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140600055&code=940702
‘KTX 화재’ 안내방송은 해도 소화기는 못 쓰는 여승무원 (경향, 박철응 기자, 2014-02-14 06:00:02)
ㆍ불법파견 피하려 업무 구분… 코레일, 승객 안전은 뒤처져
달리는 KTX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여승무원들은 매뉴얼상으로 안내방송을 할 수 있지만 소화기로 불을 꺼서는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13일 입수한 코레일관광개발의 ‘비상시 대응 업무매뉴얼’을 보면, 화재 발생 시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은 소화기로 초기 화재 진압, 전력 차단, 비상 사다리 설치 등을 하도록 돼 있으나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은 고객 안내방송, 고객 안전 하차 및 대피 유도, 환자 보호 등 조치에 국한돼 있다.
열차 탈선사고가 났을 때도 열차팀장은 승강문 수동 개방과 비상 사다리 설치, 차내 의사·간호사 수배 등 업무를 하도록 돼 있고, 승무원은 안내 방송과 대피 유도 업무 등을 맡는다.
열차팀장이 비상 사다리를 설치할 때는 ‘협조’만 하도록 했다. 18개의 차량이 연결돼 있는 열차에서 분초를 다투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무원이 신속한 대응을 하기에는 규정상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이유는 ‘파견근로의 덫’이다. KTX 여승무원들은 2006년 코레일의 외주화 반대 등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인 끝에 2007년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의 정규직이 됐다. 코레일과 다른 회사 소속이므로 열차팀장이 수행하는 안전 업무를 같이 맡으면 지휘·감독 아래 놓여 불법 파견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업무를 철저히 나누다보니 승무원 4명 중 열차팀장 1명만 안전 업무를 전담하게 된 것이다. 민영화 논란을 빚고 있는 수서발KTX 주식회사 역시 승무 업무를 외부 위탁할 계획이어서 동일한 문제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대구역 열차사고 때 열차팀장의 미숙한 대응이 문제되자 코레일관광개발은 그해 9월 매뉴얼을 개정해 열차팀장은 ‘차내 업무 총괄 지휘’, 승무원은 ‘열차팀장 업무 협조’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이 불법 파견을 피해가려고 업무를 분리하다보니 안전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안전을 더 챙기면 좋겠지만 위·수탁 계약상 불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를 명확히 분장해야 한다. 사고시 대처 요령 등은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2/14/0200000000AKR20140214205900063.HTML
대기 시간 1시간만 근무 인정…KTX 여승무원 반발 (대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2014/02/14 21:49)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여승무원들이 대기시간을 놓고 불만이 많다. 14일 코레일관광개발 등에 따르면 코레일 직원과는 달리 KTX 여승무원들은 다음 열차가 도착할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 가운데 1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개발 노조는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직원들이 그동안 받지 못한 임금에 대해 임금체불 등 혐의로 회사를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코레일 소속 직원인 열차팀장이나 기장은 대기시간 2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 여승무원은 "본사 직원은 임금을 주는 '대기시간'이 2시간이지만 자회사 소속 여승무원들은 대기시간이 1시간뿐이고 나머지는 임금을 주지 않는 휴식시간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대기시간 중 식사를 하거나 자기 업무를 보기도 하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를 대기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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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2933
수서발KTX 주식회사의 미래, “우리는 정규직인가요?” (참세상, 윤지연 기자 2014.02.11 19:25)
열악한 ‘KTX 승무원’ 노동조건 맞춰질 듯...‘자회사 정규직’ 편법 확산
지난해 철도노조 파업의 발단이 됐던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은 비단 ‘민영화’의 문제만이 아니다. 정부와 검찰은 철도노조 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자회사의 설립은 인력 효율화에 따른 각종 근로환경 악화를 필연적으로 야기하기 때문에, 노동자들로서는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회사 설립을 저지할 수밖에 없다.
최근 KTX 여승무원들의 노동조건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8년 전 철도산업 외주화 저지를 위해 3년간 투쟁을 벌였던 KTX승무원들은, 2014년 현재 ‘코레일관광개발(주)’라는 철도공사 자회사의 정규직이 됐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노동조건은 모회사인 철도공사 직원들과 비교해 열악한 임금, 장시간 노동, 차별, 인권 유린 등 모든 조건에서 최악이다. 자회사의 정규직 신분이라고 하지만, 노동조건은 민간위탁, 용역, 하청업체 노동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철도공사 노동자들은 또 다시 정규직의 허울을 쓴 비정규직 신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수서발 KTX 자회사의 노동조건은, 필연적으로 KTX 여승무원들이 소속돼 있는 ‘코레일관광개발’의 노동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서발KTX 자회사의 미래, “우리는 정규직인가요?”
