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진만 찍고 오려고 했는데, 할아버지 께서 극구 '차한잔 하고가라' 하셔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
저번주 토요일 오대산 에서 귀가길에 운두령 마을 에서 우연히 본 제무시 트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전에도 한번 올린적 있지만, 우선 이놈의 제원과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개발년도: 1941년
모델명: CCKW 353 (C: 1940년대, C: Conventional, K: Front Wheel Drive, W: Double Rear Wheel Drive)
- 가장 대표적인게 이 CCKW 353 인것 같습니다, variation 은 353A형, 353B형, 352A형, 352B형, 354형도 있습니다...353, 352 란 숫자는 휠 베이스 같은 어떤 축간거리를 표시한 것입니다.
- 이 CCKW 353 의 구동형식은 6륜 구동형 입니다...정확한 모델명은 GMC 2 1/2 Ton 6x6 CCKW 353 이며, 카고와 덤프 두가지로 나뉘며(물론 물탱크차, 렉카차 등등 용도도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종류가 카고 이고 다음이 덤프 입니다), 거기서도 윈치(Winch)형, 비윈치형 그리고 소프트탑/하드탑 으로 나뉩니다.
- 아마 이 할아버님이 갖고 계신게 CCKW 353 카고 윈치형 소프트탑 인듯 합니다...영감님 말씀으론 원래 카고 였는데 나중에 덤프로 개조 됬다고 하고, 현재 우리나라에 굴러다니는 모델이 대개가 카고를 덤프로 개조한것 이라고 합니다.
엔진: 4417cc, OHV 형 6기통 개솔린엔진, 94마력/3000rpm, 75km/h
건조중량: 약 4700kg
생산년도: 1941년 ~ 1945 년
생산대수: 약 80만대 이상, 이중 약 50 여만대가 GMC 에서 생산 되었고 약 20 여만대가 스튜드벡커(Stude Becker: 스펠링이 정확한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 스튜드벡커는 미국 50~60 년대의 2 도어형 대형고급 세단을 만들던 회사로 지금은 없어진 회사지만 당시 아주 독특한 고급대형 세단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도 희소가치가 매우 높아 장식용 축소모형도 고급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에서 만들어 졌고, 나머지 약 10 여 만대가 Harvest...(끝까지 생각안남^^) 라는 회사 에서 만들어 졌습니다.......
..... 그중 스튜드벡커와 하비스트에서 나온 대부분의 CCKW 353 들이 2차대전 중에 소련에 지원되었습니다...소련으로 하여금 독일군을 대신 싸우게 하기 위함 이었죠^^...한국전쟁중에 북한군이 타고 내려온 제무시 트럭들이 다 그모델들 입니다...아셨죠? ㅎㅎ^^
가장 많이 활약한 장소가 2차대전의 유럽이고 그후 한국전쟁, 인도차이나전쟁 등등 4~5~60 년대 안다닌 전선이 없는 차량들 입니다...2차대전과 한국전 에서 가장 많은 차량이 활약했으며...한국외 덴마크, 대만, 필리핀 등지에서 아직도 사용중 이라는 군요^^..대단하죠?
