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보쌈집이 이룬 기적
놀부 김순진 사장의 이미지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98년 MBC-TV'성공시대‘에 김 사장의 성공을 위한 집념과 감동적인 일대기가 안방극장에 소개되었을 때다. 이때 놀부라는 음식과 식당만을 알고 있던 일반인들에게는 김순진이라는 인간적인 모습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 200원을 쥐고 무작정 상경하여 시작한 서울살이. 음식 장사로 세 번의 실패를 맛본 후 ‘보쌈집'을 차리게 된 과정 중에도 말로 다 못할 고생과 인내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놀부보쌈'이라는 이름을 처음 내건 후 제 발로 찾아와준 손님들을 정성스레 맞이하면서 5평이 다섯 달만에 12평이 되고 또 40평이 되었다.
2층에 위치한 가게였지만 굴 하나 고기 한 점을 더 얹어주며 2층까지 올라와준 대가를 지불했다. 먹던 고기가 남으면 김치까지 쥐어 보내며 정성을 다하는 날들을 보냈다. 그러자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가맹점을 내 달라는 부탁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출발한 것이 상도동 1호점, 프랜차이즈업의 시발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스스로 경영 전략을 만들어내고 실천해나가기 시작한다. 보쌈 조리법 하나하나 매뉴얼화하고 조리 방법도 불의 세기며 어떤 부위의 고기를 얼마동안 뜸을 들일 것인지 등도 세밀히 표준화하기에 이른다. 나름의 필요에서 시작한 일들이 진정한 일반 표준화 작업이 되었고 프랜차이즈업의 정석대로 한발 앞서 실행한 결과가 되었다.
창업가로서 출발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은, 놀부보쌈뿐 아니라 부대찌개,항아리갈비,유황오리,시골상차림, 솥뚜껑삼겹살 등 8개로 확장된 고유 브랜드로 430여개의 가맹점을 갖추고 4,000명 이상의 직원과 함께 연 매출 700억을 바라보는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돋움시키기에 이르렀다.
또한 배움의 열정 또한 식지 않아, 고입 대입을 검정고시로 합격하고 99년 서울보건대학 전통조리과를 졸업한 후 2003년 경원대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석사학위를 취득, 현재 동 학과의 박사과정에 있다. 또한 경영자로서 인정을 받아 호텔 외식산업 부문 올해의 인물상을 수상한 이래로 여성발명 아이디어 현상공모대회 여성부장관 최우수상, 여성경영인상, 자랑스런 한국인대상과 한국유통대상 수상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상을 하며 경영인으로서의 자질과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다음은 김순진 사장과의 대담 내용이다.
외식업계의 선두주자로서 프랜차이즈 창립 18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21세기 여성CEO연합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올해의 감회는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1987년에 태어났으니, 놀부도 이제 청년나이를 지나 대학진입을 앞둔 중요한 과도기에 처해 있어요. 해마다 중요한 해이고 해마다 감회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이제는 무럭무럭 잘 성장해온 튼튼한 골격을 바탕으로 더 많은 가치혁신을 이룰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놀부가 목표한 100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파트별로 변화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21세기 여성 CEO 연합은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두배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2003년 9월에 출범하여 지금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참 공간으로 이끌어왔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더욱 높이고 권익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실속 있고 알찬 모임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성장 요인 중 중요한 부분이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놀부의 인재상은 어떠하며, 이러한 인재들과 호흡하기 위해 어떠한 리더십을 펼치고 계시는지요.
A학점보다는, B학점의 성실하고 융화가 잘되는 직원이 저희의 인재상입니다. 이러한 직원은 성실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하고,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스스로 노력을 기울입니다. 저는 직원들에게‘정신적인 열정'과 ‘육체적인 건강', 그리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고'를 갖춰야한다고 늘 강조합니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매사에 임하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다 해도 CEO가 강조하면 직원들은 남다르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더욱 노력하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리더십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임직원들의 업무를 세세하게 체크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 저의 일이며, 예리하게 집어내는 독수리 눈(eagle's eyes)의 시각을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놀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화합과 정보공유를 통한 '지식경영'을 펼쳐 지식경영 대상까지 수상하셨는데, 대표님이 갖고 계신 경영전략은 어떠한 것입니까.
경영전략은 크게 대고객 서비스 시스템구축의 전략과 인적자원관리전략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 고객 서비스 시스템 구축으로는 ‘품질경영'과 ‘신뢰경영'이며, 인적자원관리전략으로는 ‘지식경영'과 ‘화합경영'입니다.
음식을 취급하는 기업인만큼 국민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놀부인의 첫 마음이며, 그러한 사명을 가지고 식품안전위생에 대한 각종의 품질인증(ISO, HACCP, PL)획득하면서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이러한 믿을 수 있는 품질과 맛, 서비스로 고객들의 깊은 신뢰를 얻는 신뢰경영을 실천해 왔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의 원천을 직원들로부터 창출하게 하는 지식경영으로 내부 조직력 강화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지식은 혼자일 때 보다 전 직원이 공유할수록 그 힘은 배가 됩니다. 지식경영을 리드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은 ‘화합'입니다. 개인의 성장만을 고집하는 직원은 도태되기 마련이며 기업전체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방향으로 화합하여 힘차게 나간다면 이것만큼 이상적인 기업문화는 없을 겁니다.
