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레인 | 최초 작성일 : 2004 11 23 | 최종 수정일 : 2006 1 24
푸른기와집, 청와대(靑瓦臺)가 일반인에게도 대문을 화알짝 열어 제꼈다. 물론 그간에도 30 명 이상의 내외국인 단체에 한해 관람이 허용되긴 했지만 아무런 단체에도 속하고 싶어하지 않는 꿋꿋한 당신덜과 속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왕따덜에게 청와대는 가까이할 수 없는 머나먼 쑹바강과 다름 없었다.
그러나 4 월 ~ 5 월, 9 월 ~ 10 월 매주 금, 토요일에 한해 일반인에게도 관람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 몰랐지? 알았음 말구... 어쨌거나 그간 청와대가 어찌 생겨먹었는지 궁금해서 잠을 못 이뤘던 사람덜이나 본지에 실렸던 기사중 '[고증] 마징가는 실존한다(지난기사보기)' 에서 그 실체를 사알짝 들어내었던...
또한 문서에 의하면 마징가는 위급상황 발생시 '청와대 영빈관 주방 오른쪽 싱크대 하단 두번째 서랍에 붙어있는 단추' 를 누르는 것으로 각 부분이 일제히 기동, 합체되어 제 모습을 찾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으며, 주 동력원으로는 무공해, 완전재생이 가능한 '정력' 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 이 놀라운 과학력을 보라...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
그 오묘한 '단추' 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을 당신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노짱이 사는 살고 있는 겁나게 푸른 기와 지붕 속으로 함께 떠나볼 테냐? 아~ 일단 신분증을 준비해라. 사전 신청 필요없고 개인이나 단체나 신용불량자나 회사 땡땡이친 니덜이나 애인없는 당신들도 아무 상관없지만 관람권을 소지한 내외국인만 입장이 가능하니 관람권 발급에 필요한 신분증을 챙겨야 된다(교포나 외국인덜은 여권).
그럼 요 관람권은 어디서 발급해주느냐... 지하철 타고 3 호선 경복궁 역에 하차해서 5 번 출구로 나오면 국립중앙박물관이 나온다. 그거슬 지나쳐서 쭉 걸어오다보면 동편 광장에 청와대 관람안내소가 설치되어 있는 게 보일꺼다. 그 곳에서 당일 오전 9 시부터 오후 3 시까지 관람권을 발급해준다.
관람안내소 앞에 서 있는 보청기 비슷한 거 끼고 양복 짝 빼입은 이대팔 가르마의 아저씨들이 쪼꼼 무섭긴 하지만 우덜한테 해꼬지 하지 않으니깐 쓸데없이 째려보지 말고 신분증 달라면 그냥 친절하게 줘라 그러면 아래와 같은 관람권을 준다(단, 보호자가 있는 유아 및 초,중, 고교생은 관람권없이 입장가능하다).
새벽안개 헤치고 달려가는 관람 버스의 첫차는 오전 9 시 50 분에 있고 막차는 11 시 20 분에 있다. 오후에는 1 시 20 분이 첫차, 3 시 10 분이 막찬데 관광객의 숫자에 따라 시간은 고무줄마냥 쭉쭉 늘어나시니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게 좋다.
그런데 청와대 간다니까 대통령한테 직접 전해주겠답시고 구구절절 편지쓰는 사람들 있지? 자기네 고장에서 나는 특산물이라고 고추 싸고 마늘 싸고 굴비 싸고 그러는 사람들 있잖어. 아~ 물론 함께 나눠 먹는 거 좋지, 진심어린 의견 전하는 거 좋지... 근데, 안된다. 보청기 낀 아저씨덜한테 혼난다. 괜히 쌩떼쓰지 말고 아저씨들이 전해준다 그럴 때 맡겨라.
이 밖에 지정 장소 외에 사진을 찍어서도 안되고 담배를 펴서도 안되고 핸드폰 사용도 안되고 비디오 카메라 촬영도 안되고 음식물을 먹어도 안되고 애완동물이나 술을 가져가도 안된다. 꼽냐? 그럼 그냥 너희집 기와지붕이나 쳐다봐라. 구찮고 까다롭게스리 뭐하러 청와대 구경간다고 그러냐...
자자~ 관람권 받았음 청와대 관람버스에 올라 타자. 청와대 입구까지만 버스로 이동하고 경내에서는 도보로 이동한다(도보가 불편하신 분들에겐 휠체어가 제공된다). 춘추관을 시작해서 녹지원, 상춘재, 수궁터, 청와대 본관 앞, 영빈관과 칠궁을 관람하는데 관람 시간은 약 1 시간 정도이나 관람객수나 궁금족들에 의해서 역시 고무줄 타임 되시겠다.
