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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의 광기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여몽연합군이 일본을 칠 때 마침 태풍이 불어 작전이 실패했다. 태풍은 오랜 시기 불가측의 자연 재앙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우리는 태풍의 위력, 진로 등 매우 정확한 정보를 자세히 안다. 수퍼컴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태풍은 반드시 해수온도와 성층권 온도의 차가 큰 길을 따라간다. 옛날에는 천문현상도 운명으로 보았다. 하지만 오늘날 혜성의 궤적, 일식 월식 시각, 초신성 폭발 등 거의 모든 천문현상을 우리는 정확하게 계산하는 중이다. 나는 사람의 일도 계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쟁이든 선거든...
*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글
<인간의 광기까지는 계산할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주식투자에 크게 실패한 뒤 한 말>
사람들은 주식 시장이나 전쟁 , 선거, 사업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낼 수 없다고 믿는다. 0660 아이작 뉴턴 같은 천재조차 주식시장에서 전재산 2만 파운드를 잃고 이런 말을 했을 정도이니 수학적인 재능마저 없는 일반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0360 폰 노이만은 2차대전이 발발하자 이 전쟁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연합군이 승리할 것이라는 답을 도출해냈고, 그의 계산은 적중했다. 그런가 하면 1230 앨런 튜링은 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만든 암호해독기 <에니그마Enigma ; 수수께끼>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컴퓨터 <콜러서스>를 만들어냈다. 이 컴퓨터 <콜러서스>는 기어이 애니그마의 복잡한 암호생성 방식을 알아내 2차대전에서 연합군이 이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복잡하게 생긴 애니그마의 배전반. 아무리 복잡해도 논리를 갖는 한 반드시 계산된다.
컴퓨터 성능에 따라 빨리 계산되거나 다소 시간이 걸리거나 할 뿐이다.
칼이 있으면 방패가 있고, 불이 있으면 물이 있는 법이다.
태풍이 생기는 이치는 오늘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오로지 부처님, 하느님, 칠성님, 산신님에게 빌어야만 하는 불가측의 재앙일 뿐이었다. 그저 엎드려 비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빌어도 태풍은 기어이 찾아오고, 기도를 하든말든 휩쓸고 지나갔다. 부처든 하느님이든, 혹은 칠성이든 산신이든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물론 우연히 재난을 피한 사람들은 그 원인을 분석하는대신 자신들의 기도 때문에, 신앙 때문에 화를 면했다고 스스로 위안할 뿐 그들의 존재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전쟁이 나도 사람들은 참전하는 군인의 무사귀환을 빌 뿐 그가 죽을지 살지 알지 못한다. 피난을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역시 허둥댄다. 계산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또 절간으로 교회당으로 달려갈 뿐이다. 역시 아무 효험이 없다. 2차대전에서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게 일상인 기독교인들이었고, 월남전에서 죽은 베트남인들은 조석으로 부처님에게 예배하던 사람들이었다.
보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2. 태풍의 생기는 간단한 원리
바람은 없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에 점점이 별이 돋는 초저녁, 온가족이 모여 양고기를 구워먹고 차를 마셨다. 그런 다음 사람들은 평화롭게 잠자리에 들었다. 밤이 깊어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베이스음(音)으로 잦아드는 그 낮은 바람소리를 들은 건 이리나 들개, 우리에 갇힌 채 서성이던 가축뿐이었다.
바닷속 깊은 데서 흐르는 듯한 가장 낮은 저음(低音), 그 소리는 숨소리보다 더 작게 문틈으로 스며들었다. 어디선가 가볍게 대지를 노크하는 듯한 둔탁한 음이 간간이 짐승들의 귀에 들렸다. 그러다가 놀란 말이 발굽을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나뭇가지가 가느다랗게 울기 시작했다.
잠들었던 사람들은 마침내 눈을 뜨고 창문을 열었다. 초저녁만 해도 별빛이 빛나던 하늘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자욱하고, 잔잔하던 바람은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이윽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시속 2백 킬로미터의 폭풍이 몰아닥쳤다. 폭풍은 가로수를 뿌리째 뽑아던지고, 지붕을 들어내어 멀리 아스팔트 길에 내팽개쳤다. 짐승들은 이리 쓰러지고 저리 쓰러지면서 땅바닥에 붙어 있으려 안간힘을 다했다.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파편이 비산(飛散)하고, 여자들의 비명같은 날카로운 풍성이 집안에까지 들이닥쳤다.사나운 바람은 살림살이를 마구 흐트러 놓았다. 미친 바람은 도적떼나 적군처럼 무려 대여섯 시간이나 마구 날뛰다가 물러갔다.
