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창 강천산(剛泉山·571.9m)은 남도의 명산 중 비교적 뒤늦게 단풍이 불붙는 산이다. 남녘에서 단풍으로 명성 높은 내장산이 절정을 넘기며 숨을 고를 즈음 순천 강천산은 기다렸다는 듯이 훨훨 불타오른다.
내장산 단풍이 화려함의 극치라면 강천산은 유순함과 자연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병풍바위, 구장군바위 등 강천사계곡 일원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단풍 풍광은 물론이고, 강천사계곡을 가로지른 높이 50m, 전장 75m의 현수교에 올라서면 짜릿한 스릴과 더불어 강천사계곡을 형성한 신선봉~광덕산~산성산~강천산 일원의 웅장한 산줄기를 물들이며 곱게 피어오른 단풍빛에 넋을 잃기 마련이다.
강천산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산성산(山城山·603m) 정상부인 연대봉~운대봉~북바위 능선은 사적 제353호로 지정된 금성산성의 주요 구간으로 장성 입암산성(立岩山城), 무주 적상산성(赤裳山城)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꼽히는 유적지다. 또한 연대봉 정상 서쪽으로 담양호가 산중호수처럼 자리 잡고 있어, 호반 산행까지도 겸할 수 있는 멋진 산행 대상지다.
▲ 단풍에 물든 금성산성을 걷는 등산인.
강천산 군립공원 관리사무소측은 올 단풍은 예년과 엇비슷하게 11월 첫째 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리소에서는 상가단지 아래 주차장 외에 강천호수 부근에 임시주차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천산은 최고봉 왕자봉의 높이가 해발 571.9m, 산성산 최고봉인 연대봉은 603m에 지나지 않아 얕잡아보기 쉽지만, 능선 3분의 2 이상이 호남정맥을 주능선을 이루고 있는 만큼 산세가 만만찮다.
강천사~북바위~송낙바위~강천사 코스 인기
강천산는 산성산~시루봉(515m)~광덕산(廣德山·578m)~옥호봉(玉虎峰·415m)으로 이어지면서 깊고도 험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강천사계곡(비룡계곡~삼인대계곡)은 골 양쪽이 거대한 기암절벽을 이룬 데다 단풍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무성하게 자라는 등 숲 분위기도 뛰어나다. 상류에 위치한 제2강천호에서 담수가 적당히 흘러내려 계곡 분위기를 사철 유지하고, 병풍바위, 구장군바위, 어미바위, 아랫용소, 물통골 약수폭포, 부처바위, 북바위 등 기암 명소가 많아 등산인뿐 아니라 탐방객들의 발길이 사철 끊이지 않는다.
▲ 화려한 가을빛을 띤 강천산 현수교 일원.
국내 첫 군립공원인 강천산 군립공원은 전국 각지에서 등산인들이 찾는 유명산답게 등산로가 골짜기와 능선을 따라 여러 가닥 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매표소에서 강천사를 거쳐 구장군폭포까지 널찍하게 닦인 2.5km 탐승로를 따르다 연대암터와 북바위를 거쳐 연대봉 정상에 올라선 다음 송락바위를 거쳐 다시 구장군폭포로 내려서는 제2코스. 강천사계곡의 수려한 산세와 숲이 일품인 코스로, 강천산 명물인 현수교 밑을 지나기도 한다(매표소 기준 왕복 9.2km, 4시간 소요).
단풍 탐승만이 목표라면 구장군폭포까지 왕복하는 것도 좋다. 단풍철에는 탐승객들로 혼잡을 이루는 코스로 왕복 5km,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강천사를 지나 현수교를 건너 신선봉 조망을 즐기는 코스도 인기 있다(제1코스 왕복 약 5.1km, 3시간30분 소요).
가장 긴 코스는 호남정맥을 거치는 병풍바위~깃대봉(571.9m)~강천산~제2형제봉~북문~산성산~시루봉~광덕산~신선봉~삼인대 코스. 신선봉 직전 능선 갈림목에서 북동릉을 따르면 옥호봉을 거쳐 주차장까지도 뽑을 수 있다. 하루 꼬박 잡아야 하는 종주 코스로, 도중에 샘이 없으므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산행에 나서야 한다.