11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KTX승무원은 과연 정규직노동자가 되었는가’ 토론회에서, 송호준 철도노조 정책팀장은 ‘코레일관광개발은 수서발 KTX 자회사의 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호준 팀장은 “오늘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과 관련한 철도공사의 문건을 봤다. 승무 사업과 관련한 문건이었다. 거기에는 ‘노동조건’의 기준이 나와 있었는데, 현재 코레일 정규직 승무원의 노동조건을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 기준으로 맞춘다고 적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토부와 철도공사가 계획하는 것은 다수의 자회사를 만들어 임금, 복지, 근로조건 등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이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모든 철도노동자의 노동조건 문제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수서발 KTX 자회사’의 미래가 될 ‘코레일관광개발’의 노동조건은 생각보다 훨씬 처참하다. KTX 승무원들의 임금은 지난 7년간 인상되지 않았다. 철도공사 정규직 승무원의 월 기준 근무시간은 165시간이지만,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은 월 174시간의 노동을 한다. 부산-서울을 2회 연속 왕복하는 일명 ‘투투’와 같은 변형된 근무형태도 존재한다.
철도공사 승무원에게 주어지는 근무 중 야간 숙박시간이나 다음 출무까지의 휴양 시간 등도 KTX승무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송호준 팀장은 “승무선 대기시간의 경우, 코레일 승무원의 경우 휴게시간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받는데 비해 KTX승무원들은 1시간만을 근무시간으로 인정받고 나머지는 휴게시간으로 처리해 버린다”며 “관리자의 눈 밖에 나면 임금도 깎인다. 장시간 근무형태도 만연해 있다. 그야말로 비정규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모니터링은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수단이 된다. 회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모니터링 평가표를 공개하거나 면담이나 반성문 등을 강요하기도 한다. 심지어 지난해 5월에는 근무복 지급 주기를 일방적으로 바꿔, 부족한 근무복을 구입토록 강제하고 있다.
송호준 팀장은 “회사는 승무원들에게 부족한 근무복을 구입할 것을 요구한다. 심지어 양말과 스타킹까지 지정된 것만을 착용할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회사는 승무원들에게 이것을 판매한다”며 “승무원은 지정된 가방만을 사용해야 하지만, 가방의 가격은 46,100원이고 수리비용은 1,8000원이다”라고 설명했다.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의 열악한 노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자회사 특성의 수익구조 때문이다. 송 팀장은 “코레일관광개발의 수익은 코레일로부터 받는 위탁비가 전부”라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 위탁비를 한 푼이라도 남겨야 수익이 발생하고, 코레일로부터 경영평가를 높게 받는다”고 밝혔다.
‘자회사 정규직’이라는 편법...용역, 민간위탁, 외주화와 다를 바 없어
코레일 등의 공공기관에서 설립하는 ‘자회사’는 공기업 지분율이 높다는 명분 때문에 민간위탁 등과 비교에 반감의 정도가 적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자회사 설립이 민간위탁이나 외주용역화와 다를 바가 없어 노동조건 하락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박근혜 정부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자회사 정규직화’ 같은 편법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자회사는 민간위탁이나 외주용역과는 다른 준공기업으로 간주돼 반발이 덜하다. 하지만 자회사 역시 위탁업체의 형태만 다르게 포장했을 뿐이다. ‘자회사의 정규직’도 진짜 정규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회사의 설립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수단이나 민영화의 전단계로 활용된다. 김혜진 활동가는 “공공부문은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자회사를 활용한다. 구조조정 방식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자회사로 이전하게 하되, 일정기간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해 왔다”며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정규직화나 해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자회사를 활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BS의 경우, 2년이 지난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거 해고한 뒤 자회사인 KBS 미디어텍을 출범해 노동자들을 이전시켰다.