운두령의 제무시 할아버지 말씀으론 전국적으로 약 100대 훨씬 넘는 제무시가 험로수송용 으로 활약중에 있답니다!.....아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무시 CCKW 353 의 현역운행 차량수 면에서 가장 많은듯 합니다...하긴, 소련 다음으로 한국에 제무시 트럭이 가장 많이 지원 되었으니 까요(그런면에서 미국이 고마운 나라지요^^)
또, 지금껏 이렇게 왕성하게 운행하게된 여러 동기가 있었습니다;
민간에 불하된 동기는,...지금도 수해라든가 군인이 대민지원 하는거 있죠?...한국전 이후 미군으로부터 제무시트럭을 무상지원받은 한국군은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했습니다...이때 군에서 5~60 년대에 대민 또는 공공지원사업(민간으로 부터 소정의 수익금을 받는 또는 도로사업같은 국가공사) 에 파견형식으로 장기 파견 되었을때 차량의 복귀가 여의치 않아 현장에서 주저앉았을때 현장에서 폐기되거나 민간에 불하되는 경우과 많았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이 CCKW 353 이 전국에 돌아다니기 시작했죠...제가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에도 동네 연탄 공장에서 이 제무시 트럭이 불이 나게 돌아다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런데도, 또 하나의 동기가...6~70 년대에 들어서도 국내 자동차 기술로는 아직도 이런 전천후형 트럭을 만들수가 없기 때문에 아직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제무시 들이 운행하고 있으므로 박대통령이 제무시트럭에 대한 폐차를 금지 시켰다고 합니다...너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었죠...대통령도 이 트럭의 견고함에 감탄 하셨다고 하네요^^...대단한 사실이죠? ^^
또 더 놀라운 사실들이 있습니다
지금도(뭐 만들수는 있겠지만) 우리 자동차는 이 6륜(영감님 께서는 6발 이라 하시더군요^^)구동 차를 만들수가 없기 때문에, 아직도 이 제무시를 쓸수 밖에 없답니다...그도 그럴것이 6륜 구동을 만들기엔 수요도 너무 작지만 엄청 터프한 6륜 구동을 만들기엔 투자와 연구비가 어마어마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직도 이 제무시 CCKW 353 를 대체할 차량은 국내에 없다는겁니다!!!!!!...현재 군의 70년대 이후의 M60 트럭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견고성에서 많이 떨어지고 또 같은 6륜 구동이지만 완전오지 협곡같은 길을 다니기엔 길이가 좀 길다고 합니다...ㅎㅎ, 그래서 부적격!!...가끔 불하되서 다니는 차량도 있지만 제무시 만큼의 역량은 아닌가 봅니다^^
기아의 군용 복서도 全輪 구동이었지만 4발(4륜구동) 이라서 힘과 구동력이 약하고 수송량도 적고 견고성도 너무 약하고 해서 역시 부적합!
할아버지는 12년 전에 이 제무시를 구입했다고 합니다..당시 700 만원 주고 구입해서 지금까지 개조한 비용만도 구입비용보다 훨씬 많았다고 합니다
현 시세는 대중이 없어, 상태가 안좋으면 1000 만원 서부터 양호한건 3000 만원 까지 한다고 하니!!!...환갑이 넘은 놈들이 대단하죠?...영감님의 제무시는 1944년형 으로 영감님 보다 한살위 라고 합니다... 감탄!!
보통 일당으로는 30~40 만원 한다고 하시는데, 40만원 이라도 장거리는 남는게 적다고 하십니다...숙박을 해야 하고 식비도 나가고 경유도 올라 기름값도 많이 들고 등등...단거리 위주가 수익이 좋다고 하십니다...용도는 주로 험로 목재수송등 아주 다양하다고 합니다만 역시 험로가 주특기 라는군요
요즘 아무리 최신 덤프라도 강원도 오지 잘못 들어섰다간 빼도박도 못하지만 차도 금방 망가질거라구요^^
이 트럭으로 4남매 벌써 다 출가 시키시고 지금 두분이 그저 여유롭게 말년을 보내고 계십니다...부럽기도 하고 고개가 숙여집니다(존경)^^
원래는 농사를 지셨는데, 할아버지 인심이 좋아 사기를 당하신 적이 있으시다는 군요...그래서 원래 기계를 잘 다루시는 터라 제무시를 운전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라이트도 개조가 되있고 문짝도 아주 좋은것으로 개조 하셨더군요^^.....참고로, 이 차량처럼 주둥이가 뾰족한게 제무시 CCKW 353 차량이구요, 50년대에 역시 미군에게서 지원 받은 제무시 차량도 있습니다...앞모습 주둥이가 둥그스럼 하니 좀 불독같은 인상의 제무시 죠!
