쏠 수 있는 큼직한 새총이었다. (안다, 아주 웃기게 들리겠지.)
물론 칼, 도끼 등도 많았고, 우리 동네의 어느 남자는 창도 한 자루 갖고 있었는데 그가 그걸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다.
당시에는 나는 야간투시경은 구경도 못해봤다. 우리 측에겐 없었다.
(알콜이 좋은 거래물품이었다고 하는데. 알콜 중독자가 뺏으려 덤벼드는 등 오히려 적을 불러들이는 위험성이 있어 안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에 관한 경험이 있는가? 문제가 된 적은?)
알콜 문제. 둘 다 맞는 말이다. 어려운 시기 사람들은 평소보다 훨씬 알콜을 원하므로, 일종의 도박성이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거래에 아주 좋은 물건임은 확실하다. 개인적으로는 알콜 거래에 있어 다른 물건의 거래보다 딱히 위험했던 적은 없다.
그리고 나도 꼭 알콜만 원하지는 않고, 창고에 뭔가 부피를 덜 차지하지만 흥미로운 거래 물품, 예컨데 배터리나 항생제 등등을 채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당시 내가 공짜로 구했던 것이 알콜일 뿐, 나는 그걸 돈 주고 산 것도 아니다. 고로 알콜을 비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나를 공격했던 대부분의 이유는 그들이 우리보다 강하다고 생각해서였으며, 그들은 내가 뭘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탄약을 거래용으로 비축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표한다. 거래한 탄약으로 당신을 공격하지 않겠느냐는 것. 이런 문제의 경험은 없는가? 당신은 탄약 거래를 위해 비축하는걸 추천하겠는가?)
탄약 거래에 관해, 당신이 탄약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때때로 난 탄약을 식량으로 거래했으며, 몇 주 동안엔 반대로 식량을 탄약으로 거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절대, 절대 내 집에서 거래하지 않았고, 절대 대량을 거래하지 않았으며, 내 집에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핵심은 당신이 비축 가능하다면(돈과 공간의 한계 내에서) 뭐든지 최대한 해두라는 것이다. 나중에 사태 속에서 당신은 가장 흔한 것이 뭔지 알게 될 테니까. 탄약과 총을 비축하는건 내게 있어 항상 첫번째 우선순위지만, 두번째 거래 우선순위가 뭐가 될지, 예컨데 가스마스크와 필터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당신이 의료 부분에 집중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항생제 부분에 관해서 더 들어보았으면 한다. 특히, 두 세가지 쓸만한 의료 물품을 대량으로 소유하는 부분에 대해서, 개인 용도와 거래용을 겸해.)
의료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내 비축 목록과 함께 써볼까 한다.
(당신의 방어 전략에 대해 듣고 싶다. 바위, 모래주머니 등을 쌓아올려 방어를 구축한다고 언급했는데. 다른 사람이 다른 축성 수단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어떤 것을 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우리 방어는 매우 원시적이었는데,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고, 그저 가능한 것이라면 뭐든지 했을 뿐이다. 유리창은 깨지고, 지붕은 포탄에 거의 날아가고, 모든 창문은 모래주머니와 바위 등의 뭔가로 틀어막혀 있다. 매일밤 나는 우리 안마당으로의 입구를 거리에서 줏어온 잡석을 쌓아 막았으며, 낡은 알루미늄 사다리로 벽 위로 기어올라가야 했고, 돌아올 때는 집 안의 누군가를 불러 사다리를 내려달라 해야 들어올 수 있었다.
우리 동네의 누구는 그의 집이 사방이 완전히 엄폐되는 위치에 있다. 만약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그는 밤중에 어느 방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이웃집으로 가서, 거기서 비로소 (폐허가 되고 파괴된) 집을 나가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비밀 입구를 가지는 셈이다.
좀 이상해보이겠지만, 경비가 좋았던 집이 가장 먼저 박살나더라. 물론 우리 이웃 중엔 담벼락, 개, 경보기, 창문틀의 쇠창살 등등을 가진 멋진 집에 살던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났냐면, 강도떼거리들이 이 그 집을 먼저 쳐들어갔다. 일부는 막아냈지만 일부는 그러지 못했는데, 총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그리고 집 안에 얼마나 비축했느냐가 결정짓는다.