버스가 도착하면 가지고 간 짐은 몽땅 들고 내려라. 버스는 갈 때만 타고 나올 때는 청와대 반대편쪽 출구로 걸어 나간다. 괜히 무겁다고 버스에 놓고 내렸다간 졸라게 걸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된다.
그럼 일단 청와대의 프레스쎈따 '춘추관' 부터 관람시작이다.
끝이다. 그냥 여기까지다. 못 들어간다. 그냥 겉만 쓰윽~ 보고 검문대를 하나 거쳐서 경내로 들어가게 된다. 가방 안 , 필통 안, 보험료 내라는 우편물까지 샅샅이 검사하는데 금방 끝나니까 잘 협조해라. 아무래도 울 나라의 대통령이 사는 곳인데 이 정도의 수고로움이야 그냥 감수해야 되지 않겠냐.
일단 검문이 끝나면 영상물을 관람한다. 프레스쎈따인 춘추관과 국무회의 장소인 세종실, 영빈관, 충무실 등 각종 청와대 내의 시설물 안내와 노짱의 집무 모습을 상영하는데 빽뮤직이 졸라 감동적이라 가슴이 울컥, 눈물이 찔끔 할지 모르니 주의해야 된다.
영상물 관람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가면 장난감병정스런 멋진 옷차림의 경비원 어빠가 청와대 관람 기념 열쇠고리를 나눠준다. 그리 뽀대 나는 것은 아니지만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하고 나눠주는 어빠의 성의를 봐서 '졸라 감사함다~~' 하는 맘으로 받자. 공짜잖아.
자~ 그럼 우덜을 지댕기고 있는 멋진 제복 차림의 안내 요원을 따라 본격적으로 청와대관람을 시작해보자. 우선 녹지원.
사진을 못 찍게해서 그렸다.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그림이시니까 그냥 대강 저렇게 생겼구나 하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 곳 녹지원에는 연변에서나 볼 듯한 120 살이 넘은 반송나무가 중앙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데 과거에는 무과시험의 장소로 요즘은 어린이날 행사나 각종 행사의 장소로 이용된다고 한다.
다음 장소인 상춘제는 비공식적인 행사(만찬, 회의 등)가 이뤄지는곳이며 영국의 블레오 총리가 왔을 때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구 본관 터에서 안내 요원의 설명을 들은 후 총 30 만장의 청기와가 올려져 있다는 청와대 본관 앞으로 이동하게 된다.
청와대는 행정구역상 서울 종로구 세종로 1 번지에 속하며, 지리적으로는 서울시의 주산인 북악산과 북한산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시청, 종로, 을지로 등의 상업·업무지역의 북쪽에 위치한다.
1948 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과거 이 곳에 있던 경무대의 이름을 따서 '경무대' 로 명명하여 집무실 겸 관사로 사용하였으나, 1960 년 4.19 혁명후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경무대에 대한 국민의 인상이 좋지 않다 하여 '청와대' 로 개칭하였다. 그후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전대통령이 사용하였으며, 6 공화국에 들어와서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청와대 일대는 예로부터 풍수지리상으로 길지(吉地)중의 길지에 속한다고 알려져 왔는데 북으로는 북악산을 주산으로 좌청룡인 낙산(駱山), 우백호인 인왕산(仁王山), 안산(案山)인 남산이 있으며, 명당수인 청계천이 북북서에서 통과해 동쪽으로 흘러가고 객수(客水)인 한강이 동에서 서로 흘러가는 매우 길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청와대 홈페이지 발췌). 이 곳은 사진촬영이 허용된 곳이니 기념촬영을 하면 되고 다음 관람장소 영빈관으로 이동하자.
앞의 4 개의 대리석 기둥이 통 기둥이라 헬기로 힘들게 옮겨왔다고 안내 요원이 설명 했는데 빠빠이스의 통샌드위치조차 즐겨하지 않는 본 우원으로서는 통으로 된 기둥이나 반으로 된 기둥이나 다 그게 그거 같은데 괜한 짓 한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이곳은 그나마 사진촬영이 자유스럽게 허용된 곳이니 사진은 맘껏 찍어도 되겠다.
자~ 이로서 청와대 경내 관람은 끝이다. 뭐 별 거 있냐? 사람사는 데가 다 그렇지. 좀 아쉬운 점은 청와대 영빈관 주방 오른쪽 싱크대 하단 두번째 서랍에 붙어있는 단추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지만 위급상황 발생시 출똥하는 마징가를 보게 되면 그 '단추' 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터... 너무 조급해하지는 말자.
