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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통골(연동골)
그러나 한두번 이곳으로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연동골산행만을 고집한다. 뱀사골이나 한신계곡에 비교해 계곡의 아름다움이 뒤지지않고 길만 조금벗어나도 계곡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다. 화개장터에서 장을 본 장사치들이 주능선을 넘던 가장 빠른 지름길로 예전엔 뱀사골 산장에서 파는 물건들을 연동골로 져 올렸다.
목통마을 이름을 따서 목통골로도 부른다. 들머리는 목통마을이다. 목통마을은 오래전부터 물레방앗간이 있어 주변 마을에서도 여기에서 곡식을 찧어다 먹던 큰 마을이었다. 골이 깊고 많이 알려지지 않아 소박한 멋이 있는 마을이다. 목통마을까지는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다. 신흥에서 내려 1시간 30분 걸어 올라가거나 범왕리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범왕리와 목통마을로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서 내려 20분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목통마을 물레방아산장을 지나 길이 ㄷ자로 꺾어지기 전에 곧장 정면으로 들어선다. 왼쪽으로 천수답 가운데 물레방앗간도 보이고 길도 부드러워 마치 시골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가끔 바위도 넘는 길을 30분쯤 가면 계곡을 건넌다. 10분쯤 가면 산비탈 왼쪽으로 연동이라 불리던, 화전민이 살던 터가 있다. 불무장등 능선에서 조금씩 흘러내리는 지류를 몇 개 지나 40분쯤 가면 두번째로 계곡을 건넌다.
연동골 산행에서 큰 계곡을 건너는 것은 두 번밖에 없다. 연동골 입구에서 건너는 곳은 표지기가 확실하지만 두번째로 건너는 지점은 확실치 않다. 특히 화개재에서 내려온다면 주의깊게 살 펴야 한다. 마을사람들이 고로쇠 약수를 채취하러 다니는 길과 혼동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계곡을 건너면 길은 오른쪽 비탈로 나있다. 큰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칠불사 능선에서 흘러내린 작은 계곡을 두번 건 너 20분쯤 가면 큰 계곡과 만난다.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큰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길은 계곡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나 있다. 이곳부터 비탈이 가팔라진다. 30분쯤 가파른 비탈 을 오르면 기울기는 약간 수그러 든다. 20분쯤 더 가 화개재를 치고 올라가는 길도 무척 가파르다. 20분 땀을 쏟으면 화개재에 설 수 있다.
-월간 <사람과 산>에서 발췌-
왼골
지리산 주능선상의 토끼봉(1534m)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과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의 경계선상에 놓여져, 북으론 뱀사골이란 장대한 계곡을 잉태하고, 남쪽으로 내리뻗은 토끼봉능선의 서쪽으론 목통골(연동골)을, 동쪽으론 빗점골을 품고 있다. 빗점골은 명선봉 남릉과 덕평봉까지의 상류수인 왼골과 산태골, 절골과 오리정골,덕평골물의 합류수를 일컫는다.
이번에 찾아드는 빗점골 상류 합수지점은, 자신이 신봉하는 이데올로기를 쫓아 북에서조차 외면당하면서도 고립무원속에서 끝까지 버티던, 남부군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이 1953년 9월18일 최후를 맞이한 곳으로 유명하다. |
잠깐 주능선에 머무른 후 다시 골로 내려가는 시쳇말로 골로가는
코스인데.. 4년 전인 2003년 8월 31일로 잠깐 돌아가보자..
그때만 해도 산초보인 이몸은 산행지도만 믿고 피아골에서 올라
피아골 대피소를 거쳐 왕시루봉을 타려고 작심하고 꺼떡꺼떡 피아
골대피소까지 올랐것다. 지금 생각하면 실소가 나오지만 고양이에
게 길을 묻는 생쥐도 아니고 감히 공단 직원에게 왕시루 가는 길을
물었던 순진한(?) 이몸에게 염소 수염의 공단직원은 친절하게도
주능선 行을 권유했고 어쩔 수 없이 주능선에 올라 주능선에 있는
산행안내도를 참고하여 또 다시 토끼봉까지 간 것은 큰 실수였다.
산행안내도에 적힌 대로라면 토끼봉에서 범왕능선으로 내려 갈 수
있어야 했지만 막상 토끼봉에 도착하니 우리를 기다린 것은 토끼
봉~범왕교 까지는 산행금지구역 이라고 적힌 커다란 팻말이었다.