이것이 태풍이다. 1970년 방글레데시에 불어닥친 이 태풍은 초속 54미터(시속 194Km)의 맹렬한 속도로 가옥 수만 채를 파괴하고, 잠자던 사람 30만 명을 주검으로 만들었다. 사원의 고층탑, 높은 건물, 수십 미터의 키를 자랑하던 포플러 나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태풍이 몰고온 수만 톤의 토사(土砂)와 엄청난 양의 강수(降水)가 폐허의 잔해를 덮어버렸다.
태풍의 어머니는 적도 부근(위도 5~6도)의 바다이다. 작렬하는 태양이 직사광선을 내리쬐고, 자전하는 지구의 회전력이 가장 센 곳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섭씨 26.5도 이상 올라가면 수증기를 가득 품은 열기가 발생한다. 그러면 불같은 뜨거움을 주체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몸부림이 일어난다. 열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평상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의 몸부림이다. 1000mb 이하의 저기압이 형성되고, 저기압은 200km~400km의 속도로 퍼져나간다. 퍼져나가는 곡선이 크면 클수록 큰 태풍이 태어난다.
태풍의 아버지는 하늘에 떠있는 고기압 전선(1000mb 이상)이다. 체온은 영하 40도 이하이다. 아버지의 고향은 혹독한 추위가 휘몰아치는 남극이나 북극이다. 하늘에서 태풍의 어머니를 발견한 아버지는 강하고 빠른 속도로 수직하강한다.
태풍의 아버지를 만난 어머니는 지름 5km~10km에 이르는 자궁을 연다. 태풍의 눈이 될 부분이다.
격렬한 상하 운동이 시작된다. 아버지는 차가운 냉기를 수직으로 내리꽂고, 어머니는 그럴 때마다 뜨거운 열기를 품은 수증기를 하늘 높이 내뿜는다.
태풍은 4~8일 정도의 임신 기간을 거쳐 태어난다. 태풍은 태어나자마자 지구 자전의 회전력으로 서쪽으로 진행한다. 초속 17미터 이상의 속도로 돌진하다 나중에 중위도에 이르면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대륙을 덮치는 태풍의 파괴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0만 개와 맞먹는다.
태풍의 눈의 지름은 30~50킬로미터, 큰 것은 1백 킬로미터나 되는 것도 있다.
격렬한 회전 운동을 하는 ‘태풍의 벽’ 안에 숨어 있는 태풍의 눈은 시속 0에 가깝다. 고요와 정적이 깃든 정점(靜點)이다. 가벼운 산들바람만이 느껴질 뿐이다.
태풍의 최대 지름은 1천5백 킬로미터이다. 수명은 일주일에서 한달간이다.
태풍은 우리나라 연간 강수량의 30%를 쏟아붓는다.
카리브해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 인도양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면 윌리윌리라고 부른다.
지구에 극한(極寒) 지대인 남극, 북극이 존재하고 극열(極熱) 지대인 적도가 존재하는 한 태풍은 언제든지 잉태 조건을 갖춘다. 이것이 태풍의 원리다. 태풍은 결코 기도나 염원으로 멈추는 바람이 아니다.
오늘날 태풍의 피해는 최소화되었다. 어떤 규모의 태풍이 언제 올지 미리 계산하여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쟁, 선거, 사건 등을 계산할 수는 없을까. 물론 계산할 수 있어야만 한다.
3. 별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살아갈까
영원할 것만 같은 태양, 그리고 밤하늘에 빛나는 저 수많은 별은 어떻게 태어나며,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을까?
물론 천문학이 생기기 전 인류는 별조차 생로병사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렇다. 단지 수명이 좀 길뿐 별도 태어나고 늙고 죽는다.
* 이하 이시우 박사의 <붓다와 천문학자의 대화> 부분 전재
은하수의 가운데 부분을 잘 들여다보면 주위보다 어두운 검은 지역이 나타나는데 여기에는 별들이 죽으면서 흩뿌린 물질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며, 이런 물질을 성간 물질이라 부른다.
