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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진
망진은 환자의 정신과, 피부 색깔과, 몸의 생김새와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여 치료에
참고 자료로 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신, 색(피부의 색깔), 형(몸의 생김새), 태(움직이는
모습)이라 한다.
첫째 환자의 정신 상태를 살피는 것은 중요한데 사람의 병세가 비록 중증이라고 해도
신지가 맑고 깨끗하다면 아직 정기는 상하지 않았다고 보며, 병세가 비록 경증이라고 해도
신지가 쇠약하여 있다면 정기가 상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서
질병을 이기려는 정신력이 중요하며 동양의학은 이를 매우 소중히 생각한다.
두 번째로 피부 색깔은 매끄럽고 건강미가 넘쳐야 한다. 오색은 오장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피부에 나타나게 되는데 깨끗하고 건강한 광채가 나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위에 이상이 있어 오래되면 피부의 색깔은 광택이 없는 누런 빛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것은 익은 탱자의 광택이 없고 누런 색이 얼굴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색의
청, 적, 황, 백, 흑은 오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피부에 나타나게 되어 있고 이런 색깔은
신선한 건강미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황제내경 <맥요정미론>에는 '부정명오색자 기지화야'하여 사람의 얼굴이나 피부의
색깔이 윤택하고 깨끗한 건강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로 몸의 생김새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관찰에 많은 역할을 한다. 만약
몸이 메마르고 선병질형의 사람이라면 간이나 폐의 병이 잘 오게 되고 짜증이나 화를 잘
내게 되는 체질이다. 등이 굽고 어깨가 올라간 사람이라면 호흡기 계통이 약하고, 현대
의학의 진단에 별이상이 없는데도 허리를 움직이기 곤란하다면 신기가 쇠약해진 것이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었다면 담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내경에는
담은 중정지관이라 하여 오장육부와 인체의 균형을 잡아 주는 기관이라 하였다. 또 뚱뚱한
사람이라면 여러 가지 성인병이나 중풍계통의 질병이 잘 오고 마른 사람에게는 호흡기
계통이 약하게 되는 것 등이 형에서의 진단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움직임은 환자의 동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움직임이 빠르고 걸음이
빠르고 말이 빠르면 성질은 급하고 양증의 병이 잘 오고, 동작이 느리고, 말이 느리고
걸음이 느리면 음증의 병이 잘 오게 된다. 만약 환자라면 눈을 크게 뜨고 사람을 보고 밝은
곳을 좋아하고 몸의 움직임이 자유로우면 양증이고 쉽게 나을 수 있고, 밝은 곳을 싫어하고
눈뜨기를 귀찮아하고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면 음증의 병이고 쉽게 낫기는 어려운
병이라 할 수 있다.
동양의학의 사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 색, 형, 태를 자세히 관찰하여 치료의 참고
자료로 삼고 있다. 이것을 세분하여 살펴보자.
얼굴
'얼굴은 심상을 나타낸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이것을 나는 '얼굴은 오장육부의 상을
나타낸다.'라고 말하고 싶다. 얼굴에는 오색이 나타나게 되어 있고 오색은 오장육부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얼굴이 심하게 붉고 성질이 급하면 심경의 이상이다. 불꽃은 언제나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인체에서 남방적하화에 속하는 심의 화기는 언제나 아래로 내려가고,
아래의 수기는 언제나 올라가서 수승화강이 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생긴 병증이기
때문에 얼굴이 붉고 성질은 급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갑자기 당황하거나 흥분하거나 무안하거나 하면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심의 환기가 일시적으로 허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은 심에는 신지사서영지처라 하여 인간의 마음이 사는 집이요, 영혼이 거처하는
곳이라 했으니 마음이 일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으니 가슴이 뛰고 화기는 위로 솟구쳐
얼굴을 붉게 만드는 것이다.
얼굴이 푸르면서도 붉다면 양기가 외표로 나타나 발한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얼굴이 붉으면서도 뜨겁고 헛소리를 하는 것은 속에 열이 실하여져 울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굴이 붉으면서 열이 있고 손발이 얼음같이 차고 설사를 심하게 하고 탈진한 상태를
진한가열이라고 하며, 이 정도가 되면 생명에도 지장이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얼굴이 새하얗게 창백하고 윤기가 없으면서 호흡이 짧고 오후에 연한 홍조를 띠고
식은땀과 함께 미열이 몸에 나타나면 폐경의 이상이다. 오장으로서의 폐는 서방추백색에
속하여 있으니, 얼굴은 우수에 젖어 있는 것 같고 오후에 연한 홍조를 띠는 것은
화극금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 미열이 나는 것은 폐금에서 기의 호출작용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폐경이
이상이 있는 사람이 성을 너무 탐하는 것은 오행상 폐와 신은 상생 관계에 있고 폐의
허사가 신을 보하기 때문인데 이런 사람이 너무 성을 탐하면 정기의 소모가 심하여 죽게
된다.
얼굴은 익은 탱자열매 색깔같이 누렇게 뜨고 윤택이 없으면 비장의 기운이 쇠약해져 있는
것이고, 윤택이 없는 황색이면서 붉은 기운이 돌고 있으면 풍열의 증상이 왔다는 증거다.
