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헌
한 세기 이상 조명 시장을 지배했던 ‘에디슨의 등불’ 백열등이 그 빛을 잃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어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세계 각 국에서 강제 퇴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백열등의 빈자리를 차지할 차세대 광원으로 LED가 주목받고 있다. LED는 1990년대 말 백색 LED가 개발되면서 조명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소위 '하이츠의 법칙'에 따라 매년 약 35%씩 제품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매년 21%씩 가격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08년부터 시작된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세계 각 국의 녹색 성장 노력이 LED 조명 시장의 성장을 힘차게 떠받들고 있다. 그래서 LED는 ▲고효율, ▲환경 친화, ▲공간 효율성, ▲다양한 연출 효과를 앞세우며 차세대 조명으로서 조명 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다. LED 조명 시장 규모는 10년 후 약 60조 규모로 확대되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견줄만한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LED 조명 시장도 캐즘(Chasm)을 직면할 가능성이 점차 높게 제기되고 있다. 캐즘이란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서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이나 정체 현상을 의미한다. LED 조명의 경우, 현재 주로 지적되는 에너지 효율과 가격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소비자의 감성 만족, ▲소비자의 히든 코스트 극복, ▲소극적인 환경 친화적 조명 도입 가능성, ▲법, 제도적 장치 미비 등의 또 다른 요인들이 LED 조명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LED 조명 업체가 이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성 만족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고객의 생애 주기 비용 감소를 위한 방안 마련, ▲소비자에 대한 LED 장점의 적극적 교육,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품질 보장 제도 마련 등의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LED 조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Promising)이 아니라 그 약속에의 도달(Delivering)이다. < 목 차 > Ⅰ. 빛을 잃어가는 에디슨의 등불, 백열등 Ⅱ.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는 LED Ⅲ. LED 조명 캐즘 가능성 Ⅳ. LED 조명 캐즘 극복 방안 Ⅰ. 빛을 잃어가는 에디슨의 등불, 백열등 1879년 발명왕 에디슨(Thomas Edison)은 세계 최초로 전기를 이용한 광원(光源)인 백열등(Incandescent Lamp)에 불을 밝혔다. 나무나 기름을 이용하는 등불이나 남포등을 이용하던 사람들에게 냄새도 없고 그을음도 없으며 원할 때 언제든 켜고 끌 수 있는 백열등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 백열등을 사랑하고 있다. 전세계 조명 시장은 약 120조 원 규모인데, 램프가 20%, 픽스쳐(Fixture, 등기구)가 70%, 부품(Component)이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램프의 대부분은 백열등과 형광등(Florescent Lamp)인데, 글로벌 램프 시장 중 백열등과 형광등의 비중이 약 6:4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열등은 따스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픽스쳐와의 조합도 쉬우며, 전기 회로가 필요하지 않아 빠르고 간편하게 점등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5에 불과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그런데 약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이 ‘에디슨의 등불’이 그 빛을 잃고 있다. 백열등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어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세계 각 국에서 강제 퇴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열등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다. 에너지 효율이란 단위 전력 당 방출되는 광속(lm/W)을 뜻한다. 그리고 광속(Lumen: lm)은 ‘눈에 감지되는 광선의 총량’이고, 전력량은 W(와트)이다. 백열등의 광원 효율은 약 20 lm/W정도로, 형광등의 1/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같은 전력량으로 형광등 1개가 백열등 5개를 대체할 수 있고, 같은 밝기라면 형광등을 쓰는 것이 백열등을 쓰는 것보다 전력량을 80%나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 시대에는 치명적인 약점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 효율이 낮으면 전기를 더 사용하게 되고,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화석 연료를 태워야 하고, 더 많은 화석 연료를 태우면 더 많은 지구 온난화 가스가 생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열등을 퇴출시키고 다른 고효율 광원으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온실 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전세계 전력 소비의 약 20% 정도가 조명에서 발생되는데, 이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저효율 백열등을 고효율 조명으로 대체한다면 이론적으로 매년 전세계 전력 생산 시 발생되는 CO2 배출량의 5% 이상을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유럽 연합, 대만, 일본 등 세계 각 국은 다소 편차는 있지만 2012년부터 백열등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도 2017년부터 이 움직임에 동참할 것은 이미 공표했다. 