하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토끼봉에서 범왕교로 내려가는 능선
길이 아닌 왼골로 내려가는 지옥문을 선택한 우리에게 내린 지리
산신의 형벌은 혹독하리 만큼 가혹했고 끝내는 빗점골 상류 합수
지점 (당시는 어디가 어딘지도 몰랐다.)에서 아내와의 생이별을
하고 만다. 천신만고 끝에 내려선 곳은 범왕교가 아닌 남부군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의 유적지였다. 삼정마을을 거쳐 한달음 내달었던 의신마을.. ▷ 목통마을 물레방아 산장 <06:19>
그곳에서 울며 구조를 요청했던 그 험하고 험한 왼골을 다시 가려고 하는 것이다.
마치 범인이 범행현장에 다시 가고픈 것 처럼..
목통마을에 도착하기 전..
오늘 산행은 10시간 이상을 예상하고 새벽 4시에 알람이 울렸다.
충무김밥 2인분을 사서 출산에 나서는데 이미 여명이 밝아온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조금 더 잘 걸 했지만 막상 출발하고 보니 조금 더 일찍 출발할 걸 그랬다.
하동IC를 빠져나와 쌍계사 가는 방향으로 달리는데 차 기름이 딸랑 딸랑한다. (불안하다.)
하지만 시골 주유소는 아침 일찍 문을 연 곳이 아무데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조금 저속으로 쌍계사를 지나 신흥마을에서 좌회전하여 목통마을로 향한다.
잠시 후 칠불사와 목통마을 갈림길을 지나 목통마을이 나타나는데
마침 목통교 앞에 주차장이 보여 이곳에 주차를 하고
목통교를 지나 마을로 올라가는데 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 없는지 고요하기 짝이 없다.
보통 동네에 들어서면 견공의 환영송이 있어야 하는데..^^
06시 32분.
목통골로 들어서니 계곡을 좌측에 두고 비교적 좋은 등로가 펼쳐진다.
등로에는 산수국, 바위채송화, 찔레꽃, 엉겅퀴, 개망초등이 산객을 맞이하는데
팔랑나비와 나방이 날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 모든 유혹을 뿌리치며 올라간다.
잠시 후 눈에 익은 [범재수 06.12] 란 첫 번째 리본이 보이고 목통골의 계류가 산객을 맞이한다.
07시 05분.
등로의 우측으로 청색 비닐로 덮힌 창고 같은 건물이 나타난다.
07시 09분.
아까부터 하늘이 어둡고 이상하더니 기어히 빗방울이 떨어진다. 흐으미~~
오늘은 비올 확율이 10%라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아무 것도 가져 오지 않았는데 미치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비는 1~2분 정도 나무 잎만 살짝 적시고 그친다. 휴~~ 다행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지 같이 크고 시커먼 집 없는 달팽이가 다 보인다.
07시 20분.
처음으로 계곡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건넌다. (고도 585m)
산행초입 목통교 고도가 385m였으니 어느덧 고도 200m를 올린 셈이다.
연동마을터에서..
연동 마을 오름길에는 취나물이 가득하다.
하지만 산에서는 아무 것도 취하지 않음을 철칙으로 삼는 우리에겐
그저 아름다운 그림에 불과하다. 손끝하나 건들이지 않고 올라오니 축대가 나타나고
축대에 올라서니 깨진 밥그릇 등등의 흔적들이 이곳이 그 옛날 연동마을 임을 알려주고 있다.
연동마을..
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 연동마을이라는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연동골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마을이므로
연동골 보다는 목통골로 불려지고 있다. (67년 무장공비의 침투로 마을이 철거 되었다고 함.)
그런데 이곳에서 길이 사라진다.
위로 치고 올라가야 할지? 옆으로 가야할지 참으로 막막하다.
결론은 연동마을터에서 가야할 길은 축대 못미쳐 우측으로 열린다.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알고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처음으로 이곳에 들어 온 사람에게는 이 한마디
(우측으로 열린다는)가 정말 필요한 말이다.
연동마을 입구에서 오른쪽 등로를 따라 올라가니
이상하게도 방향이 우측으로 가다가 잠시 후 왼쪽으로 틀면서
우측으로 새로운 계곡이 나타난다. (이 계곡이 본류다.) 아까 연동마을
터에서 무식하게 치고 올랐다면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고도 690m)
8시 21분. (고도 785m)
오름길에서 야생화 '꿩의다리'를 찍고 올라오는데 등로는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길이 이상하다 싶으면 좌우를 잘 살피면 정등로가 나타난다. (남양 산악회 리본이 보임.)
이제 길은 계속 좋은 길이 이어지는데 조금 올라가다가 아침을 먹기로 한다.
8시 24분~8시 41분. 숲길 등로에서 충무김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8시 51분. (고도 855m)
전방 20~30m 지점의 좌측 사면길에서 시커먼 물체가
우측 계곡쪽으로 쏜살같이 내려가는 것이 보이는데 틀림없이 곰이다.