얼굴에 청색이 돌고 윤택이 없으면 간경에 이상이 있는데 기혈의 울체라고 볼 수 있고,
청색이면서 검은빛이 나면 한증이 깊어 통증도 심하며, 얼굴에 검은빛이 짙게 나타나고
윤택이 없으면 신의 정기가 몹시 쇠약해져 있으며, 양기도 부족해져 있다는 증거이다.
대개의 사람들에게서 얼굴 모습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는데 인간의 감정인
희로애락은 웬만한 수행자가 아니고서는 얼굴에 나타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 중에 돌부처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이 친구는 어찌된 영문인지
마흔이 가까워 오는데도 도무지 장가갈 생각을 않고 있었다. 직업도 외모도 성격도 집안도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데 장가가라는 말만 나오면 입을 다물고 돌부처처럼 말도 없고
표정이 없어진다.
몇 년 전 어느 필자가 물었다.
"이제 장가갈 때가 되지 않았나?"
"......"
"이 사람,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돌부처가 되니 참 이상하다. 혹시 남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허허, 이 사람 개눈엔 O밖에 안 보인다더니 내가 그런 환자로 보여?"
"농담일세. 하지만 자네는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지 않나? 평범 속에 진실이
숨어 있네. 장가가서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 듣고 사는 맛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네 2세를
봐야 하지 않겠어?"
"우리 어머니 같은 여자가 없어...."
이제 정답이 나왔다. 친구의 어머니는 내가 잘 안다. 참으로 여성적이고 언제나
조용하면서도 지성적이었던 것 같다. 이 친구는 자기 어머니가 여성의 모델이며, 그런
여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는데 세상에 어머니와 똑같은 여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내가 말했다.
"자네 어머니도 옛날 처녀 때는 보통여자였는데 자네 아버님이 지금이 어머니로 만들었지
않겠어?"
이 말에 그렇게 표정이 없던 그가 벌컥 화를 냈다.
"내 어머니를 욕되게 하지 말게. 나 자네니까 참지..."
그리고 몇 날이 지났는데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야,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자네 말이 맞는 것 같네. 이제 장가를 들어야겠는데 누가
나 같은 늙은 총각에서 시집오려고 하겠어?"
결국 이 친구는 노처녀를 만나 늦장가를 들어 행복하게 사는데 옛날의 돌부처는 어디로
가고 얼굴 표정은 언제나 만나도 밝다.
사람에게 편견이나 인식의 벽은 참으로 두텁다. 이것은 학력이 높을수록, 머리가 좋을수록
더 심하다. 국내의 명문 대학을 나와서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 하나가 미국 내에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이비 종교를 맹신하고 있었는데 잠시 고국에 들렀다.
필자가 "넌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이비 종교를 왜 믿고 있느냐?"고 했더니
그 친구는 입에 거품을 물고 화를 내면서
"그 종교를 믿고 있는 신도들이 얼마나 순박한데 너는 그 종교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느냐?"했다.
사이비 종교일수록 순박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무슨 일인가? 순박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고학력일수록 머리가 좋을수록 벽이 더 두터운 것은 무엇인가?
결국 인식의 벽이라는 자기도 모르는 마음의 병 때문에 늦장가를 든 친구는 자기 속에
갇힌 인식의 병 때문에 얼굴이 굳어져 돌부처가 되었다가 음양이 균형으로 저절로 치료가
되었다.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결혼이라는 남녀의 화합은 자연적이고 보편적이고 타당한
사랑이 표현이며 음양의 화합이다. 순박한 신도들 때문에 사이비 종교를 받아들인 친구는
분별심에 싸였으며 인식의 병이 들었다. 종교 역시 객관적이고 보편성과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만인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향기를 내야 한다
강아지도 자기들끼리는 순박한 사랑을 한다. 보편성과 타당성이 없는 분별심과 이기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만들고, 집단과 집단 사이에 틈을 만든다. 성직자는 사람이 내면을
치료하여 가슴을 열게 하고 비우게 하는 사람들의 종이고 영혼의 의사이니 자기를 비워서
보편적인 진리를 위해서는 모든 이에게 목숨까지도 내어줄 수 있다는 참으로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중의 좋은 일을 위해서 지금은 좀 편법을 쓴다는 것도 안되며 타당성이
없다. 의사는 사람의 육체를 치료해야 하니 욕심과 분별심을 버리고 환자는 내 가족이라는
사랑의 마음부터 길러야 한다.
그러하기에 동양의학의 망진은 심안이 중요하다.
심중안 관지외상 종하이유 종하이상 관지우관 즉변진망
해설: 마음의 눈으로 마음 밖을 살펴보라. 어디로 왔다 어디로 가는 것인가? 살피고 또
살피면 진실과 허망을 알게 되리라.