이 물질은 약 73%가 가장 가벼운 수소, 약 25%가 두 번째로 가벼운 헬륨, 약 2%가 중원소†로 이루어졌다. 중원소는 주로 산소, 탄소, 질소다. 그리고 성간 물질의 약 90%는 가스이고 나머지 10%정도는 티끌이다. ‡
†중원소 :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 전체를 통털어 중원소라 한다.
‡성간 물질에서 많은 유기화합물(니트릴, 아세틸렌 유도체, 알데히드, 알코올, 에테르, 케톤, 아미드 등등)이 발견되고 있다. 이 중에는 생명합성에 중요한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도 있다.
별도 생명이 있다면 별은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과 같은 것이다.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서로 만나 아기의 씨앗이 생기면 이것은 따뜻하고 어두운 안정된 자궁 속에서 모체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성장하면서 사람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10달쯤 지나면 어두운 세상을 뒤로하고 밝은 고통의 인간세계로 울며 나온다.
별의 경우는 어떠한가? 앞선 세대의 큰 별들이 죽으면서 방출한 잔해가 돌아다니다가 서로 모여 성간 물질을 이루고, 이것이 밀집하게 모여 암흑성운이 된다. 이것이 다음 세대의 별들이 탄생하는 곳이다.
이 성운은 온도가 영하 250도 정도로 매우 차가우며 모체의 자궁 속과 달리 사방이 확 트인 열악한 조건을 가진 열린 계이다. 인간의 탄생은 한 조상으로부터 계속 이어지는 인연을 가지지만 별의 탄생은 여러 다른 조상 별들의 잔해인 성운에서 일어나므로 인간처럼 고정된 인연이 없다.
마치 대기 중에서 티끌이 씨앗이 되어 물방울이 생기듯이 성운 속의 티끌이 씨앗이 되어 주위의 물질(가스 입자와 티끌)을 흡착하면서 성운 중심부로 물질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러면 성운물질이 어떠한 방식으로 모여들까.
첫째, 성운 내의 물질들은 만유인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기면서 천천히 수축한다. 이때물질은 성운 중심부 쪽으로 모여들면서 중심부의 밀도를 증가시킨다.
둘째, 많은 성운 물질이 중심부로 모이게 되면 중심부 물질의 양이 증가하므로 중심부 바깥 쪽 물질을 안쪽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매우 커진다. 그 결과 성운 전체는 마치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듯이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된다. 이러한 빠른 중력수축을 중력붕괴라 한다.
공기를 압축하면 열이 발생하면서 안쪽의 온도가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성운이 수축하면 열이 발생한다. 수축이 느린 경우는 발생된 열이 성운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므로 성운 내부의 온도를 크게 높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빠른 중력수축 즉 중력붕괴가 일어날 때는 매우 빠른 속도로 열이 발생하므로 이 열이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 중심부 온도가 천만 도 가까이 급증한다. 이러한 높은 온도에서는 4개의 수소원자가 결합하여 한 개의 헬륨원자로 융합되는 수소핵 융합반응이 일어난다. 그런데 한 개의 헬륨원자의 질량은 수소원자 4개의 합 질량보다 오히려 0.7% 정도 더 적다. 이를 질량결손이라 하는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결손된 양은 빛과 같은 에너지‡로 바뀐다. 결국 수소핵 융합반응이 시작되면서 성운으로부터 빛이 나오고 별이 탄생하는 것이다.
†만유인력 : 두 물체 사이에의 거리제곱에 반비례하고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인력을 뉴턴의 만유인력이라 한다.
‡핵에너지 : 핵융합 반응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핵에너지라 한다.
갓 태어난 별을 원시별이라고 한다. 처음 자궁에서 나온 아기 모습처럼 별의 형태가 갖추어 지지 못한 채 주위에 많은 물질이 남아 원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별의 강한 빛으로 이들 물질이 밖으로 흩어지면 비로소 안쪽에서 깨끗한 별의 모습이 보이게 된다. 이런 식으로 별이 탄생하는 것이다.
4. 사람은 어떻게 무리지어 어떤 역사사건을 일으킬까
아이작 뉴턴이 말한 <인간의 광기>라는 표현은 집단의 심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요즘에는 비가 오고, 태풍이 생기는 것도 수퍼컴으로 계산해서 정확히 예측하는 세상이다. 별이든 태풍이든 토네이도든 인류사건이든 생기는 이치는 다 똑같다.