필립스 조명 사업부 사장인 루디 프로부스트(Rudy Provoost)는 '2020년이면 백열등은 전세계에서 완전히 퇴출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전세계 약 120조원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백열등 기반의 조명 시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때, 약 60조 원이 넘는 막대한 시장을 이끌 차세대 주자는 누구일까? Ⅱ.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는 LED LED(Lighting Emission Diode, 발광 다이오드)가 백열등을 대체할 차세대 광원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LED는 전류를 흘려보내면 빛이 발생하는 반도체다. LED는 1960년대 미국의 GE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그러나 그 밝기나 연색성(자연광과 유사한 정도)이 낮아 일부 품목에서만 사용될 뿐이었다. 그런데 백색 LED가 등장하면서 LED가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87년 Nichia 화학의 슈지 나카무라 박사는 세계 최초로 청색 LED를 개발했다. 그리고 1997년 청색 LED에 황색 형광체(Yellow Phosphor)를 도포해 단일 칩으로는 최초의 백색 LED를 구현했다. 여기에 Cree, Toyoda Gosei와 같은 업체들이 LED 칩 개발과 양산에 동참했다. 또한 LED가 차세대 광원이 될지 모른다는 판단을 한 기존 조명 시장의 강자들도 1990년대 후반부터 LED 개발 및 양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Osram은 모회사 Siemens의 반도체 자회사 Infineon을 합병하여 Osram Opto Semiconductors를 설립했다. Philips도 HP의 Agilent Technologies(現 Lumileds)를 합병하여 LED 역량을 갖추었다. GE도 EMCORE를 합병하여 GElcore(現 GE Lumination)를 설립하고 LED 칩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LED의 성능이 급속하게 향상되고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이미 주위를 둘러보면 신호등, 자동차의 후미등, 전광판에서 LED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휴대폰, 모바일 기기, 디지털 카메라의 대부분도 LED를 채용했다. 최근에는 냉장고에서 살균 기능까지 겸한 내부 조명과 인테리어를 위한 외관 조명을 LED를 통해 구현하기 시작하고 있고, LCD TV의 BLU(Back Light Unit)가 CCFL(냉음극 형광 램프)에서 LED로 교체되기 시작하면서 LED BLU가 LCD TV의 새로운 마케팅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은 2008년부터 진행되는 불황을 녹색 성장(Green Growth)으로 극복하고자 LED 조명 시장 성장을 힘차게 떠받들고 있다. 미국은 2020년까지 세계 LED 조명 시장의 50%를 점유하겠다는 '차세대 조명 이니셔티브‘를 이미 발표했다. 일본도 ‘21세기 광(光) 프로젝트’를 수립, 2010년까지 LED 교체를 통해 조명 에너지의 30%를 절감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30%를 LED로 전환해 세계 3대 LED 조명 생산국가가 된다.'는 1530 목표를 세우고 2012년까지 총 1조 3천억 원을 투자해 우선 공공 부문에서 LED 조명을 구입토록 하고 추가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각 시장 조사 기관들은 LED 조명(램프+픽스쳐)이 2018년까지 전체 조명 시장의 약 30% 이상 침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ED 조명 하나만으로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맞먹는 약 60조 원의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도 많아져 건축, 도로, 전광판, 실내 및 실외 조명, 자동차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각 국 정부는 일단 2009년부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관공서와 사회 인프라스트럭쳐(가로등, 신호등) 중심으로 LED 조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2012년 백열등을 퇴출시키면서 LED 조명 시장의 적극적인 확대를 이끌 계획이다. 따라서 LED 조명은 2012년 전후로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예상 하에 수많은 업체들이 '젖과 꿀이 흐를 것 같은' LED 조명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Philips(Lumileds), Osram(Osram Opto Semiconductors) 등 기존 조명 업체는 LED 조명 시장을 당연하다는 듯이 준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Nichia, Cree, Toyoda Gosei 등 기존 LED 칩의 강자와 Acuity Brands(미국 조명 픽스쳐 1위), Zumtobel(EU 조명 픽스쳐 1위) 등 전통적인 조명 픽스쳐의 강자들도 인수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시도하면서 LED 조명 시장을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전 회사, 컴퓨터 회사, 유통 회사, 정보통신 회사 등 수많은 회사들이 속속 LED 조명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고 나면 LED 조명을 하겠다는 업체가 생긴다. 요즘 LED 사업을 안 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유머스런 표현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LED 보급협회는 국내 약 450개의 LED 관련 회사 중 60% 이상이 LED 조명 업체라고 제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명 관계자들은 LED 조명이 ▲고효율, ▲환경 친화, ▲긴 수명, ▲공간 효율성, 그리고 ▲기존 조명이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연출 효과를 모두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표> 참조). 