강천산은 군립공원으로서,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400원. 1일 주차료는 승용차나 4톤 이하 차량 2,500원, 관광버스나 4톤 이상 차량은 4,000원. 군립공원 관리사무소 전화 063-650-1533, 652-5458.
#교통
서울→순창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1일 5회(09:30~16:10) 운행하는 고속버스 이용. 요금 14,300원. 또는 5~10분 간격(05:30~21:45)으로 운행하는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수시 운행하는 순창 또는 강천산행 직행버스를 이용. 광주행 야간우등고속버스는 22:00~24:00 10분 간격, 24:00~02:00 30분 간격 운행. 일반고속 15,100원, 우등고속 22,400원, 야간우등고속 24,600원.
광주→강천산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1일 9회(08:10~16:10)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요금 4,500원). 또는 20분 간격(05:30~22:00)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순창에서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약 1시간 소요, 요금 3,500원. 터미널 전화 062-360-8114(ARS).
전주→순창 공용버스터미널에서 30분~1시간 간격(06:57~20:40)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요금 5,300원. 터미널 전화 063-270-1700.
순창→강천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간격(08:10~17:10)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나 1일 9회 운행하는 광주 발 순창 경유 강천사행 직행버스 이용. 요금 군내버스 850원, 직행버스 1,000원. 터미널 전화 063-653-2186.
#숙식
상가단지 위쪽에 위치한 붐모텔(653-4728)은 시설이 깨끗한 편이다. 4인 기준 성수기(10.15~11.20) 80,000원, 비수기 40,000원. 강천각호텔(652-9920)은 식당과 커피숍을 겸하고 있다. 단지 내 음식점과 편의점들은 거의 다 민박을 친다. 충장로집(652-5388), 늘푸른편의점(652-9284), 연화정(652-4794) 등.
순창은 고추장과 한정식으로 이름나 있다. 옥천골한정식(653-1008), 남원집(653-2376), 민속집(653-8880), 새집(653-2271), 청사초롱(653-0808)이 있고, 전통순대도 유명하다. 연다라(653-0456). 단체의 경우 순창고추장단지 내 저렴한 한식뷔페식당(653-0277)도 이용할 만하다. -
▲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화려해지는 구림구곡 탐승로.
도립공원 두륜산의 매력은 울창한 숲과 더불어 정상인 가련봉을 비롯해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685m) 등 U자형으로 이어지는 8개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의 묘미와, 산봉에서 바라보는 남해 조망이 일품이라는 점이다.
여기다가 국보 1점, 보물 3점 등 문화재를 여럿 지닌 대흥사가 산기슭에 자리해 불자뿐 아니라 문화유적 답사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중턱에 위치한 북암(北彌勒庵)은 지난해 9월28일 보물(제48호)에서 국보(제308호)로 승격된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암자이며, 일지암(一枝庵)은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가 40여 년간 머물면서 다선일여(茶禪一如) 사상을 확립하여 조선 후기 쇠퇴해가던 차문화를 중흥시킨 차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암자다.
대흥사(大興寺)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많고 주위 풍광이 아름답지만, 매표소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2.3km 진입로인 장춘리 구림구곡 또한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계류와 나란히 또는 건너기도 하는 이 길은 동백, 소나무, 왕벚나무, 편백, 삼나무, 단풍나무 등 남도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고즈넉한 거목 숲길이다.
북암·일지암과 구름다리 잇는 코스 인기
대흥사를 기점으로 능선을 향해 부챗살 형상으로 뻗은 산길을 요리조리 엮으면 여러 가닥의 코스가 나온다. 그중 장춘리 숲길을 따라 대흥사까지 다가간 다음 대표적인 암자들과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를 잇는 북미륵암~오심재~능허대~가련봉~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집단시설지구 식당가에서 500m쯤 떨어진 터미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고계봉 정상 아래까지 접근한 다음 오심재로 내려서면 산행이 훨씬 수월하다(약 20분 소요).