50년대 형 제무시의 제원 이라든가 상세한 사항은 저도 잘 모르겠는데...할아버지도 아시 더군요...그러나 기초적인 새시, 프레임은 다 똑같다고 하시는 군요...지금은 오히려 나이가 10살 더많은 CCKW 353 제무시 가 훨씬 많은데, 이유야 한국군에 지원된 차량이 구형의 CCKW 353 이 더 많기 때문이죠
할아버지의 제무시는 엔진을 2번 교환 했다고 하시네요...원래가 휘발유엔진(위에 말씀드린 4417cc OHV 6기통) 이었고, 인수하기 전에는 MAN 디젤엔진(새한자동차 시절의 8톤 트럭 엔진입니다...제가 맞추었죠!^^...할아버지도 제가 상당한 꾼인걸 아신듯, 8톤 엔진 맞다고 하시는 군요^^), 그리고 지금은 버스(아마 대우?)용 1246 엔진이 탑재 되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일거리가 많지 않으시다고 하네요, 또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일년에 검사를 두번 받아야 하고, 보험료도 사업용 이라서 100만원 이상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 제무시 차량에 대한 감탄은 동일 했습니다...사진 옆에 보면 할아버지가 자가용으로 타시는 포터트럭이 있습니다...한 2000년 전후의 모델같습니다만...
이 최근의 포터라고 해봐야 500만원 정도이지만...폐차를 해도 수차례 했어야할 환갑의 트럭(할아버지 말씀으론 90키로로 달릴수 있다고 합니다^^)이 아직도...골동품의 가치가 아니라 당당히 현역특수용도 로서의 값어치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경탄을 금할수 없는것입니다!!!
엔진과 일부 부속만 개조가 되있을뿐...전체적으론 1944년도에 나온 그모습 그대로 아직도 특수용도에만 왕성히 다닐정도이니...도대체 쇠를 어떤걸로 만들었기에???...
미국인의 기술력과 자본에 놀라울 따름입니다...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쟁을 위해 태어난 기계이기에 조금의 상술이나 거품이 없이,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가장 순수하고 가장 강인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제작 되었기에...그 고성능 무기로 무장한 독일을 제압할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까지 그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의 자동차산업은 역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아마도 그러한 제무시의 정신을 하나의 기반으로 꾸준한 기술적 발전을 한것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친애하는 모터사이클!...너무 애정을 갖고 있기에 생각할수록 한심하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러한 제무시를 만들던 엔지니어의 정신으로 돌아가 과연 눈에만 보이는 수치나 비현실적인 속도를 볼게 아니라...똥차가 되는시간이 너무 빠른 저효율, 형편없는 내구성을 양산할게 아니라 ...순수한 장인정신의 엔지니어링 으로 만든 모터사이클들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누가 모터사이클의 제무시가 될 것인가?... ^^
<라이트가 개조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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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무시 할아버지> 넉넉한 인심의 할아버지 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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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가 아직도 깨끗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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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받침대?>...덤프 화물칸의 받침이 4x4 각목으로 되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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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도 개조가 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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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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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키우시는 배 입니다, 살구정도의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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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내외분 이십니다^^> 4남매를 모두 출가시키고 지금은 두분만이 오붓하고 여유롭게 노년을 보내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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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제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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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헐.. 존재감이 엄청난 쇳덩이로군요.. 저는 로또 되면 열차 기관차를 공도용으로 개조할겁니다 ㅋㅋㅋ
그래서 전 美製 (할리)를 좋아합니다(가격은 빼구요).씨름판에서 제 아무리 잔기술이 뛰어난 선수라도, 힘과 기초가 월등한 선수가 번쩍 들어메치면 그만 게임끝...^ ^ 다리미 하나라도 무지 무지 오래쓰잖아요?
음...제무시(GMC)..
주말에 모두 어디에 가실건지요? ^^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