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광 핵추협 국내 최장기 침묵시위
전남 영광군청 앞에서 국내 최장기 침묵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영광핵발전소추방협의회(공동대표.이영선신부, 김성근교무) 회원들은 원전 구내 핵폐기물 저장고 증축에 항의, 작년(97) 12월7일부터 침묵시위를 시작해 21일 현재 44일째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핵폐기물 영구저장고 증축 반대와 군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영하의 혹한과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30-50명씩 연일 군청 앞을 지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87년 조선대 총학생회가 1백18일간 본관농성을 벌인 적은 있었으나 합법적으로 집회신고를 받아 40일 넘게 침묵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핵추협은 96년 7-8월 원전 5,6호기 건설허가에 항의하는 37일간의 침묵시위를 벌인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그 기록을 이미 일주일이상 연장했다. 시위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집회신고도 수시로 내야 하기 때문에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씩 신고서를 내고 있으며 이미 15차례에 걸쳐 집회를 연장했다.
시위시간은 군수와 공무원들이 식사를 위해 군청 정문을 나서는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 핵추협이 주축이 된 13개 단체 회원들이 윤번제로 피켓과 플랜카드를 들고 참여하고 있으나 침묵시위인 만큼 구호를 외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다. 주민들은 이들의 시위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외부인들에게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시위대의 주장은 핵폐기물 저장창고 증설을 중지를 비롯 *허가를 내준 김봉열 군수퇴진 *관련 공무원 징계 *온배수 저감방안수립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핵추협의 시위가 장기화되고있는 것은 대화와 타협을 포기하고 시위대가 지쳐서 그만둘 때만을 기다리는 군의 오만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민선시대에 걸맞게 이들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핵추협 관계자는 "이번 침묵시위는 1백일 정도로 예정하고 있으나 우리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조치가 따르지 않을 때는 보다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9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