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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있는 한 토종붕어는 영원하다.
매니아가 된 붕어 꾼이라면 누구나 밤마다 환상적인 찌올림을 그리며 출조기약이 되어 있는 주말을 기다리며 긴 시간을 보낸다. 숨을 죽이며 바라보는 수 겁의 긴 찌솟음의 기다림 끝에 붕어만의 끈끈한 손맛으로 이어지며 얻는 카타르시스에 인간의 절대가치의 행복을 느끼며, 붕어 꾼이라면 세계 유일무일한 한민족만의 찌 낚시문화의 긍지도 느낀다.
찌올림의 낚시는 우리만의 낚시
찌낚시는 물론 우리 나라 만의 낚시는 아니다. 중국과 그 연변 국, 일본 그리고 멀리 유럽 일부 지역에서의 찌낚시 풍습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서성 붕어의 긴 취이흡입을 우아하게 솟는 찌로 표현시켜 붕어를 낚는 기법은 단연코 우리 나라만의 전통적인 낚시기법이다. 아니 그 것은 차라리 예술이요, 정신문화이기까지 하다.
그렇기에 일제시대 때 적지 않은 일본의 엘리트층이었던 선생이나 군인들이 붕어낚시에 매료되어 낚시를 배워 조선 곳곳에 찌를 드리웠는지도 모른다. 그 때 배웠던 붕어낚시를 흉내내어 떡붕어 중층낚시를 개안했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떡붕어는 자연종이 아니라 근대에 이르러서야 붕어에다 피라미 유전인자를 이식해 만든 개량종이다) 추론은 가능하다.
찌올림 낚시의 본질은 수렵에 있지 않다는 것은 꾼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붕어를 잡기 위해서라면 어정쩡한 찌로 흔들거릴 때 채거나, 약간의 띄울낚으로 들어가는 입질만 채면 속전속결일 것이다. 그런데 붕어의 입질을 천천히 솟는 찌올림을 추구하며 낚시를 한다는 것은 수렵 적인 차원에서는 모순이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는 동네 낚시에 수수깡 등의 가운데를 묶어 흔들림으로 잡고는 했었다. 하지만 그 것은 전통 찌낚시문화가 일부 엘리트층이나 부호에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분명 찌맞춤의 개념으로 찌 한쪽을 묶어 봉돌을 쓰는 가장 과학적이고 고차원적인 낚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한심스러운 것은 이런 동네낚시에 젖은 꾼들이 뒤늦게 전통낚시를 답습하고서, 오늘날에 이르러 찌낚시는 일본에서 왔다고 주저 없이 말한다는 점이다. 물론 현대 붕어낚시에 사용되는 찌의 형태가 일본에서 먼저 양산되었다는 점은 부인 할 수 없지만, 과학적인 면에서도 고도로 발달된 우리 낚시문화의 비추어 우리도 일부 분명 그런 찌의 형태를 자작하였으리라는 점과 그들 역시 우리 찌낚시에서 배웠으리라는 점을 입증할 유물과 기록이 아직 없다는 점만 안타까울 뿐이다.
어째든 앞서 말한 일본 등 주변국들의 찌낚시란 들어가는 입질을 우선으로 하기에 우리와는 전혀 차원이 달리한다. 그네들은 찌를 보고 잡지만, 우린 찌를 보고 낚는다. 기다림 속에 붕어의 어신을 감지하고부터 긴 찌솟음을 즐기며 낚는 기품과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외래어종 낚시가 안방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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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언제부턴가 붕어낚시에 새 조류가 생겼다. 수도권에 밀집된 경제력 덕분에 양산된 꾼들에게 양어장 붕어낚시 문화가 번창한 것이다. 그 양어장의 대상어가 붕어이긴 붕어인데 중국산 붕어라는 점이 어이가 없다. 그 양어장 인구를 비율을 놓고 볼 때 붕어낚시 문화의 대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수도권 어느 노지(자연)낚시터에 가봐도 자연산 토종붕어를 보기 힘들다. 다소 먼 거리라도 어렵게 묻고 물어 가보면 조황이 예전만 못하다. 더욱이 나온다 하더라도 토종보다는 떡붕어 일색이라는 점이다. 또한 수도권 노지 낚시터는 거의 유료화 되어 떡붕어는 물론, 심지어 환경 및 생태조사도 하지 않은 중국산 붕어(식용으로 수입)를 푼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도 비용 등 경제적인 면에서나, 시간적인 면에서나, 조황 면에서 양어장을 찾게되는 것이 수도권 낚시문화인 것이다.
