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유감
지난주 개그 같은 이야기가 연일 보도되면서 가짜 명품 시계가
일반인들에게 공개가 되었습니다. 가짜 명품시계 소동을 일으킨
상품은 “빈센트 앤 코(Vincent & Co)” 라는 시계였는데 거기에
이어 이탈리아산 “지오 모나코(GIO MONACO)” 시계를
“180년 전통의 명품”이라고 허위 선전하고
엄청난 폭리를 챙긴 수입업자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이탈리아산 “지오 모나코” 손목시계를 수입한 뒤 서울
청담동 매장과 백화점과 홈쇼핑을 통해 팔아 왔는데 조사 결과
시계 수입단가에 비해 엄청난 폭리를 남겼고 이들은 2001년
처음 출시된 제품을 180년 전통이라고 허위 광고하며 허영에
들떠서 명품으로 치장을 하는 부유층들을 농락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명품 거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만들어졌지만 인지도가 낮은 시계가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명품으로 포장되니까 강남 일대 부유층들이 달려들어
몇 백만 원을 주고 구입하고, 연예인들은 공짜로 시계를 제공받는
대가로 홍보에 앞장서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빚어진 것입니다.
얼마 전 빈센트 앤코 시계가 중국산 부품을 이용한 가짜 명품
시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우연히 추적 60분을 보는데
580만 원짜리 시계의 원가는 불과 4만원이었다는 것과 1억 원에
가까운 시계의 원가가 불과 500만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시계를 구입한 사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일부 부유층의 허영심을 파고든
대사기극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이태리 명품 사기사건이 서울
한 복판에서 버젓이 발생한 것입니다. 값비싼 명품을 걸쳐야 대접을
받는다는 왜곡된 사회 분위기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유명연예인들과 강남일대의 일부 부유층들은 여지없이 넘어갔습니다.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연예인들에게 협찬을 하고 광고에 뜨기만 하면
시계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혹 내가 외계에서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 들기도 합니다.
시계는 시계일 뿐 시간을 알려주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쓰인다면
그것은 이미 시계가 아닌 셈이 될 것이 분명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값없이
허락해 주셨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것은 1차적으로 숨을 쉬어야 하니까 공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공기는 현재까지는 무료 제공입니다.
2차적인 것은 물입니다. 아직은 물 값이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그 다음은 먹을거리입니다. 만일 하루 동안 열심히 일해서
2끼니를 이을 식량밖에 살 수 없다면 그것은 비극이겠지요,
물론 지구촌에서 그런 나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것은 아직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없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은 참 비쌉니다.
시계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고 다이아몬드 반지가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가격이 엄청나게 비쌉니다.
일반인들이 10년을 벌어서 하나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품은 우리가 입지 않아도 갖고 있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사실에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명품이라는 것을 어디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옛날 어느 부자가
가진 돈을 모두 금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그 금덩이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틈만 나면 묻어둔 금덩이를
한동안 보면서 흐뭇해 하다가 묻어두고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곳에 가보니 금덩이를 누가 파간 것입니다.
이 부자는 그 빈구덩이를 보고 통곡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 재산을 모두 도둑맞았으니 그 심정이 오죽 했겠습니까?
통곡하는 부자를 보고 지나가던 현인이
부자에게 왜 그리 통곡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부자는 현인에게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습니다. 부자의 말을 들은
현인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부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그 금덩이를 어찌할 참이었습니까?” 그러자 부자는
“틈만 나면 와서 금덩이를 보며 흐뭇한 마음을 안고 돌아가려고
했지요” 그러자 현인은 그러면 문제는 간단합니다.
그 금덩이를 팔아서 쓸 것도 아니니 이 주변에 있는 돌덩어리들을
잔뜩 주워 다가 구덩이에 묻어 두고 “이것은 누런 황금이다.
하면서 흐뭇해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묻어두고
혼자 보기만 할 것인데 돌이면 어떻고 금덩이면 어떻겠습니까?”
하는 답을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명품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불거지면서 명품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사람대접을 받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참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명품을 살 재물이 없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사기 당하고 속상해 하지 않아도 되니 또한 감사하고,
혹 가짜는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부자든 가난뱅이든 사람은 공평하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서늘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강릉에서 김상도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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