김혜진 활동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봤을 때 자회사는 용역이나 외주화, 민간위탁과 다를 바가 없다”며 “특히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를 위한 전단계로서, 민간자본의 진입 통로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자회사와 모기업의 갑을 관계가 지속되는 이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경쟁도입이라는 이름으로 다단계 하청구조가 확산되기도 한다. 김혜진 활동가는 “한전의 경우 2011년에 발생한 순이익의 70%를 배당금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모기업이 자회사로부터 더 많은 배당을 받게 되면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공공부문 자회사들은 모기업의 도급금액이 일방적으로 결정되면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하향하는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런 모기업의 도급금액 낮추기로 인해서 자회사에서는 비정규직과 하청이 확산된다”며 “한전KPS와 컨소시엄에 결합한 2차 계통 일부를 담당하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195개에 달해 그만큼 하청에 재하청이 난무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의 물류업무도 다단계 하청구조 형식이며,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카페열차 판매승무원 업무 전체를 재하청하기도 했다. 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테크의 경우, 직원 중 96%가 하청노동자다.
이처럼 ‘자회사 정규직’은 공공부문에 만연한 기간제, 무기계약, 인턴, 용역, 민간위탁 노동자 등 ‘비정규직’의 무수한 형태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김혜진 활동가는 “공공부문의 실질적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편법적인 정규직화가 아니라 예산을 제대로 편성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며 “또한 공공부문의 고용형태를 단순화해야 하며, 공적 업무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정부에 의해 직접 수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490
"KTX 승무원 투쟁, 철도 민영화 저지투쟁 교두보 될 것" (매노, 제정남 기자, 2014.02.12)
국회 토론회서 승무원 노동실태 검토 … 다음주 노동부·인권위에 진정
야권과 노동계의 철도 민영화 반대싸움이 KTX 승무원의 노동조건 개선투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주)에서 근무하는 KTX 승무원 노동실태를 계기로 코레일의 외주화 경영방침의 문제점을 드러낸다는 계획이다.
박수현·은수미·이미경 민주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연맹,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 승무원은 과연 정규직 노동자가 되었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5일 KTX 승무원 간담회에서 나온 증언을 토대로 노동조건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권두섭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장)에 따르면 코레일관광개발은 강제로 실시한 직무교육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해 임금체불을 발생시켰다. 특정일에만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퇴직연금 제도를 변경하면서 근로자 동의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코레일관광개발은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사실상의 치외법권 지대"라고 입을 모았다.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실태 어떠하기에=코레일관광개발은 승무원운영규정에서 대기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기시간 중 1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지부에 따르면 승무원 개인은 대기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월 20시간에서 40시간의 무료노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직무교육 불참시 사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평가점수에 반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강제교육을 하고 있는데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연차사용도 자유롭지 못하다. 승무원들은 사측이 공지한 연차 사용이 가능한 날에만 연차를 신청할 수 있다. 그마저도 회사 알림에 먼저 댓글을 다는 사람이 선착 순으로 연차를 사용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지난해 취업규칙에 명시된 경조비조차 일방적으로 지급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지급한 경조비는 반환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나 논의는 없었다.
권두섭 변호사는 "코레일관광개발에는 근로자 동의 없는 연장근로와 이에 따른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이는 실태가 뚜렷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지부는 다음주 중으로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코레일관광개발의 위반사항을 진정하기로 했다.
◇철도 민영화 저지투쟁에 영향 줄 듯=노동계는 KTX 승무원 노동실태 개선투쟁과 철도 민영화 저지투쟁을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이날 토론회에서 "코레일관광개발은 코레일로부터 승무업무와 판매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용역회사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효율성을 전제로 만들어진 자회사는 공공성을 훼손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코레일의 외주화 정책기조를 일시에 변경시키기 어려운 만큼 KTX 승무원들의 처우개선과 노동조건 개선투쟁을 통해 자회사 운영 방식의 비효율성을 적극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호준 철도노조 정책팀장은 "KTX 승무원들의 차별철폐 투쟁은 방만경영의 주범이 코레일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외주화의 허구적인 실체를 확인하는 것은 철도산업 전반의 분할 민영화 위협에 맞서고 있는 철도노동자들에게 투쟁의 중요한 교두보를 갖게 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관광개발은 이달 5일 열린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노동환경 실태를 증언한 이아무개 승무원에게 공문을 보내 "회사에 대한 불신감을 유발시키거나 직장질서의 문란을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 발언은 삼가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은 의원은 "코레일관광개발의 폭압적 노무관리 본성이 협박성 공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며 "승무원들의 문제제기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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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622269.html