2차대전은 히틀러나 히로히토 등의 개인 광기가 만들어낸 전쟁이 아니다. 히틀러나 히로히토가 구름 씨앗처럼 비록 작은 원인은 되었을지 몰라도 2차대전은 독일국민과 일본국민 전체가 일으킨 대사건이다. 아무리 히틀러라도 오늘날의 독일국민 사이에 놓이면 결코 나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의 광기라는 것도 역시 수학적으로 계산이 될 수 있어야 한다. 2차대전은 왜 일어나고, 육이오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수학적으로 계산이 나올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이런 계산의 저변에 바이오코드 이론이 기초 도구로 이용될 수가 있다.
한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자면 주변에 또다른 인간 군상이 있게 마련이다.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으며, 가깝고 먼 친인척이 있다. 여기서도 변화가 생기지만 학교 친구, 동료, 거래처 대상 등 피치 못할 인간 군상은 삶의 곳곳에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더더욱 교섭이 잦다. 그런 가운데 중력을 느껴 친밀해지는 사람이 있고, 반발력이 생겨 멀어지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데도 역시 에너지가 나오거나 소비된다.
테무친이라는 시골 양치기가 이처럼 수많은 사람 사이를 달린 끝에 그를 중심으로 10만 명이 모여들었다. 그러자 그는 칭기즈칸이 되어 이웃나라들을 차례차례 점령하였다. 말하자면 사람 태풍이다.
붓다나 예수가 각각 인류 최대의 종교단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 역시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전위차가 결국 태풍, 토네이도 같은 현상을 일으킨다.
* 전위차 ; 전기장 내에서 단위전하가 갖는 위치에너지이다. 국제표준단위로 V(volt)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편의상 지표면의 전위를 0V로 한다. 220V의 경우 한 선은 0V, 다른 선은 220V일 때 전위차는 220V가 된다.
히틀러의 나치, 아시아 침략에 나선 일본의 전범들도 나름대로 그들 국가와 상대국 사이의 전위차를 극복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당시 히틀러나 히로히토는 상대국, 인접국보다 뛰어난 군사력을 갖고 있었고, 이 큰 차이의 에너지는 결국 전쟁으로 전환되었다.
에너지가 존재하는 한 그것은 언제나 쓰임이 가능하다. 콘센트를 꽂지 않는다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사람 사이의 일에서는 누군가 반드시 콘센트를 꽂게 되고, 그러면 전쟁이 나는 것이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단체든, 국가든 이 법칙은 언제나 유효하다. 육이오전쟁도 남북간에 존재하던 엄청난 경제력, 공업생산능력이 결국 점화된 것이다. 그런 전위차가 없었다면 김일성이 아무리 콘센트를 꽂으려 해도 전쟁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이 비슷했던 1970년대에는 결코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첩이 오가고, 남북간에 소소한 충돌이 잦았던 것은 양측 집권세력의 이해관계와 상당히 밀접한 '의도된 사건'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진단할 수 있다.
이에 비해 2013년 현재 남북 상황은 육이오전쟁 직전만큼이나 남북간 전위차가 크게 벌어졌다. 따라서 여차하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계산을 한다면 서로 조심해야 한다.
만일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통해 집권했더라도 그의 아들 중에 이방원이란 존재가 없었더라면 조선 건국이 가능했을까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이방원이 아니라면 정몽주의 존재를 제거할만한 인물이 주변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계는 정중부나 최충헌 같은 무인정권 시대를 열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방원이란 존재가 권력의 핵심에 있었기 때문에 조선 건국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임진왜란도 마찬가지다. 만일 이순신이란 수군제독이 없었다면 전쟁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그야 물론 이순신 역시 원균처럼 접전을 벌이고, 결국 일본 수군은 대동강을 통해 군수물자를 넉넉히 조달했을 것이다. 그러면 조선군은 기어이 압록강을 넘어 명나라로 퇴각해야만 했을 것이다. 육이오전쟁 때 김일성군이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백의종군을 두 번씩이나 하면서 잘 말을 듣지 않는 이순신이란 독불장군이 있어 일본은 해로로 군수물자를 운반하지 못했고, 오사카로부터 시작된 길고 긴 보급선을 지키지 못해 전쟁을 포기해야만 했던 것이다.
