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웅진)와 부여(사비)는 475년부터 660년까지 약 180년 동안 백제의 도읍이던 곳.
왕궁이 있던 공산성과 부소산성은 물론, 백제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령왕릉과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오층석탑 등에서 찬란한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공주·부여 역사지구는 지난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곳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한성 백제? 웅진 백제? 사비 백제?
백제의 역사는 도읍의 이동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조선의 도읍이자 온조가 세운 백제의 도읍은 지금의 서울인 한성. 조선의 찬란한 문화유적과 달리 493년의 역사는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찾아가야 할 대표 장소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아차산성, 석촌동 고분군, 방이동 고분군 등이다.
한성에서 웅진, 즉 지금의 충남 공주로 도읍을 옮기며 웅진 백제 시대가 열린다. 공주의 웅진 백제 유적은 10분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에 모여 있는 것이 특징. 곰나루와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 황새바위성지, 효자 이복 정려비, 정지산 유적, 국립공주박물관 등을 꼭 둘러보자. 국립공주박물관에 가기 전 송산리 고분군에 들러 무령왕릉을 돌아봐야 무령왕릉에서 나온 실제 유물을 실감 나게 살펴볼 수 있다.
백제의 세 번째 수도 부여는 사비 백제 시대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동시에 백제 패망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 백제문화단지를 비롯해 왕흥사지, 관북리 유적, 부소산성, 궁남지, 군수리 사지, 능산리 사지,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국립부여박물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공주·부여 역사지구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굴된 석장리 유적, 공주 외곽의 계룡산과 마곡사 주변, 부여군 일대 유적까지 둘러보려면 3박 4일로도 부족하다.
볼수록 수수한 아름다움 풍기는 곳
공주와 부여는 첫눈에 확 빠져드는 곳은 아니지만, 푸근한 산과 금강을 닮아 볼수록 정이 가는 곳이다. 은은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이 매력적이랄까.
특히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부여박물관 등 백제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규모 국립박물관이 있어 ‘박물관의 도시’ 라 불릴 정도. 역사와 문화, 체험 여행지로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싶다.
공주와 부여하면 역시 백제 유산을 빼고 여행할 수 없다. 이외에도 도심의 백제 유산을 돌아보는 역사 테마 코스, 조선과 근대 유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근현대 건축물 코스, 금강 변의 풍광을 만끽하는 금강 자전거 코스 등 여러 테마 코스가 있다. 공주와 부여가 처음이라면 핵심 코스를 중심으로 하는 1박 2일 일정으로, 공주와 부여를 여러 번 여행했다면 등산과 휴식, 산사 체험, 한옥 체험 등 이색 테마 여행으로 꾸며보길 추천한다.
계절따라 금강 주변의 풍경이 달라 갈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것도 이지역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효자 이복과 국고개, 공주국밥에 얽힌 사연
공주 국고개라는 곳에 효자 이복을 기리는 정려비가 있다. 둘레 27cm, 높이 162㎝의 화강암 재질의 비인데, 앞면에는 효자 이복이 살던 마을임을 나타내는 ‘효자이복지리(孝子李福之里)’ 라는 글이 새겨졌다.
국고개에 전해오는 당시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렇다. 효자 이복이 몸져누운 어머니를 위해 매일 읍내로 나가 허드렛일을 해 밥과 국을 얻어 봉양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이복이 평소처럼 밥과 국을 얻어 고개를 넘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진다. 그 바람에 품 안의 국이 바닥으로 쏟아지니 효자는 서러움에 그 자리에 앉아 통곡을 했다고.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이 이복이 국을 쏟은 고개라 하여 국고개라 불렀다는 사연이 전한다. 이런 사연 때문인지 공주에는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공주국밥이 유명하다.
효자의 이야기가 서린 국고개 고갯마루 인근에는 중동성당과 충남역사박물관이 있어 공주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더한다.
MINI INTERVIEW 조옥순 문화관광해설사
공주 사이버 시민 등록하면 입장료 무료
“공주·부여 역사지구는 찬란하게 꽃피운 백제 시대의 문화를 다채롭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에요. 하루 혹은 1박 2일, 2박 3일 등 일정에 따라 둘러볼 수 있는 문화유적이 다양합니다.”
공주시 조옥순(57) 문화관광해설사는 “누구나 원하면 사이버 시민이 될 수 있다. 공주시청에 들어가 시민 등록을 하면 사이버 시민 자격이 부여된다” 며 공주의 사이버 시민이 되면 준시민이 되어 무령왕릉 공산성 부소산성 등 문화유적지를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고 전한다.
조 해설사는 반나절이라면 하이킹이나 산책, 라이딩을, 하루 여행이라면 공주10경을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1박 2일 일정은 한옥 체험이나 산사 체험, 인조 임금에 얽힌 스토리텔링 역사 여행도 독특하다고 덧붙인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