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다음카페로 부산여고 29회(74년 입학~77년 졸업) 카페를 열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15년도 훨씬 전이었구나!
그때는 다들 갓 50이란 나이로 중년이었는데~
어느새 우리가 60고개를 넘더니 이제는
노년이라는 울타리속에 들어앉게 되었네.
15년동안 이 동창회 카페는 제자리에 있건만 그야말로 빈집인 채로
그 존재감조차 없어져 버린 시골 어느 동네의 사람들이 다들 도시로,
요양원으로 빠져 나가버리고 휘둥그레 남은 것 같은
낡고 아무도 찾지않는 창 떨어져나가고 문짝없는
유명무실한 빈 집 상태로 홀로 존재하고 있구나.
내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태어나 자랐고
누구랑 친구가 되어 배우고 공부하며 놀았는가?
지나간 한 사람의 삶의 시간들을 이 나이쯤에서는
한 번 뒤돌아 볼 때도 된 시점인 것 같은데~
너와 나 어떤 운명의 만남으로 3년이란 시간을 한 울타리에서
같이 웃고 떠들며 얘기나누고 스승에게 공부하며 삶의 기초를 만들었는지~
그게 그저 대수롭지않고 하찮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지 않는가
생각하면 클 수도 있었던 시절이다.
서롤를 바라보며 웃고 울고 화내고 조잘거렸던 순수의 시절~
다시는 돌아갈 수도 없는 지나간 과거속의 시점들이지만 돌이켜보고 회상하며
그때의 기쁨도 슬픔도 집어내 닦아본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보석이 어디있을까?
우리 아직도 너무 앞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지나 않는지?
친구라는 이름~ 이젠 부르기에 왠지 낯설다
나 살다가도 너 살다가도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전혀 모르는 지금
현재 이 시간이 더 아리고 무섭다.
너와 나는 과연 무엇인가? 친구인가? 남인가?
15년전 만든 이 카페가 초라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이
여기서 뱅글 뱅글 맴도는 미련이 미련하다.
그래, 우린 어차피 남이었고 지금도 남인게지
언제 우리가 님인 적이 있었나?
60을 넘기면 뭔가달라지리라던 기대감~ 이젠 접으련다.
나같은 사람이 엉뚱이로 보이니까
서글프다.
어느 시절을 살고 있는지 모르는 너.
그저 평범하게 그렇게 살다 죽겠지.
그것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또 그런대로 살거야.
그게 인생이라면서~
그렇치~그리 살아가겠지.
곧 12월이 오는구나~
-2023.11.11. 송정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