5. 두뇌컴퓨팅의 오류, 그 치명적인 결과
- 머리 나쁜 사람든 두뇌 컴퓨팅에 실패하고, 그러고도 임의판단을 한다
여기서 '머리 나쁜'이란 뜻은 '두뇌 컴퓨팅이 잘 안되는'이란 뜻이다. 따라서 '머리 나쁜 사람들'이란 '두뇌 컴퓨팅이 잘 안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두뇌 컴퓨팅 기능은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시시때때로 달라질 수 있다. 영양 상태나 스트레스량에 따라 들쭉날쭉할 수 있다. 또 바이오코드의 시절운기에 따라 두뇌 컨디션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천재들조차 두뇌컴퓨팅이 안돼 저지른 실수 사례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두뇌계산 즉 두뇌컴퓨팅을 하면서 살아간다.
살까 말까, 갈까 말까, 말할까 말까, 헤아일 수 없는 계산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라고 예외가 아니고, 군인들 역시 시시각각 컴퓨팅을 해야만 한다. 예술가들도 컴퓨팅을 한다. 화가는 바위를 넣을까 말까, 바위에 소나무 하나를 그려 넣을까 말까, 소나무는 너무 크니 들꽃이나 진달래 혹은 철쭉을 그려넣을까,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그려넣으면 어떨까, 끊임없이 계산을 하면서 그림을 그린다. 음악가는 음표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음을 바꿔보고 고쳐보고 다듬어 보면서 최상의 음률을 찾기 위해 컴퓨팅을 한다. 작가는 머릿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어휘를 끌어다가 이리저리 문장을 만들어보고, 역시 다듬고 고치면서 생각을 글로 바꾼다.
우리 연구소 사이트에 들어온 회원들도 댓글을 달까말까 고민할 것이다. 혹 다른 사람이 보고 뭐라지 않을까, 주제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컴퓨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두지." 이러면서 포기한다. 이렇게 관둔 일이 일생을 통틀어 얼마나 될 것인가. 끝까지 컴퓨팅을 했더라면 더 좋은 방법을 알아냈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었을 텐데, 이러면서 후회하는 노년들이 많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너무 많은 컴퓨팅을 하면서 살아야만 한다. 수퍼에 가서도 가격을 비교해야 하고, 신선도를 따져야 하고, 더 좋은 걸 고르기 위해 살펴야 하고, 가계비 지출 흐름도 고려해야 하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걸 사줄까 말까도 고민해야 하고, 들고갈 수 있는 무게인가 고려해야 하고, 계산대 앞에서도 짧은 줄이 어딘가, 어느 줄이 더 빨리 계산을 마칠까 컴퓨팅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두뇌는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인체 기관이 된다. 두뇌는 신체를 조종하는 명령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컴퓨팅에 실수가 생기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뇌컴퓨팅이 종종 오류를 범하고, 오류의 결과는 때때로 치명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임의판단의 치명적인 결과
두뇌컴퓨팅이 안될 때 사람들은 흔히 '하다 만 계산'만으로 결론을 내려버린다. 혹은 묵은 기억이나 허섭한 경험지식 등 무명(無明 ;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잘못된 지식과 경험, 번뇌가 시작되는 첫번째 원인)에 의지한다. 끝까지, 정답을 구할 때까지, 혹은 최선의 답을 구할 때까지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두뇌컴퓨팅을 할 수 있는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할 때 사람들은 "에이!" 하는 심정으로 자포자기하고, 이러면서 <임의판단>을 해버린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이 기사에는 119 대원들의 임의판단이 나온다. 신고자가 목소리가 차분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은 신고 자체를 묵살해버린다. 장난전화일 것이라고 임의판단한 것이다. 계산이 안되었으면 판단하거나 실행하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흔히 임의판단을 해버린다. 119대원의 임의판단 결과 신고자는 사망했다.
이 기사에는 119 대원들과 0345 김문수 경기지사 양측의 임의판단이 나온다.
119대원은 '경기도지사'란 말에 장난전화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관등성명을 대지 않는 등 신고를 묵살해버리고, 신고자는 상대가 관등성명을 대지 않는 것에 이끌려 자신의 목표인 환자 이송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놓고 신고자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119대원 역시 그것으로 끝이다. 이후 김 지사는 이 119대원을 인사조치시키고, 언론이 시끄럽게 떠들어대자 그제야 원대복귀시키는 등 두뇌컴퓨팅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둘 다 임의판단을 한 결과다.
이 특정일자 기사 목록에도 컴퓨팅 오류가 많이 보인다.
