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남의 번호판을 얻어 처음 풀코스에 도전한후
내 이름 걸고 뛴 두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다.
작년엔 우중주였고 올 대회 기상예보에도
비예보가 있긴 했으나 하루전 최종 예보는 흐리고 영상6도/16도였다.
하루 전날 등산배낭에 갈아입을 옷들과 준비물들을 챙겨본다.
입고 뛸 옷을 고민하다 비 올 걸 대비해서 옷가지 몇 점을 더 추가하고 칼로리보충젤에서부터 바세린로션까지 꼼꼼히...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21:30경 잠자리에 들었다.
4시에 일어날 예정이었으나 뒤척이다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02:30분.
결국 03: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씻고 준비물 재점검 그리고 곰탕 데워서 아침 식사를 했다.
발목과 종아리, 무릎테이핑을 마치고 05:10경 포마클 집결지인 류왕현 곰탕집으로 향한다.
담소를 나누는 사이 포천체육회에서 제공한 버스는 07:10경 광화문에 도착하고 하차하여 주변 둘러보니 벌써 많은 달림이들이 도착하여 몸을 푸는등 각자의 일에 열중이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광화문 현판도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동상도 오늘 여기서 첫대면이다.
클럽일행과 함께 이동하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꼬리를 놓치고 혼자서 사진 몇장을 찍고 탈의실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물품보관차량에 맡겼다.
오늘은 목표기록은 03:55분...
훈련이 고작 20km 2번정도 그리고 수시로 10km전후를 뛰긴 했지만 너무 훈련량이 적었다.
일단 그래도 5km마다 페이스챠트를 보고 팔뚝에 기록한 시간대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가볍게 달리면서 몸을 푸는데 왼쪽 발목이 시원치 않다.
2주전에 불곡산 산행시 너무 무리했는지 이후 안쪽 복숭아뼈주변에 통증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대회전까지 수시로 연습하면서 달렸더니 아직 아픔이 느껴진다.
포기할수 없는 대회이니 여의치 않으면 목표시간대 무시하고 완주나 하자고 다짐해본다.
사회자는 목소리가 익숙한 배동성씨 오늘은 출발전 사설이 길지 않다.
교통통제 시간이 짧아 그도 시간에 쫓기나보다.
난 기록이 없어 E그룹에서 출발했다.
주자들이 주로로 가득차서 달릴 공간이 부족하여 이리저리 틈바구니를 헤치며 달려 5km지점에서 손목시계와 팔뚝에 기록한 페이스챠트로 통과시간을 비교해 본다.
페이스챠트: 0:27:51 5km지점 통과한 시간: 0:36:30.......
아... 이거 너무 늦어지는데....
왼발목은 여전히 기분 나쁜 통증이 있지만 사람들을 피해가며 속도를 높여본다.
20km 지점에서는 1:45;20 통과 페이스차트엔 1:51:23초
6분정도가 빠르다. 그래도 아직 큰 지장이 없어 이대로 내달린다.
분명히 후반에 가서 확보한 시간을 까먹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출발전,10km,25km에서 휴대한 파시코파워젤 섭취하고 갓길에 제공된 바나나와 초코파이를 챙겨먹고
매번 음료수 제공대에서 목을 축였다.
35km에서는 페이스챠트 3:14:56에서 겨우 2분정도 앞서 달려나가고 있었고 다리는 점점 무거워졌다.
39km지점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걷고 있었다.
가슴이 앞으로 축 처진 느낌이었고 허리가 앞으로 꺾여 허우적거렸고 연도에 응원하는 소리는 귓가에 맴도는데 발길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
과연 42.195km 쉬운 레이스가 아니구나...
이대로 계속 걷는다면 후회할거라고 생각했다.
내내 잘 뛰었는데 여기서 무너질수 없다라는 생각이 스치고 다시 뛰기 시작한다.
저 멀리 피니쉬라인인 주경기장이 보이고
그렇게 골인해서 풀코스를 마쳤다.
42.195km...3시간 56분 12초.
힘든 레이스였다.
왼발목에 뛰는 내내 통증을 느꼈고
상대적으로 오른다리를 하중이 많이 가서 쥐도 날뻔 했는데 잘 버텨주었다.
주자들이 많아서 주변 풍경도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
생각나는 것이라곤 청계천,세종대학교,어린이대공원,잠실대교정도인데 지리감이 익숙치 않아서 더 그랬나보다.
귀가한 후 샤워하고 몸무게를 재어보니 2kg이 줄었다.
왼발목과 오른쪽 무릎 장경인대에 통증이 계속 되었는데 장경인대는 하루가 지나자 회복되었지만 왼쪽 발목은 정형외과까지 가서 관절염 진단을 받고 만이틀이 지나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니 좀 나아졌다.
그래도 다시 달리고 싶다.
그래....다시 바람처럼 달리는거야.
2012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3회 동아마라톤을 마치고...
첫댓글 고생많았네요. 올 가을 춘마에서 좀더 좋은기록 기대되네요. 역시 기록은 연습한 만큼 나오더라구요.
ㅋㅎ...바른 말씀입니다.
춘마때 다시 한번 쫄아봐야죠.
주로가 좀 차이나서 그렇지 웰빙 달리기는 아마 춘마만한데가 없지 싶습니다.
준비를 잘하셔서 잘뛰셨네요.
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