고효율, 저전력 LED 업계는 무엇보다 LED가 광변환 효율이 높아 소비 전력이 낮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LED 광원은 백열등 전력 소비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아직 형광등보다는 광원 효율이 낮지만 향후 2-3년 내 형광등 효율을 추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시된다. 왜냐하면 최근 불과 몇 년 사이에 LED 광원의 효율 개선이 급속하게 이루어졌고, 향후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정부가 150 lm/W ~ 120 lm/W LED 광원 개발을 정책적으로 주도하고 있어 이 주장은 어느 정도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그림 2> 참조). 환경 친화적 LED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LED 조명을 사용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백열등이 강제로 퇴출될 경우, 이 자리를 대신할 광원 중 가장 먼저 손꼽히는 광원이 형광등이다. 왜냐하면 형광등은 효율도 좋고, 수명도 길고, 가격도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광등은 수은(Hg)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형광등은 저압의 수은을 유리관 내 봉입한 후 양쪽 전극에서 전자를 방출하고 전자와 수은과 충돌시켜 자외선을 방출시키고, 이 자외선을 유리관의 형광물질과 다시 충돌시키면서 빛을 발생시키는 원리를 가진다. 그래서 수은 없는 형광등은 상상할 수 없다. 반면 LED는 수은을 비롯한 다른 환경 오염 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명 관계자들은 백열등의 대체재로 형광등보다 LED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이다. 긴 수명 LED 업계에 따르면 LED 조명은 백열등보다 약 80~100배, 형광등보다 약 10배의 긴 수명을 가진다고 한다. LED 조명의 수명이 8만 시간이고, 하루에 12시간 동안 조명을 켠다고 가정하면, 소비자는 한번 구입한 LED 조명을 18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긴 수명이 비싼 LED 가격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총 비용(Total cost) 관점에서 LED 조명의 경제성을 예상한 몇몇 자료를 보면, LED 조명이 기존 조명의 경제성을 넘어서는 시점이 형광등 대체용은 7년, 광원 효율이 다소 낮은 할로겐 대체용은 3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시말해 형광등 대신 LED 조명을 7년 이상, 할로겐 대체로 3년 이상만 사용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 경제적인 것이다. 공간 효율성 LED 칩의 크기는 대략 0.25㎟로 쌀알 크기보다 작다. 그리고 이 칩을 포함한 패키지도 넓이가 21㎟, 높이가 보통 5㎜ 미만이다. LED BLU의 두께는 이미 1㎝ 벽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반면 백열등은 주먹만한 크기이고, 형광등도 LED 광원 두께의 4배가 넘는다. 여기에 픽스쳐까지 붙으면 기존 조명의 두께는 한 뼘이 넘는다. 그래서 기존 조명 기구를 천장에 달면 높아보이던 천장이 의외로 낮아지고, 실내 면적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만약 기존 조명 대신 LED 조명을 달면 어떻게 될까? 에어컨 공조 기구의 제한을 받지 않는 천장이라면 그 높이가 10cm 이상 높아지고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넓어지게 된다. 20층 이상의 고층 빌딩의 경우, 천장 두께를 줄이면 같은 높이에 한 층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LED가 소형이라 천장 모서리를 따라 광원을 붙이면 공간을 절약하면서도 보조 조명을 설치할 수도 있고, 굽은 공간을 따라서도 조명을 설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에어컨, 냉장고, 프린터, 자동차의 굽은 외면을 따라 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연출 효과 디지털 조명인 LED가 기존 아날로그 조명과 차이를 보이는 또 하나의 포인트로 지능형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기존 조명은 한정된 컬러로 고정된 조명을 연출할 수밖에 없다. 기존 조명 중에서도 비교적 컬러나 밝기에서 자유도를 가지는 형광등의 경우 색 온도가 다른 형광등을 디밍(Dimming)하거나, 켜는 형광등 개수를 변화시키거나, 다른 컬러의 형광등을 조합해서 변화를 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전용 안정기의 가격이 워낙 높고, 이를 위한 공간이 많이 필요하며, 실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한정되어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 했었다. 반면 LED 조명은 다양한 컬러와 밝기와 디밍 등으로 역동적인 조명을 연출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생체 주기나 시간, 기분에 따라 빛의 세기, 컬러, 밝기, 색온도 등을 변화시킬 수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조명에서 컬러, 색 온도, 조도가 인간의 시각 피로 및 정신 피로에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작업의 유형이나 사람의 생체 리듬에 따라 조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LED 조명은 기존 조명이 줄 수 없는 +α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Ⅲ. LED 조명 캐즘 가능성 그러나 최근 시장이 LED 조명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분명 LED 조명은 ▲고효율, ▲환경 친화, ▲긴 수명, ▲공간 효율성, 그리고 ▲다양한 연출 효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은 소위 하이츠의 법칙(Haitz's Law) 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희망을 걸어볼만 하다(<그림 3> 참조). 올해 4월 중순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LED/OLED Lighting Technology EXPO 2009에서 필립스도 'LED에 관한 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LED 조명 도입에서 기술이 장애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 힘주어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과연 LED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하락하면 LED 조명이 백열등이 빠진 자리를 쉽게 꿰어 찰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LED 조명 업체는 LED 조명의 캐즘(Chasm)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캐즘(Chasm)이란 지질학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로 ‘상이한 지층간의 압력차이로 인해 땅이 찢겨져 나가면서 생긴 깊고 넓은 틈’을 의미한다. 