저축은행 대표가 영업정지를 앞두고 200억원을 빼내 중국으로 밀항하다 잡힌 것도 대표적인 두뇌 컴퓨팅 오류다. 다만 그를 잡은 경찰은 이런 행동을 사전 예측하고 낚시꾼으로 위장해 대기하다 도주하려던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경찰의 두뇌컴퓨팅이 더 정확한 답을 구한 것이다.
<경호처 늑장부리다 홍석현에 수십 억 차익 안겨>이란 기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신문을 읽다보면 거의 모든 것이 두뇌컴퓨팅의 게임이다.
요즘 한창 핫이슈가 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진로 문제 역시 두뇌 컴퓨팅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한 답을 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당권파인 NL들은 무조건 사수를 외치고 있고, 유시민 등 통합파는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수든 사퇴든 두뇌컴퓨팅이 잘 되어야만 승리할 수 있지만 대개는 그러지 못한다. 이들 역시 임의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 세계야말로 실시간 두뇌 컴퓨팅이 필요한 분야다.
잠시잠깐의 실수로 정치 인생이 끝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국회는 정쟁만 일삼는 무능력 집단이라고 본 이명박 대통령의 두뇌 컴퓨팅 결과 나라가 이 지경이 된 측면도 있다. 국회는 사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지역 및 단체의 대표들이 모인 곳이다. 당연히 서로 싸우고 자기들의 이익을 더 챙겨가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런 것을 싸움만 일삼는다는 식으로 잘못 계산한 결과 그는 비참한 말기를 지내고 있다.
0625 정동영은 저런 민노당 따라다니며 한미FTA 폐기를 외치다 건국 이래 최대 표차로 낙선하여 정계에서 존재감을 상실해버리고, 1125 이회창은 앉아만 있어도 대통령된다는 잘못된 컴퓨팅을 하고 방심하다 내리 두 번 낙선했다.
이 세상에서 계산하는 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내가 컴퓨팅을 잘해서 올바른 답을 구해 성공하는 법, 그리고 상대가 컴퓨팅 오류를 일으켜 엉뚱한 짓을 할 때 내가 반사이익을 얻는 법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두뇌컴퓨팅이 필요한 사안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리 아이 대학 전공을 무엇으로 해야 미래 가치가 있을까, 사위나 며느리를 누구로 선택해야 내 자식이 더 행복할까, 이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침으로 무엇을 먹을까 등등 끊임없는 두뇌 컴퓨팅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바이오코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급할 것인가, 저작권 방어를 우선해야 하나, 보급을 우선해야 하나, 경쟁도구는 안생길까, 어떻게 해야 일반인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계산할 일이 산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이 겹치고 얽히고 설키면 계산할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고, 급할 때의 두뇌컴퓨팅은 종종 오류를 수반한다.
누구나 두뇌 컴퓨팅에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실패할 때도 있다. 실패라는 걸 인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임의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오류보다 더 무서운 건 임의판단이다.
그럴수록 브레인워킹이 절실히 필요하다.
6. 두뇌 컴퓨팅의 세계
계산은 생명이 살아가는 기본 능력이다.
미국에서 수천 년 살기로 유명한 삼나무의 일종인 레드우드라는 나무는 그 속이 물러서 일반목재로 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잘 베지 않는다. 또 수천 년간 살다보면 으레 화재를 맞기 마련인데, 레드우드의 껍질은 굉장히 두터워서 방화복 구실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나무도 자기가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살아남는지 계산한다. 그 계산이 적중하면 살고 틀리면 죽는다.
세렝게티 초원에 사는 짐승들도 계산을 잘해야 살아남는다.
가젤을 향해 접근 중인 사자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사자는 자신의 심장 능력과 주력을 감안하여 가장 적절한 안전거리까지 접근하고, 이어 가젤의 탈출로를 예상하여 가젤에게는 불리하고 사자에게는 유리한 공격루트를 찾아야 한다. 이 계산이 맞으면 사냥에 성공하고 틀리면 굶거나 혹은 굶어죽을 수 있다.
우리 우주는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00, 01, 10, 11로도 이루어져 있다.
나아가 우리 바이오코드처럼 000111이나 101001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재운은 000011-000111이고 이명박은 111110-000000이고, 안철수는 110000-110000이다.
바람 한 점 불고, 꽃 한 송이 피는 것이 다 이런 숫자의 정교한 컴퓨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우주 자체를 일일이 컴퓨팅으로 보면 재미가 덜하다. 사람도 유전자 코드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으니, 정리하자면 숫자가 가득 적힌 유전자책 한 권으로 정리될 테니 말이다.