이제 청와대 문을 나서서 다른 안내요원을 따라 칠궁을 관람하게 된다.
칠궁은 조선시대 일곱명의 왕 또는 추존왕의 모친을 모신 사당으로서 육상궁:숙종의 후궁이며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사당, 저경궁(儲慶宮):선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원종(仁祖의 아버지)의 생모 인빈 김씨(仁嬪金氏)의 사당, 대빈궁(大嬪宮):숙종의 후궁이며 경종(영조의 이복형)의 생모 희빈 장씨(禧嬪張氏)의 사당, 연우궁(延祐宮):영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진종(영조의 첫째 아들)의 생모인 정빈 이씨(靖嬪李氏)의 사당으로 현재 신위는 육상궁에 합사, 선희궁(宣禧宮):영조의 후궁이며 추존왕 장조(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映嬪李氏)의 사당으로 현재 신위는 경우궁에 합사, 경우궁(景祐宮):정조의 후궁이며 순조의 생모인 수빈 박씨(綏嬪朴氏)의 사당, 덕안궁(德安宮):고종의 후궁이며, 영친왕의 생모인 순비 엄씨의 사당이다(네이뇬 지식검색 발췌).
요로코롬 겁나게 긴 걸 토시하나 안 틀리고 설명해주는 수다맨 뺨을 양쪽으로 후리는 안내 요원이 칠궁에 서식한다. 그 요원의 설명을 따라 칠궁을 한 바꾸 돌면 이로써 관람 끝이다. 체력이 남아도는 사람덜은 길 건너에 03 아저씨가 맹그러 놓은 '무궁화 동산' 을 산책해도 되고 대통령들이 받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선물을 전시한 '효자동 사랑방' 을 둘러봐도 좋겠다.
여튼 존나게 걸었으니 슬슬 배가 고파질 게다. 본 우원 일케 다리 고생 시키고 쌩까버릴 싸가지 없는 애가 아니다. 경복궁까지 왔으니 노짱이 먹고 감탄했다던 유명한 삼계탕은 한 번 먹어주고 가야되지 않겠냐.
칠궁을 등 뒤로 하고 내려오다보면 무궁화 동산이 있는데 그걸 우측에 두고 꺽어져 내려간 다음 첫 번째 신호등이 나오면 경복궁 지하철역 방향으로 내려가라. 쭉 걸어내려가면 노랑 간판에 토속촌(02-737-7444)이 보일 게다. 바로 이 곳이 우리가 작쌀을 내 줄 삼계탕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경복궁역에서 찾아 갈 경우엔 2 번 출구로 나와서 LG25 뒷편으로 가면 된다).
가격은 11,000 원으로 약간 비싼 감이 있지만 맛을 보면 그닥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삼계탕을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속하게 배달되어져 오는 뚝배기 안에는 보기만 해도 걸쭉한 국물에 영계가 살포시 몸을 담그고 있고 그 위에 파와 검은 깨가 올려져 있다.
후추와 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하고 뼈가 술술 발라지는 닭고기를 먹고 함께 나오는 인삼주를 곁들이면 '캬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삼계탕 안에는 4 년근 인삼과 찹쌀, 호박씨, 호도, 잣, 토종밤, 약대추, 은행, 마늘, 해바라기씨 외에 특수재료 3 가지가 들어간다는데, 본 우원이 면밀히 조사한 결과 그 특수재료 3 가지는 물과 닭과 파 임을 알아낼 수 있었다. 걸쭉한 국물 맛이 일품이나 이게 좀 많이 진해 자칫 느끼 할 수도 있겠다. 그럴땐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깍두기를 시원하게 씹어줘라.
청와대라고 뭐 특별히 볼 거는 없어도 가족들과 함께 이런 계기로 함께 노짱이 이런 곳에서 사는구나 둘러보고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서 산책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그러는 거 아니냐...
무서울 것 같은 보청기 아저씨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설명하는 게 영 어색하긴 하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눈 마주치는 이들마다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는 것도 기분 좋고 또 단풍이 시작되는 10 월에는 청와대 경내의 단풍이 예술이라고 하니 멀리 단풍 구경 갈 필요도 없겠다. 일반 관람이 허용되는 10 월 말까지 금, 토요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지금부터 부지런히 계획 한 번 잡아봐라.
참, 공휴일에는 관람이 없다. 큰 맘 먹고 시간내서 찾아간 게 10 월 첫째주 금욜날 이면 경복궁 지붕만 쳐다보다가 돌아오게 될꺼다. 10 월 3 일(금요일)은 개천절이거덩.
보다 자세한 관람안내는 청와대 홈페이지(관람안내 02-730-5800)를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