그리고 보니 아까 목통골 초입에서 짐승의 배설물 (검은 똥이 파헤친 흑속에 있었음.)보았는데
아마도 그놈인가 보다. 마침 아내와의 간격이 20m 정도 떨어져 아내는 곰을 보지 못했다.
곰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놈은 더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잠시 후.. 8시 55분.
[느림보 백두대간 통영]이라는 빨강색 리본이 나타나고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건너야 하는데 사진 욕심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곰 때문에 신경은 쓰였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
09시 11분. (고도 930m)
눈 좋은 아내가 등로의 좌측으로 노란 리본 같은 것이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직진길이 너무나 뚜렷하고 확신이 서는 길이라 무시하고 직진하니 노란 물통이 나타나고
잠시 후 공사현장이 나타나는데 인부는 아무도 없고 등에 지는 노가다 짐통 네 개에 각각 모래와 자갈이 들어있다.
그리고 마치 소방차의 호수처럼 둘둘 감은 두꺼운 검은 호스가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면
아마도 이곳은 청정 계곡수를 채취하기 위한 공사장 처럼 보인다. (고도 975m)
그런데 문제는 이곳까지는 길이 잘 나있었지만 이곳에서 길이 사라진 것이다.
위를 둘러봐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데나 치고 올라갈 수 도 없고
아~~참으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빽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가야할 정등로는 아까 아내가 말했던
노란리본 같은 것이 보이는 그지점이었다. ^^ (24분.알바)
이제 계곡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건넌다.
알바지점에서 계곡을 건너 조금 걸어오면
좌측 불무장등능선과 우측 지리 주능선이 살짝 보이는 지점이 나타난다.
한 컷 찍었으나 사진이 볼품이 없어 휴지통에 버린다. 이제 길은 좋은 길이 이어진다.
한동안 길은 슬슬동풍으로 이어지고
함박꽃이 활짝핀 등로 아래는 천남성마저 피어있어
한 컷 찍고 발걸음도 가볍게 올라가는데 어느 지점에 오니
이상하게 길이 좁아지면서 잠시 후 고로쇠 물통 두 개가 나타나면서
또 길이 사라진다. 흐으미~~~ 이번에는 일찍 눈채를 채고 다시 함박꽃 지점까지 빽하는데
이상한 것은 도대체 가야할 등로를 못찾겠다는 것이다. 왔다리 갔다리..
우연히 발견한 정등로는 썬토 고도계가
1,025m를 가리키는 지점이며 고로쇠 물통에서
약 8분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특히 이곳은 아무런 리본이 없으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
우측으로 가서 다시 11시 방향으로 올라가니 백계남님의 리본이 보인다.
이제 계곡은 끝이 나므로 잠시 후 계곡 물소리 마저 그친다.
10시 47분. (고도 1,115m)
이젠 완연한 산길이고 조릿대 길이 이어진다.
목이 말라 물 한모금 마시며 냉동시킨 수박을 먹으니
이제사 정신이 좀 차려진다.
한 10여분 올라가니 지리 주능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한 10여분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화개재인데 썬토 고도계는 정확하게 1,315m를 가리킨다.
화개재에서 약 20분 정도 머문 후 토끼봉으로 향한다.
지리주능은 어찌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지 이런 맛에 주능에 오르는 것인지 모른다.
오늘은 주능에 산객이 그리 많지 않다고 아내가 말해
'일요일이 아닌 현충일이기 때문일 것' 이라고 내가 말한다.
토끼봉 올라가는 길에는 붉은병꽃나무와 쥐오줌풀이 많이 피어 있다.
이제 토끼봉을 눈 앞에 둔 시점인데..전방에 공단 직원 세 사람이 보인다.
마침 반대편에서 오시는 산객 한분이 공단 직원에게 반야봉이 어디냐고 묻는다.
그러자 젊은 공단직원은 불무장등을 가리키며 반야봉이라 말한다. 아마도 신입인 모양.
내가 정정해 주자 이 젊은 공단 직원이 좀 무안한 모양이다.
반야봉과 비슷하게 생겨서 착각했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 놓는다. ^^
그런데 이 세사람은 무엇인가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어 (명찰 같은 것)
이들을 앞질러 서둘러 토끼봉에 도착한다.
이곳이 왼골로 빠지는 넓은 문이다.
4년 전 이곳을 범왕능선으로 내려가는 들머리인 줄 알고
잘못 내려갔던 지옥문인 것이다.
범왕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곳이 아니라
토끼봉 울타리 바깥의 우측으로 있는데 모르고 들어갔던 곳이다.
참고로 이 왼골은 지리의 몇 안 되는 원시계곡 중의 하나다.
하지만 오늘은 모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알고 들어간다. 마치 불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비처럼..
그것도 공단직원이 볼쎄라 0,2초 만에..
