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을 입은 사냥꾼
유르겐 브라터 지음 이은화옮김
지식의 숲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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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수십만 년 전과 비교해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타고난 습성이나 감수성, 사물에 대한 반응을 보면 석기시대의 선조와 차이가 없다. 우리 몸의 전체적인 구조는 그들과 같고, 우리의 뇌는 그들의 뇌와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작동한다. 현대인은 그저 ‘양복을 입은 사냥꾼이며 채집자’인 것이다. 근본적으로 현대인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인간의 존재는 순전히 우연에 의한 것이다.
진화는 계획하지 않는다.
다윈의 자연선택에 관한 책이 출판되고 3년 후인 1856년에 뒤셀도르프 인근의 네안데르탈 계곡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15만 년 전에 전 유럽에 걸쳐 살았고, 고작 12만 5천 년 동안 생존하다가 약 2만 5천 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냥꾼으로서의 인간은 까마득한 옛날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인류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사냥꾼이다. 감금된, 길들여진, 중독된, 대중화된 그리고 길을 잃은 사냥꾼이다. <영장류-후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석기시대의 사냥꾼들> 라이오넬 타이거, 로빈 폭스
진화의 지료가 되는 것은 언제나 현존하는 것이고, 오직 현존하는 것만을 대상으로 아주 서서히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전체적인 구조는 대체로 그들과 비숫하거나 같다. 바로 그 메커니즘에 따라서 기능하고 우리의 뇌는 그들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우리가 여전히 석기시대의 선조들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현대사회의 사회적 정신적 문제들은 산업발전의 결과물인데 그 발전 때문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는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현대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연적인 인간행동의 모범에서 벗어날 것을 강요당한다고 주장했다.
*문명이라는 이름의 온실 속에서 살아가는 석기시대 원시인.
*문명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듯 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생활환경에 인간이 적응해 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환경은 변화해 가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이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선조들의 삶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은 오늘날처럼 어떤 진보 같은 것이 연속해서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수만 년 동안 가끔은 수십만 년 동안 전혀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의 본질적 원인이 소통의 부재에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장구한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분명한 것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문명의 상호 소통(교류)이 발전을 가속시켰다.
*진화의 역사에서 문명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인간이라는 생물 이외에는 문명이 없지 않은가.
현대사회의 일상생활 중에서 아주 황당한 현상들의 기원이 결국 석기시대 원시인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멀리 보고자 하는 사냥꾼의 습성이 오늘날 사람들이 산 위에 올라가고, 들판을 바라보며, 바닷가에 가기를 즐겨하는 원인이다.
모닥불
모닥불은 사람들이 모여서 긴장을 푸는 장소가 되었다. 밤에 모닥불을 피우면 야외에서는 사냥꾼들이, 동굴과 움막 안에서는 가족이 함께 모였다. 이러한 경험들은 수십만 년이 지나면서 우리 안에 아주 깊이 각인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모닥불 곁에 둘러앉아 있을 때면 여전히 낭만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고기 굽는 남자
남자들은 날고기를 구수하고 맛있게 구워냈을 때, 힘들여 노획한 사냥감으로 씨족을 배불리 먹였던 석기시대의 사냥꾼 같은 기분을 느낀다.
벽난로를 갖춘 집
잡지 <아름다운 집>에서 실시한 이상적인 집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독자의 64퍼센트가 자신의 드림하우스에는 꼭 벽난로가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촛불로 장식한 만찬
유혹의 기술을 조언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황금빛 촛불과 조용한 음악이 특히 여성들에게 미치는 확실한 효과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모닥불-화롯불-벽난로-불꽃놀이-촛불-성화-네온싸인-크리스마스트리
*별-점성술-해몽-타부-부적-미신-선입견
플라시보 효과 - 의사가 자신 있는 태도로 처방전을 쓰고 약사가 다시 한 번 확답하면, 이것은 옛날 주술사의 괴이한 춤과 노래가 선보였던 바로 그 마법의 힘을 현대의 환자에게도 발휘한다.