고로 내 생각에 경비 체계는 좋은 점이지만, 저시인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보기 따윈 잊어버려라. 도심에 살고 있고 재난 상황에 처하면 그냥 단순하고 특별해보이지 않는 안전한 집에, 많은 총과 탄약이 필요할 뿐이다.
쉽게 말해, 저시인성을 유지하고, 흥미를 끌지 마라.
지금 내 아파트 문에 안전을 이유로 철문이 달려 있으나, 이는 혼란 시기의 극초기 짧은 시간만 도움될 뿐이며, 그때만 버티면 나는 곧장 우리 동네의 무장한 사람들(친구와 친척)으로 이루어진 집단으로 갈 것이다. (그럴수 있기를 바란다)
(이주 현상은 일어났는지? 지방에서 도시로 오는 사람을 봤거나, 혹은 도시를 버리고 지방으로 떠나는 일이 있었는가? 그런 현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지는 않았는지, 예컨데 어떤 때는 사람들이 한 장소로 움직이다가 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든가?)
내 경우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상황이 아주 급박하게 벌어졌으며 다른측 군대가 도시를 포위했기 때문이다. 군대가 오는걸 왜 보지 못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 군대가 바로 우리편이었으며, 하룻밤 지나고 보니 걔들이 갑자기 적으로 변해서 사방을 포위한 것이다. 정치적 문제, 뭐 내전의 한 단면이 그런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듣기로 우리 나라의 다른 지역에서는, 그리고 반대측 편의 시골 지역에 살던 내 친구는 듣기로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고 한다. 시골에는 밭도 있고, 옥수수, 밀, 과실수, 농장 등등으로 충분한 식량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나쁜 시기였지만, 도시보다는 훨씬 나았다더라.
도시를 빠져나가는 탈출구가 있었다면, 분명 우리는 사용했을 것이다. 단지 우리에게 그런게 없었을 뿐이다.
(아까 책 쓰라고 권한 사람. Fernando Ferfal Aguirre이 쓴 생존 관련 서적에서도 일반적인(국적 등을 명확히 명기하지 않은) 서술을 했다고 말함.)
그 아르젠티나 사람이 쓴 책은 안읽어봤지만, 인터넷에서 그 책에 대해 기사를 읽어보니 비슷한 점이 있고,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 경제적 몰락을 이유로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쓴다면 전쟁과 포위전 때문이고, 어떤 점은 완전히 다르게 써야겠지.
하지만 과연, 가장 큰 문제는 식량, 거처, 안전으로 같겠군... 그는 큰 스케일로 붕괴하지만, 내 경우엔 일정 기간 동안만 완전히 중세 시대로 회귀한 셈이었다. 이는 어떤 영화에도 비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조그마한 소집단이 열심히 잘 하고 있고, 지도자는 현명하게 잘 이끌고, 단지 그들 전체가 세상과 단절되는 그런건 잊어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몇년 전에 다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작가가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어떻게 바뀌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잘 묘사하고 있더라. John Christopher- Death of grass라는 책이었다.
(은행 계좌에 있던 사람들의 돈은 어떻게 되었는가?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돈을 되찾을 수 있었는가? 은행이 닫기 전에 출금할 기회는 있었는지?
집을 버리고 피난했다 되돌아온 사람이, 그들의 집을 되찾을 수는 있었는가? 만약 집주인이 죽고 전쟁통에 집을 차지하고 앉은 집단이 있는데, 전쟁 후에 계속 눌러앉아서 소유를 주장했는가 아니면 자기네 집으로 되돌아갔는지?
집세나 차량 등을 위해 은행 대출금이 있는 사람은 전후에 어떻게 됐는가? 신용 카드는 어땠는지?)
은행, 대출, 신용카드 등등에 대해. 모든 화폐 경제는 약 1년 만에 완전히 붕괴했고, 그래서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건 여러가지 면에서 좀 답하기 어려운 난제다. 가능하다면 장래에 쓸 포스트에서 아주 기나긴 설명을 해보려 노력하겠다. 현재 20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유럽 사법 재판소에 은행을 고소하고 있는데, 은행에 저축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시기 아주 여러가지 일이 일어났는데, 화폐를 바꾼다든지, 다시 말해 화폐의 이름을 두세번 변경했고, 초인플레이션도 일어났고, 저축, 대출에 대한 서류도 많이 잃어먹고 등등... 그 상황속에서도 부자가 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도 여전히 부유하다. 나중에 따로 얘기해보겠다.
