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처럼 편안하고 부담없는 그맛 '옛날 돈가네 찌개'
생 돼지김치지개 전문점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고 맛있다라고 한다면 미각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맛있는 음식은 모두 다 미각욕구를 충족시켜 줄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시절부터 먹었던 추억속의 음식이 있다. 요즘 음식에 비하면 별로 맛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추억의 음식이라면 잘 하든 못하든 일단 신뢰하고 맛있게 먹는다. 그래서 유명한 음식점의 값비싼 음식보다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음식이나 고향의 맛을 더 맛있게 먹는다. 사람들은 본디 맛에 대한 본성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 원미구청 부근에 소리 소문없이 맛있게 하는 생 돼지김치찌개 전문점이 있다. 맛을 보는 순간 집에서 밥을 먹는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마치 이집에서 수년동안 먹었던 것처럼 낮설지가 않는 맛이다. 보편성을 띈 음식이 김치찌개여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오모리 찌개처럼 신맛이 강하지도 않고 광화문 김치찌개처럼 양으로 승부하는 집도 아니다. 마치 헌옷을 입으면 몸이 편하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입맛에 맞다.
옛날 돈가네 음식점을 찾아간 시간은 오후 3시! 점심시간을 넘겨서인지 손님은 한테이블밖에 없었다. 에어컨이 켜져있어 일단은 시원한 실내가 맘에 든다. 메뉴판을 보니 달랑 한가지다! 자신감인가? 뭔가? 요즘같은 불경기에 메뉴가 한가지라..... 많은식당이 전문점을 표방하지만 메뉴가 한가지만 있는곳은 거의없다!
"혼자 오셨어요?" "네!"
주문을 마쳤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힐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사실은 관찰을 시도하였다.
저럴수가.... 구청 위생과에서 나와도 흠잡을데 없을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저런 애정과 정성으로 음식을 만든다면 맛있지 않을수가 없겠다.
테이블도 장난이 아니다.가스렌지는 자로잰듯 반듯하게 놓여져 있고 수저통과 휴지가 질서를 지키고 있다.
찌개를 끓이면서 넘치는 흔적도 없이 말끔하다. 혹시 이 렌지만 깨끗하나 해서 내 좌우 렌지도 앞에 렌지도 살펴 보았다. 지저분한 렌지는 없다.
밑반찬 이게 전부다. 무우 말랭이 고추와 오이 쌈장. 역시 전문점답다.
무우 말랭이
옛날 돈가네찌개
드디어 김치찌개 등장했다. 엥? 뭔가 잘못되었다. 고기는 없고 두부와 김치찌개 뿐이잖아.
그런데...
대접에다 담기 시작하자 속에서 돼지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눈으로 보여지는 겉모습보다 맛에 충실하는 집이다. 한치의 더함도 빼기도 없는 맛.. 욕심부리거나 오버하지 않고 김치찌개 본연의 맛에 충실하고 있다. 어머니의 손맛을 느꼈다.
맛있게 즐기기/ 된장찌개는 뜨거워야 맛있지만 김치지개는 약간 식어야 맛있다. 고기가 다 익으면 찌개를 대접에다 옮긴다.그래야 고기가 질겨지지도 않고 김치찌개 맛을 제대로 느낄수가 있다.
【위치정보】
옛날 돈가네찌개032)657-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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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