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은영전>이 어떤 출판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서울문화사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만, 어디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알려주지 않는 것이 통례니까요.
그렇다면 소문대로 최소한 1~2년 전쯤에 계약을 했을 거 같은데,
왜 아직도 책을 안 내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은영전> 번역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
라고 말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중 라이트노벨들의 어처구니 없는 번역들을 보면서,
모쪼록 그런 낮은 수준의 번역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마, 제가 번역한 <은영전>을 보고 '당신 번역도 좋지 않아'라고 말씀하실 분들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필시, 지금 다시 번역한다면 10여년 전의 그때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번역을 할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다소의 억울한 마음도 있기는 합니다.
왜, <은영전>보다 먼저 번역한 <창룡전>에는 번역이 나쁘다 말다 얘기가 별로 없는데, 유독 <은영전>만 그런 얘기가 나올까요?
물론 제 번역 자체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앞서 올린 글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인터넷도 없는 시절에 번역한 번역문을 그 후로 10년 동안 꾸준히(?) 야단 맞고 있는 셈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잘못은 많습니다.
그러나,
번역으로서는 심각하게 문제가 있었던 을지판(해적판) <은영전>을 먼저 읽었던 독자들이
불필요하게 문장이 어떻다는 등의 근거 없는 비판을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 을지판(해적판) <은영전>에서는 스토리에 빨려들어 재밌게 있었다가,
나중에 제가 번역한 <은영전>을 펼쳐들 때는
'자, 이건 어떻게 했나 보자'라는 식으로..더구나 두 번째로 읽는 상황이다 보니
제 번역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며 때로는 자의적인 잣대를 대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원문에 있지도 않은 표현을 넣고 빼고 맘대로 주무른...그래서 다나카 요시키의 <은영전>이 아니라
최**씨(을지판 번역자)의 <은영전>이 되기보다는
다소 일본어 문투가 들어가더라도 다나카 요시키의 <은영전>을 보여주자는 것이 저의 뜻이었습니다.
옛날에는 그렇게 자기 멋대로 번역하는 것이 유행인지는 몰라도,
저는 그렇게 번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처음 번역할 때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나은 번역으로 <은영전>을 다시 내놓아보고 싶었는데...
그러나
다음 <은영전>는 누가 번역을 하든
저의 번역을 뛰어넘는 좋은 번역으로 다시 나타나기를
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봅니다.
첫댓글 하도 궁금해서..아는 분을 통해 일본 도쿠마 쪽에 직접 물어봤더니 오늘 답변을 들었습니다. 의외로 7월경 한국과 계약이 되었다는군요. 한국 측 출판사 이름도 들었습니다(다만 제가 얘기하는 건 적합하지 않을 거 같아서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라이트노벨을 주로 내는 출판사라서 약간 걱정도 됩니다만...이제 제가 걱정할 바는 아닌 것 같고^^, 팬으로서 출간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오오~드디어 계약이 되었다니 뭔가 현실화되는 느낌이 더 드네요~ 저도 을지판 은영전을 먼저 접하긴 했습니다만, 나중에 서울문화사 판을 보았을 때에는 뭔가 깔끔하고 이제야 제대로 정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고유명사 같은 경우에도 매우 고심하셔서 번역하신걸로 알고 있구요. 저는 당연히 윤덕주님 번역본으로 다시 출간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쉽네요. (기대도 많이 했구요) 그나저나 창룡전 13권은 언제 나올까요..^^;;
제가 은영전을 번역할 때는 인터넷 초기시절(전화선과 윈속을 사용하는 접속)이어서 자료찾기도 어려워서 여러모로 힘 들었죠^^아마 새로 번역하는 분은 휠씬 쉬울테죠. 창룡전도, 아루스란 전기도 아깝지요..하지만 그 작품들은 완결이 아니라서 출판사들이 손대지 않을 것 같네요.
사실 서울 문화사쪽 은영전이 더 묘사나 여타 부분서 다나카 요시키 씨의 문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을지쪽은 약간 생략해버린 묘사도 있어보이고..[뭐 에초에 번역한게 예전 은영전이고 다나카 요시키씨가 새 판을 내면서 추가했을 수도 있지만..]
을지판을 낼 당시나 서울문화사판을 낼 당시나 다나카 선생의 원본은 변함이 없었습니다.다나카 선생을 만났을 때 물어본 사항으로, 원칙적으로 가필은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요. 그리 부지런한 분은 아닌 거 잘 아시지않습니까^^
그건 그렇네요 그리 부지런한 분은 아니니;;
오히려 저는 서울문화사판을 먼저 읽고 을지판을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자 쪽이 훨씬 읽기가 편했습니다
10년 전 번역이라서, 지금 제가 봐도 참 답답하긴 합니다^^ 그래서 더욱 다시 낼 기회가 오기를 바랐는데....은영전 대신에 새로 잡힌 스케줄이 몹시 가혹한 마감일정이라 요즘은 정신이 없네요. 이제 저의 은영전은 창고로 고이 모시고^^ 전에 이어 두번째로 맡은 무라카미 류 선생의 소설은 날로 하드해지는 경향이 있네요. 바빠서 집에도 잘 못 들어갈 판국이지만 흥미진진하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헐..라이트노벨 주로 출판하는 곳이라 -_-;; 번역이..오히려 이전보다 못한 수준으로 돌아갈지도; 참 걱정되는군요;
저는 윤덕주씨가 번역한 은영전을 먼저 접해봐서 그런지..을지판은 텍스트로 읽어보았는데 뭔가(?) 좀 그런 부분도 없잖아 있고 해서..
참고로 윤덕주님이 서울문화사에서 번역한 다나카 요시키씨 작품은 다 소장하고 있답니다 ^^ 번역자분을 여기서 뵙게 되니 뭔가 이상야릇한 기분이군요 ^^;;
전 내용파악만 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가 을지판을 봤을 때나 서울판을 봤을 때나 크게 차이를 못느꼈어요. 다만, 을지판을 읽을 때는 조금 이상한 부분(아마도 다른 분들은 많이 이상했을 부분)은 그냥 웃고 넘어갔었죠. 빠져드는 맛때문에 그런걸까..그러다 어디서 을지판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보고 그렇구나 싶었었고, 다행히 서울판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많이 고쳐져 있어서 나름 만족했는데, 그것도 부족하시다 하시면...새판이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