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아주 본질적이고 어려운 질문을 주셨습니다. 생각 좀 하느라 답이 늦어졌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것은 자신의 음을 관찰한다는 것인데, 불교에 자신의 음을 관(觀)하는 수행이 있을 정도로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방법입니다. 그 토익 선생님께서 이런 수행법에 대해서 알고 제시한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의 의견은 자신의 언어적 행위를 성찰하는데 있어 훌륭한 방법이지 발음교정에 효과가 있는 가는 의문입니다. 발음에 집착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자꾸 발음에 신경 쓴다는 것이 교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매 순간 지적해줄 수 있는 원어민이 옆에 있을 때는 효과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질문자와 같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발음을 자신이 듣고 관찰한다고 해서 순간순간 고칠 근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미국말처럼 들리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까? 반증을 하나 제시하겠습니다. 아기들이 날 때부터 똑똑하고 확실하게 발음하던가요?
단어도 전치사도 모두 약한 사람이 발음과 억양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아마도 금방 공부를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제대로 된 것 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심하면 자학까지도 하게 됩니다.
발음과 억양은 자연스럽게 옮아야 합니다. 우리 주위의 친구 중 한명이 사투리를 재미있고 정감 있게 반복구사하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따라하게 됩니다. 충청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금방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다 이해하기 때문에 마음에 불안이 없어서 더욱 빨리 따라합니다. 그러나 단어의 뜻이 많이 다른 제주도 사투리는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내용을 모르니 마음이 발음보다는 그 내용을 먼저 처리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 발음에 신경을 써도 됩니다.
그리고 발음보다 억양이 훨씬 중요합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지독히도 무서운 면이 있습니다. 독선입니다. 다른 견해를 잘 이해하려지 않고 감정적으로 쉽게 적대시합니다. 그러다 상대가 강하면 맥없이 자존심을 꺾어 버리고 복종을 쉽게 합니다. 이런 면 때문에 오래 지배받고 사는지, 아니면 오래지배 받아서 이런 면이 생기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것도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이 발음 문제는 많이 들먹이지만 억양문제를 들먹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어에 억양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틀에서만 다른 것을 바라봅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호주 Brisbane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유학 가서 homestay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가족들이 다 모이고 심지어 친지 분들도 오셨습니다. 이날 모인 호주인들이 저 때문에 크게 웃었습니다. 바로 저의 발음이 아닌 억양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분명 important라고 발음하였는데 이들은 박장대소하는 것입니다. 저는 당황해서 What is wrong with my pronunciation? 하였더니 "Nothing wrong with your pronunciation" 하면서 또 죽겠다고 깔깔거리면서 웃어대는 것입니다. 창피하고 화도 났었습니다. 낌새를 알아차린 아들의 여자친구가 설명을 하여주었습니다. important의 accent가 앞에 있어서 impotency(발기력 감퇴)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저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들은 발음보다 악센트를 먼저 접수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언어적 인식과 시스템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억양에 신경을 조금 썼더니 호주인들이 제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였습니다. 식당가서 음식하나 시켜먹기가 두려웠던 제가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정견(正見)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먼저 귀를 뚫으세요! 알아듣기 시작하면 억양에 자연스럽게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때 가서 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땅길 때 해야 효과도 제일 좋습니다. 지금 듣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들리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서 억양이나 발음문제는 더더욱 본인을 어렵게 할뿐입니다. 자연스런 순리와 단계를 밟아 가시는 것이 좋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별것도 아닌 제가 감히 그러나 신경을 많이 써서 답변을 드립니다.
첫댓글 오~ 감사드려요 ^^ 답변해 주신 글 잘 프린터 해서 두고두고 볼께요^^ 귀~~ 귀를 늘릴수도 없구^^ 모토익 교재에 나온 선생님처럼요^^ 갑자기 경상도 사투리 하시는 처음엔 선교사 였던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방송인)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