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은숙 박사 칼럼] 새 정부와 한부모가정
황은숙 박사(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장)
2008년 2월 2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취임식장 주변은 이명박 대통령을 축하하려는 인파가 몰
리면서 축제 분위기로 넘쳐났다. 이날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
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이 무려 5만 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허허벌판 같은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몇 시간씩 추위와 싸
우며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보냈던 이유는 바로 새 정부 출범에 대
한 기대와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008년을 선진화의 원년
으로 선포하고 변화와 개방, 자율, 창의 등을 강조하며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실용의
시대”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국민을 지성으로 섬기며..., 소수와 약
자를 따뜻이 배려하는 나라가 대통령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라
고 강조하였다.
대통령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꿈
꿀 대한민국의 모습일 것이다. 대통령의 취임사에 참석한 환영객들이
20여 차례나 박수로 화답한 것도 그러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염원 때문
이리라.
우리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헌법에 명시된 “인간으로서의 존
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살
아왔다. 또한 국민으로서 정부로부터 개인의 존엄성을 인정받아 왔는
지도 의문이다.
특히 이혼가정, 사별가정, 미혼모가정, 별거가정, 조손가정, 재혼가
정, 장애가정, 입양가정, 비혈연가정, 동성애가정 등 특정 개인 및 소
수집단은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 헌법이
명시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이들은 누리지 못해 온 것이
다.
이제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한부모가정을 비롯한 소수집단
은 이명박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취임사에서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
고, 다 함께 건강하고 편안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도움이 절실한 사
람은 국가가 보살펴야한다. 시혜적, 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니다.
능동적,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이러한 새 정부의 입장에 따라 한부모가정의 복지정책도 변화되리
라 믿는다.
통계청에 의하면 한부모가정은 전
체 가구의 약 8.6%인 137만 가구로 이 중 모자가정은 108만 가구, 부
자가정은 28만 가구정도이다. 한부모가정을 혼인 상태별로 나누면 사
별가정이 36.6%로 가장 많고, 이어 이혼가정 29.1%, 별거가정 23.9%,
미혼모가정 10.4%에 이른다.
한부모가정이 되면 심리적인 혼란을 경험하고, 경제적 형편,
자녀양육의 문제,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고통을 겪는다. 이런 한부모
가정의 고통은 개인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부
모가정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겠다.
하지만 현행 한부모가정 복지정책은 한부모가정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
고 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한부
모가정을 지원할 의료적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고 있다. 한부모라면 누
구나 겪을 수 있는 심리적인 심각한 문제조차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
황이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나 자녀양육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형식
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겠다.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에서 실시한 “서울시 한부모가정 실태
조사”에 의하면 한부모가정은 월 소득이 50~70만원 정도이고, 월 평
균 15만원 정도의 월세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 보통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데 자녀를 보호할 기관을 찾지
못하거나 비용문제로 걱정이 많았으며, 청소년기 자녀들은 보충학습
을 받지 못해 학습 성취도가 낮았다.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은 이들을 더욱 짓 눌러 취업과 승
진, 은행대출이 어렵고, 직장 내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녀
들은 한부모가정 자녀라는 이유로 잠재적인 문제아나 비행아로 인식되
어 학교생활에 부적응하기도 한다.
한부모가정 복지정책에 대한 한부모가정의 바램은 현행의 복
지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형식적인 지원에서 그치는 것
이 아니라 한부모가정의 실태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시
혜적, 사후적 복지정책이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여기에는 생
계비의 지원과 아동양육비의 인상, 그리고 의료 혜택과 부모교육 서비
스, 모부자보호시설의 확충 등이 포함된다.
2차적으로 능동적, 예방적 복지를 위해서 한부모가정지도사와 같은 전
문가 양성과 한부모가정지원센터의 설립, 그리고 차별 없는 사회 건설
을 위해 “한부모가정과 이혼 이해교육”, 다양한 가정이 존중받는
“평등한 가정문화 캠페인” 등의 사회운동이 병행될 필요성이 있다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 끝에 “기회와 희
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누구에게나 성
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제 이 땅의 349만 한부모가정의 구성원은 한부모가정이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복지사회가 속히 도래하기를 기다린다.♧
출처: 월간 아름다운가정 2008년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