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갑상선암의 과잉 검진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갑상선암 전문가들의 말들이 인용이 되기도 하는데 언론의 각색을 거치면서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갑사선암은 사망율이 다른암에 비해 낮기 때문에 '착한 암' 또는 '거북이 암'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럼 과연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도 내가 원래 내 수명을 다 사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까요? 갑상선암 사망율은 얼마나 될까요?
우선 예전 자료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1. 갑상선암의 세계적인 선구자인 이탈리아의 Mazzaferri 교수가 1994년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총 1355 명의 유두암, 여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대상은 주로 미국인이었고 역형성암, 저분화암과 같은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은 제외했습니다. 결과는 10년이 지나면 전체 사망율은 9%, 이 중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율은 4%, 갑상선암 재발율은 20% 였습니다. 20년이 지나면 전체 사망율은 17%였고 이 중 갑상선암 사망율은 6%, 갑상선암 재발율은 26%였습니다. 30년까지 추적관찰 했을 때의 전체 사망율은 24%로 올라가고 이 중 갑상선암 사망율은 8%, 갑상선암 재발율은 30%에 이릅니다. 즉 갑상선암 수술받은 환자들을 지켜보면 첫 10년 내에 10명이 사망하고 다음 10년에는 2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그 다음 10년 내에는 다른 2명이 추가로 사망해서 30년이 지나면 총 8명이 갑상선암으로 사망한다는 결과입니다.
2. 미국에서 1985년부터 1995년까지 11년간의 53,856 명의 갑상선암 환자를 관찰했던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갑상선암의 종류별로 10년 생존율을 구했는데 유두암은 93%, 여포암 85%, 허슬세포암 76%, 수질암 75%, 저분화/미분화암 14% 였습니다.
이탈리아 연구에서 제시하는 30년간 갑상선암 사망율 8%, 미국 연구에서의 10년 사망율 7% (유두암), 15% (여포암) 는 과연 무시해도 좋을만큼 낮은 수치이고 갑상선암을 '착한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럼 최근 우리나라 자료는 어떤지 보겠습니다.
2013년에 'Thyroid' 지에 서울대학교 조보연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이 있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962년 부터 2009년까지 총 4500명의 갑상선암 환자를 추적관찰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1990년대 이전, 1990년대, 1999년 이후의 세 시기로 나누어서 분석했는데요, 10년 재발율은 90년대 이전에는 36%, 90년대에는 29.5%, 99년 이후에는 7.6%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체 사망율도 90년대 이전에는 6.1%, 90년대에는 2.6%, 99년 이후에는 0.2%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저자는 사망율 감소의 원인으로 진단 기술의 발달과 적절한 치료법의 확립을 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갑상선암 사망율이 시대 따라 감소하는 현상은 갑상선암에 있어서도 조기 검진이 사망율을 낮추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수술하지 않아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갑상선암도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렇지 않은 암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갑상선암은 모두 수술해야 한다'라는 말은 틀릴 수도 있지만 '모든 갑상선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은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제 결론은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갑상선암도 있지만 현재로써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참고문헌
1. Ernest L. Mazzaferri, MD, FACP, Sissy M. Jhiang, PhD. Long-Term Impact of Initial Surgical and Medical Therapy on Papillary and Follicular Thyroid Cancer. (1994)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2. Hundahl, SA, Fleming, ID, Fremgen, AM, Menck, HR. A National Cancer Data Base Report on 53,856 Cases of Thyroid Carcinoma Treated in the US, 1985-1995 (1998) Cancer
3. Bo Youn Cho, Hoon Sung Choi, Young Joo Park, et al. Changes in the Clinicopathological Characteristics and Outcomes of Thyroid Cancer in Korea over the Past Four Decades (2013). Thyroid
채영준 교수 소개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보라매병원 외과 근무 ( https://www.brmh.org/index_2010.asp ) 채영준 교수 전문 분야 : 갑상선암, 갑상선암 로봇수술, 부갑상선종양, 부신종양 진료예약 ☎ 1577 - 0075 병원안내☎ 02) 870 - 2114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우) 156-707 서울특별시 동작구 보라매로5길 20 (신대방동 425번지)
채영준 교수 세부전공 - 갑상선암, 갑상선암 로봇수술, 부갑상선종양, 부신종양
학력 및 경력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 서울대학교 병원 외과 전문의 - 서울대학교 병원 외과 전임의 - 서울대학교 병원 외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