일본낚시인 중층낚시의 유입과 저변확대도 채비와 기법은 달리해도 이런 맥락의 한 조류이다. 전통문화와 어긋나는 이런 낚시 문화와 풍조는 시대의 어쩔 수 없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사실이다.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현대낚시에 비추어 짧지 않은 연륜을 가진 양어장이란 원래 향어라는 왜래종과 양식 잉어가 주종이었다. 당시 찌맛은 노지에서, 손맛만이라도 할 때엔 양어장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지금과 무엇이 다른가.
중국붕어의 도래이래 양어장 번성기를 맞은 것은 붕어 꾼의 대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노지에서 양어장으로. 이제 토종만을 고집하던 꾼들도 이런 까닭에 찌 철학이고 뭐고 굵은 씨알의 육중한 손맛에 길들어져 가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전통 찌낚시가 전국적인 추세
하지만, 하지만 아직 수도권 외 지역에선 수도권 낚시꾼 이상의 많은 수의 현지 꾼들이 맑고 고은 토종붕어를 낚고 있다. 선조 때부터 내려온 붕어낚시의 호연지기와 자연과의 어울림 속에 진정한 붕어 꾼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붕어의 긴 호흡을 찌로 고스란히 받으며, 오늘도 어느 산 속에 있는 소류지 한 쪽에 묻혀 진정한 월척의 꿈을 키우고 있다.
물론 일부 대 도시 주변에 양어장이 더러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지 낚시문화에 비추어 달님아래 반딧불이다. 그만큼 토종 붕어의 개체 수가 아직은 많다는 것이다. 하긴 우리 나라에 있는 양어장 면적 전부 합쳐도 도마다 몇 개씩 있는 댐 하나에도 못 미친다.
수도권 및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 각지에서는 그래도 붕어낚시에 토종붕어가 댐과 저수지, 강과 습지 등에서 잘 나오는 편이다. 하긴 웬만한 붕어 한 마리가 몇 만 마리의 알을 부화한다. 다 생존해 크는 것은 아니더라도 어마어마한 개체부화다. 더욱이 전 국토의 산업화와 현대화 와중에도 살아남은 강한 붕어들이다. 엄청난 독성의 농약과 살충제에도 버텨온 우리 꾼들의 친구들이다.
그런데 수도권 호소에 이런 1차 담수어종인 붕어가 없다. 붕어 꾼들이 수도권에 있는 붕어를 다 잡아서라고 하면, 수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떡붕어나 중국붕어도 웃을 일이다.
산업화에 따른 수질오염, 낚시터마다 개인 영리를 합법화해 유료화 하여 왜래 어종만 무분별하게 갔다 붓고, 허가 난 정치망 외의 몇 배의 위법 망을 묵인하고, 불법어업을 방관하고,
마른 저수지 불법 수렵은 물론 오히려 입찰까지 붙여 저수지 말려 붕어까지 팔고,
위정자 중 이런 낚시문화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자 없고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할 외래어종과 황소개구리 등의 수입을 방관하거나, 주도적으로 수입했으니
자연생태계 상 있을 수 없는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듯’이 수도권에 토종붕어가 어이가 없어하며 거의 사라진 것이다.
가까운 과거인 10년 전 붕어가 타임 머신을 타고 온다면 여기가 일본인가 중국인가 하고 착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인 아닌가.
이젠 정부가 나설 차례
21세기는 무릇 문화경쟁의 시대라 한다. 낚시문화도 문화다. 어쩌면 현실적으로 가장 정신적인 취미문화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붕어낚시 문화는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심신의 재충전과 예의와 법도, 자숙과 정서를 키우는 국민성 향상의 지향적 취미문화가 아닌가 말이다. 이런 자연친화성 문화는 붕어 없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붕어는 붕어 꾼들을 통해 국가적으로도 이런 문화를 통해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정부가 나서야 한다. 수백만 정도 꾼들의 기본권이 헌법에 명시된 행복 권이 알게 모르게 밟히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국가 단체 중에 ‘내수면 연구소’니 ‘해양연구소’니 여러 낚시관련 기관이 있다. 치어사업 등을 벌리 수 있는 단체들 말이다. 재원이야, 라이선스 제도 등을 다시 현실적으로 검토하면 된다. 전국 노지낚시터를 등급 분류해 소부담의 입어료만 받아도 관리비 등 제 경비를 빼고 남는 것 모으면 재정이 된다. 지방자치라도 좋다. 단 조건은 낚시꾼에게 나온 재원은 경비를 뺀 전액을 치어사업에 재투자하라는 것이다.
