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랫글은 개그맨 공채를 준비하는 한 사람의 시놉시스다.
손님은 왕이다.
과일가게
손님이 과일가게에 온다
주인: 어서오세요 손님 저희가게는 손님이 왕입니다.
손님: 네 한번 맛볼수 있나요?
주인: 네 알겠습니다. (사과를 잘게썬다)
손님: 지금 머하시는거에요?
주인: 네 손님께서 먹기 불편하실까봐 잘게 자르고 있습니다.
손님: 아~ 머에요 그냥 주세요 1개에 얼마죠?
주인: 사과 1개에 700원입니다.
손님: 진짜요? 싸네~ 그럼1박스만 주세요
주인: 네 알겠습니다. (사과를 깍는다)
손님: 머하시는거에요?
주인: 손님이깍기불편하실까봐 미리깍아서 넣어드리는겁니다.
손님: (황당해하며) 아~됐고요 깍지말고 그냥 넣어주세요
주인: 여기있습니다(한박스를 준다)
손님: (사과상자를들어보고) 어? 몇개들어있길래 이렇게 가벼운거죠?
주인: 아 네~ 원래 한박스에 30개 들어있는데 손님들고가기 불편하실까봐
20개만 넣었습니다.
손님: 진짜 장난치지마세요!! 이거 배달되죠? 손님이 왕이라면 이정도는 해줄수 있는거 아니에요?
주인: 네 당연히 배달됩니다. 지금 바로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손님: 오~이제 말이 좀 통하네 그럼 배달 해주세요
주인: 네 알겠습니다. 손님 그럼 가게좀 보고 계시겠습니까?
배달갔다오겠습니다. (그리고퇴장)
뭔가 좀 허전하다. 김병만의 달인과 차별화 된다.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를 절실히 느낀다.
하나를 더 보기로 한다.
세종대왕이 암행시찰을 나왔다
수행원은 사오정 등 등...
어느 저자거리 주막에들렀는데
벽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손님은 왕이다"
이걸본 사오정이 황당한 표정으로
왕에게 아뢰기를........
"
"
"
"전하! 들켰사옵니다"
차별화된다. 아랫 것이 훨 낫다. 참으로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영화狂인 나는 한때 없는 살림에 원주바닥에서 목사님 시인 그리고 세상의 도둑놈들과 한달에 한번씩 영화를 보고 영화주인공에서 聖人을 찾으며 여주인공들의 갈색 아름다운 몸매에 대해 토론하곤했다. 그러나 세월이, 시간이 허락치 못해 뜨문뜨문하더니 난 아예 빠져버렸다. 그리고 난 가끔 불법을 저질렀다. 佛法이 아닌 不法. 공짜로 내가 보고싶은 영화를 down해서 본 것이다. 가난한 영화인들이여. 미안하다. 참회한다. 죽을 罪를 저질렀다.
이번에 본 오기현감독의 <손님은 왕이다.>도 아프리카를 통해 봤다. 불법으로 본 건 아니다. 그런데 개운하지는 않았다.
시놉시스
피를 부를 때까지 … 한번 해보자는 거지!!
변두리 한적한 이발관, 그 곳엔 이발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발사가 있다.
“사실 저 같은 명이발사는요, 단순히 기술만 가지면 되는 게 아닙니다.” 이발관 구석구석 깨끗이 쓸고 닦고, 드문드문 찾아오는 손님을 정성껏 면도하고 이발해 주는,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사람이다.
그에게는 아리따운 아내가 있다. 동네 사람들은 밖으로만 나도는 아내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이발사는 점심도 못 먹고 바쁘게 다니는 아내가 안쓰럽기만 하다. “내 걱정일랑 하덜 마시고 클라이 … 랑 중요한 비즈니스나 잘하세요.”
그러나 착하디 착한 이발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은 있다.
한달 전, “너의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알고 있다” 며 이발사를 찾아 온 남자는 면도를 핑계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이발관에 들러 매번 정확히 두 배씩 돈을 뜯어간다. 남자 때문에 이발사는 사채까지 얻어 쓰기 시작했다. 남자는 이발사의 아내까지 넘본다. “자네 와이프 말야. 오우~ 지쟈스!! 뷰티풀 그 자체야.”
협박자를 미행한 후 협박자의 정체에 대해 더욱 알 수 없게 된 이발사는 급기야 해결사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해결사는 오히려 이발사의 뒤통수를 노린다. “어째 좀 구린 냄새가 나긴 나.”
소심한 이발사와 같이 사는게 지긋지긋한 이발사의 아내. 변두리 이발사의 아내로 살아가기엔 가지고 싶은 것도, 숨기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 그녀에게 접근하는 협박자와 해결사. “시끄럽고, 약속이나 해. 비밀 지키겠다고.”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다.” 이발사, 낯선 손님, 해결사 그리고 이발사의 아내, 속셈을 알 수 없는 기묘한 만남은 전혀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감독의 제작노트
모든 친절에는 이유가 있고, 어떤 협박에도 사연은 있다.