피부
인상은 사람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선한 인상에 둥근 성격의 소유자! 그리고 단군의 자손이어야 하고, 한국 사람이어야 하고,
여자이어야 하고--! 하나도 까다로울 것도 없는 이 문구는 내 친구가 찾는 결혼 상대자의
조건이었는데 도무지 없었다. 만나고 만나도 적어도 그 친구가 보기엔 겉으로 잔뜩 부푼
멋쟁이 아가씨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친구가 운이 없는지? 그런데 그 친구의 어느 선배님이 중매를 서겠다며 그런 아가씨가
있으니 한번 보자는 것이다.
그 친구는 만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가씨 얼굴이 너무 까맣다. 여름날 해변에서
한 달 내내 일부러 그을려도 그렇게 새까맣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선을 본 다음 날 그 선배가 전화를 했다.
"그 아가씨 마음에 들어?"
"선배님, 죄송합니다. 다음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며칠 후 필자는 그 친구를 만났다.
"친구야, 피부가 약간 까만 것은 건강미가 넘쳐 보이고 여성적인 매력이 있는데 다른
것이 괜찮으면 생각을 해 보지 그래."
"이 사람아 나도 그 생각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2세가 걱정이 돼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
"그래 생각 잘 했다."
결혼이라는 것은 당사자 두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다.
아직은 혈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한국이 오랜 관습은 그 친구의 마음을 묶어버린 것이다.
물론 건강하다면 피부의 색깔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은 한국인다운 피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끄럽고 탄력 있는 피부는 건강함을 상징한다. 피부가 검거나 흰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매끄럽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주름살이 생기게 마련이고 탄력도 없어지게
되는데 건강하게 늙어가면 병적인 다섯 가지의 색깔이 피부에 나타나지 않고 늙어가는
것이다.
피부나 얼굴에 황색이 나타난다면 유심히 잘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비위에 이상이
있거나 빈혈이면 간에 문제가 있게 되는데 만약 황달이라고 하면 밀감처럼 선명한 황색이
나타나면 습열의 병이고 양황이다. 연기에 그을린 것 같은 황색이면 음황이고 한습의 병이
된다. 황달이 없다면 대개는 비위의 이상 증세이며 그것도 아니면 빈혈인데 얼굴이나 몸에
황색이 나타나는 것은 대개 철결핍성 빈혈이 많다.
그 외에도 피부에는 여러 가지 발진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들은 좀더 전문적인 진단을
요하며 여기서는 생략한다.
첫댓글 밀감처럼 선명한 황색이
나타나면 습열의 병이고 양황이다 ---- 이것도 참 애매 한게 사진도 본래색<트루칼라>도 아니고..
실재로 밀감의 누런색에 대해선 대체로 어느정도의 비슷한 공감은 있으나.. 색맹인 경우 좀 다르게 보이듯
색도 사람따라 주관적 필터링이 있는것은 사실이고.. 의사의 직관이 올바른<사실그대로를 보는>상태에서
각각의 묘사와 문맥을 볼수 있어야 하는데.. 참.. 어렵다고 봅니다
이부분에서 영어를 듣는 귀를 말할때 한국어는 좌우로 많이 벌리는 발음이고 영어는 위아래로 많이 벌리는 발음
그리고 소리의 주파수 영역대도 좀 다르고 하기에 귀가 익숙하지 않다 라는 이론도 있습니다만 역시 그런점에서
촉감..촉지..라는 영역에서 침술도 기감을 아는자와 모르는자의 경계도 있고하니..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는 친구놈 태극권을 네살때 부터 했는데 기감이 없다고 해서 어이상실 한적도 있는데 그게 잘잘못이라기
보다 인지능력의 개별 차이라 하고 싶네요.. 사람이 똑같은 패턴으로 몸이 구성되었지만 천태만상이니
간단한듯 하다가도 복잡해지니..참.. 아이큐 낮은 저는 어려운 공부입니다 ㅎㅎ
그런 것 때문에 옛날에는 동양학의 전수는 전부 1대1이나 1대 소수로 직접 스승과 함께 먹고 자며 직접 함께 보고 듣고 만져보면서 하는 도제식으로 거의 학습되었던것 같아요~ 도제식 교육이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같은 대량생산 시스템에는 다시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소수의 영역이었던 것이 요즘에는 뭐든 대량생산되다보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도 하지만 문제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맥학도 예전 방식은 직접 스승과 제자가 한 환자의 맥을 서로 번갈아 만져보며 이 느낌이 석맥이야 이 느낌이 결대맥이야....이런 식의 전수 였는데 지금은 글자로 전수되는 식이라 한계가 너무나 많아 보이고 역시나 책으로 대충의 감을 잡은 뒤에 직접 여러 분들을 만져보고 물어보며 터득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기감이라는 것도 본인이 기감은 이런 것이다라는 인식이 없으면 못느낀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기감에 대한 인식을 하려고 노력하면 이게 기감이다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이 있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 저 태극권 가르쳐주셨던 분도 오래 수련하셔서 엄청 부드럽고 멋지게 잘 움직이시던데 단전이나 기감에 대한 것은 잘 모른다라고 하시더라구요.
다양성에 대한 이해나 체득의 필요성이 동양학의 어려움이면서 좋은 점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