KTX 자회사 승무원 연속 25시간 근무…“명절이 괴로워” (한겨레, 이정국 기자, 2014.02.02 20:15)
서울~부산 왕복 ‘투투근무’
역근처서 쪽잠 뒤 계속 투입
코레일 본사보다 노동 ‘열악’
휴일 적고 임금도 절반 불과
“수서발 자회사의 미래” 비판
코레일의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고속철도(KTX) 안내 승무원 강다정(가명)씨에게 명절은 ‘괴로운 날’일 뿐이다. 귀성객 수송을 위해 수백대의 열차가 증편 운행되는데, 고정된 승무원 인원이 늘어난 열차 편수를 고스란히 떠안아 노동강도가 세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이른바 ‘투투 근무’도 비일비재하다. ‘투투 근무’는 퇴근을 하지 못하고 회사에서 잠을 잔 뒤 곧바로 출근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출발한 고속철도 열차가 서울에 도착했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통의 근무인데, ‘투투 근무’는 역 근처 숙소에서 4~5시간 쪽잠을 잔 뒤 또다시 서울을 다녀와야 한다. 이 경우 실제 근무시간은 25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회사는 근무 스케줄도 체계적으로 짜지 않고, 필요하면 연휴 시작 3~4일 전에 휴일근무를 전화로 권유하곤 한다. 명절이나 휴일을 앞둔 승무원들이 가장 받기 싫어하는 전화가 바로 회사 번호가 찍힌 전화다. 한번은 휴일에 불려나가는 것이 싫어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회사는 강씨에게 벌점을 내렸다. 반대로 휴일근무를 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점수를 준다. 강씨는 “벌점이 많으면 승진이 늦어지니 울며 겨자 먹기가 따로 없다. 겉으로는 권유라지만 강요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막 퇴근하려는데 전화가 와서 다음날 휴일에 근무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괴로웠지만, 강씨는 이번 설 연휴 근무를 하면서 더 방긋방긋 웃었다. 설 연휴 직전 회사가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면서 “적극적인 고객 눈맞춤 인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객과 눈이 마주치면 무조건 미소”, “무표정 노(No), 입을 약간 벌려 표정 관리” 등의 지침도 내려보냈다. 열악한 노동환경의 승무원들은 웃음마저 강요당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열악한 노동조건이 유독 550명의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에게만 발생한다는 점이다.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은 ‘투투 근무’에 가장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코레일 본사 소속 승무원들에겐 이런 근무형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코레일관광개발의 경우 사규로 ‘숙박 2왕복 사업’이라는 규정을 별도로 두어 변형 근무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정민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부산 부지부장은 “사실상 휴게시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25~26시간씩 연속으로 근무시키는 것은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경영 효율화란 이름 아래 각종 노동착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가 임시 증편될 때도 코레일 본사는 비상대기 인력이 있어 이들이 먼저 투입된다. 휴무인 노동자가 갑작스레 불려나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자회사에는 비상대기 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연간 117일에 이르는 본사 승무원의 휴일에 비해 자회사 승무원의 휴일은 104일에 불과하다. 임금 또한 함께 열차를 타는 본사 소속 승무원들의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자회사와의 현격한 노동조건 차이는 단순한 노동 차별의 상황을 넘어, 수서발 고속철도 자회사 설립 반대를 요구했던 철도노조 파업이 정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자회사 설립이 ‘근로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근로조건과 관련된 쟁의가 아닐 경우 불법파업으로 간주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한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오는 5일 민주당 박수현·은수미·이미경·진선미 의원실 공동 주최로 자회사 소속 고속철도 승무원의 증언 및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은수미 의원은 “간접고용, 장시간 노동, 노동착취 등 우리 사회 노동 문제를 대변하는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의 노동 현실은 ‘수서발 고속철도 자회사’의 미래 모습”이라고 말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4671
공공기관은 신의 직장? 열차승무원은 울고 있다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 2014.02.06 06:48:52)
주2회 두발 손톱 구두 귀걸이 메이크업 검사… 신입초봉 1820만원, 연차·보건휴가 쓰는 직원 거의 없어
주 2회 두발, 손톱, 구두, 귀걸이를 검사한다. 바지 착용은 금지, 단발머리는 ‘탈모’ 진단서를 가지고 올 경우만 허용한다. 중간·기말고사도 있고 봉사활동이 평가에 포함된다. 보수적인 중·고등학교 이야기가 아니다. 코레일관광개발(대표이사 이건태)이다. 이 회사 취업규칙은 성별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없앤 ‘악습’을 한국철도공사(사장 최연혜) 자회사는 버젓이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신의 직장, ‘기타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사분기 기준 이 회사 직원 수는 862명(정원은 1012명)이다. 현원의 빈자리를 기간제 노동자 107명이 채우고 있다. 정원은 1012명이다. 상임임원 3명을 더해 전체 임직원은 865명이고 이중 472명이 여성이다. 신입사원 초임은 각종 수당을 모두 더해 2012년 기준 1820만 원이다. 기본급은 월 114만도 안 된다. 직원평균임금은 2943만 원이고 기본급은 월 147만 원이다.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이 회사의 직급 체계다. 알리오에 공시된 직급별 인원 현황을 보면 임원(3명)과 부장(5명), 차장(10명), 과장(25명), 대리(38명), 주임(44명), 사원(163명)이 있다. 그런데 그 아래 또 직급이 있다. 사원보다 낮은 정규직 직급이 어디 있냐고? SM(35명), SL(72명), ASL(136명), SS(196명), 주니어(48명), 인턴(90명)이 있다. 총 577명으로 회사의 절반이 넘는 이들이 하는 일은 ‘열차 내 승무/판매’다. 이들은 KTX와 새마을호에서 일하는 열차 승무원이다.