그것은 마치 물을 H2O로 표기하고, 소금을 NaCl로 표기하는 것만큼이나 무미건조하다.
그래도 진실은 진실이다.
- 280만 년 전에 일어난 우주 대폭발
사랑을 이렇게 해석하면 어떤가. 망막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를 후두엽이 처리하여 이를 전두엽으로 전송한 다음, 생식 가능성과 성욕의 욕구 정도 등을 종합 반영하여 계산한 다음 이에 맞는 호르몬 몇 가지, 이를 테면 옥시토신, 테스토스테론, 바소프레신 등을 두뇌 속에 뿌려줌으로써 이루어지는 생리작용이라고 한다면 심심하고 허무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계산식이 틀리면 성도착증 환자가 되기도 하고, 혹은 신체적 성과 정신적 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단지 계산의 오류일 뿐이다.
중앙일보 2012년 1월 27일 <마이스터를 만나다 4 / 농악의 고장 김제 악기장 90세 강신하> 편에서 강신하 씨가 이렇게 말한다.
"기계로 깎은 장구는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다. 깎는 기술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제대로 소리를 낼 수가 없는 것이 ‘장구’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이다. 기계가 성능부족으로 제시한 값을 제대로 깎지 못한다면 이 분 말씀이 맞을지 몰라도 결국 기계가 훨씬 더 정교하게 장구를 깎을 수 있다. 기계는 보편적인 기술을 만들어낼 것이고, 그때까지도 강신하 씨의 손놀림은 이 분 외에는 아무도 복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일부 작가는 컴퓨터나 타자기로 글을 쓰면 글맛이 떨어진다며 펜을 고집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글맛은 두뇌에서 나오는 거지 기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타자기든 컴퓨터든 펜이든 도구에 지나지 않는데 그런 오판을 한 것이다.
또 당시 코닥에서 100만 화소짜리 디지털카메라를 내놓아 일부 유행하기 시작할 때 대부분의 사진작가들은 디지털카메라는 수동카메라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실은 그 반대다.
당시 이런 사진작가들의 오판에 귀를 기울인 필름전문업체 코닥은 디카 개발을 중지하고 필름 사업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코닥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또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이제는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고 있다. 지금은 2억 화소, 3억 화소 짜리 디카도 나온다.
20년 전만 해도 도자기를 굽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기가마를 놓고 논쟁이 많았다. 장작가마로 구워야 제맛이 나지 전기가마로 구우면 미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제 장작가마를 쓰는 곳은 거의 없다. 편의성 때문이 아니라 작품의 균일성 때문이다. 장작가마는 예측불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걸작이 나오는 수가 있다. 그런 행운 때문에 다른 도자기들을 다 때려부숴야만 한다. 하지만 그 걸작을 다시는 굽지 못한다. 우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재연을 하지 못한다. 전기가마는 이러한 우연을 필연으로 바꾼다.
- 우주 정거장
우리 음식문화도 그렇다. 요리에서 '적당량' 혹은 '소끔', '손맛'. '파르르 끓인', '살짝 데친', '펄펄 끓여', '진국을 우려', '끓는 물에 데쳐'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표현이 많다. 따라서 그 기준이 요리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러다보니 고려청자 도공처럼 아무것도 표준이 되지 않는다. 쌀밥을 가마솥으로 지어야만 고유의 맛이 난다는 식의 표현이 있지만 실제로는 압력밥솥으로 정확하게 계량하여 지을 때 최고의 맛이 난다.
물론 지금도 가마솥에 지은 밥을 먹을 때 미각이 크게 자극되는 것은 어린 시절 그런 불균형한 맛에 길들여진 탓이지 결코 밥이 잘 지어져서 그런 건 아니다.