치어방류는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일부 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보이기 위한 과시용 치어방류 정도로는 안 된다. 치어방류 사업이란 치어의 크기, 야성보존, 방류 장소 등이 신중히 검토되고 전국적으로 꾸준히 벌어야 그 실효가 있다.
각설하고, 낚시를 생활체육으로 인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제 낚시를 매운탕거리를 잡는 ‘꾼’정도 생각하거나, 쓰레기만 버리는 환경오염‘범’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 낚시계도 반성해야 한다
정부만이 나서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꾼들은 알고 있다. 이제 우리 낚시문화의 재창출을 위해 우리 낚시 계는 반성의 목소리도 힘껏 내야 된다.
80년대 충주호 시대부터 폭발적으로 불어나는 붕어 꾼들의 갈 길을 제시 못했던 선배 들.
이런 낚시 문화가 아닌데 하면서도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던 베테랑들
문화사업인줄 모르고 도구사업인줄 착각하여 시대편승만 하는 조구업체들.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 자기가 관리하던 낚시터에서 토종붕어를 쫓아 낸 관리인들.
낚시가 오락과 향락이 되어 쓰레기 전쟁터가 된 수많은 낚시터들의 장본인인 낚시꾼들.
‘더 크게, 더 많이’를 부르짖던 어부 같은 낚시꾼들.
‘낚시문화’라는 기치아래 ‘월척’을 남발하며 그 의미조차 호도 하는 낚시관련 언론 매체들.
낚시꾼들을 대표한다는 단체에서 중국붕어로 전국대회를 치르는 현실을.
저 마다 이유와 명분이 있겠지만 이젠 정말 우리네 낚시 길을 찾자.
정통 붕어낚시의 문화란 ‘잡는 문화가 아닌 낚는 문화’라는 것을.
길고 정중한 찌올림의 낚시와 깜박대는 입질로 잡는 낚시와의 차이점을.
붕어를 통해 자연과 친화됨을.
물론 양어장 낚시든, 중층낚시든 기타 낚시든 시시비비는 필요 없다. 느끼고 옳다는 대로, 아니 그 것보다 자기 취향대로 낚시를 하고, 그 장점과 깊이는 인정하면 될 것이 아닌가.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 낚시꾼 중 아직 대다수인 우리나라 붕어 꾼의 붕어낚시의 정맥을 잇는 갈 길을 찾자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 스스로 택한 붕어낚시꾼의 길이 아닌가 말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 낚시문화를 계승할 의무도 있지 않은가.
아직 희망은 있다.
“찌올림이 너무 좋아”
“우리 낚시터는 외래어종 안 풀었는데. 지난 장마에”
“못 잡아도 좋다. 이런 맑은 물이라면.”
이런 말 등을 하는 꾼이나 낚시업자나 베테랑 등이 있는 한 정도의 맥은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삭막하여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지만 아직 이런 말 등은 쉽게 들을 수 있는 현실이 아닌가.
실제 많은 꾼들이 몰려있는 수도권의 호소에 다시 토종붕어의 입질을 쉽게 받을 수만 있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외래종 낚시를 하던 많은 꾼들이 다시 정도낚시로 돌아 올 것이다.
강산이 있는 한 붕어는 영원하다.
전국 호소는 전부 통해 있다. 동맥과 정맥, 그리고 실핏줄처럼.
우리의 전통 찌낚시 문화를 뿌리라도 지키기 위해
조금만 수혈하자.
붕어 꾼이여.
첫댓글 어릴적 강가에서 대나무 낚시 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그땐 정말 엉성한 찌맞춤에도 토종붕어의 찌올림이 환상적이 였습니다..그 시절이그리워 집니다....
한폭의 멋진 추억이 수초사이님의 조력에 담어져 있었군요!^^* 예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아무 것도 모르던 그 시절의 그 순수함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운님,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할 우리 것이겠지요...
맞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지켜나가면 토종붕어는 영원할 겁니다~
정도낚시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문화의 한 분야로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교감의 장으로서 정도낚시가 전파되었으면 하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우리 같이 널리 노력해요!
한때 중층낚시에 푹 빠졌었고, 집에서 10분, 20분 거리에 양어장이 수두룩하여 중국 붕어와 씨름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전통 낚시의 정체성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우리 토종 붕어를 쉽게 만날 수 있다면..... 정말 꿈만 같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짧은 주말 동안 토종을 만나러 멀리 떠나기도 힘들고......
진정 정도낚시의 길이 필요한 때 입니다. 고맙습니다.
모두 올으신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