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소맷자락으로 입을 닦고서는, 나를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계속했어.
“어느 도시건, 어느 마을이건 나같이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 있답니다.큰 도시에는 두 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답니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들은 될 수 있는 대로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일하니까요. 하지만 대부분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답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지요. 대체 누가 ‘부루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라고 짐작이나 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아저씨 아니, 부루퉁 씨는 혼자 조용히 웃음을 지었어. 아저씨가 내 방을 떠날 때면, 때때로 아주 조금이지만 생각 꽃의 향기를 맡은 것만 같아. 그러면 나는 스르르 긴장이 풀리며 생각이 텅 빈 채 잠이 든단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모니카 페트/ 안토니 보라틴스키/김경연 역/ 풀빛
------------------------------------------------------------
차와는 별상관이 없는 동화책이지만...혼자 사는 고독한 아저씨가 생각을 모으고 분류하고 숙성시키고 꽃을 피우다가 쉬는 시간에는 저렇게 차를 마신답니다. 마지막에 는 생각의 꽃을 허공에 날린대요.
제가 언니대신 아이들 책읽기 수업을 가서 읽은 동화책인데요, 수업중에는 기역부터 히읗까지 칸을 만들어 생각을 써보는 난이 있었답니다. 저는 지루해서 그걸 생략했어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생각을 하라는 교육을 많이 받고, 아무 생각없으면 바보같다는 취급을 받았어요. 하지만 또 커서는 제발 잡생각을 그만 두라는 충고를 받고, 생각이 많으면 상대하기 싫다는 협박도 받아요.
외부의 자극을 끊고 끊어도 결국 자기 생각이 따라오면 미칠 것 같은 경험도 많았구요. 지금은 생각이 와도 오니? 그럼 있어...하는 훈련하지만요, 일요일 오후엔 평정심을 갖기가 무진장 어렵답니다. 일요일엔 밀린 집안일, 밀린 공부, 또 밀린 재미난 일을 해야한다구 누가 언제 저에게 가르쳤을 까요?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허브차라도 한잔 마시고....청소하고 밀린공부 해야겠습니다 ^^에~ ㅋ
첫댓글 茶를 마시는지 기도를 올리는지 보는 이로 하여금 여유와 행복을 줍니다^^
꽃물들다님의 글을 읽어면서 님의 맑은 얼굴이 그려집니다 참 이쁘게 글을 쓰시는데 아마 어릴 때부터 많은 생각 (깊은 사색)을 해서인것 같은데요^^ 님에게 우리애들 논술 공부 시키고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꽃물들다님의 맑고 고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_()()()_
꽃물님 차를 마시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지요...따뜻한 찻잔을 손에 쥐면 훨씬더 마음 깊게 자리하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는것 같아요...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수다스런 저를 흉보시는 게 아니라면 어느 한가한 시간, ...이야기,들려주시리라 기다립니다^^
꽃물들다님의 독서량과 폭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요. 대단하십니다. 다도방이 생기니까 하실 말씀이 많아지셔서 제 눈이 즐겁답니다. 병술혜성 꽃물들다 광명심보살님.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수다가 아니라 염화실을 장엄하시는 것입니다. 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