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굿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기를 드는 사람들, 나발이나 태평소를 부는 사람들, 앞치배라 해서 꽹과리·징·장구·북·소고를 치는 사람들, 뒷치배라 해서 대포수·창부·양반·할미·조리중·무동 등의 잡색들, 화주라해서 풍물패의 재정을 담당하는 사람, 풍물판에 열심히 술 대는 사람들,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들, 많은 관중들. 이러한 사람들이 어울려서 한판의 풍물굿을 만든다. 여기서는 앞치배와 뒷치배를 중심으로 그 역할을 알아본다.
1. 꽹과리 치배
- 꽹과리를 치는 사람들은 상쇠(설쇠,상공원), 부쇠(중쇠,목쇠), 삼쇠....종쇠 (끝쇠)등으로 순서가 정해진다.
(1) 상쇠
① 상쇠의 역할
풍물패의 지휘자로서 꽹과리 잽이들의 맨 앞줄에 서고, 쇠줄에서 이탈하여 자유로이 이동하며 판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가락의 시작을 알려주고 맺음을 결정한다. 가락의 빠르기를 정하고 다음 가락으로 변화를 시킬 수 있는 결정을 하기도 한다. 상쇠는 가락을 치기보다는 판의 흐름을 잡고 지도하는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그러한 상쇠의 능력은 곧 판의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상쇠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해 진다.
상쇠는 판 안에서의 역할뿐 아니라, 모든 마을의 풍물행사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마을굿을 할 때에는 무격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당산굿이나 지신밟기를 할 때 가락진행이나 고사덕담을 통해 신격이 된 상쇠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그러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진풀이의 역동성으로 보아 군관적 기능도 수행했으리라 짐작이 되고, 전란시대의 군관적 지휘에서 농군악을 지휘하는 지금의 상쇠 역할로 변천된 것으로 보여진다. 무격적 위치의 상쇠가 농군악을 지휘하는 상쇠의 역할까지 변천해 왔다고 볼 수 있다.
② 상쇠의 복장
상쇠는 풍물패를 지휘하는 대표자이기 때문에, 옷이 화려하고 장식품도 갖추는 예가 많다. 지역에 따라 그 모양새가 각기 다르나, 일반적으로는 부들상모나 뻣상모와 같은 부포전립을 사용하고, 색동조끼에 등 뒤로 길게 오방색중 3색의 너설을 단다. 전립의 흑포·흰 치복·청·홍·황의 삼색으로 5방색을 일반적으로 갖춘다. 동그란 거울모양의 쇠붙이를 등 좌우 양쪽에 달기도 하는데, 이는 장군의 표시로서 광채를 내는 물건으로 계급장의 역할을 하고, 전투시에는 아군끼리의 신호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당들의 무구중 하나인 명도(해, 달, 별 등을 상징한 것) 나 화경(애기씨 거울)과 같은 의미의 무격의 상징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③ 상쇠의 신호
상쇠는 가락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때 상쇠의 신호에 의해 나머지 치배가 가락을 쳐 나가기 때문에, 상쇠의 정확한 신호는 가락의 짜임새를 명확히 해 주는 것이다. 상쇠는 가락을 넘기거나 변화를 줄 때는 대부분 손을 들어 표시를 하게 된다. 그리고 넘어가기 전에 가락을 변화시킴으로써 다음 가락으로 넘어감을 신호해 줄 수도 있고, 마지막 넘이장단을 크게 쳐서 알려주기도 한다. 동작을 크게 함으로써 다른 치배들에게 변화를 알려줄 수도 있고, 상쇠의 소리를 통해서도 알려줄 수 있다.
(2) 부쇠
① 부쇠의 역할
상쇠 다음에 서서 상쇠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한다. 상쇠가 가락을 내고 판을 지도하는데 신경을 쓸 때, 부쇠는 기본가락을 충실히 쳐주어 가락이 어긋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부쇠는 가락을 임의적으로 넘기거나 바꾸지 못한다. 상쇠의 가락을 충실히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 징 치배
- 징을 치는 사람들은 수징(설쟁), 부징(부쟁),...종징 등의 차례로 선다.