오직 <손님은 왕이다>에만 있는 특이한 이발관
나른하면서도 강박적인 이발사의 일상을 대변하는 이발관은 사건의 출발점이자
영화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아내는 중요한 공간이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의 대비를 극단적 비쥬얼로 보여주는 이발관을 만들어내기 위해 흑과 백의 체스무늬 바닥이 동원되고 차가운 스테인리스 소재의 날카로운 면도칼, 면도가위들이 선반 위에 가지런히 놓여졌다. 말끔하게 정돈된 평화로운 이발관은 오히려 금방이라도 위협적인 공간으로 돌변할 듯한 긴장감을 한껏 연출한다. ‘바리깡’을 든 이발사와 손님의 기묘한 표정이 흥미로운 최석운 화백의 <이발소> 그림은 묘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색다른 캐릭터 도전, 배우의 발견!!
색다른 캐릭터를 입은 배우들의 연기변신은 <손님은 왕이다>의 가장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협박의 광기를 보여주는 명계남은 사연 있는 협박자 캐릭터로 양아치 같기도 하고 사이코 같기도 한 매력적인 악역을 만들어냈다. 변두리 이발사로 분한 성지루는 순박하고 어눌한 이발사에서 협박자에 대한 강한 분노에 휩싸이는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비밀스러운 팜므파탈이 아니라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밝은 겉모습 속에 독을 숨긴 요부로 캐릭터를 재해석한 성현아, 비열한 웃음 띤 얼굴로 여유롭게 상대를 제압하는 프로 해결사의 노련함을 보여준 이선균의 연기도 확실한 볼거리이다.
오랜 조연, 당당한 주연으로 우뚝 서다
<마파도>(05) <웰컴 투 동막골>(05) <왕의 남자>(06)로 이어지는 소위 스타급 배우 없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기세는 <손님은 왕이다>까지 이어진다. <손님은 왕이다>의 주역 명계남과 성지루도 ‘꽃미남’ 주연이기 보다는 개성 있는 조연으로 오랜 시간 관객과 만나온 배우다. <손님은 왕이다>의 명계남, 성지루와 더불어 <그때 그 사람들> <싸움의 기술>의 백윤식, <마파도> <공필두>의 이문식, <흡혈형사 나도열>의 김수로, <선데이 서울> <방과 후 옥상>의 봉태규로 이어지는 개성파 조연들의 주연 열풍은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탱고가 흐르는 누아르
협박난무 느와르 <손님은 왕이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탱고 성향이 짙은 영화음악이다. 원래 가난한 사람들의 기쁨, 눈물, 집착과 애욕을 격정에 녹인 탱고음악은 일류 보다 삼류에 가까운 이발사, 협박자, 요부, 해결사의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를 돋보이게 하는 음악이다. 탱고의 거침없는 선율은 속고 속이고 쫓고 쫓기는 인물들 사이의 밀고 당김과 어우러져 영화에 강렬함을 더한다. 협박자 명계남의 탱고음악에 맞춰 추는 춤은 영화를 더욱 강렬하게 한다.
단편 추리소설의 화려한 부할
<손님은 왕이다>의 원작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추리소설가로 알려져 있는 니시무라 쿄타로의 <친절한 협박자>이다. 니시무라 쿄타로는 <침실특급 살인사건> <종착역 살인사건> 등 열차 미스터리의 대가로 그의 소설 <화려한 유괴>는 일본에서 <애인은 스나이퍼>(04)로 영화화되었다. 단편 <친절한 협박자>는 이발관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발사와 협박자의 폭발할 듯 말 듯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손님은 왕이다>는 원작의 기본 틀에 협박자의 숨겨졌던 사연을 가미하여,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감동적인 결말을 만들어 냈다.
특명, 한겨울에 늦여름 분위기를 연출하라!
체감온도 -20도의 한파로 ‘12월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던, 대한민국이 꽁꽁 얼던 그때. 촬영 막바지에 이른 제작 스탭들은 때아닌 늦여름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앙상한 가지에 푸른 잎새를 붙이고, 늦여름 소나기를 위해 살수차가 동원되었으나 컷을 외치자 마자 얼어붙기 시작하는 탓에 온 제작 스탭들은 바닥에 얼어 붙은 빙판을 온갖 방법으로 녹이고, 또다시 비 장면을 위해 물을 뿌리고 또 녹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반복해야 했다. 얇은 옷을 입은 배우들이 입김을 막아보고자 얼음을 입에 물고 촬영에 임했던 한겨울의 제작현장. 고생 끝에 늦여름은 왔다!!
감상
5년전 영화다. 물론 흥행에는 실패했다. 친절한 협박자를 보며 나는 <속여봐, 나를 속여봐>했다. 그러나 나는 속지 않았다. 관객을 쫄로 본 게다. 나를 속이지 못하고 관객을 속이려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여주인공은 예뻤다.