저성장 시대의 열쇠는 '여성인력의 확보와 활용'에 있다고 합니다. 여성CEO로서 느끼는 견해 또한 남다르실 텐데 여성인력의 활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해 우리 경제는 ‘인력부족 시대'로 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취업난은 여전합니다. 이유는 젊은 대학생들이
보기에 좋고 편안한 직장만을 선호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야기됐고, 무분별하게 설립된 대학교에도 원인이 있다 하겠습니다. 그 동안 우리 경제가 풍부하게 성장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노동공급의 감소는 향후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부족한 노동력을 채워줄 대체인력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해답은 여성인력과 고령인력의 활용에 있다고 여성업계와 정부에서 이구동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인력 활용도는 60%미만으로,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OECD 평균(61.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인력확보에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육아부담이며, 기업들은 기혼여성 채용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여성인력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에서 같이 노력을 해야 하며, 보육부담을 완화시키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기업은 여성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여성 중심 직무 외에 영업, R&D 등에도 능력과 적성이 맞는 여성의 활용을 확대해야 하며, 사내 기업규모에 맞는 보육시설과 양육사를 갖춰, 자녀양육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께서 생각하시는 CEO가 가져야할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경영철학과 인생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CEO가 지녀야할 덕목과 자질은 임직원들을 향한 ‘비전 제시'가 가장 중요합니다. 기업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지, 그리고 우리기업은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꿈을 종업원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시대가 아니라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분석, 개선, 대응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CEO도 역시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잘 타서 우리기업이 결코 뒤처지지 않고 늘 먼저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보여지도록 늘 노력해야하며, 유연성과 즉흥성을 갖고 다각도로 해체해서 바라보는 능력을 갖춰야합니다.
저의 인생관은 공적인 일, 사적인 일 모두 열정적으로 임해서 결과의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21세기 여성CEO연합이 하는 일과 역할, 사회적으로 담당해야 할 과제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향후 여성 인재의 사회 참여 및 사업경영에 대해 추이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국내에서 여성들이 경영하는 기업체수가 소규모까지 합치면 100만개로, 전체의 35%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성전문경영인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에서 여성CEO만의 특색 있는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모임을 결성하게 됐습니다. CEO들만이 아니라 모든 여성 경제인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여타 모임과 차별화가 되며, 앞으로 세계적 경제인사와의 교류, 여성경영인의 권익보호, 경영지식의 연구개발 및 교육활성화 이 세 가지 사업에 중점을 두어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여성인재 참여는 기업별로 확대되는 추세이며, 최근 외무고시에서도 남여가 동등하게 합격하는 등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기업과 정부는 여성 친화적 분위기를 마련하는 데 노력을 해야 하며, 여성들은 스스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리더십을 배양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성에 대한 특혜를 바라기 전에 특혜를 누리도록 전문성을 길러야 하고, 친분이 아닌, 전략적인 목적의 네트워크 관리와 활용을 최대화시켜야합니다.
대표님과 대면하고 있으려니 젊고 활기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스스로 건강과 자기 관리 측면에서 힘쓰시는 비결이 있다면 가르쳐주십시오.
저는 지금껏 긍정적인 생각,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비결이라면 그것이 비결이겠지요.
힘든 역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 또한 노력하면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에게서 찾아내는 특징들을 들어보면 모두 건강하고 정열적이다, 에너지가 넘친다 이런 말들을 듣게 되나 봅니다.
인내라는 측면에서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해버리는 나약한 자세를 갖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위기에 처하더라도 기회라 여기고, 조금만 더 크게 넓게 보고 대범하게 대처해나가는 태도를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또한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내고, 훈련하고, 끝까지 포는 마음으로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이루려던 목표보다 더욱 커져 있을 것임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놀부'의 중장기 비전을 그려주신다면
한식 프랜차이즈에서 벗어나 사업범위를 확장,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글로벌외식문화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중장기전략을 세웠으며 2004년 말에 런칭해 순항을 이루고 있는 ‘놀부집 항아리갈비'를 비롯하여 소자본 창업자들을 위한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고도의 산업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이젠 변화를 개혁의 의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의 트랜드에 맞는 메뉴와 신규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 우리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문화전도사로서의 자긍심과 긍지를 가지고 고객과 함께 삶의 보람과 가치를 보다 더 창출할 수 있도록 더 없는 노력을 해 나갈것이며, 국내와 세계에서 놀부는 늘 고객을 지향하고 있다는 마음을 ‘음식'을 통해 전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월간HRD>의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수한 인재양성과 프로그램, 산업인력의 평생학습지원 및 선진국의 최신기법과 HRD전략 등을 수록하여 우리기업의 인재 양성과 경영혁신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업계 최고의 전문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프로필 05년 現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최고위언론과정 중 03년 경원대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석사과정 졸업, 現 경원대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박사과정, 이화여자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수료 現 (사) 21세기 여성 CEO 연합 회장 02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現 (사)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 現 (사) 한국직능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 01년 現 (사) 한국 상록회 총재 97년 서울대학교 외식산업최고경영자과정 수료 96년 중폁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 90년 現 놀부장학회장 87년 놀부보쌈창업
주요 수상내역 04년 여성경영인상 (한국인사조직학회), 표창장 (환경부장관),표창장 (서울시장),표창장 (문화부장관), 21세기 한국인상 (스포츠연예신문),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한국언론인협회) 03년 대한민국경영인상 (대한매일), 한국서비스경영 최고경영자상(한국서비스경영진흥원), 여성경제인 인물대상 (뉴스매거진) 02년 신지식 특허인 선정 (특허청장),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장 (국무총리) 01년 여성발명아이디어 현상공모대회 최우수상 (여성부장관) 00년 호텔&외식산업부문 올해의 인물상 (여행정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