대흥사를 출발, 첫번째 갈림목(북암 0.98km, 일지암 0.32km, 대웅전 0.38km)에서 왼쪽 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북암이 나온다. 국보로 승격된 마애여래좌상은 용화전(龍華殿) 안에 모셔 있다.
북암을 지나 허릿길을 가로지르면 오심재. 왼쪽으로 고계봉이, 오른쪽으로는 노승봉 능허대가 빤히 바라보이는 널찍한 안부다. 안부의 오심재 약수는 해남읍내 주민들이 떠다 마실 정도로 맛이 좋다는 물이다.
▲ 만일재 부근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안부를 지나 위압적인 노승봉 절벽을 오른쪽에 끼고 돌다 구멍바위를 빠져나가고, 쇠사슬과 쇠발판이 박혀 있는 바윗길을 오르면 가련봉과 남해바다가 아름답게 바라보이는 노승봉 능허대다. 이어 암봉 두 개를 허릿길로 가로지른 다음 가련봉(703m) 정상에 올라선 다음 바윗길을 내려서면 만일재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서쪽) 길은 만일암터를 거쳐 대흥사로, 왼쪽 길은 북일면 흥촌리 삼성 마을로 이어진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만일암터를 거쳐 일지암으로 빠지도록 한다.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로 가려면 계속 능선길을 따른다. 두륜봉을 마주보고 왼쪽 사면을 가로지르다 철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에 닿는다. 아치형 자연바위인 구름다리는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지만 사람 몇 명이 올라서도 미동도 하지 않는 기암이다.
두륜봉 정상에서 하산길은 거친 바윗길과 너덜지대을 지나 숲 우거지고 호젓한 내리막길로 이어지다 느닷없이 콘크리트 뒤섞인 찻길로 바뀐다. 이 길을 따라 100m쯤 오르면 진불암 경내로 들어선다.
일지암은 경내에서 만일암터 길을 좇다가 첫 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라 내려서야 나타난다. 초의선사가 한국의 다경(茶經)이라 불리는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하고, 다선일여(茶禪一如)의 사상을 확립한 차문화 성지로 불리는 암자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던 곳이라 전하는 고찰이다.
일지암에서 대흥사까지는 약 20분 거리이며, 매표소 주차장 기점 원점회귀산행에는 6시간 정도 걸린다. 입장료는 어른 2,5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도립공원 사무소 061-533-0088. 두륜산 케이블카 이용료(왕복) 대인 6,800원, 소인(4세~초등학생) 4,000원. 만 3세 이하 무료. 전화 061-534-8992.
#교통
해남행 버스편은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02-6282-0600), 동서울터미널(02-453-7710), 광주 종합터미널(062-360-8114), 목포 공용터미널(금호고속 061-276-0221·해남교통 533-8826), 부산 서부터미널(051-322-8301) 등지에서 운행한다. 해남 시외버스터미널(061-534-0881)에서 대흥사행 노선버스는 약 30분 간격(06:40~19:40, 요금 850원)으로 다닌다.
#숙식(지역번호 061)
구림구곡에 위치한 유선관(534-3692)은 사찰 객사로 이용되던 유서 깊은 숙소다. 2인실 30,000원. 저녁 10,000원, 아침 7,000원씩에 정식을 차려낸다. 한정식 16,000원.
집단시설지구에는 해남유스호스텔(533-0170). 남흥각(534-5222)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대흥사(534-5502) 템플스테이는 한국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집단시설지구 내 전주식당(532-7696)은 표고전골로 이름나 있다. 1인분 10,000원, 산채정식 4인상 60,000원. 해남읍내 국향정(532-8922)은 10여 가지 반찬에 5,000원 하는 백반에서 낙지탕(1인분 10,000원), 갈치찜(10,000원), 불낙(15,000원) 등의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 용궁해물탕(535-5161)은 싱싱한 해물로 푸짐한 탕을 끓여낸다. 소 30,000원, 중 40,000원, 대 50,000원.
첫댓글 산대장님 강천산은 산행코스중 아마 제일높은 출렁다리 인줄 알고 있습니다, 단풍과 출렁다리 현수교와 푸르고시린 ㄱㅖ곡물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할껌니다
11월 산행지 강천산 소개네요..참 좋은 곳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