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안네의 일기(네덜란드어: Het Achterhuis)는 유태인 소녀 안네 프랑크(Anne Frank, 1929.06.12~1945.03.12, 독일)가 국외 탈출에 실패한 아버지의 결단으로 2년간 은신 생활을 하면서 남긴 일기이며, 일기장을 '키티'라고 부르며 친구에게 말하듯이 써내려간 독특한 양식이 특징이다.
내용
일부내용은 은신 생활에 들어가기전의 내용(독일과 네덜란드에서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지만, 대다수 내용은 은신생활을 주제로 하고 있다. 1942년 6월 12일부터 1944년 8월 1일까지 썼고, 네덜란드어 판은 1947년 아버지 오토 프랑크의 일부 원고 편집에 의해서 출간되었다. 1995년 한국어판으로 무삭제 원고를 완역되어, 문학사상사에서 출판되었다. 1944년 8월 4일 독일 비밀경찰이 안네 일행이 살던 곳을 알아내 그 일행은 모두 붙잡혔고 그 뒤 안네는 다음해 3월 수용소에서 16살의 나이로 장티푸스에 걸려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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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Anne Frank, 1929.06.12~1945.03.12, 독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유대인 가정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은행가인 아버지 오토 프랑크와 어머니 메디트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랐던 명랑하고 총명한 소녀였다. 그러나 1933년 1월 30일 제1당인 나치당의 총리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04.20~1945.04.30, 독일)가 취임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이 언론 자본을 장악하고 세계를 정복하려 한다’는 망상에 빠져 광적으로 유대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하자 1933년 안네의 가족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한다.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1941년 네덜란드마저 점령한 후 유대인들을 색출하는데 혈안이 된다. 안네와 그의 가족들은 나치를 피해 다른 유대인 4명과 식료품 공장 창고와 뒷방 사무실에서 은신생활을 시작한다.
안네는 숨소리조차 제대도 낼 수 없는 작은 공간에서 1942년 6월 12일, 생일선물로 받은 ‘일기장’과 마치 대화를 하듯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장’에는 나치가 유대인을 탄압하는 데에 대한 공포,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대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 언제 자신도 발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드러나 있다.
또한 그 또래 나이에 어울리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 자유에 대한 간절한 소망들도 담겨 있다. 특히 자전거 타기, 춤추기, 휘파람 불기 등 지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소소한 일상들을 동경하는 부분들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2년이 넘게 음지에서 숨어 살면서 다시 따뜻한 햇볕 아래를 자유롭게 걷는 날을 꿈꾸던 안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1944년 7월, 미국과 영국을 주축으로 8개의 나라가 참여한 연합군이 제2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잔혹한 학살을 멈추기 위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펼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안네의 꿈은 산산이 조각나고 만다. 1944년 8월 4일, 누군가의 밀고에 의해 나치의 비밀경찰이 안네의 은신처로 들이닥쳤다. 안네와 그녀의 가족들, 그리고 함께 숨어 지내던 유대인 4명까지 가스실에 유대인들을 강제로 몰아넣고 집단학살을 자행하던 ‘아우슈비츠(Auschwitz)’ 수용소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안네의 언니 마르고트를 성폭행하려던 경비병을 말리던 어머니가 사살 당했고, 같이 지내던 유대인 4명도 가스실 등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안네는 언니와 함께 1945년 3월 하노버 근처에 있는 ‘베르겐 벨젠(Bergen-Belsen)’ 강제수용소에 보내졌다가 영국군이 수용소의 유대인들을 구출하기 한 달 전 언니 마르고트와 함께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하고 말았다.
1942년 6월부터 1944년 8월까지 2년여에 걸쳐 씌어진 ‘안네의 일기’는 독일 비밀경찰이 휩쓸고 간 은신처에 버려져 있던 것을 안네의 가족들을 도와주던 지인에 의해 보존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핍박받은 유대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악이 만연한 세상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안네의 일기’는 유일하게 생존했던 아버지 오토 프랑크가 1947년에 출판하면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좁은 은신처에서 두려움을 느끼며 숨어 살아야 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던 안네는 일기장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언젠가는 이 끔찍한 전쟁도 끝나겠지. 유대인이 아니라 다시 사람이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