채집자와 수집가
산과 들, 바다에서 무엇이든 채집하려고 하고 온갖 종류의 물건들을 광적으로 수집해서 쌓아놓는다.
등을 벽에 붙이다
벽을 바라보고 앉기보다는 벽을 등지고 앉는다. 시야확보를 하려는 사냥꾼의 습성이다.
초원의 집
존 배로는 그의 저서 <우주의 단면-미학적인 것의 자연법칙>에서 태곳적 인류의 혈통을 이어받은 우리는 최초의 인류가 생활 했던 특히 초원과 비슷한 자연경관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에드워드 윌슨은 자전적인 저서 <다양성의 가치>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쓴다. “나의 세 가지 핵심이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국 인간도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다.
둘째 생물학적 다양성은 인류의 요람이자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셋째 이 두 가지 이론을 고려하지 않는 철학과 종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물이 있는 풍경
베를린 자유대학의 인류학 연구소 소장인 니미츠 교수는 “인간은 수영을 즐기지 않고 물가에서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숲과 물이 어우러진 장소는 뒤쪽은 숲으로 막혀 적의 침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안전했고, 앞에는 시야가 트인 초원과 물이 있어 사냥과 채집을 할 수 있었던 태고의 전형적인 생활터전이기 때문이다.
길을 잃으면 당황한다
근원적인 불안과 공포 - 폐쇄공포증, 고소공포증, 피, 거미와 뱀, 천둥번개
많은 운전자들은 다른 운전자가 감히 그들을 추월할 때 특히 분개한다. 그때 운전자의 내면에 태곳적 본능이 눈을 뜬다. 경쟁자에게 사냥감을 강탈당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사냥꾼의 바로 그 절박한 본능 말이다.
“인류발전의 역사에서 인간이 사냥꾼과 채집자로 살았던 경험이 가장 압도적이었다는 것은 운전하는 행위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진화는 기술발전과 보조를 맞출 수 없었다.”
사회심리학자 하디 홀테
육식 선호
단것에 대한 선호
순수 야생동물은 단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단것을 선호하는 것은 영장동물에게만 있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자연에는 달콤한 맛을 내는 독극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역질과 구토의 보다 깊은 뜻은 독이 있는 물질을 다시는 먹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구토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 다시는 그와 유사한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우울증은 에너지를 가치 없는 일에 낭비하지 않도록 돕는 안전장치다. 우울증은 스스로에게 해로운 일을 하면서 힘을 낭비하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해준다. 그리고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감정을 마비시킴으로써 다시 기운을 차리고 앞일을 생각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랜돌프 네시
4만 년 전에 인간이 달고 다닌 장신구와 이튼스쿨의 유니폼 넥타이나 오토바이 주자들의 가죽 재킷에 박힌 해골 상징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것은 모두 자기 집단의 정체성과 단결을 상징한다. 한마디로 그것은 인간 문화의 상징이다.
랜단 화이트 교수 뉴욕대학의 고고학자
타인과의 거리감
진화생물학자들은 자기만의 단골석을 선호하는 심리, 즉 집의 식탁에서뿐만 아니라 단골술집과 버스 좌석, 휴가기간에 찾는 해변의 파라솔에서조차 자기 자리를 고집하다가 종종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벌이는 심리에서 오늘날까지도 효력을 미치는 영토권(자신의 영역에 대한 권리)에 대한 태곳적 집착이 보인다.
낯가림과 왕따시키기 - 텃세
낯선 사람에게 적대적인 유전자
갈매기 무리 중 한 마리의 몸에 색칠한 다음 다른 갈매기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지금까지 평화롭게 지내던 갈매기들은 색이 다른 녀석을 무자비하게 쪼아댔다.
“집단 폭행은 집단의 동질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집단 폭행은 당하는 개인에게는 잔인할 수 있었지만, 전체에게는 생존을 위해 중요한 일이었다.“
루돌프 빌츠
튀지 말것
따돌림 받지 않기 위한 동질화 작업.