음식문화에서는 서양요리법이 들어오면서 물의 온도, 양, 시간 등이 정확하게 표기되기 시작하여 차츰 자리를 잡아가리라고 본다. 손맛이란 말로 뭉뚱그리지 말고 누가 해도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표현이 정확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아름다운 부사와 형용사를 갖다 붙이는 건 그야말로 표현의 자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두엽 발달이 더디다. 즉흥적으로 사고하고, 생각이 짧다. 먼 미래를 보지 않고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전두엽은 가장 늦게 발달한 두뇌이기 때문에 민족문화가 덜 발달한 민족일수록 감정적이고 미신에 의존하는 수가 더 많다. 한국, 몽골, 시베리아 소수민족들에게서 무당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그만큼 정신병 발병율이 높다는 뜻이다. 해산물 섭취, 미네랄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 지역, 만주, 몽골, 시베리아에서는 신내림으로 이뤄지는 강신무가 많이 나온다. 강신무와 세습무를 나눌 때 북한 지역이 강신무, 남한 지역이 세습무가 주류를 이룬다. 이것이 섭생과 큰 관련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오늘날 한국이 건전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론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포퓰리즘에 입각한 선전선동에 취약해진 것은, 사실 오랜 역사적 전통이다. 우뇌가 발달한 우리 민족은 우뇌형의 특징에 따라 신이 나면 한없이 뛰어오르지만 한번 주저 앉으면 모든 걸 포기하고 접어버린다. 임진왜란 앞에서 단 15일만에 한양성이 함락되고, 육이오전쟁 때 단 3일만에 서울을 포기하고, 일제 낭인들이 경복궁에 쳐들어가 왕비를 죽이는데도 손쓸 생각을 하지 못한다. 망할 때는 아얏소리 못하고 망한다.
물론 지금은 우뇌에 완전히 치우치지는 않고 약간 우뇌가 승한 정도다. 20년 전 조사에서 7:3으로 우뇌가 승했다고 하는 '확신하기 어려운' 자료가 있는데 그렇다 해도 지금은 5.5:4.5 정도로 우뇌가 약간 승한 정도라고 나는 보고 있다.
그래도 나는 우리 민족이 조금 더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자면 독서를 하고, 토론을 많이 해야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독서와 토론 문화 자체가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져내렸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을 봐도 주장만 있지 토론은 없다. 물론 조선시대에는 인구의 3% 정도만 독서를 하고 나머지 97%는 동물처럼 본능대로 살았으니 그때하고 비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독일, 영국, 일본같은 좌뇌형 국가에 비하면 우린 너무 공부를 안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블랙홀이 내뿜는 거대한 전자폭풍
두뇌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에서 전두엽 기능을 더 개발한다면 우린 오류를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전에는 태풍이 발생하는 원리를 몰라 그저 날벼락 맞듯이 맞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은 수퍼컴퓨터로 성층권 기온과 해수면 기온을 비교하여 전위차가 큰 지역을 그림으로 그려 발생 지점과 경로까지 예측한다. 이런 것이다. 민란이 일어나는 이치도 마찬가지고, 대중의 욕구도 이런 원리를 따라 움직인다. 바닷물이 들어오고 빠지는 것도 달과 지구간의 인력을 정확하게 반영한 값이 작용한 결과인 것처럼 우수마발이 다 컴퓨팅으로 이루어진다.
골치 아프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판단하고 결행해서는 안된다.
호모 사피엔스 엑설런스는 컴퓨팅이 뛰어난 인류일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해석되지 않는 것은 모두 신의 영역, 혹은 미신의 영역으로 몰아넣어 놓고 편한대로 지내왔다. 하지만 우린 신의 영역 중 상당 부분을 과학으로 해석하고, 미신 영역 또한 밝은 불빛을 비쳐 그것이 허무맹랑한 거짓믿음이었다는 것을 차례차례 밝혀내었다. 일본 같은 좌뇌형 국가는 한의학을 100년 전에 이미 버렸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의 운명이나 길흉화복은 과학으로 풀지 못해 아직도 부적을 쓰고 있다. 부적이 미신이라는 걸 알기는 하지만 그것을 대체하여 마음을 묶어둘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두뇌 신경세포 뉴런
우리는 아직 미신이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중에 인간의 마음을 컴퓨팅하는 바이오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은 정교한 컴퓨팅의 값이긴 하지만 아직 그 원리까지 정교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바이오코드가 갈 길은 아직도 멀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바이오코드의 동반자는 철저한 컴퓨팅이다. 오류라는 불순물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고 모래속에 숨겨진 금싸라기를 골라내듯 진실만을 찾아 모을 것이다. 내가 다 못하면 누군가 할 것이고, 그 누군가가 못하면 훗날 또다른 누군가가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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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 제가 아주 바빠서 못하고 있습니다. 아쉽더라도 공개 글을 통해 예습하시기 바랍니다.
가슴에 와 닿는 주옥같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