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르는 외자 유치를 통한 대규모 관광개발사업 추진도 마찬가지다. 외형적으로 긍정적인 기회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특정국가 및 자본 등에 편중된데 따른 불안정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고 때문이다.
특히 외자 유치에 있어 중국자본의 투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개발 및 카지노 사업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부정적 인식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볼 때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사회의 공감대 아래 외국자본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 수립 및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계 자본 부동산 업체에 편중=지난해 12월 말 현재 제주지역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은 총 18개 사업에 총 사업비 7조3282억원이다.
이 가운데 녹지그룹의 헬스케어타운(1조1000억원)과 란딩그룹의 신화역사공원(1조1000억원) 등 13개 사업, 4조6849억원은 중국 자본이다,
여기에 2억3992억원을 투자해 예래휴양형 주거단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도 화교들이 출자한 호텔·리조트 그룹으로 사실상 중국 자본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계 자본은 전체의 96.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기업인 녹지그룹은 2012년 10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투자협약을 체결,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 부지 2만3301㎡에 지하 5층, 지상 56층, 전체면적 30만6517㎡ 규모의 도내 최고층 숙박시설인 드림타워를 추진하고 있다.
녹지그룹은 제주지역 외에도 공시지가 1조4837억원에 달하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입과 수조원대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 사업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잇다.
지난해 9월 JDC와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한 란딩그룹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호텔 등을 건설·운영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이다.
이호유원지의 분마그룹과 제주백통신원리조트의 백통그룹, 차이나비욘드힐관광단지의 흥유개발, 성산포해양관광단지의 오삼코리아 등 제주에 투자한 중국 자본의 상당수는 부동산 개발업체이다.
▲재원 확보 문제없나=제주에 투자한 중국계 부동산 개발업체는 대부분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우선 호텔과 콘도미니엄, 리조트 등 숙박시설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숙박시설을 중국인들에게 분양한 뒤 분양대금을 다시 투입하는 방식으로 제주에서의 개발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분양을 위해 투자를 미루거나 수익성을 위해 사업 계획을 바꾸는 일이 잦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말 현재 제주도에 도착한 외국인직접투자(FDI)액은 4610억원에 그쳐 총 사업비 7조3282억원에 비해 투자 이행률은 6.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국 내부의 부동산 시장 경기 둔화로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에서의 개발 사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 경기 침체와 정치 위기,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문어발식 확장으로 이어지는 경우 전체 재원 조달에 차질을 빚어 제주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등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정도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전략지역유치팀 박사는 “제주도의 외자 유치 관련 제도가 자리잡기 전에 중국 자본이 대거 개발사업에 몰려들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중국 경기 변동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이라는 지역 내 선순환구조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