2006년 비정규직이던 KTX 승무원들은 파업을 벌이고 자회사 정규직 자리를 얻었다. 그런데 노동조건 더 열악해졌다. “파업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압박도 있었지만” 이들은 지난해 11월 노동조합(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개발지부)을 만들었다. 그리고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04호에 모여 입을 열었다. 민주당 은수미 진선미 박수현 이미경 의원이 마련한 간담회 자리다.
관광개발 소속 승무원들은 KTX에 3명, KTX신천에 2명, 새마을호에 1명이 탄다. 코레일 열차팀장 1명과 함께 탑승한다. 코레일 소속 노동자의 월 기준 근무시간은 165시간이지만 관광개발 승무원들은 174시간이다. 1시간 이상 대기는 근무에 포함되지 않는 탓에 230시간 넘게 있어야 기준시간을 채울 수 있다. 근무시간 사이 휴식시간은 단 4시간이고, 근무 중 야간 숙박시간은 아예 없다. 반면 같이 탑승하는 코레일 열차팀장은 각각 15시간, 6시간 이상을 보장받는다.
▲ 코레일관광개발 열차승무원과 코레일 승무원의 노동조건 비교. 자료=전국철도노동조합
승무원들은 ‘투투’, ‘쓰리원’ 등 변형된 장시간 노동을 한다. ‘투투’는 ‘서울~부산’ 왕복 승무를 이틀 연속, ‘쓰리원’은 ‘서울~부산’(또는 부산~서울)을 편도로 3번 승무한 뒤 밤에 도착해서 도착지에서 잔 뒤 새벽차를 타고 출발지로 올라오는 근무형태다. 2013년 12월 한 달 동안 ‘쓰리원’과 ‘투투’를 3차례 하고 총 232시간 회사에 있었던 한 부산지사 한 승무원의 ‘구속시간 대비 근무시간 인정비율’은 75%다. 한 달에 100시간 가까이 무료봉사를 한 셈이다.
회사는 ‘미스터리 쇼퍼’로 매일 같이 이들의 웃음을 모니터링한다. 회사는 유니폼 중 동복 상의를 3년에 1벌, 블라우스는 3년에 2벌 지급하는데 해진 옷도 단속 대상이다. 직접 수선하거나 새로 사야 한다. 블라우스만 4만 원이 넘는다. 100점 만점의 모니터링에서 90점 이하는 팀장 면담이 기다리고 있다. 80점 이하는 반성문 형식의 사유서를 써서 내야하고, 70점 이상은 ‘와우파티’에 참석해야 한다. 이 파티는 ‘서비스 의식 향상 프로그램’이다.
‘불친절’ 민원이 접수되면 곧장 ‘경고’가 날아온다. ‘근무를 위해 열차에 타고 이동’(편승)하던 승무원들은 한 승객이 건넨 명함을 거절했다. 그런데 나중에 “고객을 앞에 두고 욕을 했다”는 민원을 접수됐다. 회사는 이 승무원들에게 사실관계를 묻지 않고 ‘경고’했고 전국지사에 “편승할 때 특실 좌석에 앉지 말라”는 공지사항을 내려 보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지난해부터 모니터링과 민원 접수 결과를 종합해 ‘서비스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 모니터링 평가표. 자료=전국철도노동조합
감시와 노동강도는 세졌지만 노동조건은 더 열악해졌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KTX 승무원의 임금은 단 2%로 올랐다. 2011년 2% 인상됐지만 이해 기준근무시간은 165시간에서 174시간으로 5.5% 늘었고 연장수당은 20%로 삭감됐다. 2012년 카페열차 승무수당, 2013년 경조비까지 폐지됐다. 승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직급도 생겼다. 심지어 ‘선착순’ 문자나 댓글로 휴가신청을 받는다. 보건휴가를 쓰는 여성승무원도 거의 없다. 교통비, 식비는 8년째 동결이다.
