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리큐르 제조 회사들은 주로 유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유명한데 마리 브리자드, 지파드 등프랑스 소재 회사들은 주로 천연 원료에서 바로 성분을 추출하여 제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반해 볼스나 드 카이퍼 같은 네덜란드 회사들은 인공 향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네덜란드 제품보다 프랑스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고가이고 맛과 향이 더 풍부한 반면 안정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리큐르는 일정한 맛과 향 그리고 비중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비중인데 칵테일의 아름다운 색을 만들 때 서로 다른 비중과 색을 갖은 리큐르나 시럽류 등을 섞어 표현합니다. 무지개 색이 층층이 겹쳐있는 것처럼 보이는 레인보우의 경우 비중이 높은 무거운 리큐르부터 가벼운 순으로 차례로 쌓아 층을 만드는 게 비결이죠. 테킬라 썬 라이즈의 경우 마지막에 비중이 높은 그라나딘 시럽을 첨가하여 바다에 담긴 붉은 해를 표현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천연 리큐르의 경우 종종 이 비중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인공적으로 조절한 경우는 항상 일정합니다만. 따라서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는 기준은 칵테일의 맛과 향을 우선으로 생각하느냐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우선으로 하느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비중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리큐르는 베네딕틴, 드럼부이, 갈리아노 처럼 그 자체 브랜드로 별도로 존재하는 한 회사에서만 생산하는 제품과 에프리콧, 피치, 바나나, 카시시, 카카오, 민트 등과 같이 대부분의 리큐르 제조사에서 범용으로 생산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범용으로 생산하는 제품들인데 같은 블루 큐라소라 해도 제조 회사마다 비중에 차이가 있어서 색을 표현하는데 미세한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특히 레인보우와 같이 색에 민감한 칵테일을 만들 때에는 더 유의해야 하는데 보통 한 회사의 시리즈 제품을 그 회사에서 발표한 비중의 차이에 따라 쓰는 게 좋습니다. 실패한 레인보우는 시커멓고 비참한 모습이거든요 ^^ 그래서 많은 바텐더들이 자기 손에 익숙한 브랜드를 고집하는 것이지요.
프랑스, 네덜란드 외에도 미국의 서든 컴포트, 이태리의 갈리아노, 독일의 쿰멜, 덴마크의 피터 헤링 등 다른 나라에서도 유명한 제품들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여러 회사들에서 각자 자기 브랜드로 중복 생산하는 리큐르 종류를 각자 따로 셈한다면 현재 생산되는 리큐르 종류는 수백 종에 이를 것입니다. 그 중에는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것도 있고 정말 좋은 제품들이 아쉽게도 수입되지 않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좀더 다양한 리큐르가 수입되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맛있는 칵테일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 회사들에서 중복 생산되는 범용 브랜드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대게 자사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중 국내에 들어와 있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마리 브리자드 (Marie Brizard)- 프랑스 소재 세계 최대의 리큐르 제조 회사이자 브랜드명. 1755년 설립. 주로 중남미 과거 프랑스령 국가들에서 나는 천연 과일을 원료로 사용. 수입원 금양. 볼스 (Bols)- 네덜란드 소재. 세계 2위 규모의 리큐르 제조회사. 마리 브리자드와 함께 전세계 리큐르 시장을 양분 중. 수입원 맥시엄 코리아. 드 카이퍼 (De Kuyper)- 네덜란드 소재. 세계 4위의 리큐르 제조사. 규모는 상위 1, 2위 업체에 비해 많이 떨어지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위임. 수입원 아영 주산. 지파드 (Giffard)- 프랑스 소재. 규모는 작으나 역사가 깊고 뛰어난 제품을 생산 중. 수입원 수석 무역.
브랜드가 아닌 개별 제품에 대한 소개는 국내에 소개된 제품을 중심으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훌륭한 제품까지 망라하여 다음 장에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