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女歌手의 노래
신지혜
이제 그 여가수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득한 그곳에서 몸은 버리고
목소리만 젖어왔습니다 얇게 압축된
가벼운 디스크 한 장 속에 눌린 그녀의 목소리엔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魔力이 아직 살아있어,
무대랑, 마이크, 물소리 같은 조명과 음향
유적처럼 그대로 보존돼 있는 그 신전,
지금, 어디쯤 존재하는지 나는
사뭇 궁금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난 너만을, 너만을 원하네
아직도 너에게 넘치는 사랑 부어주려 하네 워워워――
노래는 시간의 허방처럼 깊고
흑단의 긴 생머리 찰랑 찰랑이던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윤기로 넘실넘실거렸습니다
나는 좀더 가까이 듣기 위해 내 안으로 귀를 말아넣습니다
가는 혈관을 따라 번져가는 힘센 사랑이
내 휴식의 텅 빈 활선을 따라 번져갑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한번 입력된 그녀의 곡조는 지워지지 않은 채
내 구석구석을 돌아 문득문득
찢겨진 내 생각 밖으로 흘러나와 나를 물들이고
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녀의 회전을
좀처럼 멈출 수 없습니다
*지나고 보니 가수들은 한곡만 히트쳐도 대중에게 잊히지 않고 사랑을 받는다. 시대와 지역을 넘고 때론 국경과 이념, 종교를 넘는다. 그것이 대중곡이든 클라식이든 중요하지 않다. 시인들도 꿈을 꾼다. 무수히 발표하거나 쓰는 작품에서도 사후 단 한편만이라도 남는다면 성공한 시쓰기이지 않을까. 그러나 시쓰기는 나의 삶을 갈고 닦기이지 않은지 음악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래처럼 돈도 안되고 인기도 없다. 그러나 최근 표절 논쟁에서 처럼 시의 허명에 많은 것을 거는 이들이 간혹있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진정한 시인이 되는 길은 내 삶의 길닦기라 생각해 본다. 부끄럽지 않고 맑고 당당하게 시를 쓰자. 잠시 생각해 본다
심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