경영학 분야에는 1990년대 말 실리콘 밸리의 기업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Geoffrey A. Moore) 박사가 ‘혁신성을 중시하는 초기 시장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주류 시장(Mainstream Market)간의 소비자의 상당한 특성 차이’를 캐즘에 비유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하이테크 제품은, 신기술을 잘 이해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편익을 누리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선각 수용자 계층까지는 쉽게 침투 가능하다. 그러나 시장의 다수를 구성하는 실용적인 소비자들은 급격한 변화보다 점진적인 변화를 원하고, 검증되고 표준화된 기술을 선호하며,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기술과 시장의 단절 현상이 생기고 시장이 상당한 기간동안 조정 메커니즘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그림 4> 참조). LED 조명도 이 캐즘에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효율 제품을 저비용으로만 제공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사지 않겠느냐?’라고 말하는 LED 조명 낙관론자의 주장과는 다르게 LED 조명 시장에 기술과 가격 외에도 또다른 캐즘의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감성 만족 생산자 관점에서 보면 조명 소비자들은 다소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열심히 노력해서 고효율 제품을 값싸게 제공했는데,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주고 효율이 낮은 조명을 사는 것이다. 형광등이나 메탈 할라이드 등은 백열등보다 4-5배 에너지 효율이 높다. 그리고 가격과 수명을 고려했을 때 백열등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여전히 백열등을 선호한다. 형광등이 출시된지는 70년, 메탈 할라이드 등이 출시된지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백열등 시장의 규모는 전체 조명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만약 2012년 백열등의 강제 퇴출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백열등을 살지 모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왜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일까? 조명은 성능과 가격 이외에 느낌이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파란색에 가까운 높은 색온도(K)를 좋아하는 반면, 서양 사람들은 붉은 색에 가까운 낮은 색온도(K)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TV나 모니터를 보면 색온도를 바꾸는 기능이 필수적으로 추가되어 있을 정도다. 그리고 높은 조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낮은 조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가벼운 독서나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낮은 조도의 연색성이 높은 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조명의 느낌을 가격이나 광원 효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같은 컬러에 대해서도 개인마다 반응이 다르다. 불그스름한 할로겐 램프를 보면서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우중충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서 조명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들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조명 시장 중에서 주택이 전체 시장의 약 30% 정도 비중을 가지는데, 이는 상업용 빌딩(13%)과 공공기관 건물(12%), 산업용 및 기타 건물(7%)을 합친 비중에 맞먹을 정도이다. 그래서 백열등이 빠진 자리는 이 백열등과 유사한 느낌의 조명이 치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만약 LED 조명이 백열등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다면 아무리 효율이 좋고 경제적이더라도 시장에서 선택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의 히든 코스트 소비자는 램프와 픽스쳐 가격 뿐만 아니라 인프라스트럭쳐 비용과 배광(配光, light distribution) 효율에 따른 조명 비용을 동시에 포함하여 조명의 경제성을 계산한다. 그래서 LED 조명 업체가 이러한 히든 코스트까지 극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는 새로운 조명 기기로 변경하는데 따르는 수고와 비용을 감당하기를 주저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형광등이 백열등보다 효율이 좋고 경제적이지만, 형광등이 나온지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브라질과 같은 개발 도상국에서 형광등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형광등은 새롭게 픽스쳐와 안정기를 설치해야 하는 추가 작업이 들어가야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몇 백원에 불과한 백열 전구를 갈아끼는 것이 형광등 설치에 따른 추가 비용과 수고를 감당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LED 조명의 이전 설치 문제도 고객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명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은 주택 시장이다. 