12시 28분. (고도 1,445m)
4년 전에 보았던 흰고로쇠 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4년 전 보다 더 희미한, 길도 아닌 길을 내려가니 4년 전의 악몽때문인지
무척 두려운 마음이 일어난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왼골로 내려온 것이
후회스럽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바보! 뻔히 알면서 지옥문을 내려오다니..
12시 50분. (고도 1,305m)
길이 이상해 진다. 일단 좌측 고로쇠줄을 따라 가는데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왼골은 이런 곳이니 아예 초보자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곳이다.
아리송한 등로에는 그래도 물참대가많이 피어 있어 나비들이 날아 다닌다.
13시 00분. (고도 1,250m)
물참대 사이로 지리산 팔랑나비가 날아 다니는 곳에서
빵과 두유로 점심을 때운다. 아까 희미한 길을 헤맬 때는 내가 미친넘 같더니
이제는 나중에 우찌 될 갑세(토영말) 지금 이순간 만큼은 행복하다. ^^
이 사진은 4년 전에 찍은 작은 폭포의 모습이다.
오늘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 4년 전 그날이 얼마나 수량이 풍부했는가를 입증하는 사진이라 실렸다.
이 폭포를 지나면 다시 길이 사라진다.
잠시 헤매다가 결국계곡의 우측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한 동안 우측 통행을 하던 등로는
어느 순간에 좌측 통행으로 바뀐다.
13시 42분 (고도 1,155m)
작은 폭포를 지나 길이 사라져 우측 통행으로 내려가지만
길이 길이 아니다. 하지만 죽어나 사나 내려 갈 수 밖에 없다.
휴유~~~~
사서한 고생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잠시 후 다시 리본이 보인다. 구세주다.
'사랑합니다.' 리본이다. (고도 1,135m)
정말 사랑합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13시 55분. (고도 1,105m)
계곡의 좌측으로 건너오니 다져진 길 같은 길이 나타난다.
이제는 계곡을 우측에다 두고 걸어간다.
왼골은 되도록이면 계곡을 우측에다 두고 걸어야 한다.
잠시 좋은 길이 이어진다. 고로쇠 물통도 나타나고..
14시 11분. (고도 975m)
이제는 길이 확실하고 계곡을 우측에다 두고 걸어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계곡을 왔다리 갔다리 몇 번을 반복한다.
14시 28분, (고도 925m)
'순허영' 이라는 리본이 나타나 의아스러운데
'순천 자연 산사랑 허영' 이다. ㅋㅋ
참고로 이곳에서 리본은 구세주나 다름없다.
아~~참으로 고마운 선답자님들..
이곳에 꿀물에 탄 미숫가루를
마신다. 맛이 정말 꿀맛이다. 꿀을 넣었으니 ^^
이제는 등로가 확실하다.
15시 05분.
나빈지 나방인지 제법 날개가 큼직한 놈을 찍은 후
조금 내려오니 바위 암반이 있는 계곡이 나타나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계곡 사진을 촬영하느라 시간을 제법 소모한다. 약 10분 정도..(사진 실패로 휴지통 행)
그런데 이곳에서 계곡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간 오름 산길로 가야 한다.
자세히 살피면 리본이 보인다.
4년 전에는 이 등로를 못보고 계곡쪽으로 직행했고
불어난 계류를 건너지 못한 아내와 생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등로로 올라가면 아예 그 지점을 갈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산행 당시는 다행이다 싶었는데 지금은 후회가 된다.
그날 그 장소로 가서 확인해야 했었는데..
정등로로 올라오니 이제 주계곡은 멀어지고
진주의 Foever님의 빨간리본이 나타난다. 그리고
잠시 후 우측으로 무명묘가 나타나고 곧 합수지점이 나타난다.
4년 전, 주계곡에서 죽기살기로 올라왔던 바로 그곳이다.
4년 전 그날이 엊그제 일 처럼 생생하게 되살아 난다.
부부금슬에 문제가 있는 분들께 이 왼골행을 권해드립니다.
이곳에 오시면 부부금슬이 좋아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다시 지계곡과 만나는 지점이 나타나고
곧 너덜겅이 나타난다.
그 옛날 이 너덜겅에서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했을지도 모릅니다.
4년 전에는 보았던 이현상유적비 이정표는 왠일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날 "이종석!" "심영남!"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임도길은
오늘은 평화롭기까지 합니다.
4년 전 우리부부에게는 잊을 래야 잊을 수 없는
진한 추억을 안긴 왼골은 오늘은 우리를 다정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지리산에 대해 감히 복수전을 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지리를 진정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험한 왼골의 등로에서 "사랑합니다."님의 리본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사랑합니다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지리
<END>
이 이후는 산책 코스이므로 산행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今日 산행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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