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9. 13. 금요일.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더니
식을 줄 모르는 늦더위가 원망스럽기는 해도
추석 명절이 닷새 뒤로 다가왔다.
친구님들 모두 잘 계시겠지?
다들 건강 전선에 이상 없으시겠지?
아무려면.
달포 전에,
식탁 다리 모서리에 오른발 둘째 발가락을 찧었다.
처음엔 아팠지만 소독하고 붕대로 감고서 며칠을 지냈다.
신발도 못 신고, 매일 슬리퍼 차림으로 다녔다.
도서관에 갈 때도, 마트에 갈 때도,
그 외 바깥출입 때도······
그래도 뭐, 내 실수로 일어난 일이니 어쩌겠는가.
그저, 세월이 약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냈다.
오늘 아침 싸맨 붕대를 풀고 약을 바르려고 보니,
아니나다를까, 상처는 그런대로 아물었지만,
발톱은 이미 빠져 있었다.
이런 낭패가······
그러게 매사에 조심했어야지.
그 와중에도 다행인 것은,
빠진 발톱 아래로 새 발톱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손·발톱이 빠지고 나면 다시 난다는 사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그 평범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만, 망가진 신체 조직이 재생된다는 것이
새삼스럽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인간을 창조한 창세 신의 뜻깊은 배려에
감사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말 나온 김에,
신께서 이왕 배려할 양이면 사람의 오장육부도, 치아도,
머리카락도 신경을 좀 써주시지 않고···그래서,
‘이 세상 누구도 병원 갈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주시지 않고서리···하는
생뚱맞은 원망을 해본다.
과한 욕심인가?
생각해보면,
망가진 장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재생되고,
이빨이 빠지면 새로나고, 황량하게 벗어진 이마와 정수리에
검은 머리숱이 다시 빽빽이 자란다는 상상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어쨌거나 이미 빠져버린 내 발톱은 어쩔 수 없는 노릇,
잘 싸매고 달래서 새 발톱이 빨리 자라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아미타불!
- 끝 -
늦더위에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까지.......
조심하며 삽시다.
안녕!
첫댓글 단디 안하고시리 하기사 어제 점심후
정자나무 밑에서 쉬고있는데 난데 없이 벌인가 먼가 모를 노이 갑자기 내
배를 공격하고 달아나네 , 오늘도
억수로 아프다.
고생 후 한번 오시지
점시이나 하거로
벌에 쏘인 데....
모기 물린 데는 천주산 아지매들 침을 발라야 하는데....ㅎㅎㅎㅎ
추석 쇠고 봅시다.
연락 드릴게.
엥이? 그라모 쩔뚝거리고 학위식 갔다왔네?
나이들수록 앞을 단디 안 보고...
고마하기 다행이네.뼈는 괜찮다쿠이.조심하소.
나도 마누라도 죄없는 식탁 걷어차고,냉장고 문 들이받고 그렇게 사는데.
늙으면 피하는 게 잘 안되나봐.
나도 발끝이 자주 어디 부딛치는데...
연식탓인가?
그러니까 매사에 조심하셔야죠.ㅎ
조심조심 징검다리를 건너듯 매사에 조심하면서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