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LG그룹이 국내 최초로 뚝섬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나섰다가 축구계의 반대와 IMF 한파로 백지화된 지 7년 만에 그 빛을 보게 됐다.
이번 서울 잠실 돔구장은 계획대로라면 2007년에 세워진다. 그러나 이때까지 돔구장이 완공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선 도시계획상의 자연녹지를 풀어야 하고 호텔, 영화관, 호텔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도시계획법을 변경해야 한다. 더구나 철거되는 수영장과 학생체육관의 대체부지 선정이 늦춰질 경우 시교육청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해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7,000억원에 달하는 건설비용 조달도 문제다. 서울시가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유치기업과 자금 조달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민자유치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돔구장 건설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일방통행식 부지선정과 건설 계획에는 심드렁한 표정이다.
KBO 입장에서는 돔구장의 조기완공과 제대로된 시설, 그리고 야구발전을 위한 수익사업이 가능한 돔구장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법 변경과 학생체육관 등의 대체부지 문제는 서울시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빠른 시일내에 해결이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설비용의 민자유치 부문이 분명치 않아 돔구장 건설 자체가 연기되거나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KBO는 서울시의 잠실 돔구장 내용이 공개되자 "빨리 짓기만을 바란다"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었다.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일구회' 강태정 회장도 "국내 야구의 '메카'였던 동대문구장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서울시장이 바뀌거나 정책의 변경으로 돔구장이 연기되거나 백지화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돔구장 완공이 3년 남았다. 이제야 겨우 부지선정을 끝낸 상태라 촉박한 일정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다. 야구인들의 목소리를 서울시에 전달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말이다. 야구계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지어진 '반푼이' 목동구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