그런데 LED 조명의 이상적인 수명은 10만 시간이다. 하루 12시간동안 조명을 밝힌다고 하더라도 20년이 넘는 시간이다. 그런데 LED 조명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과연 그 집에서 20년 이상 거주할까? 비싸게 조명을 설치했으니 이사할 때 에어컨을 떼가는 것처럼 방방마다 설치된 LED 조명을 떼서 새로 이사갈 집에 설치할까? 수명이 20년 이상인 상업용 빌딩이나 공공 빌딩은 긴 수명을 가진 LED 조명을 선호할 수 있겠지만, 일반 주택에 사는 소비자는 LED 조명의 긴 수명을 예상만큼 가치 있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LED 조명은 단기적으로는 공공 조명 위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지만, 이후 조명 시장의 중심까지 파고 들기까지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LED 조명은 광원 효율 향상과 가격 하락의 산을 넘는 동시에, 소비자의 히든 코스트를 극복할만큼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향후 백열등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환경 친화적 조명 도입에 대한 유보적인 태도 효율과 경제성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형광등의 치명적인 약점은 수은이다. 왜냐하면 유럽 연합 등 상당수 선진국들이 수은 등 환경 오염 물질을 포함한 제품 판매를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 사람들이 수은이 없는 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백열등을 크게 대체할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수은을 가진 조명 제품의 판매가 불가능할까? 첫째, 수은을 포함한 제품 판매가 선진국에서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세계 각 국의 조명에 대한 정책이나 규제를 살펴보면 수은을 포함한 조명의 퇴출에 대한 언급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2020년부터 형광등도 퇴출시키겠다는 발표만 간혹 보인다. 왜냐하면 백열등과 더불어 수은을 포함한 조명을 동시에 퇴출시키면 이 자리를 대신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은 함량에 대한 규제는 강해지겠지만, 정해진 기준 이하의 수은을 가진 조명 제품이 있다면 그 조명은 환경 규제가 심해지는 선진국 시장이더라도 지속적으로 판매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 시장이더라도 저수은 형광등과 같은 조명이 LED 조명의 시장 진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한 기존 형광등의 강자들이 다 선진국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어 선진국들이 자국 내 조명 산업 보호를 위해 수은에 대한 규제 강화를 생각보다 늦출 가능성도 있다. 필립스와 오스람은 유럽 연합에, GE는 미국에, 파나소닉과 도시바는 일본에 기반을 둔 회사이다. 둘째, 환경 규제와 비교적 관련이 적은 개발 도상국 시장이 조명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므로, 이 시장에서는 LED 조명이 예상보다 덜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국가들은 백열등 퇴출에는 동참하지만 형광등 비중까지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제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규제나 탄소 배출량 거래제는 선진국의 횡포라고 비난하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글로벌 조명 시장에서 미국, 유럽 연합, 일본 등 선진국들은 약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조명 시장의 성장 규모를 고려할 때 향후 10년 동안 개발 도상국의 조명 비중은 기존 선진국들의 조명 시장 규모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해 환경 규제와 비교적 관련이 적은 시장이 아직도 상당 규모로 남아있고, 이 시장에서는 LED 조명이 힘을 제대로 못 쓸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개발 도상국들이 백열등과 동일한 소켓을 쓰는 고효율 조명인 CFL을 백열전구의 즉각적인 대안으로 고려하는 중이다. 법 제도적 장치 미비 LED 조명을 분해해보면 그 안에 수많은 LED 칩이 모인 LED 모듈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광원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세부 광원이 각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5만원을 주고 산 LED 전구에서 LED 칩 하나가 고장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는 당연히 불량이라서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하겠지만, LED 제조업체가 이 요구 조건을 100%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를 조정해야 하는 LED 조명 관련 법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LED 조명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준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형광등 대체 LED 램프는 그 안에 칩이 약 100개 정도 들어간다. 칩이 100개 중 1개가 꺼져도 소비자는 불량이라 생각하는데, 만약 법적으로 10개 이상 꺼져야 불량으로 인정하겠다고 한다면, 과연 소비자가 이 LED 조명을 살 수 있을까? 반대로 제도적으로 LED 칩이 1개라도 꺼지면 모두 불량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제조업체가 얼마나 있을까? 여러 광원을 조합하여 빛을 만들어내는 LED 조명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인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내부 조명인 경우 이런 문제가 특히 심각할 수 있다. Ⅳ. LED 조명 캐즘 극복 방안 이처럼 LED 조명 시장은 기술 중심적인 시장인 동시에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BLU(Back Light Unit) 시장과는 다르게 기술과 가격 문제가 다 풀리더라도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환경 문제, 법 규제 등 수많은 요인이 캐즘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래서 LED 조명 시장이 유망하지만 그 낙관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면 LED 조명 업체는 예상되는 캐즘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소비자의 감성 만족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조명은 단지 에너지 효율 뿐만 아니라 조명을 받는 입장에서 얼마나 밝아야 하는가(조도, lx), 얼마나 자연광에 가까운가(연색성, Ra), 얼마나 차갑고 따뜻한 느낌인가(색온도, K), 어디를 얼마나 비추어야 할 것인가(배광), 어떤 파장을 낼 것인가 등 다양한 요인이 얽힌 종합 예술에 가까운 특성을 보인다. 