상황 후 사람들의 물건을 되찾아주는건 굉장히 어려웠다. 예를 들어: 내 아버지는 근사한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었으나 전쟁 때문에 거기를 떠나야 했으며, 전쟁 후 법원에 4년이나 불려다니면서 아파트 소유를 입증해야 했는데, 정권이 바뀐 데다가 소유를 입증할 서류도 부족해서였다. (도망칠때 해당 서류를 챙기지 못했다. 당시 그는 챙겨야할 더 중요한 것들이 있었기에.)
반면에 재난 중에 사람들은 그냥 빈 집에 막 들어갔고, 그걸로 땡이었다.
(차량을 가진 사람은 움직이는 차량이 있는 것 때문에 목표가 되지는 않았는가?)
당시에는 굴러다닐 수 있는 차량이 없었다. 움직이는 것은 탱크 한대가 최전방에 있었고, Lada Niva(러시아산 SUV) 한대에 문짝과 천장을 떼고 기관총(낡은 M53(역주: 유고제 MG42))이 있긴 했는데 거의 항상 폐허가 된 집 뒤에 숨어만 있었으며 사격 후에만 이동했다.
내가 이것을 "민간의 탈것"으로 부르는 까닭은 그 외엔 움직이는 차량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며, 거리는 사실상 돌무더기에 깔려있고 불안정했으며 연료는 너무도 비쌌다.
(큰 철문으로 막는다거나 쌔끈한 새 물건으로 주의를 끌지 말고 소지품을 더러워보이게 하라고 충고했었다. 그런 관점에서, 사람들에게 섞여 보이기 위해 근사한 "군사 장비"를 차려입는 대신 가난해보이게 입는게 생존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주의를 끌지 않는 것은 크게 중요하다. 의복 문제는, 진짜 군대 같은게 아니라 일종의 동네 자경단이었으므로 대개 사제 의류에 군복 일부를 섞어입고, 무기는 제각각인게 보통이다. 고로 딱히 정해진 규칙은 없다.
앞서 말했듯 잘 조직된 군대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군인과 비슷해 보이고, 비슷하게 행동해야 하긴 했으며, 우리 대부분 무기를 소유하고 적군과 강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 애썼다.
도시 안에서는 근사해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다른 누군가 당신을 쏘고 그 근사한 것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값비싼 총기도 좋지 않은데 흔치 않은 구경의 탄약은 구하기도 힘들고 또한 주의를 끌기 쉬워서다.
나라면 이렇게 행동하겠다. 만약 내일 재난이 일어난다면, 바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차려입고, 겁먹고, 자포자기하고, 혼란에 빠졌으며, 가끔 비명도 지르고, 특별한 물건 따윈 가지지 못한 사람처럼 보이련다. 쌔끈한 전투복을 잘 차려입고 나간다는 것은 "강도 양반 날 좀 보소! 날 죽이고 뺏아가시오!"라고 외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저시인성을 유지한 채로 중무장하고 잘 준비한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며, 모든 장비를 걸치고 나가야 할지라도 밤에만 나갈 테고 절친이나 형제하고 항상 동행할 것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 경험상 이게 통했다. 조심하고 잘 준비하지만, 집 밖의 그 누구도 이를 알거나 보지 못하게 하라.
집을 아무리 잘 방비해도, 아무리 무기를 잘 준비해도, 사람들이 봤다면 재난 상황의 도시 안에서는 강도 당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저 시간과 총의 숫자가 문제일 뿐이다. 강도들이 관심을 가질 이유를 아예 주지 마라. 흥미를 끌지 마라. 이는 내 의견일 뿐이므로, 다른 상황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재난 발생 후 주인이 없는 상점이나 주유소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약탈/도난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가?)
상점과 주유소는 엄청나게 빨리 털렸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순간 모든 값어치있는 것은 동난다고 보면 된다. 일부 공권력이 이를 지키려고 하기도 했었지만 모든 것이 첫 주 정도에 무너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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