공동체의 유행에 쫓아가기. 무리 중에 파묻히는 것이 안전하다
*인종차별, 종교차별, 사상, 풍속의 차별과 탄압 및 멸시는 집단의 안전을 위해 동질화를 요구하는 힘이었다. 현대 문명은 이를 극복함으로써 문명적인 진화를 이루었다.
태곳적 인간들은 예외 없이 오직 자기 씨족의 일원과 접촉했기 때문에 낯선 이방인들 앞에 나서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불가피하게 이방인과 접촉해야 할 경우에는 최선을 다해 절대로 다툼의 소지가 될 만한 허점을 드러내서는 안 되었다.
언어의 발달이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구별 짓는 사회적 협력에 가장 유익했다.
*한 개인과 한 무리가 경험한 지식과 정보가 언어를 통해서 세대와 세대, 지역과 지역을 소통하면서 전승되었다. 이것은 인간사회의 협력을 가속시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져왔다.
일단의 무리가 생존을 위한 단일한 목표를 향해 힘을 더해가는 데는 언어라는 소통의 도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언어>소통>사회적 협력>사회적 동물>문명창출
*물리적 소통-수레-말-도로-강-바다-배
-기차-자동차-비행기-미사일-우주선
-전신-전화-인터넷-세계화(Globalization)
언어는 다른 소통형식보다 더 많은 가능성, 즉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세대는 이익을 얻게 되었고, 선조들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경고해주는 지식의 보고가 성립되었다.
"남자들은 여러 상황-권력과 힘, 그리고 위험한 임무가 다루어지는 곳-에서 그런 관계를 맺고, 이런 동맹에서 여자들을 의식적이고 감정적으로 제외시킨다. 강력한 동맹의 관점에서 나온 그들의 우정에는, 남자들이 자신의 씨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 지어 사냥하고 식량을 채집했던 선사시대에 기원들 둔 생물학적인 뿌리가 있다."
<영장동물-후기 자본주의의 석기시대 사냥꾼> 라이오넬 타이거, 로빈 폭스
“전쟁과 스포츠는 동일한 욕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형식이다. 그 주제는 남자가 결성하고 조직한 단체 사이에서 벌어진 공격적인 갈등이다.”
미국 진화심리학자 앤소니 스티븐스
길을 묻지 않는 남자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잘 각인된 방향감각과 도움받기에 대한 혐오증이라는 이 두 가지 때문에 남자들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 길을 묻느니 차라리 몇 시간이고 길을 찾아 헤매는 쪽을 택한다.
남자는 원시인과 같다. 남자는 점점 더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혼자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쇼핑은 태곳적 채집본능에서 나왔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 쇼핑을 좋아한다.
미국의 진화이론가 앨리스는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능력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고, 둘째는 가족과 감정적 교류를 할 충분한 준비성이다.
이상적 남편을 묘사하는 개념을 고르는 설문조사에서 여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단어는 ‘정이 많음’ ‘자상함‘ ’다정함‘ 그리고 ’신뢰감‘이었지, 결코 ’잘 생김‘이나 ’섹시함‘이 아니었다.
만약 우리가 진화의 가치를 종족번식의 성공, 즉 자신의 유전자를 얼마나 많이 상속하느냐로 평가한다면, 여기에서 남자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아내가 그에게 충실하고 다른 경쟁자와 교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야 자식이 자신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자신의 자녀가 어느 남자의 유전자인가’하는 문제는 중요치 않다. 그 어떤 경우이든 아이의 유전자의 반은 그녀의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바람기는 진화사의 유산이다. 당시에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씨족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했다. 후손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이어갈 기회가 커졌다. 바람둥이 기질은 남자들의 유전자에 기호화되어 있고, 그 뇌의 계기반에 각인되어 있다.” <브레인 섹스> 데이비드 예셀, 앤 모어
질투 연구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 하나 있다. 심각한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아주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질투는 결국 외도를 막으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네안데르탈인과 다름없다. 세계 각처의 연구자들이 수백만 년 된 뼛조각을 하나하나 조심조심 파내느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바로 그 태곳적 선조와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휘슬러에도 봄이 왔다.
휘슬러 도서관에서...
April 02,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