(1) 징 치배의 역할
징은 원박을 쳐 줌으로써 전 치배들이 징의 원박에 발을 맞추게 하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음색의 가락을 하나로 통일시켜 내어 가락이 깊은 소리가 나게하고, 그 판을 푸지고 흥겨운 판이 되게 한다. 다양한 발림으로 흥을 주조해 내야하고, 징의 성량을 판의 규모에 맞게 울려 주어야 한다. 징은 무게가 상당히 무거워서 장시간 연주하기에 힘든 악기여서 y자 모양의 나무를 징 치배 배 부분에 세워 징을 끈으로 묶어서 y자 모양의 나무에 걸어서 연주를 하는 지역도 많이 있다.
3 . 장구 치배
- 장구를 치는 사람들은 설장구(수장구,상장구), 부장구(목장구), 삼장구...끝장구
(종장구) 등의 순서로 선다.
(1) 장구 치배들의 역할
장구잽이들은 가락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묘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락을 세밀히 연주해 줌으로써 가락이 주는 화려함을 표현한다. 장구는 동작을 하면서 연주하게 됨으로써 춤으로 장구의 가락을 보여주어야 한다. 듣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이 극대화되는 것이 바로 장구이다. 가급적 가락에 발림을 해 가며 흥겨움을 표현해 주어야 한다. 개인놀이를 할 때, 설장구로 장구춤을 추기도 여럿이 참여해서 군무로 설장구를 치는 편이다.
4 . 북 치배
- 북을 치는 사람들은 수북(설북,수대북), 부북(중북, 목북)... 끝북(종북) 등의
순서로 선다.
(1) 북 치배들의 역할
북은 가락의 큰 흐름을 잡는 대박을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북은 힘차야 하고 집단의 기상을 표현해 주어야 한다. 장구와 마찬가지로 발림이 다양하고, 경상도지역에서는 북춤이 특화되어 있는 편이다. 북의 효용성을 크게 두어 북이 장구치배보다 앞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5 . 소고 치배
- 소고는 법고·벅구·버꾸 등으로 불리우고, 상법구(수법구, 설소구, 설법구, 들 법구), 부법구(중법구), 삼법구...꼬리법구(종법구, 끝법구, 끝소고)의 순서로 선다.
(1) 소고 치배들의 역할
소고잽이들은 춤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한다. 소고가 만들어진 내력도 마을에서 굿판이 벌어지면 그 굿판에 참여하고 싶은 동네 어른들이 남비뚜껑, 숟가락, 또는 옷이나 천조각 등을 가지고 춤을 추며, 치배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던 것에 있다. 소고는 소리 내는 악기라고 보기 보다 춤을 추기 위한 작은 도구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처럼 치배로서의 소고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려진 공간이었다. 연희자와 관중의 구분을 허물 수 있는 구조를 애초에 굿판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고는 그 판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보통 소고치배는 가장 많아서 쇠등을 가지고 춤을 추며 치배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던 것에 있다. 소고·징·장구·북의 사물치배들을 다 더한 수가 소고의 인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소고치배의 모습은 종이로 만든 꼬리가 달린 채상모를 쓰는 경우와 고깔을 쓰는 경우가 있다.
고깔소고는 종이모자에 색이 있는 얇은 종이로 꽃을 만들어 다는데, 그 수는 지역에 따라 일정치 않으나 대개 5송이 이상을 단다. 고깔 꽃은 소고잽이의 오금과 춤에 의해 흔들려야 하며, 그 흔들림에 의해 꽃송이들이 춤을 추는 것이다. 고깔 꽃들의 출렁거림으로 그 판의 출렁거림을 표현한다. 채상소고는 활달한 표현방법으로 판을 시원하게 만들고 흥겹게 만든다. 적은 인원으로도 판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채상소고의 큰 장점이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