독일의 경우, 기존 나트륨 램프 가로등을 LED 가로등으로 대체했는데, 그 색이 차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LED 조명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구입한 LED 조명이 느낌도 나쁘고 눈은 더 피곤하다.’라고 불평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예상외로 많이 만날 수 있다. 따라서 LED 조명 업체는 광원 효율을 향상시키고 가격을 하락시키는 동시에 소비자의 감성을 빨리 파악하고 소비자의 느낌을 제대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빛을 빨리 제작해 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LED 기술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시장에는 LED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엔지니어는 많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이해하는 디자이너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그래서 광원 효율 위주로 LED 조명을 설계했다가 ‘느낌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아직은 시장이 초기 단계라서 이런 실수가 용납될 수 있겠지만 향후에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 LED 업체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LED 조명 업체는 자사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감성과 느낌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지원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전문 인력을 지금부터 꾸준히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고객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 세분화’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LED 관련 제품이나 기술로 시장 세분화를 하면 시장 세분화의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명은 전자 제품과는 달라 소비자가 극과 극이다. 색 온도가 높아야 팔리기도 하고 색 온도가 낮아야 팔리기도 한다. 밝아서 팔리기고 밝지 않아서 팔리기도 한다. 그래서 조명 시장을 제품이나 기술로 시장을 세분화하면 고객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LED 조명 업체는 결국 ‘고객은 모르겠고, 우리가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제품부터 만들어 팔자.’라는 기술 중심적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반면 고객은 자신의 감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더 좋은 기술을 채용한 조명 제품이라 할지라도 외면할 것이다.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객 특성 위주의 시장 세분화 전략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느낌을 중시하는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 인프라비용이나 배광을 중시하는 고객과 아닌 고객, 환경 친화를 선호하는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 주거 유형에 따른 고객 구분, 감성의 유형에 따른 고객 구분 등 고객 중심의 기준으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각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가장 어필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성 시장 세분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자사만의 시장 중심축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객 라이프 사이클 코스트의 감소 방안 마련 현재 소비자들은 LED 조명을 구입하는데 전통적인 조명 제품보다 더 많은 초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각종 히든 코스트까지 존재한다. 문제는 이 모습이 아직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LED 조명 업체는 생산 원가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코스트(Life Cycle Cost) 관점에서 고객의 비용을 감소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제품 원가의 감소이다. LED 조명의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칩과 패키지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제품 수명 향상 및 효율 증가를 위한 픽스처 디자인 개발도 필요하다. LED 칩이 좋아도 픽스쳐에서 그 효율이 많게는 반 정도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림 5> 참조). 이와 동시에 각종 지원 제도를 개발하여 고객의 설치 비용이나 이전 비용 등을 감소시키는 방안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한 예로 CDM(청정 개발 체제, Clean Development Mechanism)을 이용해 초기 도입 비용을 대폭 감소시킨 오스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CDM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상국이 비 의무 감축대상국에 선진 기술을 직접 투자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올리고 그 감축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받도록 한 시스템이다. 