승무원들이 대기시간에 머무는 숙소 환경도 열악하다. 여수역에 있는 숙소는 1번 선로와 2번 선로 사이 승강장에 있는 가건물로 열차 진동과 소음, 승객의 시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남성과 여성 숙소를 사물함으로 구분한 숙소도 있다. 난방이 잘 안 돼 내부에 텐트를 설치한 곳도 있다. 진주역 숙소는 방이 하나뿐이라 4명이 한 방을 써야 한다. 행신역의 경우 6명 이상이 한 방에서 쉬기도 한다. 부산의 여성승무원 숙소에 걸려 있는 에어컨은 3년째 고장이다.
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95명 중 81.9%가 근무시간에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근무시간이 길어 가정·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7.6%나 된다. 응답자의 61.6%는 연차유급휴가 사용일수를 묻는 질문에 ‘사용하지 못함’이라고 답했다. 생리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96.2%다. 근무평가제도에 대해서도 87.1%가 ‘불만족’ 응답했다.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26.2%에 그쳤다.
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미스테리 쇼퍼는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는 문제로 을지로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해 롯데백화점에서도 이 제도를 없애겠다고 했다”며 “국회에서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단발머리 금지, 바지 선택 불가 등을 ‘구시대적’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과도한 근무시간이 승무원과 승객의 안전이 위협된다”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도 승무원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승무원의 삶’ 이야기가 한 시간 가까이 흘러 나왔다. 부산지부 이윤선 지부장은 ‘막차’를 “공포”, 출퇴근시간과 주말을 “전쟁터”에 비유했다. 그는 “부산~서울 왕복 13시간 기차에서 내리면 지상에 발을 헛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부 한 승무원은 “다리는 항상 붓고 항상 아프고 PDA를 항상 왼손에 들고 다니며 보는 습관으로 목디스크 또한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2011년 인턴이었던 한 승무원은 대기시간에 이명증과 어지럼증이 왔지만 그대로 일을 마쳤다. 그는 구토 증세에 응급실을 찾았고 “죄송하지만, 도저히 오늘 열차 승무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관리자에게 말했지만 “일단 회사에 무조건 다시 와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이 승무원은 119에 실려 입원했고 의사는 직업상의 영향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성 저하를 이유로 진단했다. 그는 병가를 냈지만 그만큼 인턴기간이 연장됐다.
부산지사의 한 승무원은 ‘죽음의 부박 다이아’를 탄 이야기를 전했다. 잠을 잘 시간이 없는 근무표를 뜻한다. 이 승무원은 목요일에 부산~서울 왕복 열차를 타면서 종일 일한 뒤 자정이 넘어 부산숙소에 도착했다. 3시간을 잔 뒤 새벽 5시 10분에 사무실로 출근해 6시 기차에 올랐다. 서울에 도착해 밥을 먹고 1시간을 잔 뒤 낮 12시에 출발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 ‘쓰레기’ 열차를 탔다. 그는 “최소한의 잠 잘 시간도 없는 다이아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지사 승무원은 술에 취한 승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밀침을 당해 넘어져 목, 허리 염좌 진단을 받았다. 이 승무원은 이틀을 쉰 뒤 3주짜리 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했지만 “목이 조금 삔거라 염좌로 나온거니 일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회사는 병가를 내주지 않았다. “부러지거나 입원하는 거 아닌 이상 줄 수 없다”게 회사 입장이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날 경우 “요령껏 말리라”는 답변만 들었다.
2006년 KTX 승무원 파업에 참가했다가 그해 말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에 재입사한 한 서울지사 승무원은 “복직을 하면서 다시는 노조활동을 한다거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저는 노조 대의원이 됐다. 저를 이렇게 만들 회사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름에는 시원한 숙소에서 쉬고 싶고, 눈치 보지 않고 생리휴가를 쓰는 등 최소한의 노동법의 보호 안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