최근 오스람은 인도 3개 주(안드라프라데시, 하리아나, 마하라슈트라)에서 백열전구에 비해 에너지를 80%나 절감해주는 고효율 콤팩트 형광등(CFL) 200만개를 빈곤층 가정에 공짜로 나눠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에너지 절감에 상응하는 100만톤 분의 탄소 배출권(약 $2,500만 추정)으로 그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립스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LED 조명과 태양 전지(Solar Cell)를 붙여 아프리카에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최근 발표된 ‘그린 LED 리스 제도’를 살펴보자. 이 제도는 7조원이 넘는 공공 기관의 조명 교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먼저 민간 펀드를 조성하여 LED 조명 비용을 대고 공공 기관에는 리스 형태로 LED 조명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높은 초기 설치 비용도 줄이고, 이전 비용 등의 문제들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LED 조명 업체가 제품의 생애 주기 비용을 감소시키는 관점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면 기술 외적으로도 제품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LED 조명의 장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LED 조명이 에너지를 절감하고 다양한 컬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LED 조명이 시장에서 차세대 조명으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런 미지근한 시장의 움직임은 LED 조명의 침투를 상당부분 연기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능성은 소위 ‘CFL의 교훈’에서 찾을 수 있다. CFL 램프는 형광 램프를 구부려 접어서 소형화하고, 안정기를 내장하고, 나사식 베이스를 붙여 일반 백열전구의 기구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형광 램프로서 약 25년 전, 1980년대 초에 처음 출시되었다. 같은 밝기의 백열등에 비하면 전기료가 80% 정도 절감되고, 수명이 10배 정도 길고, 3파장 형광물질을 사용해 연색성도 우수했다. 말 그대로 1980년대의 떠오르는 조명계의 샛별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CFL의 장점에 대해 별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런 소비자의 미온적 태도는 CFL 관련 기술이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장기간 그대로 지속되었고, 결국 CFL은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시장에서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LED 조명도 CFL의 실수를 거울삼아 그 과정을 결코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이미 CFL의 실패를 경험한 필립스는 “CFL의 실수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게 우리는 LED 조명의 장점을 고객에게 계속 교육할 것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품질 보장 장치 마련 일부 LED 조명 구매자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 LED 조명을 구입하는데, 만약 생각만큼 LED 조명의 수명이나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LED 조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만약 지금과 같은 소수의 부정적 인식이 다수 소비자에게 각인되기 시작한다면 LED 조명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어두울 수 있다. 그러므로 LED 조명 기업은 LED 조명 품질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공식화된 각종 품질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과거 형광등 업체들은 ‘7만 시장 보장 등’을 공표하면서 자사 조명 제품의 신뢰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 시켰고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LED 조명 업체는 보상 기준을 명확하게 하여 소비자의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자사 LED 조명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인식을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그 때 소비자들은 이 신뢰성을 바탕으로 LED 조명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그 약속에 도달하는 것! LED 조명 사업을 분석하다보면 '고효율, 저전력, 긴 수명, 친환경... 과연 새로운 이야기인가?'라고 자문하게 된다. 현재 LED 조명 업체들은 고효율, 저전력, 긴 수명, 친환경 등을 전통 광원과 다른 LED 조명의 독특한 장점으로 힘주어 설명한다. 물론 LED 조명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단어들이 신선할 수 있다. 그러나 할로겐 램프, 형광등, 메탈 할라이드 램프, CFL, 그리고 LED로 이어지는 100여년의 조명의 역사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차세대 조명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런 구호는 어김없이 문두에 등장했으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명 사업을 거의 100여 년 동안 이어온 전통적인 조명 업체들은 이미 이 구호에 식상하지 않았을까? 필립스는 LED/OLED Lighting Technology EXPO 2009에서 '중요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그 약속에 도달하는 것(It is Delivering, Not Promising)!'이라 힘주어 말했다. LED 조명 업체라면 한 번쯤은 새겨들어 볼 만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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